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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강마을에서 책읽기- 포스트휴먼이 몰려온다

AI시대, 다시 인간의 길을 여는 키워드 8

인공지능이 국가의 핵심 전략이 되고, 대기업의 명운을 좌우할 영역으로 등장하였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기술적 특성이나 경제적 효과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학 기술의 급격한 진보가 과연 인간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며 인간의 삶에 어떤 변화를 예고하는지 깊이 이해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이 책은 과거의 시선으로 미래를 설명할 수 없으니 이제부터는 세상을 보는 눈과 사고의 틀을 바꿔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최근 대두되고 있는 포스트휴먼에 대한 담론과 그 함의에 대해 꾸준히 연구해온 8명 학자의 논의를 정리한 책이다.

 

닉 보스트롬은 포스터휴먼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포스터휴먼은 그 기본 능력이 지금의 인간 능력을 과도하게 넘어서서, 현재의 기준으로는 인간이라 부를 수 없는 미래의 가능한 존재이다.” 우리가 ‘휴먼’이라고 하면 그것은 생물학적 존재로 지금의 인간을 의미한다. 그러나 미래에는 인위적 지능으로 만들어진 인공지능이거나 기술적으로 변형된 사이보그 생명체나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안드로이드 같은 것이 나타나 인간과 공존할 것이다. 정보기술, 생명기술, 가상현실 같은 첨단 과학기술은 그 속도나 범위에서 전례없이 급격하게 발달하면서 인공장기, 유전자조작, 줄기세포, 인공보철 등을 통해 어디까지가 생명이고 어디까지가 기술인지 구분하기 불가능해질 것이다.

 

이 책은 단순히 기술발전으로 가능해진 기계장치에만 주목하지 않는다. 그러한 장치들이 우리 삶을 구성하는 사회적 실천제도가 뿌리내리고 있는 모습, 그리고 기술-사회적 미래에 대한 비전, 인간과 비인간 주체의 관계 맺기 등에 깊은 사유가 드러난다.

 

포스터휴먼은 먼 미래가 아닌 이미 현실로 다가와 있는 사실이다. 이 책은 8가지 주제로 삶과 인간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서술되어, 기술기반 사회를 지향하는 많은 사람이 읽고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나는 인공지능보다는 ‘기계지능(machine intelligence)’이라는 용어를 선호한다. 지능이 나타나는 방식은 여럿인데, 인간의 방식이 있고 그 방식은 독특하게도 ‘의식적 경험’이란 걸 동반한다. 이와 달리 기계에 구현될 수 있는 지능이 있고, 이 지능은 의식적 경험을 못 한다. 탁월한 수행 능력은 보일 수 있지만 말이다. 지능은 인간과 기계에 극적으로 방식을 달리하여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p. 42

 

새로운 천년의 초인이 마주하는 인간은 신에 짓눌린 인간이 아니라, ‘신이 되고자 하는 사이보그’, 즉 우쭐한 호모 데우스다. 그러므로 새로운 천년에서 초인의 임무는 ‘신으로부터 인간의 해방’이 아니라 ‘인간으로부터 신의 해방’이다. 그의 역할은 인간의 능력을 증강하고 향상하여 최종 종착점으로서의 ‘신’에 도달하려는 인간의 욕망을 잠재우고 진정한 방향으로 인간을 인도하는 데 있다. p. 82~83

 

우리 학생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물어보면 대부분 스마트폰 배터리가 10% 이하일 때라고 한다. 나와 연결된 기계적 존재와 동떨어지는 순간 내 삶의 네트워크가 끊어진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스마트폰을 잊고 집을 나왔다가 돌아간 경험이 많다. 그리고 검색엔진에서 나를 위해 프로그램에서 추천한 영상과 음악으로 보고 듣는다. 나의 정보를 알고 기억하여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추천하기까지 알고리즘은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AI로 대변되는 이러한 낯선 존재들과 공존하는 삶을 살고 있으며, 미래엔 더 많은 부분을 함께할 것이다. 포스트휴먼에 대한 깊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포스터 휴먼이 몰려온다』, 신상규 외 7명 지음, 아카넷,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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