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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칼럼] 에듀테크 시대, 최고의 콘텐츠는

전문성이라는 것은 단순히 어떤 분야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개인이 가진 고유성을 현장에서 발휘할 수 있는 상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교육현장 밖의 많은 사람은 이를 간과하고 있다.

 

교사는 단순히 교과서 내용을 읊고 채점하는 존재가 아니다. 같은 과목 같은 차시여도 매년 달라지는 학생들에 따라 학습 활동을 바꾸고, 발문을 고민한다. 심지어 수업 중에도, 학생들의 표정이나 반응에 따라 미리 준비한 수업 흐름을 수정하기도 한다. 이렇게 그 어떤 직업보다 고도의 창의성과 유연성 그리고 직관과 통찰이 요구되는 자리다.

 

교사 전문성 간과해선 안 돼

또 개별 교사에게는 고유한 교육철학이 있다. 교육에는 정답이 없다. 100개의 교실에는 100가지의 교육과 수업이 있다. 교사마다 교육철학이 다르고 같은 교사도 그 해 만나는 새로운 학생들에게 배우고 매년 성장한다.

 

학생들은 어떤 해에는 음악을 활용한 수업 연구에 관심 있는 선생님을 만나 음악으로서 세상과 소통하고 느끼는 법을 배우기도 하고, 지식 암기에 중점을 두는 선생님을 통해서는 많은 배경지식을 쌓기도 한다. 또 다음 해에는 놀이학습을 통해 친구들과 소통하는 법, 갈등을 해결하는 법을 몸으로 익히기도 한다.

 

상담은 교사가, 지식전달 교육은 AI가 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와 학생간의 교감과 소통은 수업 중에도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그리고 이런 모든 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경험과 생각의 폭을 넓혀주고 암묵적으로 다면적인 인간상이 될 수 있는 양분이 된다.

 

최근 학교현장에서는 에듀테크 바람이 불고 있다. 에듀테크는 수만 명의 교육 전문가 교사가 만들어가는 수만 가지의 교육을 그저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받쳐주는 도구여야 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AI 교과서, 공공 플랫폼의 등장이 우려된다. 막대한 예산과 연구를 통해 개발될 AI 교과서를 주 도구로 이용하도록 지침이 내려올 것으로 보인다. 교과서는 교육과정을 실현하는 수단일 뿐인데, 앞으로 정부에서 주도하는 미래교육의 방향에 따른다면 자연스럽게 교사의 개성 표출, 수업 구성권 그리고 수업과 교육의 유연성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교사로서의 자존감이 위협받는 요즘, 교사의 전문성이 무엇인지 상기하고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기술은 보조 역할에 충실해야

기술의 본질은 인간을 편하게 보조해 주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개발된 에듀테크 중에 정말 교사를 편리하게 해준 것들이 몇 개나 있는지 함께 생각해보고 싶다. 교사들에게 필요한 것은 놀랍고 새로운 신기술, 지금껏 해오지 않았던 교육 기술이나 방법이 아니다. 교사가 새로운 도구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잘해오던 것을 그냥 조금 더 편리하게 도와줄 수 있는 그런 도구야말로 진짜 혁신이 아닐까? 지금도 교사는 이미 훌륭한 교보재이며 교사의 교육철학을 지킬 수 있는, 교사를 보조할 그런 에듀테크가 필요하다. 미래에도, 교사가 최고의 콘텐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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