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최근 경찰이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측근의 무자격 교장공모제 면접시험 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가운데, 인천의 교육시민단체들이 그동안 임용된 공모교장의 불법 여부 조사를 촉구했다.
‘ALL바른인권세우기(대표 차승호)’ 등 19개 교육시민단체가 모인 인천범시민연합(이하 시민연합)은 17일 인천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사진)을 열고 “인천시교육청은 교장공모제 면접시험 문제 유출 의혹을 투명하게 해명하고 시민에게 석고대죄 하라. 도성훈 교육감은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며 “인천 남동경찰서는 그동안 교장공모제로 등용된 모든 교장들의 불법 여부를 철저히 조사하라”고 밝혔다.
이는 한국교총(회장 하윤수, 전 부산교대 총장) 등 교육계 목소리와도 일치하는 부분이다. 인천에서 공모교장 문제 유출 의혹이 제기된 시점부터 교총은 무자격 교장공모제의 전면 개선 및 전국적인 위법성 조사를 촉구하고 나선 바 있다.
시민연합은 이날 도 교육감 부임 후 ‘피복비로 개인 양복 구입’, ‘개인 휴대전화 요금 납부’ 등 부적절한 예산 사용 문제들을 거론하고, 이 역시 공정하게 수사해 비리 관계자들 모두 법의 심판대 앞에 세워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앞서 8일 ‘경제를 생각하는 변호사모임’ 등은 이 같은 예산 사용을 횡령 혐의로 보고 시교육청을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하기도 했다.
시민연합은 “시민들의 세금으로 도 교육감을 보좌하는 최측근들과 일부 직원들이 해마다 양복을 맞추고 고가의 패딩을 구입했다. 업무용 관용전화가 버젓이 있음에도 지난 2016년부터 교육감, 부교육감, 비서실장, 수행비서, 운전원 등 총 7명의 개인 휴대전화 요금을 지급한 소식은 모든 시민들을 격분하게 만들었다”고 규탄했다.
이어 “전임 교육감이 뇌물로 구속된 뼈아픈 과거를 지닌 인천이 교장공모제 비리사건으로 또 다시 시민에게 말할 수 없는 실망감을 안겨줬다”면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도 교육감은 헌법도 무시하고 교육감을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자로 인정해달라고 통일부에 요구했다. 교육감이 아니라 한낱 정치꾼”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한편 경찰은 12일 교장공모 문제 유출 사건과 관련해 시교육청을 압수수색했다. 수사관들은 도 교육감 측근인 전 보좌관 A씨, 전 장학관 B씨가 근무했던 곳 위주로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의 증거를 수집해 분석 중이다.
두 명 외에 입건된 피의자가 더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으나 경찰은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다. 증거 분석이 끝나는 대로 A씨와 B씨 등을 불러 조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