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은 무섭다. 역사에서 악명높은 인플레이션의 사례는 1914~1918년 일어난 제1차 세계대전 직후 독일이다. 전쟁에 진 독일은 프랑스의 보복 감정이 담긴 베르사유 조약 아래에서 끔찍한 인플레이션을 겪었다. 1922년말 160마르크 하던 빵 한 조각이 1923년 후반에는 2000억 마르크가 됐다. 계란 한 개 값은 923마르크에서 3200억 마르크로 올랐다. 도무지 사람이 살 수가 없었다. 그 결과가 히틀러와 나치였다. 조금 과장하면 인플레이션이 히틀러와 나치에게 권력을 주었고 유럽은 다시 제2차 세계대전에 빠져들었다. 지나친 물가상승…경제 '흔들' 코로나 팬데믹이 제대로 끝나기도 전에 우리는 예상치 못한 인플레이션을 경험하고 있다. 독일 사례에 비하면 지극히 미미한 수준이지만 그래도 우리 나름대로는 심각하다. 연초만 해도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저명한 두 경제학자는 다른 주장을 했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바 있는 폴 크루그먼(Paul Krugman)은 인플레이션은 오지 않을 것이니 대규모 경기부양을 해야 한다고 미 행정부에 권고했다. 반대로 래리 서머스(Larry Summers)는 대규모 부양책은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1년 반의
가상자산 가치는 이윤이 아닌 수요로 지지 화폐에 비해 변동성은 거의 무한대에 가까워 내재가치 없는 자산은 투자 아닌 투기 대상 좋은 투자 대상은 어떤 자산인가? 좋은 투자 대상이 되는 자산은 좋은 내재가치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내재가치란 미래에 높은 이윤을 얻을 가능성이다. 가상자산이 좋은 투자 대상인지 여부를 알기 위해서는 이윤 가능성을 따져 보아야 한다. 가상자산은 불과 지난해 연말 전까지만 해도 소위 영끌이라 불리는 2030세대의 투자로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당시 2030이 주로 투자했던 대상은 크게 세 가지이다: 주식,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그리고 주택이다. 이 가운데에서도 영끌을 대표하는 것은 가상자산이었다. 2021년 4월,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거래 규모는 하루 30조 원을 훨씬 넘었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의 규모가 합쳐서 하루 거래량이 약 25조 원 정도였다. 가상자산 4대 거래소를 이용하는 투자자의 수는 거의 700만 명에 달했고, 그중 67%가 2030이었다. 거래되는 가상자산의 시가총액은 2021년 6월 기준 50조 원 수준에 이르렀는데, 이는 전 세계에서 거래되는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
어떻게 하면 금융자살을 막을 수 있을까? 금융교육이다. 금융자살은 금융위기가 오면 실직을 당해 더 이상의 소득을 벌 수 없는 막다른 절벽에서 하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이 금융자살을 막기 위해서는 설령 실직을 당하더라도 소득을 낳는 금융자산을 들고 있어야 하는데, 금융지식이 없이는 금융자산을 보유하는 것이 쉽지 않다. 바로 이 금융지식을 얻는 수단이 금융교육이다. 금융교육을 통해 제대로 된 금융지식으로 무장하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에게 적절한 금융자산을 보유할 수 있다. 금융교육은 무엇인가? 나에게 필요한 금융상품이 무엇이고 내가 감당할 만한 여유와 능력이 있는지를 아는 것이다. 금융시장에는 많은 금융상품이 나와 있다. 은행예금, 주식, 보험 등. 누구나 은행계좌를 갖고 있고, 한 번쯤은 주식투자를 해 보았을 것이고, 친구나 아는 사람의 연락을 받고 보험을 구매한 경험도 있을 것이다. 예금상품은 거의 모든 은행이 사실상 같지만 주식투자에는 보통 주식도 있고 고난도의 파생상품도 있다. 보험도 생명보험, 손해보험 등 다양하다. 이 가운데 나는 얼마나 정확히 알고 나에게 필요한 것을 선택할 수 있을까? 이것을 아는 것이 그저 쉽지는 않다. 심지어 금융상품은 잘못
[김자봉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디지털 시대가 됐다. 세상의 많은 것이 변신하고 있다. 자동차는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진화하고, 교육도 디지털화했고, 상거래는 이미 디지털이 대세다. 이름을 붙이는 데 한편의 시비가 있기는 하나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이름으로까지 불리며 디지털 시대는 상상과 환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치고 있다. 금융도 예외가 아니다. 불과 10여 년 사이에 디지털금융이 급속히 확대됐다. 이제 주변에서는 스마트 폰이나 인터넷으로 금융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은행 서비스의 90% 이상이 디지털 방식으로 이뤄진다. 심지어는 은행 창구에서도 디지털 방식으로 문서작성이 이뤄지고 신용이 제공된다. 이러한 현상은 증권사나 보험사 역시 마찬가지다. 디지털금융이 이렇듯 크게 확대된 이유는 무엇일까? 편리함 때문이다. 구태여 은행 창구를 찾아가지 않아도 되고 일과를 마친 늦은 저녁 시간에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24시간 일주일 내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므로 고객이나 금융회사 모두 윈윈이다. 금융서비스가 확대되니 그만큼 경제활동도 시간 제약 없이 이뤄져 일상의 경제생활뿐 아니라 경제 전체적으로도 득이 될 수 있다. 디지털금
[김자봉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우리나라 자살률은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다. OECD 평균의 두 배를 넘는다. 하루에 36.1명이 자살한다. 그나마 최근 조금 감소한 것이다. 1990년대 초 만해도 최대 자살국은 일본이었다. 당시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OECD 평균보다 낮고 영국과 같은 수준이었다. 영국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낮고 또 하락하는 추세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1995년을 지나 1997년에 이르면서 미국보다 높고 OECD 평균을 넘어 거의 일본 수준에 이르렀다. 2003년~2005년에는 10만명 당 23.7명으로 증가해 일본을 훨씬 추월해 버렸고, 2008년 이후에는 10만명 당 43.7명까지 증가해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1997년 일본은 최고점을 찍은 후 점차 하락해 이제는 OECD 평균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정반대로 크게 증가했다. 1990년대 자살국이라는 일본의 오명을 이제는 우리가 뒤집어 쓰고 있는 형편이다. 왜 우리는 이토록 생을 포기하는 자, 즉 ‘생포자’가 많은가? 우리나라에서 자살률이 급격히 증가하게 된 배경은 금융위기다. 흔히 외환위기라고 불리는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