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국회 교육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가 13일 국민의힘 소속 위원이 불참한 가운데 여당 안 중심의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법안을 일방적으로 통과시켰다. 이에 대해 교총은 14일 입장을 내고 “더불어민주당 유기홍 의원안을 중심으로 심의하면서, 열린민주당 강민정 의원이 요구한 국회 비교섭단체 몫 국가교육위 위원 배정(1명)을 신설하는 등 나눠먹기식 법안 처리를 강행했다”고 밝혔다.
통과 법안에 따르면 국가교육위원회는 대통령 소속의 행정위원회로 하되, 위원회는 △대통령 추천 5명 △국회 추천 9명 △교육부차관 1명 △교육감협의체 1명 △대교협·전문대협 2명 △교원단체 2명 △시도지사 및 기초단체장협의체 1명 등 총 21명으로 구성하고, 위원장은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이에 한국교총(회장 하윤수·전 부산교대 총장)은 “초당적·초정권적인 사회적 합의를 통해 중‧장기적인 교육정책을 수립하겠다는 당초 취지에 정면 배치되고, 친정부인사 중심의 ‘정책거수기’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 법안에 반대하며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국가교육위원회 설립 본질에 걸맞게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총에 따르면 법안대로 국가교육위원회가 구성될 경우, 대통령 추천 5명 외에, 국회, 교육부차관 등 정부·여당 인사, 광역·기초단체장, 교육감 협의체, 교원단체 등에서 친정부 성향의 인사 몇 명만 참여해도 쉽게 과반을 차지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교총은 “이렇게 되면 정권과 이념을 초월한 중장기적인 교육정책의 사회적 합의는 사실상 어렵게 될 것이 자명하다”며 “보수, 진보 어느 정권에서나 마찬가지로 매번 위원회의 중립성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교육은 대통령 선거 때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좌우되며 혼란을 거듭해왔다”며 “5년마다 대학입시, 고교정책 등 국가교육의 큰 방향이 손바닥 뒤집듯 뒤바뀌고, 여기에 더해 4년마다 선출되는 교육감들이 이념 편향의 정책을 쏟아 내면서 백년대계는 무색해진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보수·진보 할 것 없이 정치와 선거에 휘둘리며 조변석개하는 교육의 고질적인 폐해를 차단하고, 국민적 합의를 통해 정파와 정권을 뛰어넘는 교육 미래비전을 세우자는 게 국가교육위원회의 근본 취지이자 목적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설립단계부터 합의가 실종되고 일방, 편향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국가교육위원회의 근본정신에 정면 배치되므로 반드시 합의를 통해 바로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국가교육위원회를 대통령 소속 행정위원회 성격으로 하는 것도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교총은 “이는 국가교육위원회를 제2의 교육부로 만드는 것이자, 정권이 추진하는 정책에 거수기 역할을 할 우려가 매우 크다”며 “정부·여당과 교육감협의회가 유·초·중등 교육의 시도 전면 이양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국가교육위원회가 거수기 역할을 한다면 정책의 일방통행은 걷잡을 수 없게 된다”고 밝혔다.
교총은 “설립 단계부터 합의 정신을 훼손하고 일방‧편향적으로 설립되는 국가교육위원회라면 교육 미래 비전 또한 합의를 통해 수립할 리 만무하다”며 “일방‧편향적인 국가교육위원회는 교육 안정과 발전을 위해 차라리 설립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여당이 국민과 교육계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국가교육위원회 설립법안을 밀어붙인다면 역사적 오명으로 남을 것이며, 그 모든 책임은 현 정부·여당에 있음을 분명히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