정년단축과 함께 명퇴 붐이 겹쳐 교육계는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다. 사람이 없어 온갖 편법으로 교사를 찾고 있는 것이다. 자격증만 있고 45세 미만이면 전력, 인격, 능력을 불문하고 교단에 영입할 판이다. 재론하지 않더라도 한 명의 교사는 교육의 질을 가름하고 국가와 국운을 좌우하는 중요한 인물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교사는 4, 50여 명의 한 학급만을 담임하는 일로 그치지 않는다. 결코 세간에서 치부하듯 '하찮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누가 뭐라 해도 교사는 한 인간의 인격을 완성시키고 지혜로운 삶의 터전을 닦아주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교사자격증은 운전면허증과 다르다. 한낱 기계를 다루는 기능인이 아니라 인간을 감화로 다스리는 일을 하기 때문에 교사는 남다른 소명의식을 갖아야 하고 청소년들에게 묵시적인 표본능력을 갖춰야 한다. 기왕지사 작금의 교원정책은 실정이라 인정하고 70년대처럼 한 학급 인원을 60명으로 해서라도 초등교사는 초등에 모시는 것이 순리다. 자격증이라는 조건만으로 중등교사를 초등교사로 날조하거나 변조할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원구 서울 대동초 교장>
카세트 예산 책정을
수능시험이 코앞에 다가왔다. 학교에서는 이맘때면 수능 시험장 준비와 함께 카세트 플레이어를 준비하느라 부산하다. 언어 영역과 외국어 영역의 듣기시험 중 만약에 있을 지도 모를 정전 사고 및 각종 안전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이 카세트를 준비하는 과정에 문제가 좀 있다. 즉, 시험장 수대로 카세트를 준비해야 하는데 그 개수가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일선 학교 중 수 십대의 카세트를 비치하고 있는 학교는 그리 흔치 않다. 따라서 학생들이나 학부형에게 부탁해 어렵게 카세트를 마련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부에서 임대료를 지원하는 것도 아니니 학교에선 미안한 마음에 건전지 몇 개를 넣어 돌려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일을 관행처럼 되풀이한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 개인의 사유재산을 학교가 아무런 대가도 없이 공짜로 빌려쓴다는 것은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내년부터라도 카세트 구입 예산을 책정해 줬으면 좋겠다. <김동수 충남 서령고 교사>
교육은 아노미상태
인천 호프집 화재사고 후 인천시교육청에서는 교장들이 모여 학생지도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회의는 아무런 도움도 안 된다. 학생을 지도해야 할 교사들이 정치권의 망상으로 교권을 강탈당한 채 학생지도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교사들이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폭행을 당할 만큼 하찮은 존재가 되어버린 지금, 어떤 학생이 교내에서 교사의 지도를 따를지 의심스럽다. 하물며 국가의 법으로도 청소년에게 술을 파는 유흥업소를 단속하지 못하면서 교사가 무슨 힘으로 교외지도까지 해야 한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 요즘 학생들은 따끔한 질책과 충고만 해도 해당 교사의 차를 부수고 막무가내로 대들기까지 한다. 그래서 매라도 대면 썩어빠진 사회의 법은 그런 교사를 폭력교사로 몰아대기만 한다. 정치인과 고위 교육당국자들은 최소한의 양심을 갖고 하루 빨리 쓰러진 교육현장을 바로 잡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교권을 최대한 강화시켜 교사들이 의욕과 애정을 갖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교칙을 어기고 교권을 유린하는 학생들은 대입시험과 취업시험에서 최대한 불이익이 가도록 법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전웅주 충남 천안여고 교사>
수능 일정 고치자
수능시험을 추운 겨울에 아침 일찍부터 치르는 바람에 고사를 감독하는 교사는 새벽부터 시간에 쫓기고 학생들도 추위 속에 시험을 보는 고통을 겪고 있다. 특히 학생들은 늦어도 아침 7시30분에 집을 나서 8시10분까지 입실해 오후 5새30분까지 10시간 동안 시험을 봐야 하는 무리한 일정 때문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낙담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능을 이틀 동안 보면 어떨까. 교육부가 예산을 지원해 하루는 언어-수리탐구1을 이튿날은 수리탐구2-외국어 영역을 치르고 시험 시작시간도 날씨가 따뜻해지는 오후 1시로 하는 게 좋은 듯 싶다. 이렇게 하는 것이 학생, 교사, 학부모, 출근하는 시민들이 모두 고통받지 않는 길이다. <김종관 전북 이리동중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