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나 학교 주변을 다닐때면 차비가 없다며, 혹은 다른 위급한 일로 돈을 빌리려 하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멀쩡한 겉모습과 긴박한 상황 설명에, 좋은 일 하는 셈 치고 선뜻 돈을 꺼내게 되는데... 그런 사람들 중 상당수가 거짓으로 그런 행위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되곤 엄청난 충격을 받았었다. 어려운 사람을 보면 돕고 싶어지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고, 그런 사람을 돕고 나면 마음이 뿌듯해 지는 것도 당연지사다. 그런데, 그런 사람의 마음을 이용한 파렴치한 사기 행각이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실제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다들 그런 일을 한 두 번은 겪어 봤다고 한다. 그 중 한 이야기를 예로 들어보자면, 내 친구 정모군은 집에 돌아오는 중,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자신을 OO대 학생으로 소개하면서, 지갑을 잃어버렸으니 차비를 빌려달라고 접근했다고 한다. 그 때 친구는 가진 돈이 없어서 솔직히 돈이 없다고 얘기를 했는데, 그 대학생이 그럼 집이 어디냐고 물어 이 근처라고 대답하자, 집까지 따라갈 테니 돈을 빌려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정모군은 집에 가서 돈을 꺼내 대학생의 손에 들려 주었다. 늦은 시간
지난 추석, 가족들과 함께 한 지리산 나들이에서 매우 신기한 다람쥐 한 마리가 눈에 띄었다. 단풍이 들기 시작할 무렵이라 울긋불긋해진 나무들 사이로, 쪼르르 달려가던 무언가. 혹시나 하고 자세히 들여다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그것은 다람쥐였다. 보통의 밤색이 아닌 붉은 빛이 감도는 다람쥐. 사람을 두려워하는 것 같지는 않았는데, 조카 녀석들의 장난에 그만 저만치 달아나 버렸다. 그렇게 다람쥐와의 아쉬운 만남을 뒤로한 채, 산을 내려오면서 재밌는 얘기를 들었다. 예전에 산장에 놀러갔을 때, 산장 주변의 다람쥐에게 초코파이를 줬더니 아주 잘 먹더란 것이었다. 그냥 잘 먹는 것 정도가 아니라, 도토리보다 초코파이를 더 잘 먹는다고 한다. 사람의 기준에서야 떨떠름한 도토리보다야 초코파이가 훨씬 맛있을 것 같지만, 다람쥐도 사람의 손을 타 입맛이 그렇게 변해버렸다니. 그건 좀 아니라는 생각과 함께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산을 내려오면서 본 현수막에는 ‘다람쥐를 위해 도토리를 주워가지 마세요.’ 라는 글이 쓰여 있었고, 우리 학교만 해도 상수리나무 근처에 도토리를 주워가지 말라는 경고 팻말이 꽂혀있다. 비단 다람쥐뿐 아니라 많은 야생 동물의 생존을, 우리들 인간은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