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숟가락을 마이크처럼 들고 중얼거리면서 방송기자 흉내를 내곤하던 딸이 입학사정관전형으로 대학에 가서 언론인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3학년이 되고 본격적으로 서류를 준비해야 하는 메인이벤트의 종이 울렸다. “학생부는 바꿀 수 없는 내 딸의 역사교과서니 그렇다 치고, 자기소개서나 학업계획서, 포트폴리오는 그동안 꾸준히 자신이 준비해왔으니, 이제는 진인사대천명”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불현듯 뇌리를 스치는 생각 한 줄기. “교사추천서는 제3자가 내 딸을 본 시각에서 쓰는 글 아닌가? 자신의 자유의지가 아닌.” 머릿속에서 천둥소리가 났다. 어느 선생님이 어떻게 써주셔야 좋은 것일까? ‘어떻게’는 어쩔 수 없더라도, ‘어느’ 선생님께 부탁드려야 할지는 선택할 수 있는 것. 딸과 함께 선생님 한 분씩 짚어보던 시절을 되돌아본다. 첫째, 교장선생님 혹은 교감선생님.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는 리처드 바크의 소설에 나온 구절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제일 높은 선생님이 평가해주시면 좋지 않을까? 하지만 교사추천서는 학생을 가까이서 오랫동안 관찰한 교사의 기록이다. 교장선생님은 추천의지는 충만하지만, 제일 잘 알 수는 없지 않은가. ‘높이 날면 멀리 보인다. 그러나
"개구리는 냄비속 뜨거운 물에 넣으면 바로 펄쩍 뛰어나옵니다. 하지만 미지근한 물에 넣고 서서히 끓이면 자신이 삶아지고 있는 줄도 모르고 죽어갑니다. 살려면 누군가가 건져주거나 스스로 깨닫고 뛰쳐나와야 합니다.“ 매킨지 글로벌 소장이 우리 경제를 '끓는 물 속의 삶아지고 있는 개구리'에 비유한 말이다. IMF나 태안기름유출, 북핵위기 같은 BIG ISSUE에는 감탄하리만큼 빨리, 바로 해결하는 한국인들이지만 미국-유럽 선진국 시장에 종속되어 있는 제조 수출중심 한국경제 체질을 수출선 다변화와 서비스업 확대로 풀어나가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이 말을 듣고 최근 한 언론의 성급한 보도 때문에 비롯된 '입학사정관 폐지'논란이 떠올랐다. "우리 의식 속에 깊이 뿌리박혀 있는 대학입학과 향후 삶의 질이 비례한다는 그간의 경험이 우리 아이들을 끓는 물속의 개구리로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거울을 쳐다 보면 교과서와 참고서가 공부의 전부이던 시대. 암기주입식 사지선다형 교육을 통해 성공의 사다리를 타기 위해 헌법을 지키듯, 외우고, 베끼고, 커닝을 해서라도 따라가야 했으며, 그렇지 않으면 친구라는 영화에서 보듯이,' 네 아버지는 너 학교 보내고 가족 먹여살리려고 고생하
얼마 전 한 언론의 성급한 보도 때문에 ‘입학사정관 폐지’가 거론됐다. 그러나 입학사정관제가 정말로 잘못된 제도일까. 입학사정관제에 대해 제기되는 문제들을 과연 그런지 하나씩 생각해보자. 첫째, 정말로 사교육을 유발하나? 지난 달 8일 건국대는 입학사정관전형 합격생의 96.4%가 사교육 경험이 없었지만 정시모집 전형 합격생들은 89.8%가 사교육 경험이 있다고 발표했다.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누가 무엇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일까. 참고로, 영어수학 등 수능내신관련 사교육시장의 규모는 교육부, 통계청 조사로는 연간 19조 원, 실제로는 33조 원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자기소개서 대필해도 합격 못 해 둘째, 자기소개서 대필은 어떨까. 사례가 보도된 적도 있다. 자신이 써서 제출하는 방식이니 대필의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함정이 있다. 그래봤자 합격이 어렵다는 것이다. 입학사정관제는 자기소개서로만 학생을 뽑지 않는다. 1차 서류합격 후 집중적인 자기소개서에 대한 압박 확인면접을 한다. 활동과 독서이력, 그리고 동기와 과정에서 느낀 이야기들을 교수와 입학사정관들이 검토해 자기소개서와 내용이 다르면 걸러진다. 표절검색시스템도 날로 강화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