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교단수기 은상] 40년 만에 눈물로 쓰는 사사별곡
가을에서 겨울로 계절을 재촉하는 비가 마치 여름비처럼 내린 뒤라 복잡한 퇴근길이었다. 이런 날이면 자신의 부피만큼이나 부담스러운 만원 버스, 지하철의 퇴근길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참으로 고욕이다. 서울의 출퇴근길은 하루같이 매일 겪는 일이지만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린 날의 지하철 안은 유난히 사람들이 더 붐비고 피로 지수는 수직 상승한다. 퇴근길은 월요일 출근길에 비하면 발걸음이 한결 가볍다. 지금으로부터 5년 전, 그날도 오늘처럼 지하철에서 내려 빗물에 젖은 계단을 오르고 집으로 가는 버스로 갈아타기 위해 바쁘게 승강장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었다. 그때 많은 사람이 오가는 횡단보도 가장자리에서 노란색의 비옷을 입은 한 노인이 젊은이와 입씨름을 하고 있었다. 늘 있는 일이라 평소와 같이 무심히 지나치려다 들리는 젊은이의 말이 지나치게 거칠어 이건 아니다 싶어 다가갔다. 노인을 보는 순간 그 노인의 손을 나도 모르게 덥석 잡았다. 그리고 그리움과 반가움에 소리쳐 외쳤다. 꿈에서도 그리던 선생님. 반가움과 함께 죄책감이 교차했다. "선생님, 이경택 선생님 맞지요? 선생님! 저에요. 저~~." 선생님은 젊을 때는 쓰지 않았던 안경을 썼지만, 전국노래자랑
- 배철호 단대부고 교감
- 2022-06-30 1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