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 이틀 후인 11월 19일 광주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한 부정행위에 대한 제보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전문 브로커와 입시학원장이 수능 부정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는 등 파문은 전국적으로 확대됐다. 특히 작년에도 부정행위 가담자가 대학에 입학하는 등 ‘대물림’ 의혹이 사실로 확인돼 충격을 더했다.
수사 결과, 부정행위로 시험이 무효처리된 수험생은 대리시험 적발자 등을 비롯해 총 312명이었으며 사건에 연루된 대학생 등은 구속처리 되기도 했다. 한편, 교육부가 이와 관련해 부정행위가 발생한 교실의 감독교사 천여명에 대한 징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 교·사대 가산점 위헌 판결
헌법재판소는 지난 3월 교사임용시험시 지역 사범대 출신에게 주는 가산점과 복수·부전공 가산점이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 지역 가산점 위헌 결정으로 사범대는 존립기반 자체가 흔들릴 위기에 처했고 교대 역시 졸업생들이 수도권에 몰릴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졌다. 국회 교육위는 9월에 현행 가산점 제도를 원칙적으로 2011년부터 폐지하는 내용의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2005년도 사범대 입학생의 경우 2010년, 올해 입학생은 2009년, 2001년도부터 그 이전 입학생은 2006년 시험까지만 가산점 해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으며 교대 지역가산점의 법적 근거도 마련했다.
# 고교등급제 논란
어윤대 고려대 총장의 “고교간 학력차를 입시에 반영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발언은 논란을 불러온 가운데 전교조와 참교육학부모회 등이 “일부 대학이 서울 강남지역 고교생에게 특혜를 줬다”며 인권위에 진상조사를 요구하면서 파장이 확대됐다. 교육부는 고려대, 연세대 등 6개 대학을 조사한 결과, “일부 대학이 서류평가시 고교간 차이를 반영했다”면서 해당 대학들에 재발방지를 요청과 함께 추후에는 재정지원 삭감 등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안병영 교육부총리는 고교등급제, 본고사, 기여입학제를 금지하는 ‘3불(不)원칙’을 거듭 강조했지만 내신성적에 대한 불신이 높은 대학들은 ‘입학전형 자율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이에 교총은 ‘고교등급제 반대, 대학의 학생선발권 존중’ 입장을 밝히며 정부에 학력차 해소를 위한 대책기구 구성을 요구했다.
# 中 역사왜곡…공동계기수업
지난 7월 북한과 중국의 고구려 유적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중국 주요언론들이 “고구려는 중국의 지방정부”라고 보도하는 등 중국의 역사왜곡이 노골적으로 행해졌다. 고구려사를 중국사로 편입하려는 이른바 ‘동북공정’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 대응과 역사교육을 경외시한 교육 당국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교총과 전교조는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 하고 9월 20일부터 25일까지 일주일간 ‘중국의 역사 왜곡에 대응하기 위한 고구려사 계기수업’을 공동으로 실시했다. 양 단체는 “앞으로 유사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에도 공동대응을 전개할 것”이라며 역사교육 강화방안도 정부에 지속적으로 요구하기로 했다.
# EBS 수능방송 출범
연간 14조원이라는 천문학적 액수에 달하는 사교육비를 잡기 위해 교육부는 ‘2·17 사교육비 대책’을 내놨다. 4월 1일부터 위성채널 ‘EBS 플러스1’을 24시간 수능방송으로 운영하고 인터넷 VOD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방송내용 중심으로 수능시험을 출제하기로 한 것. 이른바 입시학원 ‘스타 강사’가 대거 EBS에 출강하면서 학원가는 크게 긴장하기도 했다.
공교육 정상화에 대한 우려반 기대반 속에 출범한 수능방송은 사교육이 크게 줄었다는 분석과 오히려 늘었다는 주장 등 엇갈린 반응 속에서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됐다. 한편 11월에 치러진 2005학년도 수능 분석결과, 언어영역 86.7% 등 수능방송 반영률이 대부분의 과목에서 80%를 웃돈 것으로 분석됐다.
# 사립학교법 개정 갈등 증폭
열린우리당이 사립학교 이사 1/3 이상을 학운위가 추천하는 개방형 이사로 채우도록 하는 내용을 주요골자로 한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추진하면서 사립학교법 개정이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열린우리당은 “학교는 사회가 공유하는 공공재산”이라면서 개방형 이사제 도입, 법인과 경영자의 권한 제한 등을 주장했지만 사학측은 “교육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한국사학법인연합회, 대한사립중고교회장 등 사학단체 대표들은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학교를 자진폐쇄하겠다”는 강경입장을 밝혔고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도 성명을 통해 “법인 임원을 학생, 직원, 교수 등이 추천하는 인사로 구성하는 것은 교육현장을 혼란에 빠뜨릴 우려가 크다”며 법개정 중단을 촉구했다.
# NEIS 물길 바로잡아
정부는 분리 운영키로 한 NEIS 교무·학사, 보건, 입학·진학 3개 영역 서버를 9월부터 구축, 1년 시범운영을 거쳐 2006학년도부터 전면 시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9월말 교육부와 전교조가 새 시스템을 내년 9월 전면 개통, 2006년 3월 완전 시행하기로 합의하면서 NEIS 사태는 제2의 파문을 일으켰다. 교총은 “불완전한 시스템을 내년에 개통하면 교원들이 실험대상으로 전락한다”며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15일간 항의농성을 벌였다.
결국 10월 7일 교총-교육부 2003~2004년도 상반기 정기교섭에서 내년 개통을 사실상 무효화하고 향후 추진일정은 교총과 한교조가 참여해 합의하기로 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이후 교육부는 3개 영역 서버를 16개 시·도교육청 단위로 운영하고 고교와 특수학교는 단독 서버, 초·중학교는 15개교 그룹서버로 운영하되 내년 3월부터 1년간 시험운영을 거쳐 2006년 3월 1일부터 전면 시행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 남북 교원 금강산 만남
분단 이후 처음 남북 교육자들이 대규모로 만나 59년간 가로막힌 빗장을 풀었다. 교총과 전교조, 북한 조선교육문화직업동맹중앙위원회 공동주최로 7월 18일부터 3일간 북한에서 열린 ‘남북교육자통일대회’에는 남측 450명, 북측 300명 등 총 750여명의 교원과 교육관계자가 선발돼 참석했다. 남북 교원들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이야기꽃을 피우며 이념을 넘어선 한 민족의 우애를 과시했다. 남북 양측은 평화롭고 잘사는 통일조국을 물러주는 것이 교육자들의 역사적 사명이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하고 “6·15공동선언을 교육 부문에서 적극 실천해 나가자”는 공동결의문을 채택한 뒤 대회를 마감했다.
# 교총회장 전 회원 인터넷 직선
교총이 사상 최초로 전 회원 직선을 통해 윤종건 한국외국어대 교수를 제32대 회장으로 선출했다. 또한 처음 도입된 러닝메이트제도를 통해 이원희 수석부회장(서울 잠실고 교사), 김선오 경기 고천초 교장, 고범수 강원 횡성고 교장, 김운념 충북 율량초 교사, 하윤수 부산교대 교수 등 5명의 부회장도 함께 선출됐다. 이번 선거는 인터넷 전자투표를 실시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컸다.
투표 첫날 프로그램 기술요원의 실수로 선거가 중단되고 투표기간이 하루 연장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으나 이후 당선자 발표까지 무사히 마무리돼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대규모 인터넷 전자투표를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 교원평가제 논란
교육학회가 교육부 용역과제로 수행한 교원평가방안을 놓고 현장에 논란이 일고 있다. 교원평가시안에 따르면 교사평가에는 교장, 교감, 동료교사와 학부모, 학생, 교사 자신이 참여하며 학부모는 설문지에 수업만족도를, 학생은 수업계획, 수업실행, 수업전문성, 만족도를 설문지에 체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평가결과는 해당 교사에게 서면으로 전달돼 자기 성찰 및 개선자료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는 “내년부터 아주 제한적으로 시범운영한다는 정도만 결정된 사항”이라고 밝혔으나 교원들은 ‘현장을 모르는 정책’, ‘교원 퇴출용’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학부모들 역시 이번 평가시안에 반대입장을 나타냈으나 ‘퇴출 기능 미흡’을 이유로 들고 있어 교원들과 엇갈린 시각차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