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봉화중 김태훈 도덕교사
오후 3시 20분, 봉화중 3학년 1반 첫 도덕수업. 학생들과 처음 대면하는 설렘과 약간의 어색함사이에서 김태훈 교사의 수업은 ‘약속’으로 시작됐다. 김 교사는 수업의 전체개요와 평가계획을 설명하면서 올해는 1반 학생들의 ‘행복한 성적표’를 작성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 약속 앞에 학생들의 반응은 호기심 반 생소함 반이다. 김 교사의 이 다짐에는 교사와 학생이 동떨어진 관계에서 제3의 지식을 전하는 게 아니라 교사와 학생이 친밀하고 서로에게 관심을 갖는 관계를 형성하여 서로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지식을 전달하려는 숨은 뜻이 들어있다. ‘행복한 성적표’는 A4용지 2~3장으로 김태훈 교사의 빽빽한 글이 담겨있다. 학생 개인을 상대평가나 ‘수우미양가’로 구분하는 일반적인 성적표가 아니다. 한 학기 동안 수업에서 학생이 보여준 모든 것이 기록돼 있는 행복한 성적표를 받아본 학생과 학부모는 개별적이고 상세한 김 교사의 서술평가에 감탄하기 마련이다. 입학사정관제 도입으로 학생들의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수십 장의 대입추천서를 쓰는 교육 현실에서 김 교사는 “시험에 나올 것을 가르치게 되면 무엇을 가르칠지 고민하지 않게 되지요. 단지, 교과서에 나온 내용을 잘 전달해서 학
- 백민호 객원기자
- 2012-04-01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