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여행]과거와 현대, 신성과 일상이 만나는 길, 서순라길
도시의 골목 답사는 흥미롭다. 길을 중심으로 이어지니 시선이 자연스럽게 흩어지지 않고 집중하게 된다. 그래서 평소 지나치던 자그마한 장면도 보이고 사소한 이야기에도 감동하게 된다. 무엇보다 길, 골목길이 열리고 닫히는 과정에서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지니 지루할 틈도 없다. 더구나 도시 답사라는 점에서 조금만 탐색을 하면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과 분위기 고즈넉한 카페도 들를 수 있으니 짧은 답사에서 여러 가지 재미를 맛볼 수 있다. 그런 골목이 역사 내력까지 품고 있다면 꼭 들러야 할 곳이 되니 서울 종로의 ‘서순라길’도 그중 하나다. 창덕궁서 종묘 서쪽 담장 따라 걷기 서순라길은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조선시대 순라군이 순라를 돌던 길 가운데 하나다.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종묘 담장의 서쪽을 끼고 가는 길이다. 보통 답사는 창덕궁 앞 권농동에서 시작해서 종묘 앞 봉익동에 이르는 600여 미터의 길을 살펴본 뒤 종로를 만나 서쪽으로 조금 걸어갔다가 단성사 앞, 묘동에서 창덕궁 돈화문 앞의 와룡동으로 이어지는 돈화문로를 따라 올라오는 둥그런 코스로 펼쳐진다. 때문에 시작하는 곳을 종묘 앞으로 잡아도 좋고 단성사 앞으로 잡아도 좋
- 박광일 여행작가․(주)여행이야기 대표
- 2021-12-06 09: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