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아 공연전문매거진 ‘시어터플러스’ 에디터] 코로나19의 여파가 우리 사회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요즘이다. 공연계 역시 예외는 아니다. 극장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적게는 몇백 명, 많게는 수천 명의 관객이 모이게 되는 것이 공연이다 보니, 개막을 연기하거나 조기 폐막, 공연 취소를 결정하는 작품들이 적지 않게 등장하는 중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엄혹한 상황으로 얼어붙은 우리의 마음에 한 줄기 위로를 건네는 것은 결국 예술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혹은 잠시 멈춤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직접 극장으로 향하지는 않더라도 생생한 무대를 안방에서 만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안내한다. ■유튜브=세상 모든 영상 자료의 보고인 유튜브. 공연 자료를 찾아보는 데에도 이만한 곳은 찾기 어렵다. 추천 검색어는 ‘프레스콜’. 이는 공연 개막 후 기자를 대상으로 공연의 몇 장면을 공개하는 일종의 하이라이트 공연 행사를 의미한다. 이 자리에서 공개하는 넘버나 장면들은 작품에서 놓치면 안 되는 중심적인 장면일 때가 많은 만큼, 공연의 핵심을 모아 보고 싶은 이들에게 적합한 자료일 듯하다. 특히 실제로 공연을 보기 전에 작품의 결말이나 반전을 알고 싶지 않은 ‘노 스포일러’ 족
손열음 리사이틀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4년 만에 마련된 리사이틀로 전국투어를 시작한다. 이번 공연은 그의 신보 발매를 기념해 진행되는 만큼 음반의 수록곡과 같은 슈만의 곡으로 꾸려진다. 프로그램은 ‘어린이 정경 Op.15’를 비롯해 슈만에게는 행복과 좌절을 넘나드는 시기인 1836~1839년 사이 작곡된 곡들로 채워진다. 평소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로 슈만과 모차르트를 꼽아온 손열음이기에 이번 공연에서 어떤 깊이 있는 해석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은다. 5.13 |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뮤지컬 리지 1892년 미국에서 일어난 미제 살인 사건인 ‘리지 보든 사건’을 모티프로 한 뮤지컬 리지가 아시아 초연한다. 작품은 아버지와 계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재판장에 서는 리지 보든을 중심으로 언니 엠마, 비밀을 공유하는 친구 앨리스, 불길한 기운을 감지하는 가정부 브리짓까지 네 명의 인물이 이끌어간다. 유리아, 나하나, 김려원, 홍서영, 최수진, 제이민, 이영미, 최현선 등 남다른 가창력을 자랑하는 배우들이 6인조 라이브 밴드의 연주와 더불어 파워풀한 에너지를 선보일 예정이다. 4.2-6.21 | 드림아트센터 1관 에스비타운 리처드 용재 오닐 리사이틀 데뷔 15
올해 설은 유난히 명절 분위기를 느끼기 어려웠다. 단지 연휴가 짧은 이유에서일까? 언젠가부터 어른들은 물론이고 어린이들마저 설빔 같은 한복 차림으로 길을 나서는 풍경을 찾기 어려워졌기 때문은 아닐까. ‘우리의 것’임에도 쏟아지는 새로운 것들에 점차 밀려나는 우리의 전통들. 다행히 공연계에서는 우리의 전통예술을 현대무용과 랩, 힙합까지 요즘 문화와 접목해 새롭게 발견하고 가깝게 다가가려는 노력이 한창이다. 이번 달 소개할 두 편의 뮤지컬 적벽과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이 바로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판소리와 현대무용의 만남 뮤지컬 적벽 한나라 말, 위·한·오 삼국으로 나눠지고 서로 황금권좌를 차지하기 위한 쟁탈전이 난무한 상황. 유비와 관우, 장비는 도원결의로 형제의 의를 맺고 조조에 대항할 계략을 찾기 위해 제갈공명을 찾아가 삼고초려 끝에 그를 모셔온다. 오나라의 주유 또한 조조를 멸하게 하기 위해 화공(火攻) 작전을 궁리 중이지만 하늘이 도와주지 않아 전전긍긍하는데, 때마침 그를 찾아온 공명이 동남풍을 불어오게 만든다. 이로써 주유는 조조군에 맹공격을 퍼붓고, 조조는 반격도 하지 못한 채 적벽에서 크게 패한다. 이는 삼국지에서도 박진감 넘치는 전쟁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콘서트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작품으로, 지저스(예수)의 마지막 7일간의 행적을 담은 송스루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가 넘버를 엮은 콘서트를 연다. 공연은 이지나 연출과 정재일 편곡, 김성수 음악감독 등 지난 공연에 참여했던 창작진과 함께 마이클리(지저스), 한지상·윤형렬·차지연·박강현(유다), 정선아·장은아(마리아)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갈라콘서트를 넘어 실제 공연에 가까운 무대를 재현할 예정이다. 2.28-3.1 | LG아트센터 피아니스트 문지영 리사이틀 피아니스트 문지영이 브람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에 도전한다. 브람스가 남긴 160여 편의 작품 중 피아노 소나타는 총 세 작품으로 모두 20세 전후에 작곡한 작품이다. 청년기에 쓴 곡들인 만큼 문지영의 젊은 감각과 해석이 만나 새로운 ‘케미’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지난해 위그모어홀 데뷔를 포함해 유럽 무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문지영은 이번 리사이틀을 통해 한국 관객에게도 그사이 성숙하고 깊어진 음악을 들려줄 예정이다. 4.2 |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뮤지컬 아티스 19세기 말 프랑스 몽마르뜨를 배경으로 네 명의 예술가들의 재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게 아니라”는 말은 어쩌면 모든 공연에 통용되는 ‘영업 멘트’인 듯싶다. 몇몇 오픈런 공연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작품이 제한된 기간 안에만 관람이 가능하고, 막이 내리면 언제 다시 무대에 오를지는 제작자를 제외하면 알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 소개하려는 공연들은 “기회는 이번뿐”이라고 조금 더 힘주어 말하고 싶은 작품들이다. 이번 공연이 아니면 다시는 지구에서 만날 수 없는 공연 아이다와 7년 만에 한국을 찾은 오페라의 유령에 대하여. 빛의 뮤지컬 아이다 아이다는 ‘뮤지컬의 명가’ 디즈니가 7년이라는 오랜 기간을 거치며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작품이다. 동시에 디즈니 뮤지컬로는 처음으로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하지 않은 작품이자, 어린이 관객이 아닌 성인 관객을 대상으로 제작한 작품이기도 하다. 뮤지컬 라이온킹의 주역인 앨튼 존‧팀 라이스 콤비는 락, 가스펠, 발라드까지 다양한 장르의 넘버를 탄생시켰고, 비극적인 사랑뿐 아니라 삶의 고찰까지 담은 깊이 있는 가사로 음악의 완성도를 높였다. 작품의 배경은 기원전 3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집트가 영토를 넓힐 야망에 가득 차 주변 국가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기에 한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 우유배달을 하는 할아버지 김만석과 파지 줍는 할머니 송이뿐. 인생의 황혼기에 만나 서로 의지가 되어주는 노인들의 사랑을 담은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가 돌아온다. 강풀의 웹툰을 원작으로,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되며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은 동화적인 색감의 무대로 따뜻함으로 마음을 덥힌다. 배우 이순재‧박인환과 손숙‧정영숙이 각각 김만석과 송이뿐을 맡는다. 2019.11.22-2020.2.2 |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스콘1관 연극 엘리펀트 송 어느 날 돌연 사라져버린 의사를 찾기 위해 병원장 그린버그와 환자 마이클이 마주앉는다. 마지막 목격자인 마이클은 코끼리 이야기만 늘어놓지만, 그린버그와 수간호사 피터슨은 그 안의 단서를 찾아내기 위해 주고받는 치밀한 대화를 주고받는다. 2년 만에 돌아오는 이번 작품에는 지난 시즌에 참여한 곽동연(마이클), 이석준‧고영빈(그린버그)과 함께 정일우‧강승호(마이클), 양승리(그린버그)가 합류해 기대를 더한다. 2019.11.22-2020.2.2 | 예스24스테이지 3관 전시 세종 컬렉터 스토리展-컬렉터 김희근 세종문화회관이 컬렉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전환을 이끌어냄으로써 미술 시장의 활성화에
클래식 어텀 실내악 페스티벌 ‘피어나다’라는 주제로 올해 첫 발을 떼는 어텀 실내악 페스티벌은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김영욱,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첼로 수석 노버트 앙어, ARD 콩쿠르 우승자 비올리스트 디양 메이, 전(前) 에벤 콰르텟 멤버 비올리스트 아드리앙 브와소까지 세계적인 연주자들이 선보이는 실내악의 정수를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자리. 예술감독은 브람스 국제 콩쿠르(2015), 루빈슈타인 국제 콩쿠르(2018) 입상자 첼리스트 박유신이 맡는다. 10.25 | 금호아트홀 연세 10.27 |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뮤지컬 세종, 1446 왕좌를 물려받을 운명이 아니었던 세자 충녕은 왕위를 물려받게 되면서 정치 싸움에 휘말리고, 시력까지 잃어가지만 자신의 사명이라고 생각하는 단 하나의 일만큼은 포기하지 않는다. 바로 한글 창제다. 뮤지컬 세종, 1446은 바로 조선 최고 성군이라 불리는 세종의 인간적인 고뇌와 아픔을 다룬 작품. 지난해도 세종 역을 맡았던 정상윤과 박유덕이 다시 한 번 세종 역을 맡는다. 10.3-12.1 |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2019 미술주간 일상에서 가깝게 미술을 즐길 수 있는 기간인 ‘미술주간’이 개최된다.
[김은아 공연전문매거진 ‘시어터플러스’ 에디터]‘클래식은 영원하다’는 말이 선명하게 와 닿을 때가 있다. 고흐의 그림에서 현란한 디지털 영상이 담아내지 못하는 찬란함을 느끼고, 어떤 슬픈 발라드 음악보다 슈베르트의 음악이 마음을 울릴 때처럼. 고전 서적들 또한 몇 백여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2019년의 우리에게 깨달음을 주는 통찰을 담고 있기도 하다. 이번 달에는 세상에 빛을 본지 짧게는 200년, 길게는 400년이 지난 작품들을 색다른 방식으로 재탄생시킴으로써, 그 안에 담겨 있는 사랑을 더욱 분명하게 되살려낸 두 편의 연극을 소개한다. 연극 RJ 비극적인 사랑의 대명사이자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큰 사랑을 받으며 4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수없이 변주되고 각색돼온 로미오와 줄리엣. 연극 RJ는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새로운 방식으로 이 고전에 접근한다. 연극의 배경은 원작과 달리 중세도, 이탈리아의 도시 베로나도 아니다. 현대의 어느 가톨릭 남학교다. 엄격한 규율로 학생들의 일상은 물론 감정까지 통제하는 이곳에서 네 명의 학생이 밤마다 몰래 침대를 빠져나와 로미오와 줄리엣을 읽어나간다. 호기심으로 놀이처럼 시작했던 이 낭독에 네 명의 학
[김은아 공연전문매거진 ‘시어터플러스’ 에디터]학창시절 “난 내 세상은 내가 스스로 만들 거야, 똑같은 삶을 강요하지마”라는 노래를 들으며 반항심을 불태우고, “지치고 힘들 때 내게 기대, 언제나 네 곁에 서 있을게”라는 가사에 마음을 기대며,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이라는 구절에 눈물을 흘려본 기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안다. 때로는 곁에 있는 사람보다 노래 한 구절이 자신의 마음을 더 잘 알아준다는 것을. 이는 지친 마음을 더 깊이 위로해준다는 것을. 음악이 가진 힘은 이처럼 대단하다. 3~4분 길이의 곡이 이 정도이니, 3시간 여에 달하는 뮤지컬이야 말해 무엇 할까. 7월에는 관객의 마음에 용기를 불어넣거나 따뜻함을 더하는 훈훈한 공연들을 소개한다. 특별한 ‘나’를 발견하는 시간 뮤지컬 스쿨 오브 락은 한 사람의 선생님, ‘듀이 핀’이 일으키는 거대한 혁명에 대한 이야기다. 그의 열정은 반 아이들은 물론 그들의 가족과 학교, 나아가서는 지역사회를 바꾸어놓는다. 그렇지만 그를 본받겠다는 생각은 일찌감치 접어두시길. 그의 열정은 교육이 아닌 락을 향한 것이며, 사실 애초에 그는 교사 자격증이 없는 불량 선생님이니. 락밴드에서 잘리고 생계가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초연 당시 14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가 5년 만에 돌아온다. 엘리자벳 레베카를 탄생시킨 미하엘 쿤체‧실베스터 르베이 콤비가 의기투합한 이 작품은 왕비였으나 단두대에서 생을 마감한 마리 앙투아네트와 혁명을 이끄는 마그리드 아르노의 삶을 통해 정의와 진실에 대해 묻는다. 배우 김소현, 김소향과 장은아, 김연지가 각각 마리 앙투아네트와 마그리드 아르노를 맡는다. 8.24-11.17 | 디큐브아트센터 연극 미저리 배우 김상중의 18년만의 연극 복귀작, 황인뢰 드라마 PD의 연출 등으로 지난해 화제를 모았던 연극 미저리가 한층 더 강해진 스릴러로 돌아온다. 이번 공연은 긴장감과 속도감을 더해 여름밤에 어울리는 스릴러만의 서늘한 묘미를 선사할 예정. 초연 멤버인 김상중, 길해연, 고인배와 더불어 안재욱, 김성령, 손정은이 각각 폴 셸던, 애니 윌크스, 보안관 버스터 역을 맡아 새롭게 합류한다. 7.13-9.15 |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전시 헬로, 마이 네임 이즈 폴 스미스 전시장은 마치 ‘위트 있는 클래식’을 상징하는 디자이너 폴 스미스의 작업실을 한국으로 옮겨온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준다. 1500개가 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