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나눔 축제에서 인문부스를 맡아 운영하느라 몹시 바빴다. 잠깐 물 한 모금 마시면서 휴대폰을 꺼냈다. 문자, 전화, 카톡까지 30여 건이 올라와 있었다. 그 중 한국교육신문이라는 문자가 눈에 들어왔다. ‘설마’하며 얼른 통화버튼을 눌렀다. "선생님, 대상이십니다." "정말요? 정말요? 정말요?" 볼을 꼬집어보았다. 아팠다. 전화를 끊고 행사장 안을 둘러봤다. ‘잘한다, 자란다’라는 슬로건이 눈에 들어왔다. 누구나 이런 말을 듣고 싶다. 인정받고 성장하고 싶은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다. 그러나 학교현장에서 우리는 옆에 아이와 비교해서 ‘잘한다 자란다’라고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타인과의 비교 속에서 상처 받는 아이들이 있다. 그 상처가 깊어지면 고슴도치처럼 가시를 세운다. 민혁이처럼 말이다. 그 상처까지도 안아야 하는 것이 교사이지 않을까. 이 상은 "맞아, 스승이라면 그래야 해"라고 내 생각에 공감해서 주는 상이라고 생각한다. 가슴이 따뜻한 교사들이 각종 매뉴얼에 묻히지 않길 바라면서 힘찬 2018년을 시작해 본다.
스승의 날 전날, 긴 문자 메시지 하나가 왔다. 작년에 맡았던 학생의 어머님이 보내 문자였다. 잘 지내시죠? 선생님.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으면서도 맘뿐이라 죄송해요. 제가 힘들 때 선생님의 말씀은 큰 힘과 위로가 됐어요. 민혁이 때문에 아파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 그저 민혁이는 평범한 아이라고 말해주는 선생님 말씀이 저에게는 큰 힘이 됐어요. 작년 일 년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떠올랐다. 하교 후 5학년 남학생들끼리 놀다가 문제가 발생했다. 민혁이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준수의 목을 졸랐고 준수의 목에 상처가 났다. 준수 엄마는 상처를 휴대폰 카메라로 찍어 전송하고 전화를 했다. 퍼렇게 멍이 든 상처가 커보였다. “가만 두지 않겠어요.” 민혁이에게 하는 말인지, 나에게 하는 말인지 준수 엄마가 고함을 질렀다. 밤 11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그렇게 전화를 끊고 나는 관리자에게 상황을 보고한 후 학교 폭력관련 책자를 꺼내 다시 한 번 매뉴얼을 숙지했다.다음 날 학부모 대표인 준수 엄마는 운영위원들과 학교에 왔다. 학생 관리 소홀을 따져 물으며 그 동안 당신의 아들이 민혁이에게 당했던 일들을 전부 토해냈다. “학교폭력으로 신고가 되면, 저희는 원칙대로 진행합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