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이라는 말 속에 숨겨진 그들의 속마음
“왜 학교를 자퇴하게 되었니?”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에 처음 온 청소년들에게 항상 하는 질문이다. 그럼 늘 “그냥”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들에게 그냥이라는 대답은 가장 편한 답이다. 어른들이 자신들에게 다시 물어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꾸준히 이야기를 들어주고 상담을 하게 되면 항상 속마음이 나온다. “그때, 그 순간만 참았으면 계속 학교를 다닐 수 있었을 텐데….” 혹은 “그때 엄마가 나에게 한 번만 의견을 물어봐 줬다면 그렇게 집을 나가지 않았을 텐데….” 등 후회의 말이 쏟아져 나온다. 혼자서 학업 스트레스를 견디다 제대로 사고 친 아이 재작년 센터를 오게 된 유식(가명) 이는 학교에서 공부를 제법 하는 우등생이었다. 학업성적 유지로 크게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부모님은 걱정하실 것 같아 마음을 드러낼 수 없었고, 선생님은 가볍게 여겼기에 속 편하게 이야기할 수 없었다. 결국 늘어나는 학업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지나가던 초등학생을 성추행하는 사고를 쳤다. 법원에서 수강명령을 받은 유식이는 하는 수 없이 학교를 그만두게 되었다. 수강명령이 끝난 후 다시 학교로 돌아갔지만 한번 사고를 치고 자퇴한 학생을 보는 학교의 시선은 차갑기만 했다. 그래서 결국
- 황희진 울산광역시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 2016-02-01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