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교육청이 대규모 행사를 개최하면서 참가자들에게 ‘제3의 성별’ 정보를 수집한 사실이 알려져 비판을 받고 있다. 시교육청은 수정안을 내놨지만 변경된 양식은 주관식이어서 여전히 ‘제3의 성별’을 기재할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울산 교육계와 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27일 계최 예정인 기후위기 대응 대규모 회의‘1000인 원탁토론회’ 참가자 모집과 관련해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7일까지 참가자를 온라인으로 모집하면서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
▲참가유형 ▲성명 ▲연락처 ▲성별 ▲연령 ▲거주지역 ▲직업 등 7가지로 구성된 항목 가운데 ‘성별’에서 문제점이 나왔다. 성별 항목이 여성과 남성에 이어 제3의 성별 ‘논바이너리(non-binary, 성별 비규정)’로 구성됐다. 생물학적 성별인 남·여 구분으로는 규정할 수 없다는 의미의 ‘젠더 용어’가 보기 3번 자리에 기입된 것이다.
이를 확인한 시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어린 학생들이 참여하는 행사에 ‘젠더 이데올로기’를 주입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20년 노옥희 울산교육감은 ‘젠더’를 인간의 성별로 인정하자는 의미를 담은 ‘포괄적 성교육’을 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의혹은 사실처럼 굳어지는 모양새다.
이번 양식을 확인했다는 시민은 “공공기관이 개최하는 행사에서 부적절한 일처리”라며 “시교육청의 포괄적 성교육이 노골화된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항의가 이어지자 시교육청은 해당 항목을 수정하겠다고 했지만 ‘제3의 성별’을 삭제하는 대신 주관식 문항으로 변경했다. ‘비규정 성별’을 그대로 기입하게 놔둬 달라진 것이 없다는 시민들의 불만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측은 처음 공개된 양식과 변경된 양식 모두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다. 시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유지은 인권지원관은 “기후위기 대응 회의를 개최하면서 성별, 나이 등 다양한 계층별 의견을 알고 싶다는 교육청 측의 요구에 따라 용역업체가 구분을 세분화하다보니 일어난 일”이라며 “두번째 변경안 역시 업체를 믿고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결과”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