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총은 13일 교총회관 단재홀에서 ‘제41회 스승의 날 기념식’을 개최했다. 3년 만의 기념식이다. 교총은 지난해까지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기념식을 생략하고 교육 유공자 대표만 초청해 감사함을 전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교육공로자 표창 수상자와 가족, 교총 회장단, 시·도교총 회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3년 만에 기념식 열려
임운영 한국교총 회장 직무대행은 기념사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2019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스승의 날을 개최하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제41회 스승의 날을 축하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어 “우리 교육자들이 2년간의 힘든 시기를 굳건히 견뎌낼 수 있었던 힘을 바로 제자들이었다”면서 “학생 건강과 교육, 학교를 지켜야 한다는 의지와 사명감은 원격수업과 학교 방역 등 수많은 고난을 이겨내게 했다”고 회고했다.
교육공로자 표창 수상자들에게도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임 회장 직무대행은 “선생님의 노고가 있었기에 우리나라 교육과 학교 현장이 발전할 수 있었다”며 “스승의 날을 맞아 교육자로서의 사명과 긍지를 다시금 되새기며 자부심을 느끼는 하루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선생님이 존경받는 사회, 선생님들이 제자 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겠다”고 약속했다.
3년 만에 열리는 스승의 날 기념식을 축하하는 메시지도 속속 도착했다. 조해진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은 “외롭고 힘든 길인 줄을 알면서도 마다하지 않고 묵묵히 걸어오신 이 땅의 모든 선생님의 위대한 헌신 때문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다”며 “이제는 나라와 국민이 선생님들의 봉사와 사랑을 기억하고 보답할 차례라고 생각한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영상을 통해 “전대미문의 코로나 상황에서도 학생들이 안전하게 학교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늘 제자들의 교육을 위해 애쓰고 계신 일선 선생님 덕분이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어 “선생님이 갖고 있는 행복과 꿈의 크기가 제자들의 웃음과 성공의 크기를 결정한다는 생각으로 선생님이 존경받고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조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교육은 국가의 미래인재를 육성하는 백년대계”라며 “헌신적 가르침과 아낌없는 사랑으로 교육 현장을 묵묵하게 지키고 계신 교원 여러분께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또 “선생님이 학생을 가르치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학급당 20명 상한제 도입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교육가족·명가 등에 표창
기념식과 함께 제70회 교육공로자 표창식도 열렸다. 올해는 ▲가족 중 5명 이상이 교육자인 교육가족상(1가족) ▲3대 이상 교육자인 교육명가상(7가족) ▲특별공로상(36명) ▲교육공로상(2058명) ▲독지상(12명) 부문에서 표창했다.
‘교육가족상’ 수상자로 박종용 대전둔산초 교장 가족이 선정됐다. 박 교장의 배우자(전현숙 대전전민초 교장)와 남동생(박종배 대전목동초 교감)과 배우자(이재민 대전 세천초 교감), 여동생(박경미 대전용전초 교사), 딸(박소연 대전어은초 한국어강사)까지 교육자의 길을 걷고 있다.
박 교장은 학창 시절, 법대로 진학하기를 원했지만, 장남으로서 어려운 집안 형편을 외면할 수가 없었다. 그는 “가세가 기울었지만, 부모님은 자녀 교육을 위해서라면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셨다”면서 “법대 진학을 권하셨지만, 교사가 되길 택했다”고 했다.
차선을 선택했지만, 누구보다 열심이었다. 특히 독서교육과 글쓰기 교육에 몰두해 그 능력을 인정받았다.
“부모님은 못내, 법대로 진학하지 않은 것을 아쉬워하셨어요. 그러다 교사로서 능력을 인정받고 방송에까지 출연하는 모습을 보시고선 자랑스러워하셨죠. 그런 형(오빠)의 모습을 보고 동생들도 교사가 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하하.”
박 교장은 교육자 가족의 장점으로 ‘이심전심’을 꼽았다. 그는 “학교, 교직 생활에 대해 잘 알기 때문에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박은진 대구학남초 교사 가족은 ‘교육명가상’을 받았다. 박 교사는 할아버지 고 박중렬 전 대구죽전중 교장, 아버지 박상현 대구 영송여고 교사, 어머니 이현미 전 대구구암초 교사까지 삼대가 교직에 몸담았다.
박 교사 인생의 첫 학교는 할아버지가 교장으로 있던 학교다. 넓은 운동장, 선생님과 학교를 거닐던 초등학생들의 밝은 모습을 보고 학교에 대한 좋은 인상을 받았다. 박 교사는 어린 시절 할아버지가 해준 말씀을 지금도 기억한다.
“판검사는 범죄자를 만나고 의사는 환자를 만나지만 교사는 미래를 만난다. 그래서 보람되고 귀한 일이다.”
박 교사는 아버지가 교직에 들어선 계기도 소개했다. “아버지가 어릴 적, 할아버지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학비를 대신 내주신 적이 있다”며 “할아버지도 어려운 형편이셨지만 학생의 안타까운 사정에 공감하고 기꺼이 사랑을 나눠주던 그 순간을 아버지는 잊을 수 없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그 모습에 감명받아 큰아버지와 아버지도 할아버지가 걷던 길을 이어받았다고.
“할아버지가 교단에 계시던 시절의 학교와 지금의 학교 모습은 너무나 다를 겁니다. 하지만 할아버지와 부모님을 통해 알게 된 변하지 않는 사실이 있다면, 진심을 언젠가는 통한다는 것입니다. 세월이 흐르며 시대와 교육정책과 학생들이 바뀐다고 할지라도 학생에 대한 진심을 끊임없이 보여준다면 그것이 1년 뒤, 5년 뒤, 아니 10년 뒤라도 언젠가는 변화의 싹을 틔우리라는 것을 믿습니다.”
이 밖에 ▲남기재 대구 청구중 교장 가족 ▲임은주 대전두리중 교감 가족 ▲태란희 경기 성남송현초 교사 가족 ▲이가윤 충북 충주삼원초 교사 가족 ▲조미영 충북 청주남일초병설유치원 교사 가족 ▲백승주 전북 봉동초 교사 가족이 교육명가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