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한국교총(하윤수 한국교총 회장, 전 부산교대 총장)과 전국교대총동창회(회장 장남순, 서울교대 총동장회장)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교대와 부산대 간 통합 추진 업무협약(MOU) 체결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두 단체는 양 대학 간 통합이 강행될 경우 부산교대 총장 퇴진 운동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과 전국 11개 교대 총동창회장들은 23일 서울 서초구 소재 한국교총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이해 당사자인 부산교대 재학생, 직원, 동문을 배제한 채 교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동의만으로 밀실에서 일방 강행하는 MOU는 원천무효임을 선언한다”며 “대학의 존폐와 관련된 중차대한 사안은 법령과 학칙에 따라 교수, 학생, 직원으로 구성된 대학평의원회를 거치도록 고등교육법이 정하고 있음에도 이를 거치지 않은 것은 절차적 흠결로 원천무효 행위”라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양 대학의 통합이 현 부산교대 총장의 공약이라는 주장에 대해서 현영희 부산교대 총동창회장은 “총장의 공약집 어디에도 통합은 제시된 바 없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MOU 철회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재학생, 교직원, 총동창회는 물론 뜻을 함께 하는 지역주민과 함께 부산교대 총장 퇴진 운동을 전개한다는 계획도 내비쳤다.
현 회장은 “부산교대가 ‘부산대와의 공동 발전 방안’ 모색으로 시작한 양 대학의 연구가 최근 ‘종합교원양성체제(안)’으로 둔갑한 부분이나, 부산교대 측의 통합 관련 설명회 직후 전교생 찬반 투표 결과 84%가 반대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일방 강행하고 있는 처사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 2008년 제주교대와 제주대의 통합 이후 여전히 그 효과에 대한 의문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점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제주교대와 제주대 통합 당시 정부가 약속한 교육환경 개선 재정투입은 미약할뿐더러, 양 대학 간 인적·물적교류 등 통합효과도 미미하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정이운 제주교대 총동창회장은 “오히려 통합 이후 제주교대에 대한 재정투입과 정책 지원은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등 존재감마저 사라지고 있다. 제주교대 동문과 제주대 교육대학 재학생들은 제주교대를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 펴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은 무리한 교대-일반대 통폐합 정책 대신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 감축’ 등 OECD 평균 수준의 교육여건 개선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하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과대·과밀학급의 경우 대부분 등교수업을 제대로 못해 학력격차 심화 등 문제가 대두된 반면, 학급당 학생 수가 평균 15명 수준인 과학고 등은 모두 등교수업을 했다”면서 “정치권에서도 학급당 학생 수 감축 주문이 쏟아지고, 실제 교육기본법과 초중등교육법 개정안도 발의된 상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