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창가에서> 두발규제, 융통성 있게 하자
기성세대라면 누구나 중·고교 시절을 회상할 때 ‘두발의 추억’에 젖게 된다. 한창 꿈 많고 혈기방장한 시기에 일률적으로 머리를 짧고 단정하게 정리하라고 단속하는 선생님이 얼마나 야속했는지…. 두발 자유화가 입시부담에 짓눌린 학생들에게 획일적 교육제도의 틀을 벗어나는 ‘상상력과 창의력의 코드’처럼 인식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하지만 나중에 대학이나 사회에서 머리를 맘껏 기르고 치장하면서 조금씩 깨닫기 시작한다. 그때 선생님과 부모님이 왜 그렇게 두발 규제에 신경쓰셨는지 말이다. 최근 상당수 학생들이 학교의 두발제한 규정을 ‘현대판 주홍글씨’로 규정해 “명백한 인권침해”라고 반발하고, 심지어 ‘일제 잔재’ 운운하며 “시대착오적 규정”이라고 공격한다고 한다. 새삼스러운 얘기는 아니다. 표현방식과 강도는 다소 달랐지만 우리 기성세대도 학창시절 비슷한 불평불만을 가졌던 기억이 생생하니까. 학생들에게 “너희들은 어려서 모른다”고 윽박지를 의도는 조금도 없다. 다만 교사나 학부모에 앞서 인생의 선배로서 나무보다 숲을, 부분보다 전체를 보자고 권하고 싶다. 사춘기 학생들이 모방심리에 따라 내면보다 외모에 치중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어른 중에도
- 두영택 서울 남성중 교사·전국중등교사회장
- 2005-05-25 1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