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방향 공감하지만
학급당 학생 수 줄이기 등
학교 여건 개선 우선해야
“교사에게 요구하는 게 너무 많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리 좋은 정책이 도입된다고 한들, 학교 현장에서 얼마나 소화하고 실현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변화의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지금 현장의 상황이 어떤지 먼저 살펴야 한다.”
서울 신서중(교장 손기서)에서 16일 진행된 한국교총-현장 교원 간담회에서는 교육이 변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에는 공감하지만, 열악한 교육환경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학교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정은 교사는 “다양한 요구에 맞춰 학교가 변화하려면 교사들도 역량을 기르고 적용할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그럴 시간조차 없는 게 지금 학교의 현실”이라고 전했다. 이창석 교감도 “학교에서 체감할 수 있는 여건 개선과 실질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가장 시급하다고 꼽은 것은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 감축 ▲교과 교사의 주당 수업시수 15시간 이하 보장 등이다.
김지현 교사는 “우리 학교는 현재 한 학급당 학생 수가 30명 정도”라며 “교육의 질을 높이려면 학급당 학생 수는 20명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는 것이 교사들의 공통 의견”이라고 전했다.
김남희 교감은 “교사가 해야 할 업무가 과거보다 늘었고, 업무 처리 과정도 까다로워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업 연구, 생활지도, 행정 처리는 물론 우리 학교의 경우 급식실이 없어 급식지도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교과 교사의 주당 수업 시수를 15시간 이하로 보장해야 교사의 소진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학교 갈등의 원인이 되는 교원 차등 성과급제 폐지 ▲보직·담임 수당 현실화 ▲업무 중 발생한 교원의 정신적 피해에 대한 지원 확대 등 의견이 나왔다.
교사의 생활지도권 부여를 명시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을 위해 노력한 교총에 감사함도 전했다. 김민형 교사는 “기사를 통해 교총이 생활지도법을 만드는 데 노력했다는 내용을 접했다”면서 “학급당 학생 수 감축 등 바람직한 방향으로 갈 수 있게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정성국 교총 회장은 “교총은 교육 당국이 정책을 마련할 때 반영하도록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있다”면서 “당장 실현 가능한 부분부터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