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떠 있는 태양이 사라지면 지구에 어둠이 찾아오듯이 누군가의 가슴 속 태양인 여러분이 반짝이지 않는다면 이 세상은 어둡고 추운 곳으로 바뀐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여러분은 부모님의 태양이고 선생님과 친구들의 태양입니다. 항상 아름다운 빛을 잃지 않도록 갈고 닦아서 찬란하게 푸른 세상을 비추는 나그네가 돼 주세요. 소중했던 시간들이 이별을 고하고 있습니다. 많이 웃고 많이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많이 사랑했습니다. 항상 이별 앞에서는 후회가 남는 법이지만 마음껏 사랑했으므로 후회하지 않습니다. 대신 고운 추억만 예쁜 보자기에 담아 꼭꼭 숨겨두었다가 그리울 때마다 꺼내 행복했던 날들을 추억해 보겠습니다. 안녕,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에, 함께 했던 나의 소중한 천사들이여! 이제 나는 다섯 손가락과 서툰 이별을 하고 또 다른 아이들을 만나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했다. 꿈을 꿀 수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다. 그러나 가슴 한 구석이 아련하게 저려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빨강이와 급식소에서 돌아오는 길에 했던 말이 메아리처럼 맴돈다. “선생님, 선생님과 헤어질 시간이 이제 삼일 남았네요. 하느님께 매일 기도해요. 선생님처럼 좋은 선생님 만나게 해달라고요.” 아
음악회에서 만난 희아는 하얀 건반 위를 나르는 요정이었어요. 얼마나 빠르고 아름답게 쇼팽의 즉흥환상곡을 연주하는지 숨조차 쉴 수 없었어요. 희아는 손가락이 모두 4개래요. 손에 힘이 없어 연필도 잘 잡지 못하는 희아를 위해 어머니가 피아노를 배우게 했대요. 처음에는 건반을 아무리 눌러도 소리가 나지 않았지만 보통 사람의 10배가 넘는 연습으로 오늘날의 피아니스트 희아가 탄생한 거래요. 우리 반 친구들은 다섯 손가락입니다. 희아처럼 겉으로 보이는 아픔을 지닌 친구는 없지만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눈물을 삼키고 시작되는 이야기를 안고 있어요. 우리 반 친구들은 모두 다섯 명입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3월 새 학교에 발령받고 친구들을 만났을 때 깜짝 놀랐어요. 5명과 무슨 수업이 되겠느냐고 속으로 툴툴댔어요. 넓게만 느껴지는 교실에서 아이들은 저를 낯선 손님 대하듯 했어요. 며칠 동안은 학교 가는 즐거움이 없었지만 아이들을 다섯 손가락으로 생각해 봤어요. 눈에 보이는 아픔은 의사 선생님이 ‘호’ 해 주시면 낫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아픔은 쉽게 발견할 수 없어요. 우리 반 아이들도 겉으로는 환하게 웃는 아기별들이지만 사실은 아픔을 숨기고 있는 것을 알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