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교육위원회(위원장 이배용, 이하 국교위) 국감에서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안 가운데 헌법과 배치되는 부분을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여당 의원으로부터 제기됐다. 야당 의원들은 이 위원장의 경력과 역사관을 집중 추궁했다.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은 17일 국감장에서 이배용 위원장에게 “보건교과 등에 명시된 ‘포괄적 성교육’, 역사에서 ‘대한민국이 한반도 유일의 합법 정부로 승인받은 사실이 빠진 부분’ 등이 헌법의 기본정신과 배치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안 공개 이후 6·25 남침, 자유민주주의가 빠져 문재인 정권의 ‘알박기 교과서’라는 지적을 받았다”며 “국민참여소통채널을 통해 7860건에 가까운 국민 의견이 쏟아졌는데, 보건과 역사 교과에 대한 수정 요구가 빗발쳤다. 이번 교육과정이 비판받은 이유는 헌법정신을 무너뜨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이 지적한 ‘포괄적 성교육’은 생물학적 성별이자 헌법에 명시된 ‘양성’을 벗어나, 동성애 등 사회적으로 분류되는 50여개 포괄적 성별인 ‘젠더’에 대한 교육을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은 “아직 보고 받지 못한 내용”이라며 “교육부의 국민의견을 수렴해서 협의 등 절차 통해 보완하면 그 때 국교위에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같은 당 김병욱 의원은 “개정 교육과정 중 근·현대사 부분에서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관련한 부분이 누락됐다”면서 “6·25 남침이 기술되지 않았고, 자유민주주의적인 기본질서에 대한 설명이 없다”고 지적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 위원장이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 역사교과서 작업에 참여한 경력, 그리고 역사학자인 이 위원장이 ‘식민사관’을 갖고 있는 것 아닌지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상황이 달라진 현재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할 생각은 없고, 소신도 접었다는 식의 의견을 보였다. 식민사관론자 의혹에 대해서도 “나는 수탈론자”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감사 도중 무소속 민형배 의원이 이 위원장에게 윤석열 대통령의 UN 행사장 영상을 보여준 뒤 ‘대화 중 비속어가 들리는지’ 여부를 묻자, 여당 의원들로부터 항의가 나오기도 했다. 김병욱 의원은 “그런 질문은 부적절한 것”이라며 “사상검증도 아니고, 제가 이 자리에서 ‘문재인 정부 시절 혼밥 외교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질문하는 것과 같다”고 반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