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과 함께했던 추억이 담긴 이야기 실타래들이 맛있는 반찬으로 돌아왔다. 교단수기 입상의 소식은 다 큰 어른을 사탕 빨기 좋아하는 어린아이로 만들기 충분했다. 입가에는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학생들 때문에 웃고 또 학생들 때문에 우는 감정 노동자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그런 와중에 글쓰기는 삶의 위로이자 휴식이었다. 교직생활을 하면서 학생들과 부대끼며 정을 나눈 일들이 그대로 잊혀지는 것이 너무도 안타까웠다. 때로는 지우고 싶은 기억도 있지만 고통과 슬픔의 하루도 교직생활 동안 끌어안고 살아야 할 것이다. 행복해지고 싶었던 나의 이야기들, 그리고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었던 아이들 모두 함께 이 기쁨을 같이 하고 싶다. 춤추고 싶은 날이다. 많은 이들과 함께 행복한 웃음을 터뜨리고 싶다. 그리고 이 행복의 기운이 다시금 힘들어하고 있을 아이들과 나 자신을 지탱해 줄 힘이 되기를 바란다.
그날이 잊혀 지지 않는 건 아마도 나 혼자는 아닐 것이다. 안성 진사리 촌에 살던 우리들…. 학생 15명 그리고 학부모님들까지 그 날 하루는 아마 우리 모두에게 뭉클함으로, 따뜻함으로, 아련함으로 평생 가슴 속 깊이 기억될 것이다. 때는 2010년 10월 목포에서 벌어진 일이다. 그날을 이야기하기 전, 먼저 안성 진사리에 사방이 논밭인 우리 학교에 처음 출근 하던 날이 떠오른다. ‘해맑음’이라는 말이 아마 어울릴 것이다. 공기청정구역, 학생 청정구역….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인사와 아름다운 풍경들은 낙원과도 같았다. 하지만 시골의 작은 학교여서 그런지 운동장은 너무도 좁고 숨이 막혀 보였다. 그런 운동장이지만 점심시간이면 흘러내리는 땀을 개의치 않고 축구 삼매경에 빠진 아이들이 있었다. 그렇다. 이 이야기는 바로 축구 스포츠클럽에 관한 이야기다. 축구 스포츠클럽을 맡을 교사가 필요했다. 나는 다른 선생님들에 비해 조금 젊었고 또 축구를 좋아하다보니 얼떨결에 지도 교사가 됐다. 그런데 이건 단순한 스포츠클럽이 아니었다. 한 학년에 다섯 반 밖에 안 되는 작은 학교인데다가, 또 아이들이 특별히 여유 시간을 보낼 문화 시설이 마땅하지 않았던 터라 남자 아이들 대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