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생활 부적응 청소년들의 학교생활 적응을 돕기 위한 연구 심포지엄’이 22일 창원 늘푸른 전당에서 열렸다.
지난 1년 동안 청소년들의 학교적응을 돕기 위한 연구를 진행해온 경남 청소년종합상담실이 그동안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심포지엄을 개최한 것. 종합상담실은 5월부터 6월까지 경남도내 10개 중학교에서 48명의 청소년을 부적응집단 대상자로 선정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학교생활이 재미없거나 힘든 이유로는 `공부하는게 재미없고 지루하다’(14명), `계속 앉아 있는 것’(3명), `선생님의 의심이나 차별’, `담임과의 관계 악화’ 등이 지적됐고 학교가 달라지기를 바라는 점으로는 `다른 애들처럼 대해 주었으면’(9명), `나를 믿어줬으면’(2명), `야단 안쳤으면’(2명) 등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교사나 친구와의 관계가 이들의 행동 변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기 위한 실험연구도 함께 진행됐다. 결석이 잦거나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등 부적응 양상이 두드러지는 학생 18명에게 미리 교육받은 교사와 같은 반 친구 2명을 6월부터 10월까지 투입, 학교생활 적응을 돕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한 것이다.
4개월 후, 인터뷰를 통해 대상자들은 스스로가 착해졌다고 느끼거나, 마음이 편안해지고 친구랑 잘 지내게 됐다고 보고했다. 이들은 학교생활에서 변화를 가져오게 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교사의 관심과 지지’를 꼽았다. 조력친구들은 부적응 학생들의 `성격이 활발해지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게 된 점’(14명)을 가장 큰 변화로 꼽았고 조력교사들은 `선생님과의 관계 개선’(6명), `표정이 밝아짐’(6명), `친구관계가 좋아짐’(5명), `진로에 대한 의지’(5명)를 들었다.
심포지엄 주제발표를 맡은 김병석 단국대 교수는 “학교는 청소년의 성장에 가정보다 더 강한 영향을 미친다”면서 “학교에서 아동들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교사”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학교폭력이나 따돌림 문제에 대해 “여전히 개인교사나 상담자 중심이고 그렇지 않다면 법률로 규제하는 방식이 전부”라면서 “교사, 행정가, 학부모, 학교외 전문가로 구성된 7~10명 규모의 생활지도팀을 만들어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지도팀이 이를 평가하고 각자 역할을 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또 “교사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우수한 집단”이라면서 “교사들이 자신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다면 교사 위주 생활지도팀은 많은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박화욱 경남 김해고 교장은 “체벌이 용납되지 않는 현실을 감안할 때 생활지도의 핵심은 상담활동”이라며 “대구교육청은 전체 교직원에게 60시간 상담연수를 이수케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연수를 교육부 차원으로 확대하고 보건교사처럼 전문상담교사를 각 학교에 배치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장은 “부적응 청소년 문제는 사회전체가 함께 책임진다는 의식전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생활지도담임을 따로 배정하는 일본처럼 우리도 우리 실정에 맞는 새로운 담임제도를 모색하는 한편, 복지사-전문상담사-정신과의사가 함께하는 전문가 주도의 통합기구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안학교인 합천 원경고 박영훈 교감은 “우리 학교는 학생들이 일상의 다양한 문제에서 `마음’을 사용한 결과를 그대로 일기에 써 마음을 원만하게 다루는 방법을 교사에게 지도받도록 하고 있다”면서 “불안정하던 아이가 선생님과 심층 상담을 통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자주 볼 수가 있다”고 전했다.
한국청소년상담원 지승희 상담개발실장은 “이번 조사결과는 학교가 중요한 보호요소의 기능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학교와 가정, 학교와 지역사회간 연계를 통해 학교에서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부모교육을 실시하고 청소년들이 지역사회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 실장은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대책마련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시·도청소년종합상담실을 중심으로 교육청, 직업교육훈련원, 대안학교 등 다양한 기관들이 연계해 운영되는 학교 밖 지원센터(해밀)는 이들을 위해 학교와 지역사회가 연계하는 하나의 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심포지엄을 주최한 경남 청소년상담실의 노미애 대외협력팀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이름을 한번 불러주고 한번 웃어주는 것으로도 아이들이 변한다는 것을 배웠다”면서 “부적응 청소년의 특성을 조금만 안다면 이들이 행복한 삶을 살도록 이끌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