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도서관은 이러한 제공의 대상이 학교구성원으로 특정되는 전문 도서관이다. 법원도서관이 법 관련 자료를 지원하듯, 학교도서관은 기본적으로 학교의 수업과 학습, 즉 교육과정 운영에 필요한 자료를 지원한다. 도서관은 이용자의 개별적인 정보요구를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평등한 정보공간이다.
학교도서관은 교수·학습상황에서 학습자의 상황과 수준에 맞게 개별화된 맞춤형 정보자료를 지원하는 미디어센터이며, 사서교사는 학습문제를 파악하고 다양한 정보자료를 연결하는 교육을 제공한다.
수학과 협력수업 ‘나만의 확률문제 만들기’ 수업계획
정보활용교육·도서관활용수업은 모든 교과·주제와 연결될 수 있으며, 사서교사의 단독수업이나 교과교사와의 협력수업 형태로 운영된다. 본 원고는 수학교과와 확률 단원을 주제로 진행한 협력수업의 사례이다. 수업개요는 다음과 같다.
● 수업준비 및 진행방법
● 수업단원: 5. 확률
● 수업주제: 우리 반 확률지도, 실생활의 확률 포스터 만들기
● 성취기준: [9수05-04] 경우의 수를 구할 수 있다.
[9수05-05] 확률의 개념과 그 기본성질을 이해하고, 확률을 구할 수 있다.
● 수업목표
1) 경우의 수와 확률문제를 다룬 자료를 읽고, 풀이과정을 인포그래픽으로 재구성하여 표현할 수 있다.
2) 실생활의 사례를 반영하여 경우의 수와 확률문제를 만들 수 있다.
3) 실생활의 사례를 기반한 확률문제를 설계하고, 풀이과정을 그림과 표를 활용해 인포그래픽 형태로 표현할 수 있다.
● 정보활용 목표
1) 학습주제를 다룬 자료들을 살펴보고,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을 정리할 수 있다.
2) 학습주제의 개념과 유형을 이해하고, 조사 가능한 형태로 문제를 설정할 수 있다.
3) 설정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사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4)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재구성하여 인포그래픽으로 표현할 수 있다.
● 수업방안: 모둠형 / 학생 활동형 / 문제해결학습 / 자료기반 학습
● 차시진행(안)
수업계획이 세워지면 사서교사는 수업에 활용하기 위한 읽기자료를 수집한다. 필자는 확률의 개념과 문제를 실생활에서의 사례로 설명한 도서자료를 모았다. 이때 주안점은 다양한 난이도와 주제의 자료를 준비한다는 것이다. 한 모둠에 다양한 읽기자료를 제공하여 학습자가 직접 자료를 살펴보고 자기 수준에 맞는 자료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일차적으로 사서교사에 의해 10여 권의 자료가 선정되었고, 교과교사가 이를 검토하여 최종적으로 적합한 난이도와 내용의 자료들을 선정했다. 준비된 자료들은 책 제목과 페이지, 주제와 읽기 난이도를 표시한 안내자료를 작성하여 함께 제공했다(<표 1> 참조). 마지막으로 활동지와 수업지도안을 작성하고, 교과교사와 직접 모든 활동지를 수행해 본 후 수업을 진행했다.
● 수업진행
1차시는 교과교사와 함께 경우의 수와 확률 개념을 학습한다. 교과서를 통해 확률 개념을 익히고 문제를 풀면서 기본적인 수준의 이해를 도모한다.
2차시에는 확률과 관련된 자료를 읽고 이해한 내용을 정리한다. 학생들은 제공된 여러 자료 중 자신의 수준과 맞는 자료를 읽고 활동지(그래픽 조직자)를 통해 내용을 재구성한다. 이는 정보분석 활동으로, 사서교사는 주제와 적절한 자료를 제공하고 읽기자료에서 다루는 문제와 풀이를 분리하여 정리할 수 있도록 활동지를 구성했다.
이때 제공한 자료는 실생활에서 확률이 활용되는 사례를 문제풀이와 함께 다룬 내용이다. 학생들은 이를 통해 실생활에서의 확률의 쓸모를 이해하고, 문제와 풀이과정을 글·그림과 같은 자신의 방식대로 재구성하면서 해결과정을 다시금 이해한다. 또한 최종적으로 나만의 확률문제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요소와 문제의 조건을 이해한다(<표 2·3> 활동지 참조).
3차시에는 학습한 내용을 응용하여 직접 자신만의 확률문제를 만들었다. 기존의 읽기자료를 변형한 문제, 새롭게 창조한 문제로 학습자 성취수준을 분류하였다. 이를 위해 교과교사와 함께 문제를 만드는 방법과 단계, 필요한 요소들을 단계적으로 정리하고 예시문제를 만들어 활동지를 구성했다.
학생들은 각 단계에 따라 자신만의 확률문제를 2개 이상 만들고, 주제에 적합한지 또 자신이 풀이를 만들 수 있는지 판단하여 최종적으로 1개의 문제를 선정하였다. 이후 수형도를 그리며 경우의 수와 풀이과정 및 답을 정리했다. 해당 활동의 주안점은 단지 합의 법칙과 곱의 법칙이라는 계산법을 적용하여 답만 도출할 것이 아니라, 수형도를 그리며 문제의 풀이과정을 세부적으로 파악하는 데 있다. 따라서 누가 봐도 알기 쉽게 풀이과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4~5차시에는 3차시에서 만든 문제와 풀이과정을 포스터로 표현했다. 모둠별로 각자의 문제가 실린 한 장의 포스터를 만들었으며, 포스터 한 장에는 3~4문제가 포함된다. 8절지를 3등분으로 접어 앞면에는 문제, 뒷면에는 풀이를 적도록 했다. 3차시에 정리한 문제와 풀이과정을 다듬고, 이해를 돕기 위한 그림과 함께 표현하며 다시 한 번 개념을 익혔다.
수업결과
이러한 수업의 가장 큰 성과는 평소 수업에 참여하지 않던 학생들도 적극적으로 활동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해당 수업에서 학생들은 자신이 직접 읽을 수 있는 수준인지를 판단하여 자료를 선택했다. 또한 활동과정이 단계별로 구체적으로 안내되었고, 어려운 부분은 적시에 교과교사와 사서교사 그리고 동료학습자에게서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또한 문제유형을 수준별로 제시하고, 자신이 이해한 부분을 할 수 있는 만큼 해낼 수 있도록 활동지를 구성했다.
때문에 이해를 못해서, 어려워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가만히 있던 학생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수업에 참여했다. 또한 2명의 교사가 함께 수업에 참여하면서 수업공간을 돌아다니며 학생들의 수행을 둘러봤기 때문에 활동에 집중하는 수업분위기가 형성되었다. 본교는 한국어 이해가 어려운 다문화학생과 기초학습능력이 부진한 학생들의 비율이 다소 높음에도 평가결과, 모든 학생이 모든 활동에 참여하여 초기에 설계했던 학습목표와 평가기준을 달성할 수 있었다.
본 수업을 위해서는 수업구상, 평가설계, 활동지 제작, 수업상황에서의 지도 등 여러 면에서 보편적인 수업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수업설계를 위해 다양한 자료를 찾아보면서 많은 시간을 들였으며, 바쁜 와중에 일과 시간을 쪼개어 여러 차례 논의를 나누었다. 처음부터 마음처럼 진행되진 않았으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조금씩 수업내용을 수정해나갔다.
개인 수업을 포함하여 30시간 가까이 되는 수업에 지치기도 했지만,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또 수업이 끝난 후 들려준 긍정적인 후기들과 도서관에 찾아오는 학생들이 늘어난 것을 체감하며 의미 있는 시간이었음을 느꼈다. 교과교사 또한 이러한 수업의 차이와 효과를 느꼈으며, 기회가 되면 또 이러한 협력수업을 진행하고 싶다는 긍정적인 후기를 남겨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