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계속되는 사립학교 열풍으로 독일의 학교 지형이 바뀌고 있다. 1992년 이래 사립학교가 50% 증가했고, 계속 늘어나고 있다. 2007년~2008년엔 사립학교 수가 5000개로 증가했다. 이는 평균으로 따지면 매주 2, 3개의 사립학교가 신설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이러한 속도도 사립학교에 대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현재 독일엔 열 세 명 중 한 명이 사립학교에 다닌다. 함부르크 교육학과 페터 슈트룩 교수는 “공립학교 입학희망자 수는 줄어드는 반면 사립학교에 들어가려는 대기자 명단이 길다. 사립학교 입학희망자의 수는 정원의 5배나 된다”고 말했다. 사립학교를 설립하고 있는 주체들은 예전처럼 권위주의에 반대하며 거창한 대안교육을 꿈꾸는 교육철학자가 아니다. 이들은 그냥 대부분 평범한 학부형이다. 자녀 때문에 학교 설립에 팔을 걷어붙이는 것이다. 수많은 학부형들이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렸다. 실례로 2007년 독일의 중소도시 브레멘에서는 공식인가를 받지 않은 사립초등학교가 14년 동안 운영되었던 것이 밝혀져 독일사회에 충격을 안겨줬다. 공교육을 믿지 못해 학부모들이 자발적으로 세운 비인가 학교였다. 이 학교를 졸업한 아이들은 문
베를린을 비롯한 독일의 몇몇 주에선 이미 12년 전부터 1학년에서 3학년의 학생을 한 학급에 섞어 수업을 하는 이른바 ‘학년통합수업’이 실험적으로 실행되는 초등학교가 늘어가고 있다. 현재 베를린의 363개 초등학교 중에서 저학년 학년통합학급을 운영하는 곳은 모두 250개 학교다. 베를린 교육 당국은 내년까지 모든 베를린 초등학교 저학년에 학년통합수업을 실시토록 할 계획이다. 그러나 2004년부터 실시되고 있는 이 초등학교 교육개혁은 많은 논란을 불러왔다. 이 수업 방법을 열렬히 지지하는 이들이 많지만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특히 베를린에서 학년통합수업을 받은 학생들 중 낙제생이 늘어나자, 학년통합수업 반대세력들이 힘을 얻고 있다. 이들은 교육방식이 복잡해 교사와 학생들이 오히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한다. 입학생들의 수준차를 고려한 학년통합수업 학년통합수업은 원래 학력 수준이 천차만별인 초등학교 입학생들이 각자 수준에 따라 학습하도록 하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바이에른 주의 교육부 장관 루트비히 슈테빌레(기사당)는 “여러 연령대의 어린이들이 함께 공부하면 아이들은 가르치는 입장과 배우는 입장을 두루 경험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형태의 학급은 인성
장벽이 무너진 지 20년을 맞는 베를린에는 이를 기념해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 그중 동독 어린이의 일상을 체험하고, 그 사회가 어땠는지를 이해하는 어린이 동독 체험 전시회가 눈길을 끈다. ‘동독이 어땠었는지 말해 봐’라는 제목의 이 전시회는 동독의 어린이와 청소년의 시각에서 당시 동독사회의 일상을 보여주는 동시에 오늘날의 시각에서도 해석하고 설명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전시회가 열리는 장소도 동독 역사의 한 부분이다. 동베를린에 위치한 동독시절 소년단이 교육받던 시설인 옛 ‘소년단 궁전’으로 쓰이던 건물이다. 동독의 일상과 역사 전반에 대해 만 7세 이상의 어린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멀티미디어 방식으로 전시하고 있다. 우선 이곳을 방문한 어린이들은 당시 소년단의 제복을 입어 볼 수 있다. 이곳을 방문한 몇몇 여학생들은 하얀색 블라우스에 빨강, 파랑 스카프를 매고는 당시 동독 어린이들이 했던 경례를 설명하는 전시회 안내인이 하는 대로 따라해 보면서 신이 났다. 이 전시회를 기획한 베를린 어린이 청소년 가족 센터의 소장 루츠 만코프는 “동독 역사는 아이들에게는 프랑스혁명이나 구석기시대나 마찬가지로 자신과 상관없는 아주 먼 이야기다. 이를 계기로 아이들
독일은 몇 년 전부터 심한 교사 부족 현상에 고심하고 있다. 일선 교사들이 정년까지 근무하지 못하고 속속 조기 퇴직을 신청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현재 교사 부족 현상이 가장 심각한 바덴뷔르템베르크 주는 훨씬 더 많은 보수를 주겠다며, 동독 지역이나 베를린 같은 상대적으로 낮은 보수를 받고 있는 지역에서 근무하는 교사들을 유혹하고 있다. 지방마다 교육정책이 독립된 독일에서는 각 주 마다 교사의 월급도 통일되지 않고 다르다. 이런 가운데 독일 교육부 장관 아네테 샤반은 교사부족현상을 타개할 대안을 내놓았다. 대기업에 근무하는 사원을 외부강사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곳곳에서 ‘안 될 말’이라고 비판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보수당인 기민련 소속의 샤반 장관은 최근 일간 지에서 “모든 기업에게 유능한 직원들을 학교 수업에 초빙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대기업 엔지니어나 사원이 학교에서 일주일에 두 시간씩 물리나 수학을 가르치게 하거나, 출판사 직원이나 사장이 독일어나 영어를 가르치게 하자는 것이다. 샤반 장관은 “이는 학생들에게도 좋은 자극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외부 강사 도입 주장은 교사부족이유 때문이 아니라는 심증이 있어
독일은 각 주가 교육행정방안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베를린은 시이자 독립된 주로 지난 2006년 윤리를 매주 두 시간 의무과목으로 도입할 것을 결정했다. 그리고 종교는 선택과목으로 남겼다. 기독교 국가 독일, ‘종교’가 의무과목 독일의 다른 주는 보통 ‘종교’가 의무과목이다. 종교과목이라고 세계의 종교에 관해 두루 배우는 것도 아니다. 일반 교회에 다니는 것처럼 보통 가톨릭이나 개신교를 신앙으로 받아들이며 교리로 배운다. 전통적으로 기독교 국가인 독일은 종교과목이 시험과 성적을 동반하는 의무과목이다. 하지만 독일의 다른 대도시보다 더욱 다문화 도시인 베를린에서는 1년 반 전부터 종교과목은 시험도 성적도 필요 없는 선택과목이 되었다. 그 대신 독일인들에게는 생소한 윤리과목이 도입됐다. 베를린은 인구의 20% 이상이 이주민이다. 특히 그 중 무슬림인 터키 출신의 이주민이 대부분이다. 베를린 교육 당국이 윤리를 의무과목으로 정하게 된 것은 2005년 2월에 일어난 충격적인 명예살인과 직접적 관련이 있다. 쿠르드 출신 청년이 대낮 길에서 자신의 여동생을 총격으로 살해한 것이다. 여동생이 이슬람 방식대로 살지 않은 것이 그 이유였다. 강제결혼을 했다가
독일에는 2006년부터 매년 학교 교육의 모범이 되는 학교를 선별해 상을 수여하는 독일 학교상이 있다. 로버르트 보쉬재단, 하이데호프 재단, 잡지사인 슈테른, 독일 제 2 공영방송인 체데에프(ZDF)가 후원하며 수상 학교에 상금을 수여하는데 모범이 되는 학교를 공공에 알리며 다른 학교에게 교육방식을 소개, 자극받도록 하는 게 목적이다. 2008년에는 독일 서북부에 위치한 도시 뮌스터의 바르트부르크 초등학교가 '독일 학교상' 1등을 차지하며 상금으로 10만 유로를 받았다. 그밖에 다른 네 학교도 2만 5000 유로를 상금으로 받았다. 심사위원단은 “이 학교를 통해 교육정책, 교육학, 일선교사들이 많은 것을 배웠으면 좋겠다”고 심사 소감을 밝혔다. 바르트부르크 초등학교의 독특한 건축 구조도 이번 수상에 한몫했다. 독립된 네 개의 건물들은 서로 긴 복도로 이어져 있다. 그 복도 벽에는 아이들이 그린 그림들이 걸려있다. 기젤라 그라베라(Gisela Gravelaar) 교장은 “아이들이 학교를 집처럼 편하게 생각하도록 환경을 만들었다. 각 건물마다 90~100명의 아이들이 공부하고 있다. 그래서 같은 건물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은 서로 잘 알고 지내며 돕는다”고 설명했다
독일 대학가에 때 아닌 마르크스 읽기 열풍이 불고 있다. 마르크스의 의 판매량도 대폭 늘었는가 하면 이번 겨울 학기에 전국 31개의 대학에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공부하는 강독회가 열리고 있다. 강독회에 대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인터넷 포럼 공간도 마련돼 있다. 최근 독일 유력 주간 은 “독일 대학가에 유령이 떠돌고 있다. 그는 바로 칼 마르크스다”라는 제목으로 대학가 마르크스 붐을 보도하는 등 독일 유수 언론들도 이를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정규수업이 아니지만 강독회가 열리는 강의실들은 만원을 이루고 있는데 60, 70년대 서독의 대학가를 방불케 하는 진풍경이다. 세계 금융위기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는 모습이다. 수많은 학생들이 이 강독회에 참여하는 이유는 대학 정규 수업에서는 비판이론을 공부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인문학에서도 신자유주의 사회, 경제 이론에 밀려 마르크스 이론을 다루는 수업이 거의 전무하다. 물리학과 학생 한스는 “물리학을 전공하면 마르크스 이론처럼 사회적 맥락을 배울 수 있는 이론을 접하긴 쉽지 않다”고 참여 동기를 밝혔다. 미하엘 하인리히 베를린 자유대학 교수는 “마르크스는 사회의 이해를 돕는 도구를 제공할 뿐이다. 분석은 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