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핵심 업무는 수업이다. 이를 위해 교사를 엄격하게 선발함은 물론 재직 중에도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전문적 지식 및 기술을 습득한다. 또한 수업을 통해 학습자의 성장에 기여하는 책무성을 다하고 사회적 책임을 완수한다. 이러한 공공의 업무를 통해 교권을 확립해 나가기 때문에 전문직으로 평가받는다. 그런데 교사 전문성의 핵심인 수업이 흔들리고 있다. 이에 교사의 사회·윤리적 지위 역시 경시되고, 더 나아가 공교육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교사의 전문성은 교실 수업을 통해서 구현되지만, 불행하게도 교사의 하루는 온전히 수업에 몰입하기 힘든 환경의 연속이다. 과중한 행정업무가 부담스럽다. 물론 교사로서 필수 업무는 감당해야 하지만, 경감이 가능한 업무는 과감히 떨어내는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 수업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과정이 아니다.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학생 수준에 맞게 설계해야 하며, 이 과정은 수업의 질을 담보하는 중요한 단계이자 전문적이고 헌신적인 노력이 필수다. 그러나 과중한 행정 업무는 교육과정 재구성 시간을 갉아먹고 결국 수업을 어렵게 한다. 최근 교육이 상급학교 진학을 위해 수단시 되는 것 역시 교실 수업을 어렵게 한다. 학생, 학부
최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기자간담회에서 만 16세 이상 청소년들에게 교육감 선거 투표권을 부여하자고 제안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교육감은 교육수요자인 학생들에게도 교육주권을 주자는 입장에서 현행 고1에 해당되는 학생을 포함한 청소년에게까지 선거권 확대를 주장했다. 그리고 ‘공직선거법’이 아닌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2018년부터 적용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는 실현가능성이 전혀 없고 위헌적 소지가 다분한 발상이며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도 무시한 처사다. 교육주권에만 경도(傾度)된 나머지 피교육자이자 미성숙한 학생들의 정치참여에 따른 수많은 폐해를 고려치 않은 정치·이념적 주장에 불과하다. 교육행정과 정책은 숲과 나무를 같이 봐야 하고 거시적 미시적 시각을 함께 가져야 하는데, 등잔 밑에서 나무만 바라본 근시안적 허황된 주장일 뿐이다. 만약 그 주장대로 16세 이상 청소년들에게도 선거권을 부여한다면 현재 가뜩이나 이념 대결, 선거 비리, 편 가르기 등 수많은 폐해가 노출돼 폐지 논란의 중심에 있는 교육감 직선제가 설상가상 더 깊은 수렁에 빠질 우려가 있다. 교육감 후보들이 교육과 학교 현실 등에 대한 통찰과 숙고는 외면한 채 표(票)에만 눈이
지난 11일 대전 EXPO 과학공원에서 ‘연구하는 교사, 살아나는 교육, 변화하는 학교’를 주제로 제46회 전국교육자료전 개관식이 열렸다. 전국 520명의 유초중고 교원들이 출품한 224점의 교육자료마다 교육에 대한 사랑, 신념, 열정이 가득하다. 이번 자료전은 전년보다 출품작이 늘고 교사 참여 규모도 커졌다. 새로운 교육환경에 대응해 디지털 기기, 스마트 폰, 나아가 3D 프린터를 활용한 자료도 크게 늘었다. 하지만 중‧고교 교사들의 참여가 부족하고 인문‧사회 교과 자료들이 적었다는 점에서 숙제를 남겼다. 어릴수록 교육자료의 효과가 높고 과학‧수학 등이 시청각적 경험을 중시하는 특성에 기인한다. 그렇지만 중‧고생들에게도 심도 있는 지적 욕구를 자극하는 교육자료가 필요하고, 이성적 추론을 중시하는 교과에서도 걸맞은 자료가 개발돼야 한다는 점에서 분발이 필요하다. 교육자료는 교육환경 뿐만 아니라 학생 특성에 맞게 개발돼야 한다. 저출산 시대, 맞벌이 시대에는 아이들이 홀로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이 혼자 학습할 수 있는 자료가 새롭게 요구되고, 친구들과 있을 때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협동학습의 교육자료가 새로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학생생활규정 제‧개정 작업을 하고 있다. 거의 완성단계라는데 학교 현장의 폭넓은 의견을 들었는지 의문이다. 그 작업에 참여한 학생인권위원회는 20여명으로 구성됐는데 대다수가 진보성향 시민단체, 법조인 등으로 알려졌다. 현장성보다는 편향성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은 대목이다. 진보성향이라는 것보다는 그들이 학교현실을 정확히 알고 있는가가 관건이다. 예전에 학생인권토론회에서 모 대학 교수가 ‘여학생들이 치마가 짧은 것이 무슨 문제가 되느냐’는 이야기를 했다. 왜 학교 생활지도가 필요한지 근본적인 이유를 모르기 때문에 하는 이야기다. 몇 년 간만 교실을 떠난 교장, 교감들도 학교현실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듣는 상황에서 과연 학생인권원위원회 구성원들이 제대로 현실을 파악하고 개정작업을 했는지 의심스럽다. 더 큰 문제는 대책을 세웠느냐는 것이다. 가뜩이나 학생인권조례로 학생지도가 어려워졌는데 또 학생생활규정이 적용되면 더 어려워질 게 뻔하다. 과거 학생생활규정 개정은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의 의견을 반영해 개정하라고 했었다. 그 과정에 학생들의 핸드폰 소지에 대한 규정을 학교마다 마련했다. 대책 없이 개정을 지시한 교육청을 원망하면서 개정작업
지난달 15일 대입 수시모집 원서 마감 이후 고3 교실이 혼란에 빠져있다. 이달 중순부터 중간고사를 치르지만 2학기 내신이 수시에 반영되지 않아 불과 몇 달전까지도 치열하게 다투던 내신이 미운오리 새끼로 전락했다. 교과서는 이미 EBS 교재에 밀려 자취를 감춘 지 오래고 수시에 필요한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서울권 일부 대학에 국한되다 보니 수능을 포기한 학생들이 수두룩하고 이로 인해 수업 파행이 심각한 상황이다. 수시 전형 방법과 일정이 천차만별이다보니 이달부터 시작된 대학별 논술고사, 적성고사, 면접 등으로 인하여 수능이 가까워 올수록 차분해야할 교실 분위기는 오히려 더 어수선한 상황이다. 일부 대학이 수시 대학별고사를 주중에 치르다보니 학급 내 빈자리가 속출하며 출결 관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달 중순을 넘어 수시 합격자 발표까지 나오면 교실 분위기는 더 큰 미궁속에 빠져든다. 수시 합격생, 수시 불합격생, 정시 수능 준비생 등으로 나눠지며 학생들 간에도 미묘한 감정 변화가 뒤섞여 교사들은 합격자의 환호를 추스리고 불합격으로 상심한 학생들을 다독이며 막바지 수능 준비로 예민한 학생들까지 챙겨야 하는 등 애환이 크다. 수능이 끝나면 학사운영은 더 어려워
2018년부터 적용될 ‘2015 개정 교육과정’이 확정·발표됐다. 이번 교육과정은 학생들에게 중점적으로 길러주고자 하는 핵심역량을 설정하고, 문·이과 공통 과목을 신설했다. 인문·사회·과학 기술에 대한 기초 소양 교육을 강화하고 교실 수업을 학생 활동 중심으로 전환한 점이 큰 특징이다. 교육부는 소통하는 교육과정 개발을 위해 현장 교원 참여를 확대하고 지속적인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다. 미래 사회를 대비한 교육과정 연구와 초·중등 연계는 물론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 계획까지 담고 있어 기대가 크다. 새 교육과정에서 추구하는 인간상은 ‘창의융합형 인재’다. 이 방향에 맞춰 ‘통합사회’와 ‘통합과학’ 과목이 신설된다. 이는 지식정보 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을 갖추기 위해 필요하다. 문제는 학교 현장에 정착하기 위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교과 통합만 하고 지도하는 교사는 그대로 둔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통합교과를 지도할 수 있는 교사 배출 시스템을 만들고, 현직 교사에 대해서는 연수 프로그램이 가동돼야 한다. 초등·중학교에 실시하는 소프트웨어 교육은 놀이 중심과 재미와 흥미 중심 지도를 한다지만 과도한 학습 부담이 되거나 사교육 시장으로 번질 우려가 있다. 기초 소양
최근 교육부가 택지개발지구 등의 공립유치원 설립비율을 신설 초등교 정원의 1/4 이상에서 1/8 이상으로 감축하는 내용의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한마디로 단설유치원을 억제하고 병설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교총과 유아교육계가 반발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13년 2월 22일, 교육부가 단설 확대를 약속한 ‘유아교육발전 5개년 계획’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다. 또한 공립 단설유치원에 대한 학부모의 높은 선호를 외면하는 동시에 유아교육 의무 공교육화 추세에도 역행하는 처사다. 정책의 일관성, 통일성, 안정성 등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는 것이다. 공립 단설유치원은 초등교 병설유치원과는 달리 시설·설비도 유아에 맞게 구비돼 있을 뿐 아니라 적정 규모로 혼합반 구성 비율이 낮다. 따라서 누리과정을 적정하게 운영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는 등 교육의 질이 높아 학부모 만족도가 높고 정원충족률이나 경쟁률을 볼 때도 선호도가 매우 높다. 그럼에도 현재 전국의 단설유치원 설립비율은 공립유치원 4673개원 중 5.8%(271개원)에 불과하며 전체 유치원 8926개원 중 3.0%에 불과한 실정이다. 유치원은 엄연한 학교다. 유아교육 의무 공교육화를 위
올 국정감사에서 전국 학교의 열악한 시설환경이 도마 위에 올랐다. 그 실상이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서 낯부끄럽기 짝이 없다. 21세기 세계화 시대에 아직도 교실에는 울퉁불퉁 패이고 모서리가 떨어져나간 ‘곰보 책상’, 불안전하게 삐걱거리는 ‘흔들 의자’가 학생들의 학습을 방해하고 있다. 내구연한이 지나 8년 이상된 책걸상이 전체의 42.5%, 고장 난 책걸상이 28%로 집계됐다. 학교 화장실도 후진적이다. 아직도 화장실 변기 중 38%가 재래식 변기여서 양변기 앞에 길게 줄을 서거나 집에 가 일을 볼 정도다. 불편하고 불쾌한 학교를 감내하는 상황이다. 학교가 학생 안전도 위협하고 있다. 전국 유・초・중・고 건물 70.7%에서 석면이 검출된 것이다. 화재에 무방비인 샌드위치 패널 건물을 보유한 학교도 43%나 됐다. 학교 건물 70%가 내진 미설계 상태고 스프링클러와 소화전 등 소화 장치 설치율이 16%에 불과했다. 이쯤되면 학교는 총체적인 부실 공간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개선이 안 된다. 무상교육복지 예산에 밀려서다. 무상 급식・누리과정 등이 정작 교육복지, 교실복지에 사각지대를 만들고 학생의 안전과 건강을
현 정부 들어서 유아교육계에 회자되는 가장 큰 주제어는 단연 ‘유보통합’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인수위 시절 언급한 후 급물살을 탄 유보통합은 2013년 5월 22일 국무총리실 유보통합추진위원회가 출범하면서 본격 추진되는 듯했다. 그러나 당시 유보전문가와 관련단체들은 이원화된 정부 관장 부처를 그대로 둔 채 약 80%를 민간에 의존하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우선 통합하는 것에 대해 수요자 입장만 고려한 일방적 추진이라고 우려했다. 이런 와중에 지난해 2월 14일 국무총리 소속 ‘영유아 교육‧보육 통합 추진단’이 출범했다. 추진단은 2014년부터 3년에 걸쳐 관리부처와 유아교육‧보육 재정 통합 등을 추진함으로써 유보통합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유보통합이란 구체적으로 유아교육과 보육의 관장 정부부처 및 지방행정기관 통합, 기관 통합, 대상 연령의 통합, 교육과정의 통합, 교사 자격 및 양성과정 통합, 재정의 통합, 관련 법령의 통합 등을 뜻한다. 그동안 3〜5세 누리과정통합, 누리과정 지원 재원 및 결제카드 통합, 중앙 단위 지원체제 통합, 정보공시제 통합 등이 실효를 거뒀다. 또한 유치원과 어린이집 평가지표 통합, 시설기
지방교육재정이 위태롭다. 가장 큰 원인은 경기침체에 따른 세수부족이지만, 교육복지인 무상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그 증가 속도가 매년 빠르게 상승하는 것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결산기준 주요 지방교육재정 정보에 따르면 무상급식(+5.8%), 누리과정(+24.9%), 초등돌봄교실(+59.5%) 등 무상교육복지비는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반면 이로 인해 학생교육활동비에 해당하는 교육과정운영지원(18.2%↓), 방과후학교(26.8%↓), 외국어교육(16.7%↓), 특성화고교육(17.7%↓), 환경개선시설(16.1%↓) 등 예산은 크게 줄었다. 교육의 본말이 전도되는 형국이다. 무상교육비 증가로 인해 정상적인 교육활동은 물론 위험한 학교시설을 수리할 수도, 여름과 겨울에 제대로 된 냉난방도 할 수 없는 처지다. 학교운영에 소요되는 예산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학교운영비다. 학교운영비는 경직성 경비인 인건비, 시설비를 포함해 학교교육활동을 위해 사용되는 필요 경비다. 지방교육재정이 축소되면 시·도교육청에서 학교로 배분되는 학교운영비도 크게 줄 수밖에 없다. 학교운영비 축소는 학교교육비 감소로 이어지면서 학생들의 각종 교육활동이 크게 축소되거나 위축
조희연 서울교육감의 공직선거법위반 항소심 결과가 벌금 250만원에 해당되지만 선고유예를 내림으로써 향후 2년간 자격정지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되거나, 자격정지 이상의 형에 처한 전과가 발견되지 않는 한 교육감 직을 유지하게 됐다. 선고유예 판결이 내려지자 조 교육감 지지자들은 일제히 환호와 박수로 환영했다고 한다. 1심에서 사법정의가 죽었다고 소란을 피웠던 그들의 행동에서 유죄라도 좋으니 교육감 직만 유지하면 그만이라는 속내를 읽어 낼 수 있다. 선고유예 판결을 무죄판결로 착각한 모양새다. 주목해야 할 사실은 2심 판결로 인해 교육감 직이 유지되더라도 '벌금 250만원 유죄'라는 꼬리표는 지속적으로 따라 다닐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교육자의 도덕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현실에서 ‘유죄 꼬리표’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학부모들 역시 죄 지은 교육감에게는 자녀교육을 마음 놓고 맡길 수 없다는 불안감이 고조되는 것이 현실이다. 선고유예가 내면적으로는 심각한 결함을 안고 있는 것이다. 진정 자숙이 필요하고 향후 속죄하는 자세로 지금까지와는 180도 다른 자세가 필요한 이유다. 또 이번 판결을 빌미로 현행 교육감 선거제도의 문제점을 수면 아래로 내리려는 움직임 역
지난 3일 교육부가 초등생 만족도조사를 사실상 폐지하는 ‘교원평가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중․고교 학생들의 만족도조사 역시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학교에서는 학생 한두 명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반 친구들을 선동해 일부러 최하점을 몰아주는 일이 빈번하다. 학생들이 이것을 무기로 교사들에게 간식거리를 사달라거나 자유시간 등을 경우도 종종 일어난다고 한다. 학부모 만족도조사는 신뢰성에 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각 급 학교에서 학부모 만족도조사 참여율은 실제로 상당히 낮다. 학부모가 평가대상 교사 모두를 파악하기 어렵고, 교사들에 대한 정보도 자신의 자녀들을 통해 들은 이야기가 대부분이라 왜곡된 정보가 다수 포함될 수 있다. 평가 방법에도 문제가 있다. 직장 생활을 하는 학부모는 컴퓨터를 활용한 평가가 어렵지 않지만 몇몇 학부모는 평가에 참여하고 싶어도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아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또한 평가 문항수를 많이 줄였다고 하지만 중등의 경우, 교과마다 교사가 다르기 때문에 처음 몇 명은 깊이 생각하고 평가하지만 나머지 교사들은 대충 클릭하고 넘어가 버리는 경우가 많다. 교사 간 상호평가의 경우도 선심성 평가로 평가 결과
학생들의 여교사 몰카, 부탄테러 사건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우리 교실이 교권을 농락하고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행위에 물들고 있다. 한편으로는 생활고와 학업 때문에 자살 하는 학생들이 우리를 고뇌에 빠지게 한다. 최근 발표된 자료를 보면 한국, 중국, 미국, 일본 고교생 중 우리 청소년의 국가 만족도가 가장 낮았고 ‘사회가 공정한가’라는 물음에서도 우리 학생들이 가장 부정적이었다. 뿐만 아니라 92%의 우리 학생이 ‘돈만 있으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을 보였고, ‘미래가 불안하다’는데 78%가 응답했다. 실로 그동안 우리 교육이 무엇을 해 왔는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자살까지 감행하는 학생이 다시 늘고 있다. 올 8월까지 통계를 보면 61명의 학생이 극단적인 선택으로 목숨을 끊었다. 가정불화 17명, 성적비관 14명, 염세비관 8명 그리고 기타 이성문제 순이다. 그럼 무엇이 이토록 학생들을 부정적이고 불행하게 만든 걸까. 9시 등교, 무상급식, 인권조례, 혁신교육 등 소위 학생중심 교육은 확대됐는데 아이들의 일탈적 행위는 오히려 느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것은 우리 사회가 윤리적 건전성에 기반하지 않고 속물적 쾌락성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부산대 교수가 대학총장 직선제 폐지에 반대하며 투신해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 여파로 전국 9개 국립대에서도 직선제 유지 투쟁이 계속되고 사립대도 가세할 기세다. 국립대 총장 선출 방식을 둘러싼 해묵은 갈등이 재연되고 있는 것이다. 전국 대학들은 민주화 바람을 계기로 총장 선출방식을 직선제로 전환했다. 과거의 임명제 또는 간선제 하의 관료주의, 낙하산 인사를 추방하고 교육 민주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대학총장 직선제는 선심공약 남발, 파벌 조성, 금품수수, 파벌 조성, 편 가르기 등 부작용이 속출했다. 이로 인해 대학이 정치판화 됐다는 비판도 받아 왔다. 이 같은 폐해 근절을 구실로 교육부는 2010년부터 ‘국립대 선진화 방안’을 통해 전국 국립대의 총장 직선제 폐지를 종용해 왔다. 각종 재정 지원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엄포에 대부분 대학들이 직선제 폐지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이는 헌법가치인 ‘대학의 자율성’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교육공무원법’에도 어긋난다. 교육공무원법은 대학총장 후보 선출 방식을 ‘추천위원회 방식’ 또는 ‘해당 대학 교수들이 합의한 방식’ 가운데 선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각 선출 방식대로 장단점이 있는
지난 공무원연금 협의과정에서 교총의 강력한 요구로 인사혁신처에 ‘교원 및 공무원의 인사정책 개선방안 협의기구’가 설치됐다. 오랜 기간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교직수당 등 교원의 처우개선에 대해 교총은 교육부와의 교섭을 통해 꾸준히 요구해왔으나 인사혁신처나 기재부의 반대로 이행되지 못했다. 그런만큼 이번 협의기구에 거는 기대는 크다.지난 공무원 연금 협상 결과 교원들은 또다시연금 희생을 기꺼이 감내했다. 그에상응해 그간 상대적으로소외됐던 교원의 보수·수당 인상 등 실질적인 교원 처우 개선이 이번에야말로 실현될 것으로 기대되기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7월 초 1차 회의 이후 논의가 속도를 내지 못하다 이달 27일에야 2차 회의를 열 수 있었다. 다소 지지부진한 느낌이다. 담임수당, 교감 직급수당 인상 등 가시적인 사기진작책을 하루 빨리 도출하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정치권의 분발도 요구되는 시점이다. 현재 학교 현장은 교원을 개혁 대상으로 삼는 교육정책과 연금 개혁 등으로 인해 사기가 땅에 떨어지다 못해 아주 피폐해졌다. 학부모의 교육소비자 주권이 강해지고, 학생들의 무분별한 인권 내세우기로 교사가 교육 전문성을 발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교원들의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