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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교사, 싱가포르 스쿨 위드 코로나

 

싱가포르는 초·중등학교 학사일정을 모두 동일하게 운영한다. 매년 학사일정은 1월부터 5월 말까지 1학기, 7월부터 11월 말까지 2학기로 구성된다. 작년의 경우 1학기가 시작된 1월부터 2월까지는 싱가포르 내 모든 유·초·중등학교에서 대면 수업을 진행하였다. 그러나 3월경 외국인 노동자 기숙사를 중심으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싱가포르 정부는 ‘서킷 브레이크’라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약 3달 동안 시행하였다. 이에 의료·교통 등 필수업종을 제외한 모든 직장은 재택근무를 기본으로 하였고, 이 시기 모든 유·초·중등학교 및 대학은 가정학습(Home-Based Learning, HBL)으로 전환하여 가정에서 온라인 등을 통해 학업을 이어가도록 조치되었다. 

 

작년 상반기 가정학습(HBL)을 이어가던 싱가포르 교육부는 하반기인 2학기에 들어서는 유·초·중등학교에서 모든 학생 및 교직원을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 혼잡도 줄이기, 거리두기 및 위생 교육 강화 등으로 대표되는 교내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조치하며, 대면 수업을 허용하였다. 대학도 50명 미만의 소규모 강의 및 실험·실습 등은 대면 수업으로 운영하되, 대규모 강의는 온라인 원격수업을 병행하였다. 

 

작년 하반기 허용된 유·초·중등학교 대면 수업 정책 방향은 올해 상반기에도 지속되었다. 2021년 1월, 1학기를 시작하며 싱가포르 교육부는 유·초·중등학교에서 교내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할 경우 학생의 전인적인 성장을 돕는 다양한 방과후 활동(예를 들어 관악기, 합창 및 드라마 수업 등)의 재개도 허용하였다. 

 

그러나 한 자리대에 머물렀던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두 자릿수로 늘어남에 따라 싱가포르 정부는 지역사회 감염 확산 속도를 늦추기 위해 방역 조치를 강화하였고, 교육부는 초·중등학교를 대상으로 5월 중순 1.5주간 가정학습(HBL)으로 전환하여 학사일정을 운영하게 하고, 1학기를 종료하였다. 

 

단계적 일상회복을 위한 험난한 도전 

2021년 5월 31일, 싱가포르 리셴룽 총리는 대국민 담화를 통해 그간 코로나 대응 정책을 팬데믹(Pandemic)적 관점에서 해왔지만, 앞으로는 엔데믹(Endemic)적 관점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발표하고, 이를 위해 △신속한 검사 △정확한 동선 추적 △백신 접종을 적극적으로 시행할 것임을 밝혔다. 

 

이에 만 12세 이상 학생들은 6월부터 학생 및 학부모의 선택과 동의에 따라 백신을 접종하게 되었고, 이는 대부분의 교육기관 종사자들이 우선적으로 백신접종을 완료한 것과 더불어 학교를 보다 안전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 또한 지속해서 안전한 교육 환경을 유지하고 만 12세 미만 학생 보호 및 무증상 감염자에 의한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9월부터는 전체 교직원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코로나 간이 검사(Regular Test Regime) 제도도 시행하게 되었다. 

 

그러나 5월 말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정책을 발표하고, 강화했던 방역 정책을 조금씩 풀기 시작하자 6월 이후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급증하게 되었다. 그간 한 자릿수, 두 자릿수에 머물던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세 자릿수까지 오르자 일부 학부모들은 대면 수업 정책을 유지하는 싱가포르 교육부에 강한 우려를 표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우려에 싱가포르 창춘싱 교육부 장관은 그의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제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0명이 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또한 우리는 가정학습(HBL)이 장기화될 경우 학생의 학습 및 정서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일부 취약계층 아동의 교육 격차가 더 커질 우려가 있음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저도 학부모입니다. 학부모 중 한 명으로서 학교가 학생들에게 더욱 안전한 장소임을 학부모들에게 강조하고 싶습니다. 정부는 학교를 대상으로 엄격한 안전 방역 지침(Safety Management Measures)을 구현했습니다. 특히 코로나를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관리하고자 하는 단계적 일상회복 정책에 따라 우리 교육부는 지속해서 학교 내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조정이 필요한지 검토할 것입니다.”

 

 

교육부 장관이 말한 대로 싱가포르 교육부는 상황이 변화할 때마다 학교 등 교육기관에 민첩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대면 수업을 유지하다가도 지난 9월 중순에는 약 2주간에 걸쳐 시행되는 국가 초등 졸업시험(Primary School Leaving Examination)을 앞두고 과목별·수준별로 섞일 수밖에 없는 초등 6학년 학생들의 건강 보호와 안전한 시험 시행을 위해 시험 시행 기간인 2주간 초등학교급만 가정학습(HBL)으로 전환한 사례를 들 수 있다.  

 

확진자 늘자 초등 졸업시험 연기 ... 탄력적 대응

2021년 10월 9일 토요일 12시,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또다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였다. 그는 지난 6월 이후 싱가포르 정부가 취한 코로나 대응 전략인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정책에 부응하여 대부분 국민들이 백신을 접종하였고, 높은 접종률 덕분에 확진된 코로나 감염자 98% 이상이 무증상이거나 경증이며, 가정에서 쉬면서 스스로 치유할 수 있게 되었음에 주목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또한 최근 급증한 하루 신규 확진자 수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 앞으로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더 늘어나더라도 정부는 경제 및 국경 개방 등을 통해 미래로 나아갈 것이며, 국민들은 방역 수칙을 준수하되 점진적인 일상 회복을 통해 코로나를 관리하는 데 익숙해져야 함을 역설하였다. 

 

이를 위해 ‘Living with COVID-19'(https://www.covid.gov.sg/) 홈페이지를 별도로 개설하고, 국민 개개인이 코로나에 확진되거나 밀접 접촉되었을 때 등 각종 사례별로 두려워하지 않고 취해야 하는 행동 수칙과 절차를 쉽게 안내하고 있다.

 

 

모든 사람은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어려움과 장애에 부딪힌다. 코로나19는 전 세계 모든 사람이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과 장애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예측 불허한 존재로 인해 사회생활을 제약받고, 학교에 등교하는 것이 초미의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그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그러나 우리 모두는 만나게 되는 장애물을 건너갈 수 있도록 장애물의 속성을 이해하여 나름의 다양한 전략을 만들어 대응할 수 있는 힘이 있다. 나는 그 힘이야말로 교육 분야의 단계적 일상회복을 위한 처방약이 될 것이고, 그 구성 성분은 회복탄력성(Resilience)과 민첩성(Agility)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싱가포르의 모든 학교는 모든 학생이 두려워하지 않고, 담대하게, 단계적으로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속해서 민첩하고 탄력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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