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지사지로 소통하기 지난 연말 한 초등학생이 담임교사와 생활지도 상담을 한 후 스스로 세상을 등진 일이 있었다. 그 학생은 친구들과 선생님을 욕하는 그림을 그렸다는 사유로 담임교사의 지도를 받게 되었다고 한다. 어린 학생이 그러한 선택을 하기까지 우리 어른들의 책임이 작지 않음은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때문에 그 사건이 떠오를 때마다 필자의 가슴 한구석이 아려온다. 또 한 가지 이야기는 얼마 전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던 중에 봤던 풍경이다. 20대 청년과 80대 노인이 서로 언성을 높여가며 자신의 생각을 고집하고 있었다. 20대 청년은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어르신들의 시선에 대해 당당하게 자기주장을 펴고 있었고, 어르신은 세상 말세를 언급하며 당신 주장만 이야기하셨다. 그 결과 언성은 점점 높아지고 서로 간의 감정만 더 격해졌다. 다행히 주변 승객들의 만류로 더 큰 일은 생기지 않았지만 안타깝고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그들을 지켜봤던 기억이 있다. 이 두 가지 상황을 마주하면서 이 사회의 ‘소통’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교육 현장에서 ‘인성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은 항상 언급되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인성의 출발점이 될 수 있는 상호간 마음을 이해
얼마 전 우연한 기회에 ‘드래곤 길들이기’라는 애니메이션을 보게 되었다. 아직 어린 자녀가 셋이나 되는 필자지만 사실 아이들과 함께 애니메이션을 즐기지는 못한다. 필자의 감성에 별로 맞지 않는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고나 할까. 그런데 이 영화는 좀 다른 느낌으로 전해져 왔다. 애니메이션의 주 배경이 되는 곳은 용맹한 바이킹과 사나운 드래곤들의 싸움이 끊이지 않는 버크섬이다. 주인공은 바이킹 족장의 아들인 ‘히컵’이라는 소년인데 족장의 아들이지만 용감하다거나 사냥의 명수라던가 하는 기대와는 전혀 맞지 않는 허약한 사고뭉치이다. 부족의 아이들은 모두 드래곤을 물리치기 위해 사냥훈련을 받게 되는데 이 모든 과정에서 히컵은 아버지의 신뢰도, 동네 어른들의 신뢰도 받지 못한다. 어느 날 히컵은 부상당해 홀로 머물고 있는 ‘투슬리스’라는 드래곤을 만나게 되고, 그때까지 사람들이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드래곤과의 친구관계를 형성해간다. ‘드래곤을 죽여야만 사람이 살 수 있다’며 전통적인 사냥훈련을 받던 히컵은 투슬리스와 친구관계를 만들어가는 경험과, 또 새롭게 알게 된 드래곤들과의 관계 속에서 그간 부족의 어른들로부터 받아왔던 교육방법이 전부가 아니었음을 인식한다. 그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