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에 비해 응모 편수가 줄었고 평균적인 작품 수준이 떨어지는 느낌을 주는 것은 서운한 일이었다. 어쩌면 본격적인 문학 수업을 거치지 않고도 어느 정도 문장 수련을 쌓은 사람이면 누구나 도전해 볼 수 있는 수필 분야의 신설이 그 중요한 원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중에도 최종심에 첨좋?‘맘모스 치킨’과 ‘달려요, 엄마!’ ‘내짝’ 등 세 작품은 어떤 작품을 당선작으로 밀어도 무방할 만큼 고른 수준을 지닌 작품이어서 그 중 한편을 떨어뜨리는 것이 여간 힘들지 않았다. 긴 시간 두 심사위원이 토론을 거친 끝에 ‘내짝’을 입상작에서 제외하는데 합의했다. 후반부 사건 전개가 너무 작의적인 것이 흠으로 지적되었기 때문이다. 남은 두 작품 중에서 서사 구조나 작중 인물의 성격 묘사, 문장 구사 능력 등 문학적 성취만을 따진다면 ‘맘모스 치킨’이 우위에 있다는 것을 두 사람이 모두 인정하면서도 선뜻 당선작으로 결정하지 못한 것은 주관처가 제시한 규정 매수를 거의 배나 초과한 듯한 분량 때문이었다. 결국 주관처 책임자의 양해를 얻고서야 어렵사리 ‘맘모스 치킨’을 당선작으로, ‘달려요, 엄마!’를 우수작으로 등위를 결정하는 데 합의할 수 있었다.
두 작품 모두 가족 간 사랑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전자는 실직한 아버지가 재기의 몸부림 속에서도 아들을 끔찍이 사랑하는 모습을 가슴 뭉클하게 보여주고 있고, 후자는 형제를 두고 이혼해서 재혼한 엄마의 형제에 대한 안타까운 사랑을 그리고 있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구성과 사건 전개는 후자가 더 능숙했지만 주제를 보다 감동적으로 표출하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이영호 동화작가·한국문인협회 상임이사, 최지훈 아동문학 평론가·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