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세 드신 노인들이 평생 이런 물난리는 처음이라고 합니다. 한마을이 쑥대밭이 됐습니다.”
이경모 담양군 무정면장은 “무정면 내에서 산사태가 여러 곳에서 발생해 피해가 이만저만 큰 게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남 담양군 무정면 봉안리 술지마을은 7∼8일 내리 폭우와 산사태로 처참한 상황에 부닥쳤다.
180가구, 303명의 주민이 거주하는 술지마을 곳곳이 폐허가 됐다.
8일 새벽 산사태로 주택 4채가 전파됐고, 축사 한 곳은 형체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무너졌다.
9일 오전 비가 그치면서 침수된 도로와 논밭에 물이 빠지기 시작했다.
산사태가 할퀴고 간 생채기는 매우 컸다. 도로와 논밭엔 엄청난 양의 토사가 쌓여있다. 차량 15대가 토사에 파묻혀 있어 주민들은 속수무책이다. 중장비를 동원하지 않고는 마을 전체 복구가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여서 주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경모 무정면장은 "이틀 동안 마을에 비가 퍼붓고 산사태까지 발생해 마을 일부가 쓸려 내려갔다"며 "오늘 오전부터 주택, 도로, 논밭에 물이 빠지면서 마을이 토사로 덮친 처참한 광경이다"고 전했다.
특히 산사태가 발생하기 직전 일부 주민들은 대피했으나 8살 어린이가 대피 과정에서 불어난 물에 휩쓸려 참변을 당했다.
광주에서 초등학교에 다니는 어린이는 방학을 맞아 엄마, 누나와 함께 술지마을 외가에 왔다가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져 주민들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주택 피해를 본 술지마을 주민들은 현재 인근 초등학교 등에서 생활하고 있다.
무정면과 곡성군을 잇는 국가지원도로 한 차선(길이 30m가량)이 유실돼 교통이 통제되는 등 주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이번 기록적인 폭우와 산사태로 담양군 주민 338명이 터전을 잃고 이재민이 됐다.
담양군 공무원 임순미 씨는 “무정면, 봉산면, 수북면 등이 산사태와 폭우 피해가 크다”며 “비가 그치면서 공무원, 주민들이 힘을 합쳐 본격적인 복구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