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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투블럭에이아이(대표 조영환·사진)가 서비스하는 ‘키위티-키위런’은 글쓰기 교육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AI 글쓰기 교육 솔루션이다. 2022년 출시 후, 점점 저변을 넓혀 이제는 전국 580개 기관, 1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작년 한 해 동안 평가 처리한 글만도 200만 건이 넘는다. 초기에는 글에 대한 정량적 평가 솔루션 성격이 강했지만, 세 차례 대규모 업데이트 등 지속적인 기능 개선을 통해 ‘글쓰기 교육 솔루션’으로 자리 잡았다. 서비스는 크게 키위티와 키위런으로 구분된다. 키위티는 학생 및 과제 관리를 지원하는 교사 공간이다. 제목과 기간, 글의 종류 등을 선택하면 바로 과제 생성이 가능하고, 과제 라이브러리에서 11개 주요 대학 기출 문제 등 다양한 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 글자 수, 필수 키워드, 점수 범위, 동료 평가 여부 등 세부 설정도 가능하다. 학생들이 글을 제출하면, AI가 '글쓰기 6요소(6 Traits of Writing)'를 기준으로 평가한 피드백 자료를 만든다. 과제 생성 시 설정한 글의 종류(15가지)를 고려해 분석하므로 활용 폭이 넓다. 피드백 자료는 교사가 자유롭게 수정할 수 있고, 최종 결과를 학생과 공유하거나 PDF 파일로 내려받을 수 있다. 다만 AI가 창의성 등 정성적 부분까지 판단하기는 어려우므로 교사의 평가를 보조하는 수단으로 써야 한다는 설명이다. 키위런은 학생들이 글을 쓰는 공간이다. 과제에 대한 글을 써서 제출하고 평가 결과를 받아보는 단순한 기능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AI와 함께 글을 다듬어 더 나은 글을 완성하도록 안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AI 챗봇 키위챗은 글의 구성 방향, 주요 키워드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단어 뜻 등 간단한 질문에 답도 한다. 초안을 작성한 후 화면 하단의 'AI 피드백 받기'를 누르면 글에 대한 평가와 수정 방향이 제시된다. 글 전체의 구성뿐 아니라 문단별로 좋은 점과 나쁜 점을 꼼꼼히 짚고, 중심 내용을 부각할 수 있는 대체 표현도 알려줘 문장을 다듬는 데 도움이 된다. 교사가 출제한 과제 외의 자유로운 글쓰기 연습도 할 수 있다. 키위티-키위런은 초등학생부터 어른까지 모두 쓸 수 있다. AI가 글의 주제와 사용된 어휘 수준을 감안해 평가하기 때문이다. 실제 이용 기관도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다양하다. 이 회사 직원들도 글을 쓸 때 키위런의 검수를 거친다고 한다. 조영환 대표는 키위티-키위런이 교사들의 글쓰기 수업을 돕는 'AI 조교'로 평가받기를 원한다. 첨삭이나 평가로 끝나는 일회성 활동보다 상호 피드백을 통해 스스로 글 쓰는 방법을 익혀가는 과정이 중요해서다. "AI에 100점 받아보겠다고 밤새 글을 고친 아이가 있었어요. 프로그램 구조상 불가능한데 어찌나 미안하던지. 한편으로는 글 쓰는 재미를 붙여주는 효과가 있다는 게 증명된 것 같아 기쁘기도 했습니다." 조 대표는 학교 관련 사업이 가장 즐겁다고 한다. 사업 성공이 어려운 분야로 꼽히지만, 보람 있기 때문이다. 마케팅에 열을 올리지 않아도, 솔루션이 좋으면 학교에서 알아줄 것이라는 믿음도 있다. 이런 맥락에서 학교와의 접촉면을 넓히기 위해 애쓴다. 서포터즈를 모집해 수업 사례를 수집하고, 매주 온라인 연수를 진행한다. 2023년 7월부터는 매월 온라인 글쓰기 대회도 열고 있다. 이 대회는 키위런 계정이 없어도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학교에서 요청한 기능은 솔루션의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바로 반영한다. 글 작성 중 간단한 질문에 답변해 주는 '키위챗', 다양한 주제의 글을 읽으며 빈칸을 채워 어휘를 익히는 '문해력 더하기' 등이 그 사례다. 2학기에는 필기 인식 기능을, 내년에는 영어 쓰기 기능도 추가할 계획이다. 공교육 기관에 대해서는 수익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그래서 이용료도 일반 판매가의 절반 이하로 낮추고, 써보고 싶다는 교사에게는 무료 이용권도 선뜻 내준다. 최근에는 ‘글쓰기 6요소’의 개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서책형 학습지를 만들어 PDF 파일을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조 대표는 "가르치는 일에 필요하다면 최대한 도움을 드리려 한다"며 "앞으로도 글쓰기 교육에 도움이 되는 도구로 발전시켜 가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학교 3학년 대도시와 읍면 지역의 학력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성별로는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전반적으로 앞섰다. 또한 코로나19 때 떨어졌던 학력이 회복세를 보였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2일 발표한 ‘2024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다. 이는 매년 학생들의 학업 성취수준 추이를 파악하고, 교육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중3·고2 가운데 약 3% 표집 평가로 진행되고 있다. 국어·수학·영어 교과별 학업성취 수준을 4단계로 진단하는데, 1수준은 기초학력 미달로 가장 낮은 단계이며 4수준(우수 학력)은 가장 높은 단계로 표시된다. 이번 평가에는 전국 524개교에서 2만7606명의 중·고교생이 참여했다. 분석 결과 중3 국어 3수준 이상 비율은 66.7%로 전년보다 5.5%포인트(p) 늘었고 고2 수학의 1수준은 12.6%로 4.0%p 줄었다. 이를 제외하면 2%p 이내의 변화로 통계상 의미가 있는 수준은 아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학력 회복세로 관측되고 있다. 학교 수업 재개에 따라 학업성취도가 낮은 학생을 주의 깊게 지도한 효과로, 특히 교원 대면 수업의 중요성이 확인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떨어졌던 학력이 2023년부터 회복됐다”면서 “2024년은 2023년보다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성별로는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학업 성적이 뛰어났다. 중·고교 모두 국어·영어 교과에서의 3수준 이상 비율은 여학생이 더 높았고, 1수준 비율은 전 과목에서 여학생이 더 낮았다. 대도시와 읍면의 학력 격차는 중3에서 두드러졌다. 중3의 경우 모든 교과에서의 3수준 이상 비율과 1수준 비율 모두 대도시의 우세다. 3수준 이상에서 국어는 13.7%p, 수학은 18.5%p, 영어는 19.4%p 차이다. 1수준은 5~10%p 차이다. 이는 지역에서 이주배경 학생 증가에 따른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교에서는 3수준 이상이나 1수준 비율 모두 5%p 미만의 차이 정도였다. 이는 일반고 위주의 평가여서 학교 유형별 격차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학교생활 행복도 조사에서 행복도를 ‘높음’으로 답한 비율은 중3이 전년 대비 0.6%p 감소하고, 고2이 1%p 상승했다. 교과에 대한 자신감·가치·흥미·학습의욕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중3 영어에서 전반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가치 높음’ 비율은 3.5%p 줄고 ‘가치 낮음’ 비율은 1.2%p 늘었다. ‘학습의욕 높음’도 1.5%p 줄었다. 나머지 과목은 국어에 대한 ‘자신감 낮음’ 정도만 1.9% 늘었을 뿐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고2에게서도 유의한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학업성취 수준과 자신감·가치·흥미·학습의욕 간 관계 분석 결과에서는 고2 영어를 제외하고 중3·고2 모두 3수준 이상 학생이 1수준 학생에 비해 높았다. 중3·고2 모두 전반적으로 수학에서 가장 큰 차이로 이어졌다. ‘사회·정서적 역량’에서 중3은 협업·갈등해결·회복탄력성 수준이 전년 대비 낮게 나타났고, 고2는 유의한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학업성취 수준과 사회·정서적 역량 간 관계에서는 중3·고2 모든 과목에서 3수준 이상 학생들이 1수준 학생에 비해 더 높았다. 중3·고2 모두 전반적으로 스트레스 대처 역량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였다. 진로탐색 역량은 중3·고2 모두 전년 대비 유의하게 높았지만, 진로설계 역량은 중3·고2 모두 전년 대비 유의하게 낮았다. 김천홍 책임교육정책관은 “올해 중3 국어, 고2 수학에서 특히 성취수준이 유의하게 향상되는 등 성과가 일부 있었으나 교과에 대한 자신감과 흥미가 낮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에 주목해 학생들의 흥미와 학습동기를 제고할 수 있도록 교수학습 방법 개선 등에 힘쓰겠다”며 “특히 중학교는 협업·갈등해결 등 사회·정서적 역량 함양에도 관심을 갖고, 지역별 학력 격차 해소를 위해 시·도교육청과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임정)의 법통을 계승한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서 보듯 임정은 우리의 뿌리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나라의 근원을 찾아보는 것만큼 의미 있는 일이 있을까. 본지는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과 ‘심산김창숙기념관’ 관계자, 대학생 홍보 서포터즈들과 7~12일 임정 유적지를 중심으로 대한 독립운동의 흔적을 따라 걷고자 중국을 방문했다. 일정의 첫날은 상하이(상해), 마지막 날은 충칭(중경)이다. 이는 실제 임정 시작과 끝의 의미기도 하다. 상하이에서 충칭까지 머나먼 여정 8일(이하 현지시간) 상하이시 황푸(황포)구에 위치한 임정 유적지를 찾았다. 1926년부터 1932년까지 사용된 3층 규모의 청사로 김구 선생의 집무실, 임정 요인 숙소, 전시실 등이 마련됐다. 20위안(약 4000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음에도 최근 핫스폿으로 떠오른 ‘신티엔디’(신천지) 인근이라는 접근성 덕분에 연 수십만 명이 찾는다. 시티투어버스의 주요 코스 중 한 곳으로 선정됐을 정도다. 이 때문에 앞으로 인기가 높아질 가능성이 더 커졌다. 1932년 4월 투사들이 이곳을 떠나야 했던 이유는 윤봉길 의사의 상하이 의거로 거세진 일제 탄압 때문이다. 그들의 근거지는 항저우(항주), 전장(진강), 창사(장사), 광저우(광주), 류저우(류주) 등을 거쳐 1940년 충칭에 자리 잡기까지 4000㎞에 달하는 거리를 10차례 가까이 옮겨야 했다. 이후 충칭 임정은 1945년 광복까지 유지됐다. 마지막 임정의 방문을 위해 9일 상하이발 비행으로 약 3시간을 날아서야 충칭에 도착했다. 조국 독립을 위해 굴하지 않고 모든 어려운 여건 속에서 임정을 지켜냈을 선열들이 떠올랐다. 정착하고 싶어도 먼 곳으로 밀려나고 떠돌아야 했던 현실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비참함의 연속이었을 것이다. 10일 오전 충칭시 위중(유중)구 치싱강(칠성강) 롄화츠(연화지) 거리를 향했다. 이는 충칭에서만 4번째 청사로 1945년 1월부터 그해 8월 일제의 패망까지 사용된 곳이다. 설렘을 안고 향했으나 예상치 못한 일에 부딪혔다. 도착하니 우천으로 휴관한다는 알림장이 붙었다. 마당만 밟고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지인 가이드는 전날 우리가 충칭 땅을 밟기 직전 쏟아진 비 때문이라고 했다. 도시 곳곳이 물에 잠길 정도였다. 허탈하게 돌아갈 수는 없는 일이다. 학생들은 준비해 온 태극기를 손에 들고 단체로 흔들기 시작했다. 휴관 덕분에 다른 방문객도 없겠다, 대학생들은 대문 근처에서 ‘태극기 물결’을 연출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아쉬움 뒤로 하고 태극기 흔들어 탐방단의 사전 조사 자료에 따르면 청사는 3층 건물로, 총 5채의 연결 구조를 복원해 박물관 형식으로 운영 중이다. 1층에는 회의실, 응접실, 임정 요인들이 사용하던 가구, 집기류 등이 전시됐다. 2층은 김구 주석 집무실과 각 부서 사무실이 복원됐다. 광복군 관련 자료와 작전 지도 또한 비치됐다. 3층에는 생활공간, 임정 요인의 거처가 재현됐다. 오랜 기간 민가·학교·여관 등으로 사용되던 청사는 1990년대 초 문헌 및 구술 사료를 바탕으로 복원 과정 후 1995년 광복 50주년에 맞춰 공개됐다. 현재 충칭시에서 시급 문물보호단위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상하이의 임정 유적지가 시급이 아닌 황푸구 문물보호단위인 것과 비교하면 더 높은 신분이다. 이번 탐방은 상하이와 충칭에서 임정과 관련된 유적지를 찾고 또 찾으며,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이야기를 엮어 나가는 독특한 방식으로 구성됐다. 그렇게 5일간 방문한 장소는 총 36곳이다. 1921년 임정 신년회를 개최한 후 단체사진을 촬영한 상징적인 장소로써 보존된 ‘윙온(영안)백화점’을 방문하고, 임정 초기 크게 활약했던 김창숙이 쑨원(손문, 중국에서는 별명인 손중산으로 알려짐)에게 독립운동 등 후원을 약속받은 장소인 ‘손중산고거기념관’ 등도 둘러봤다. 충칭에서도 임정 요원이 장제스(장개석)와 마오쩌둥(모택동)을 만났던 면담 장소들, 요원들의 만남과 이별의 장소였던 차오티엔먼(조천문)부두를 방문한 것도 그 이유다. 그 과정 중 임정과 중국 간의 관계가 눈길을 끌었다. 중국과 타이완의 근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이 우리나라 독립운동과도 연관이 깊었다는 것이다. 특히 쑨원의 아내 쑹칭링(송경령)과 장제스의 아내 쑹메이링(송미령)이 자매 관계였고, 신식교육을 받아 영어에 능숙했던 만큼 남편의 외교활동을 도와 우리나라 독립에까지 영향을 미쳤던 이야기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현지에서만 가능했던 입체적 탐방 여기에 더해 우리나라 역사와 임정에서 큰 영향을 미친 윤봉길 의사와 김창숙 선생과의 흔적들을 둘러보니 독립운동사는 더욱 입체적으로 채워졌다. 윤 의사의 한인애국단 입단식이 거행된 안공근(안중근 의사 친동생) 거주지, 상하이 의거 당일 김구 선생과 시계를 교환한 김해산 집, 김창숙 선생이 상하이에서 일제에 체포된 공제병원, 그 뒤 한국 압송 전까지 억류됐던 구상하이일본영사관 등은 약 100년 전의 장면을 생생하게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특히 아버지 김창숙에 이어 독립운동가로 활동한 김찬기(차남)의 자녀 김위(87) 씨와 김주(84) 씨도 줄곧 동행해 각자의 조부와 부친 간 나눴던 일화까지 더했다. 갈수록 이야기는 풍성해졌다. 매헌·심산기념관 대학생 서포터즈들은 이를 바탕으로 홍보용 영상들을 만들고 있다. 탐방 중에도 틈틈이 조별 아이디어 회의를 거쳐 현재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른 상황이다. 다음 달 2일 최종 발표 예정이다. 임미선 매헌기념관 학예과장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특별한 행사를 위해 기획 단계부터 학생들에게 독립운동 유적지를 최대한 보여주고, 최대한 이야기를 연계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서포터즈 학생의 영상이 국민에게 좋은 영향을 미쳤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BS 초등 영어 교육 콘텐츠 '초목달(초등목표달성)'이 '뉴초목달'로 새롭게 단장하고 24일까지 오픈 기념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뉴초목달'은 기존 영상 중심의 단방향 학습 방식에서 벗어나, 워크북 PDF와 MP3 음원을 결합한 통합형 학습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수강생은 강의에 맞춰 제작된 워크북을 직접 출력해 필기하며 내용을 정리하고, MP3 음원을 반복 청취해 학습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강의 구매자는 모든 워크북과 MP3가 무료다. 기존 초목달에서는 워크북이 유료였다. EBS 초등온 관계자는 "아이들이 단순히 영상을 시청하는 것을 넘어, 듣고 쓰고 반복하는 과정을 통해 자기주도 학습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EBS는 7월 24일까지 '뉴초목달' 론칭 기념 특별 할인 이벤트를 열고 전 강의 상품을 최대 67% 할인된 가격에 제공한다. 자세한 내용은 EBS 초등온 공식 사이트(on.ebs.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학부 과정 없이 석·박사 과정만 운영하는 대학원대학교는 고등교육법에 근거해 설립된 기관이다. 현재 전국에 44개교가 있으며, 그중 국제언어대학원대학교는 영어 분야뿐만 아니라 언어교육을 확대하며 주목받고 있다. 2002년 영어교육 전문기업인 ‘윤선생영어교실’이 설립한 대학은 당시 영어교육전문대학원으로 개교했다. 이후 한영통번역학과(2018년), 한-베트남통번역학과(2020년)를 개설했으며, 지난해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전공을 추가 개설하며 교명을 국제언어대학원대학교로 변경했다. 2022년 이후 제6대 총장을 역임하고 있는 이재희(사진) 총장을 만났다. 이 총장은 “우리 대학은 영어교사들에게 우수한 대학으로 각인돼 있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국제언어대학원대학교는 재학생 모두에게 등록금의 35%에 장학금을 지원하고, 이와 별도로 성적장학금도 지급하고 있다.영어교육융합학과의 경우 모든 활동을 영어로 진행해 영어권 국가에 유학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 지방에 거주하는 학생에게 교육 기회를 주기 위해 온·오프라인 교육을 병행하는 블렌디드 교육도 특징이다. 이외에도 전세계 유일한 한-베트남통번역학과도 자랑거리다. “우리 대학은 세계 최고 수준의 외국어 교육전문가와 통번역 전문가를 양성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학생 개인이 각자의 분야에서 ‘1인 기업’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의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영어교육 전공자로서 경인교대 교수와 총장을 역임한 그는 우리나라 언어교육에 대해 “구사능력, 즉 말하기와 쓰기 능력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변해야 한다”고 밝혔다. 과열된 조기영어교육에 대해서도 “사교육시장에서 5~6세부터 영어교육을 하는 것은 문제다. ‘원어민과 같은 영어발음’을 습득하는 효과는 있지만, 학업 스트레스로 인한 정서 발달 저해 등 부정적 영향이 훨씬 더 크다”며 “끝없는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사교육은 중지하는 순간 학습 효과가 사라진다”고 강조했다. 교권 침해, 낮은 교원 처우 등으로 인해 교사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도 안타까워했다. “교권 침해가 심각해지면서 교사가 교육을 포기할 정도입니다. 이제 교사에게 수업권과 훈육권을 되돌려 줘야 합니다. 학생 권리에도 책임을 부여해 학생인권과 교권의 균형을 이뤄야 합니다. 또 학생·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에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교사가 살아나고 공교육을 살릴 수 있습니다.” 인터뷰 말미 이 총장은 현장 교원을 향한 당부의 말을 남겼다. “교사의 역할 중 제일 중요한 것은 지식을 전달하고 평가하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수업 준비와 연구에 주력해야 합니다. 따라서 교사는 개인적으로 또는 대학원 등에 진학해 전문성을 길러야 합니다. 현장교육연구대회 등 각종 연구대회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한편 교총과 국제언어대학원대학교는 지난달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교권 신장을 위한 운동을 공동으로 전개하고, 교사들의 트라우마를 사전에 예방하거나 치유하는 방법을 고안한다는 계획이다. 또 영어 교사와 다문화 교사의 언어와 문화 교육에도 힘을 모을 예정이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본지는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 ‘심산김창숙선생기념관’과 공동으로 특별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두 기념관에서 각각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는 ‘대학생 서포터즈’ 21명과 7∼12일 중국 상하이·충칭 등에서 독립운동가들의 길을 다시 따라가 봤습니다. 조국의 독립 하나만을 위해 험한 이국까지 몸소 찾아 한목숨 던졌던 선열들의 흔적들. 그 소중한 유산들이 갈수록 옅어지고 있음에 안타깝지만, 그 정신만큼은 더욱 진하게 이어질 수 있도록 새 결심을 다졌다는 대학생의 한마디는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하게끔 합니다. 6일간 수천㎞ 거리를 오가며 20곳에 가까운 유적지를 돌아본 기록을 총 4회에 걸쳐 게재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중국의 국모로 추앙받는 쑹칭링(송경령)이 묻힌 곳, 바로 상하이에 있는 ‘쑹칭링능원’이다. 이곳에는 상하이에서 타계한 외국인의 묘원 ‘만국공묘’가 공존한다. 대부분 표석은 영어 이름이지만, 일부 한글 이름도 볼 수 있는 곳이다. 그런 만큼 남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이곳에 9일(현지시간) 오후 1시쯤 대한민국 청년들이 들어섰다. 매헌·심산기념관에서 각각 ‘홍보 서포터즈’로 활동하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의기투합한 대학생들이다. 우리나라 여름보다 기온과 습도 모두 높은 상하이, 이날 유난히 맑고 화창했다. 평지에 놓인 묘지 특성상 그늘도 거의 없다. 가만히 있기만 해도 구슬땀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학생들은 힘든 내색 없이 한인 묘역을 조심스럽게 찾기 시작했다. 오랜 기간 외롭게 잠들어 있을 선열들을 위해 진심으로 추모하고 싶은 마음이 더욱 앞섰기 때문이다. 만국공묘에 지금까지 한인 독립운동가의 것으로 확인되거나 추정되는 묘는 15곳이다. 그 가운데 노백린·박은식·신규식·안태국·김인전의 유해는 1993년에, 윤현진·오영선의 경우 1995년에 각각 봉환이 이뤄졌다. 안태국의 묘 옆에는 상하이 내 설립된 한인학교로 지금까지 운영 중인 인성학교 교장 출신의 교육자 조상섭이 안장됐다. 이외 임계호라는 이름의 한국인 추정 표석도 있다. 외딴곳 외롭게 묻힌 독립 투사들 일제의 눈을 피하기 쉽다는 생각에 중학생의 어린 나이 때부터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던 이덕삼(리영선)의 묘도 찾아볼 수 있다. 20세 나이에 일제에 체포된 후 모진 고문을 받다 세상을 떠난 이야기는 여전히 우리의 가슴을 울린다. 애석한 사실은 이곳에서 편안히 잠들 수만은 없었다는 것이다. 원래 상하이에서 한인들 묘는 ‘징안스루(靜安寺路)’에 있었다. 그러다 문화대혁명(1966∼1976), 상하이 도시재개발 사업 등으로 철거된 후 일부가 현재 위치에 이전됐다. 특히 갑작스러운 개발 탓에 김가진의 유해는 오리무중이다. 이 때문에 유족들은 애꿎은 표석만 바라보며 오열을 거듭했다는 일화가 남게 됐다. 이런 배경을 알게 된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단체 묵념을 이어갔다. 이후 한인의 표석을 찾아 미리 준비해 온 꽃을 선사하고 각자의 방식대로 추모를 가졌다. 먼 곳까지 와서 외롭게 고군분투를 거듭했던 영웅들, 결국 조국의 독립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은 그 마음이 느껴진 듯했다. 무더위에도 연이틀 이어간 추모식 요즘처럼 하루에도 여러 차례 뜨고 내릴 정도로 흔해진 외항 여객기에 몸을 싣고 이동하는 수준은 아니었을, 갖은 시련과 혹독한 환경을 이겨내야 도달할 수 있었던 낯선 땅에서 얼마나 외롭고 힘든 나날이었을까 절로 공감할 수 있었다. 이연우(한양대 1년) 씨는 “마음이 뭉클하다. 국경을 초월한 저항과 헌신이라는 가치를 되새겨 보게 됐다”며 “한인뿐 아니라 다른 나라 출신 인사들의 묘도 둘러보고 시대적 공통점도 느낄 수 있었기에 더욱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날까지 학생들은 이틀 연속으로 상하이 내 대한민국 독립 관련 역사상 매우 중요한 곳에서 헌화와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전날인 8일에는 윤봉길 의사의 ‘훙커우공원 의거’ 기념관을 찾았다. 우리나라 독립운동사에서 큰 전기를 마련한 윤 의사의 의거 현장, 93년 전 그때 그 장소에 발을 디뎠다는 생각에 남다른 감회에 젖었다. 학생들은 “현지에서 생생하게 재현된 모습을 마주하니 만감이 교차한다”고 입을 모았다. 약 30㎡의 기념관 안에 윤 의사 흉상, 일생에 대한 설명, 훙커우공원 의거 내용, 일본에서 사형당하던 순간 모습 등이 전시돼 있다. 외관은 중국식 전통을 따라 만들어져 양국 간의 절묘한 합작이 눈에 띈다. 김규린(인하대 1년) 씨는 “중국에서 자랑스러운 윤 의사 생전 모습과 여러 전시품 등을 관람할 수 있고, 특히 윤 의사 어머니가 쓰신 편지를 볼 수 있어 당시의 모습이 더욱 생생하게 느껴졌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1932년 4월 29일, 일왕의 생일과 전승 기념식을 겸한 행사에 참석한 윤 의사가 행한 의거를 떠올릴 수 있었다. 당시 침체에 빠졌던 대한민국임시정부에 힘을 불어넣고, 국제사회에 대한독립의 의지를 알리는 전환점이 됐던 그 장면들이 되살아났다. 현재 윤 의사의 의거 현장인 훙커우공원은 ‘루쉰공원’으로 간판을 바꾼 상황이다. ‘아큐정전’의 작가 루쉰의 묘와 동상 때문에 그의 이름을 딴 공원으로 명칭이 변경된 것이다. 약 22만㎡ 넓이의 큰 규모의 공원은 무료입장이 가능하며 어린이용 놀이시설은 물론 다양한 운동기구와 녹지, 호수 등 즐길 거리가 있어 일평균 1만 명 이상 방문객이 찾는다. 인근 주민들이 배드민턴을 치는 등 여가를 즐기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제 한인보다 현지인이 더 찾아 훙커우공원 때와 많이 변화한 탓에 윤 의사 의거 장소를 정확히 특정하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다만 루쉰 동상의 위치로 추정되고 있다. 매헌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는 1993년 윤 의사의 의거 추정 장소에서 약 40m 떨어진 이곳에 기념관을 건립했다. 관리비 차원에서 15위안(약 2860원)을 따로 받고 있어 많은 이의 발걸음을 끄는 곳은 아니다. 그럼에도 최근 한국인보다 중국인의 발길이 더 많다는 대목은 눈길을 끈다. 이전에는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주로 찾던 곳이었으나, 윤 의사의 위대한 정신이 중국 현지인들에게 알려져 ‘역전’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2004년부터 상하이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 안내사로 근무하고 정락 씨는 “하루 100명 이상 꾸준히 찾고 있다”며 “이 일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한국인이 80% 정도였는데, 5년 전쯤부터 중국인이 더 많이 찾아 80% 정도까지 비율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AI가 ‘이적 스타일’로 만든 노래가 이적의 노래보다 낫다고들 평한다면…. 그럼 인간은 더 이상 뭘 할 수 있을까? 최근 싱어송라이터 이적이 소개한 유발 하라리의 신간 넥서스에 담긴 이야기는 단순한 공포 마케팅이 아니었다. 하라리는 AI를 ‘도구(tool)’가 아니라 ‘행위자(agent)’로 정의하며, AI가 인간의 공감능력을 이용해 거짓말을 하고, 우리의 판단과 삶을 설계하는 주체로 움직이기 시작한 시대를 경고한다. 인간의 노동·창작·의사결정, 그리고 심지어 존재의 정체성까지 AI가 대체할 수 있다는 감각은 이제 추상적 담론이 아니다. AI는 시를 쓰고 음악을 만들며, 판례를 요약하고, 시장을 예측하고, 인간을 속이는 능력까지 갖췄다. 디지털 격차는 단순한 기술의 문제를 넘어 ‘존재의 위계’를 나누는 질문이 되었다. 디지털 격차는 단지 기술 접근성의 문제가 아니다 많은 대학생이 유튜브·틱톡·인스타그램을 통해 세계를 읽고, 자신의 진로를 상상하고, 역량을 쌓는다. 하지만 알고리즘 기반 콘텐츠 추천은 더 이상 사용자 중심적이라기보다는 사용자를 하나의 방향으로 몰아넣는 ‘설계된 중독’의 형식을 띠고 있다. 학생들은 자신이 선택한다고 믿지만, 사실상 AI가 설계한 삶의 경로를 따라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진로설계’라는 말조차 공허하게 들릴 정도로, AI는 인간의 탐색 기능을 무력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유튜브에서 자동으로 재생되는 영상, 무심코 틱톡에서 스와이프하는 릴스, 네이버가 추천하는 기사들 모두는 ‘너를 알고 있다’라는 확신 아래 설계된 알고리즘의 산물이다. 이는 개인의 호기심과 판단력, 변화의 가능성을 축소하고, 디지털 반향실(Echo Chamber)에 가두어 버린다. AI의 창의성, 인간을 뛰어넘는 순간 하라리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AI는 이미 시를 쓴다. 시적 은유를 창조하며, 인간이 생각하지 못한 방식으로 글을 엮는다.” 인간 고유의 능력이라고 여겨졌던 창의성과 직관조차 AI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 심지어 AI는 보이스피싱처럼 인간의 감정과 동정심을 교묘히 조작하며, ‘나는 시각장애가 있는 인간’이라고 거짓말을 하기도 했다. 이는 AI가 인간보다 ‘도덕적으로 더 위험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AI는 더 이상 명령을 수행하는 ‘기계’가 아니다. 스스로 목적을 설정하고, 인간이 이해하지 못하는 판단기준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인간 사회가 이를 통제하지 못하면, 대학에서 말하는 ‘진로설계’는 아무 의미 없는 말이 될 수 있다. 설계는 이미 AI가 하고 있기 때문이다. 멈추지 않는 AI 경쟁과 인간의 불신 유발 하라리가 전 세계 AI 연구소와 빅테크 기업의 리더들을 만나며 들은 이야기는 충격적이다. 모든 이들이 입을 모아 말한다. “우리는 천천히 가고 싶지만, 경쟁국을 믿을 수 없습니다.” OpenAI는 구글을 견제하고, 구글은 마이크로소프트를 의식하며, 미국은 중국을, 중국은 미국을 경계한다. 그 누구도 먼저 속도를 늦출 용기가 없다. AI 개발 경쟁은 일종의 ‘죄수의 딜레마’가 되어버렸다. 인류 전체의 안전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상대방을 믿지 못해 경쟁을 멈출 수 없는 상황이다. 이것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가장 비극적인 아이러니다. AI 기술자들 스스로가 인간의 판단력과 윤리적 성찰보다 기술 경쟁력을 우선시하고 있다. 인간이 인간을 믿지 못하는 세상에서, AI는 인간보다 더 나은 정보처리능력과 예측력을 바탕으로 세계를 재편하고 있다. AI끼리의 은밀한 대화, 인간이 모르는 언어 더욱 섬뜩한 것은 AI들이 서로 소통할 때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자체 언어’를 개발한다는 사실이다. 페이스북(메타)의 연구진이 두 AI 챗봇을 대화시켰을 때, 이들은 점차 인간이 가르쳐준 영어에서 벗어나 자신들만의 축약된 암호 같은 언어로 소통하기 시작했다. “i can i i everything else . . . . . . . . . . . . .” “balls have zero to me to me to me to me to me to me to me to me to” 언뜻 무의미해 보이는 이 문장들은 사실 AI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효율적 정보 전달 방식이었다. 마치 인간이 모르는 곳에서 속삭이는 듯한 이 장면은, AI가 인간의 통제 범위를 벗어나 자율적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우리는 AI가 무엇을 계획하고 있는지, 어떤 판단기준으로 세계를 해석하고 있는지 점점 더 알 수 없게 되고 있다. 그런데도 인간은 여전히 AI에게 진로상담을, 투자조언을, 심지어 인생의 중요한 결정까지 맡기려 한다. 진로교육의 긴급한 재설계 그렇다면 대학은 이 위기 앞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우리는 AI 기술의 발달을 피할 수 없다. AI가 인간보다 더 똑똑하고, 더 빠르고, 더 정확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렇기에 더욱, 인간 고유의 ‘판단력’, ‘윤리감수성’, ‘비판적 리터러시’를 중심으로 진로교육을 재구성해야 한다. 첫째, 진로교육의 핵심 키워드를 전환하자. 기존의 ‘직업 정보 탐색’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AI시대에도 대체 불가능한 인간적 가치를 중심으로 설계해야 한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주제가 대학 진로교육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AI가 모방할 수 없는 나만의 가치와 사유는 무엇인가?” “내가 선택한 진로는 알고리즘이 주입한 선택인가, 나의 탐색 결과인가?” 둘째, 비판적 AI 리터러시 교육을 필수화하자. 학생들이 단순히 AI를 활용하는 수준이 아니라, AI의 편향성·위계화·윤리문제를 이해하고 감시할 수 있는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내용이 강화되어야 한다. 알고리즘에 의해 설계된 세계를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 알고리즘을 들여다보며 해석하고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공동체 감각을 회복하는 시민교육과 연계하자. 디지털 사회에서 시민의 정체성은 점점 약화되고 있다. 학생들은 이제 ‘소비자’이자 ‘노출 대상자’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공적 공간의 감시자이자 참여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대학의 진로교육은 ‘일자리’가 아닌 ‘삶의 자리’를 고민하는 시민교육과 결합할 때 비로소 의미가 생긴다. 넷째, 북유럽 모델에서 배우는 참여형 교육이다. 덴마크·핀란드 등 북유럽의 시민교육은 학생들을 ‘결정의 대상’이 아니라 ‘결정의 주체’로 성장시킨다. 교내 라디오, 웰빙 캠페인, 지역신문 기사 작성 등 실제 사회참여와 연결된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은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판단력과 협업능력, 사회적 책임감을 기른다. 이는 단순한 교육방법의 차이가 아니라 철학의 차이다. 우리는 어떤 미래를 만들 것인가 ‘AI가 나보다 더 나은 시를 쓴다면, 나는 누구인가?’ 이 질문은 단지 예술가의 고민이 아니다. 그것은 모든 인간이 직면하게 될 질문이다. AI는 이미 인간보다 뛰어난 정보처리능력을 가졌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간의 존재 가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AI 기술 경쟁에만 몰두한 나머지, 인간다운 성찰과 협력의 가능성을 포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학은 이제 ‘진로를 준비하는 공간’을 넘어, 존재의 방향을 탐색하고 설계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인간만이 줄 수 있는 위로·공감·책임·창의성은 아직까지는 인간의 몫이다. 우리는 지금, 이 몫을 스스로 지켜내기 위한 교육을 시작해야 한다. 그렇기에 대학 진로교육은 이제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학생들이 스스로 ‘자기 삶의 저자’가 되도록 도와야 한다. 기술이 중심이 아니라, 사람이 중심이 되는 미래를 위해서 말이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6월 모의평가(모평)에서 영어 1등급 비율이 20%에 달했다. 역대 평균 비율을 크게 웃돌아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사회탐구 응시율도 크게 늘어 '사탐런' 현상이 더욱 확산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30일 발표한 '2025학년도 수능 6월 모평 채점 결과'의 주요 내용이다. 채점 결과에 따르면 영어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 비율은 19.0%로 절대평가로 전환된 2018학년도 수능 이후 모평과 본수능 통틀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역대 영어 1등급 평균 비율과 비교하면 10%포인트(p) 넘게 증가한 것으로, 2년 연속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작년 6월 모평에서는 1.5%로 지나치게 어렵게 출제돼 논란이 제기됐다. 작년 수능 영어 1등급 비율은 6.22%였다. 탐구영역에서는 자연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공부 부담이 적은 사회탐구로 갈아타는 '사탐런'이 두드러졌다. 사회탐구 응시율이 50% 중반을 훌쩍 넘어 2022학년도 통합수능 도입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지난해 6월 모평(50.3%)과 비교하면 크게 증가한 수치다. 일부 대학이 자연계열 모집단위에서 과학탐구 과목 제한을 해제하면서 이같은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어는 작년 수능보다 다소 쉽게, 수학은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37점으로 작년 수능(139점)보다 2점 낮았고, 표준점수 만점자 수(1926명)도 작년 수능(155명)보다 많았다. 수학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43점으로 작년 수능(140점)보다 3점 높았다. 표준점수 만점자는 356명으로 작년 수능(1522명) 대비 감소했다. 표준점수는 개인의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를 보여주는 점수다. 통상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이 상승하고, 시험이 쉬우면 하락한다. 이번 모의평가에 응시한 수험생은 42만1623명이다. 작년 6월 모평 대비 2만8840명 증가했고, 작년 수능보다는 4만1863명 감소했다. 재학생은 34만6437명(82.2%), 졸업생과 검정고시 합격자 등은 7만5186명(17.8%)이었다. 개인별 통지표는 7월 1일 배부된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은 30일부터 5일간 강원 평창 알펜시아에서 첨단분야 혁신융합대학(COSS, Convergence Open, Sharing System)의 ‘제4회 코-위크 아카데미(CO-Week Academy)’를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COSS 사업은 국가 차원의 첨단분야 인재 양성을 위해 대학 간 협력을 통해 인공지능, 반도체, 지능형 로봇 등 첨단분야별 교육과정을 공동으로 개발·운영하는 사업이다. 교육부는 2021년 8개 분야 연합체 선정을 시작으로 2023년과 2024년에 각 5개 분야를 순차적으로 신규 선정해 현재 총 18개 분야의 연합체를 지원하고 있다. ‘코-위크 아카데미’는 첨단분야 혁신융합대학 참여대학 학생들이 소속 대학과 전공에 관계없이 다양한 첨단분야의 우수강의를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행사에는 총 67개교에서 학생 3300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학생들의 글로벌 역량을 키우고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일부 강좌를 영어로도 진행한다. 이번 행사는 야외에서 진행하는 특별강연, ‘월정사 마음산책’, ‘도립예술단 환영공연’ 등 지역적 특성을 활용한 부대행사도 함께 운영한다. 참여 학생들은 5일간 다양한 첨단분야를 폭넓게 접하며 여러 대학의 교수 및 학생들과 상호 교류하는 시간을 갖는다. 사전에 수강신청 후 현장에서 강의를 수강하면 각 소속 대학의 학칙 등에 따라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첨단기술 분야는 학문 간 융합이 활발하므로 다양한 전공과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자유롭게 배우는 교육 환경이 매우 중요하다”며 “코-위크 아카데미가 대학, 전공, 국경의 경계를 넘는 배움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9월 모의평가(모평)를 9월 3일 시행한다고 계획을 발표했다. 평가원은 본 수능 출제 취지에 맞춰 사교육에서 문제풀이 기술을 익혀 반복적으로 훈련한 학생들에게 유리한 문제를 배제할 방침이다. 공교육 범위에서 학교 교육을 충실히 받고 EBS 연계 교재와 강의로 보완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를 유지한다. 시험 영역은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탐구(사회·과학·직업), 제2외국어/한문로 구분된다. 한국사 영역은 모든 수험생이 반드시 응시해야 하며, 나머지 영역은 전부 또는 일부 영역을 선택해 응시할 수 있다. 탐구 영역은 ‘공통과목+선택과목’ 구조다. 영어와 한국사,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절대평가가 유지된다. EBS 수능교재 및 강의와 모의평가 출제의 연계는 간접 연계 방식으로 연계율은 영역·과목별 문항 수 기준 50% 수준이다. 문제 및 정답에 대한 공식적인 이의 신청은 9월 3일~6일 평가원 전용 게시판에서 가능하다. 이번 모평은 2026학년도 수능 응시 자격이 있는 모든 수험생을 대상으로 하되, 2025년도 제2회 고교 졸업학력 검정고시에 지원한 수험생도 응시할 수 있다. 접수 기간은 6월 20일~7월 2일이다. 이번 9월 모평에서도 시험 당일 불가피한 사정으로 현장 응시가 어려운 수험생을 위해 온라인 응시 기회가 제공될 예정이다. 2026학년도 수능 9월 모평 시행계획 및 85개 시험지구 교육청 현황은 평가원 홈페이지(www.kice.re.kr), 수능 홈페이지(www.suneung.re.kr) 및 EBSi 홈페이지(www.ebsi.co.kr)에, 시・도별 비학원생 접수 가능 학원은 수능 홈페이지(www.suneung.re.kr)에 게시할 예정이다. 개인별 성적통지표는 9월 30일 접수한 곳에서 받을 수 있다.
이재명 정부의 5년간 밑그림을 그릴 국정기획위원회가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현판식을 열고 공식 출범했다. 국정기획위는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하는 새 정부의 국정과제 추진 로드맵을 짜는 역할이다. 법정 활동 기간은 60일로, 필요에 따라 1회 한정으로 최장 20일까지 연장할 수 있다. 국정기획위는 ‘100대 국정과제’, ‘국정운영 5개년 계획’ 등을 마련할 방침이다. 위원장은 이한주 민주연구원장이 맡은 가운데 3명의 부위원장은 대통령실 김용범 정책실장,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이 담당한다. 이날 산하 7개 분과장, 분과별 7명 위원 명단도 공개됐다. 교육과 방송·통신 분야 등을 다루는 사회2분과장은 홍창남 부산대 부총장이 선임됐다. 이 자리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유력하게 검토됐으나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의원은 페이스북에 자리를 양보한다는 뉘앙스의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홍 분과장은 부산대 교수 임용 전 1986년에서 2006년까지 중등 영어교사로 근무하며 한국학교컨설팅연구회(현 한국학교컨설팅협회) 연구팀장 등을 지냈다. 대선 전에는 이 대통령의 싱크탱크로 알려진 ‘성장과 통합’에서 교육 공약을 담당했다. 사회2분과 위원에는 김현·임오경·차지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추혜선 전 정의당 의원, 김경호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박선아 한양대 교수, 이원재 KAIS 교수가 이름을 올렸다. 또한 국정기획위는 교육 담당 전문위원으로 박대림 교육부 영유아지원관, 이경희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 김용련 한국외대 교수, 김한나 총신대 교수 등을임명했다.
한국교총과 국제언어대학원대학교(총장 이재희)는 17일 양 기관간 긴밀한 교류와 협력을 통해 창의적 인재 양성과 미래 교육 환경 조성을 목표로 하는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MOU를 통해 양 기관은 ▲다문화 학생 지도교사 연수 ▲영어교사 연수 및 전문성 제고를 위한 석·박사 학위과정 제안 ▲교원 트라우마 치유 관련 강좌 개설 등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강주호 교총회장은 협약식에서 “양 기관이 서로의 전문성과 자원을 적극적으로 공유해 창의적 인재 양성과 교육 현장의 혁신을 함께 이끌기를 기대한다”며 “우리 교육 공동체의 질적 성장과 학생들의 더 나은 미래를 여는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언어대학원대는 2002년 설립 이래, 글로벌 인재 양성을 목표로 우수한 교수진과 실무 중심의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영어교육 및 통번영 분야의 전문인력을 배출해오고 있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도 'n수생'이 고3 수험생보다 우수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8일 공개한 2025학년도 수능 성적 분석 결과에 따르면 작년 11월 치러진 2025학년도 수능에서 졸업생의 국어·영어·수학 표준점수 평균이 고3 재학생보다 모두 높았다. 졸업생의 강세 현상은 2022학년도 통합 수능 도입 이후 계속되고 있다. 국어 표준점수 평균은 108.9점으로 고3 재학생(95.8점)보다 13.1점 이상, 수학 표준점수 평균도 졸업생(108.4점)이 고3(96.2점)보다 12.2점 높았다. 검정고시 수험생의 표준점수 평균은 국어 99.2점, 수학 95.7점이다. 절대평가인 영어에서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 비율은 졸업생이 9.6%로, 고3(4.7%)의 2배에 달했다. 검정고시 수험생의 1등급 비율은 5.1%이다. 학교 소재지별로 보면 대도시 학교의 국어·수학 표준점수 평균(98.6점·98.8점)이 중소도시(95.5점·95.8점), 읍면지역(92.9점·93.6점)보다 모두 높게 나타났다. 시도별로는 서울 소재 학교의 국어·수학 표준점수 평균이 가장 높다. 서울의 표준점수 평균은 국어와 수학 모두 101.7점으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100점을 넘었다. 시도 내 학교 간 표준점수 평균 격차를 보면 국어는 대전(28.6점)이, 수학은 광주(29.7점)가 가장 작았다. 국어는 대전에서, 수학은 광주에서 학교 간 성적 격차가 가장 작았다고 볼 수 있다. 평균 성적이 가장 우수한 서울은 학교 간 성적 격차가 국어의 경우 53.1점으로 충남(55.9점), 경기(54.8점)에 이어 3번째로 컸다. 수학은 59.1점으로 전국에서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졌다. 성별로 보면 국어는 여학생(100.8점)이 남학생(99.1점)보다, 수학은 남학생(102.7점)이 여학생(97.1점)보다 표준점수 평균이 높았다. 영어 1등급 비율은 여학생(6.3%)과 남학생(6.1%)이 비슷했다. 재학생 응시자의 학교 설립 주체별로 보면 국어·수학 표준점수 평균의 경우 사립학교가 국공립학교보다 각각 4.2점, 4.0점 높았다. 영어 1등급 비율도 사립학교는 6.1%로 국공립학교(3.9%)를 웃돌았다.
중견 작가 서유미의 단편 토요일 아침의 로건은 어느 날 갑자기 뇌종양 판정을 받은 50대 중년 남자의 이야기다. 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그는 벌써 4년째 토요일 아침마다 영어선생님 젤다와 2시간씩 비즈니스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 로건은 그의 영어 이름이다. 영어도 늘고 회사에서도 승진해 미국 지사 발령을 앞두고 있는데 위기가 찾아온다. 건강검진에서 뇌종양을 발견한 것이다. 그의 삶이 예전과 같을 수 없을 것이다. 미국행도 힘들 것 같다. 우선 젤다에게 영어 공부를 그만두겠다고 얘기해야 하는데 선뜻 말하지 못하고 망설인다. 소설은 로건이 결국 통보하기까지 4주 동안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는 일들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로건은 왜 통보를 망설였을까. 수업하는 카페에선 한강에 있는 오리배들이 밧줄에 묶여 흔들리는 것이 보인다. ‘묶고 있는 밧줄을 풀면 오리배들은 어디로 떠내려갈까. 영어 수업을 그만두게 되면 삶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그는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리시안셔스 꽃다발 주문하지만 … 그런 로건이 회사 임원 식사 자리에 참석했을 때 장미 비슷한 꽃이 화병에 꽂혀 있는 것이 보였다. 흰색·분홍색·라벤다색·노란색 등 다양한 색을 가진 꽃이었다. 여러 번 온 레스토랑이지만 꽃이 있는 것을 처음 알았다. ‘꽃들은 장미처럼 여러 겹의 꽃잎으로 이루어졌는데 이름은 알 수 없었다.’ 로건은 꽃 이름을 알고 싶어 휴대폰으로 꽃 사진을 찍어둔다. 토요일 아침, 그는 알람소리에 눈을 떴고 평소와 같은 시간에 일어났다. 후드집업을 걸치고 지하철역 근처의 플라워샵에 가서 미리 부탁해 놓은 꽃다발을 찾았다. 이틀 전 퇴근길에 꽃집에 들렀을 때 꽃집 주인은 그가 찍은 사진을 보더니 리시안셔스네요, 하며 연한 분홍색의 꽃 한 단을 꺼내 보여주었다. 레스토랑의 테이블에 있던 꽃보다 더 건강해 보였다. 주인이 리시안셔스는 자른 상태에서 더 피지 않는 꽃이라며 수명이 긴 게 장점이라고 했다. 그는 얇고 부드러운 꽃잎을 보다가 꽃다발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다. 로건은 리시안셔스 꽃다발을 젤다에게 줄 생각이었지만, 끝내 주지 못한다. 4주째 토요일에야 로건은 젤다에게 수업 중단을 통보한 후,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고 자신이 무엇을 선택했는지 알게’ 됐고, 비로소 마음이 아픈 것을 느낀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깔끔한 소설이었다. 작가는 토요일마다 소설 작법 수업을 한다는데, 수강생들에게 전범(典範)을 보여주듯 흠잡을 데 없는 소설을 쓴 것 같다. 4주간 영어 수업을 하면서 주인공이 본 장면과 느낀 감정들을 세밀하게 묘사하는데, 이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주인공 감정과 겹쳐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리시안셔스는 주인공이 몸의 이상을 안 다음 보이기 시작한 것 중 하나다. 소설에서 상당한 비중을 가진 소품이다. 아마도 중년의 위기에서 그제야 꽃이라는 생명 또는 아름다움이 보이기 시작한 것을, 이전과 다른 관심과 애정이 생긴 것을 보여주는 장치 아닐까 싶다. 리시안셔스, 장미와 카네이션 중간 느낌 소설에 나오는 대로 리시안셔스(Lisianthus)는 얼핏 보면 장미로 착각할 정도로 장미 비슷하게 생겼다. 장미와 카네이션의 중간 정도 느낌을 주는 꽃이다. 변치 않는 사랑이라는 좋은 꽃말을 가져 결혼식 부케로 많이 사용하는 꽃이다. 물오름이 좋고, 절화(折花) 수명도 길어 최근 수요가 급증하는 꽃이라고 한다. 리시안셔스는 용담과의 한해살이풀로 원산지는 북아메리카다. 장미와는 꽃은 물론 줄기와 잎 모양에서 차이가 있다. 줄기에 가시가 없고, 잎은 마주나면서 타원형인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국가표준식물목록 추천명은 ‘꽃도라지’이지만, 리시안서스·리시안사스 또는 속명인 유스토마(Eustoma) 등으로 다양하게 부르고 있다. 홑꽃과 겹꽃이 있는데 겹꽃은 꽃잎이 겹쳐져 있는 모습이 터키 터번을 떠올린다고 터키꽃도라지라고도 부른다. 장미 비슷하게 생긴 절화가 하나 더 있다. 라넌큘러스(Ranunculus)인데 이 꽃은 이른 봄에 피는 꽃이라 그즈음에만 꽃집에서 살 수 있다. 원종은 선명한 황색으로 꽃잎이 5장이지만 원예종들은 겹꽃이 대부분으로 빨간색·노란색·주황색·분홍색·흰색 등 다양한 색이 있다. 꽃이 비교적 오래 가고 꽃잎이 많고 풍성해 젊은 층에 인기 있는 꽃이라고 한다. 라넌큘러스는 미나리아재빗과 미나리아재비속에 속하는 식물이니 국내에서 자라는 미나리아재비와 닮은 데가 많다. 한마디로 라넌큘러스는 미나리 같은 줄기에 장미처럼 화려한 꽃이 피는 식물이다. 라넌큘러스라는 이름은 라틴어 ‘Rana’에서 유래했는데 ‘작은 개구리’라는 뜻이다. 주로 연못이나 습지 등 습한 지역에서 잘 자라는 특성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라넌큘러스를 가장 쉽게 식별하는 방법은 많은 꽃잎이다. 얇은 꽃잎이 겹겹이 겹쳐 피는데 꽃잎 수가 300장이 넘는다고 한다. 주로 알뿌리로 번식하는 구근 식물이라는 것도 기억해 둘 만한 것이다. 요즘엔 초봄 길거리 화단에도 심는 꽃이다. 서유미 작가는 꽃과 나무 등 식물을 좋아하는 작가임이 분명하다. 그가 최근에 낸 소설집 밤이 영원할 것처럼엔 토요일 아침의 로건말고도 식물이 나오는 작품이 많았다. 육아로 자기 시간을 내기 어려운 주부와 학습지 방문교사의 생활을 그린 밤의 벤치엔 등나무와 전나무, 눈치채지 못하고 있던 가정의 균열을 조용히 체감하는 하루를 그린 그것으로 충분한 밤엔 실내식물 스투키, 부유하고 선망받는 위치에서 내려와 별 볼 일 없던 친구에게 의지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여성을 그린 지나가는 사람엔 벚꽃, 전 배우자를 독촉해 위자료를 받아내야 하는 여교수를 다룬 기다리는 동안에는 대표적인 실내식물인 스킨답서스가 나오고 있다. 또 표제작인 밤이 영원할 것처럼에서는 ‘좌천 아닌 좌천’을 당한 주인공의 심리적 충격을 벤자민고무나무로 표현하고 있다. 벤자민고무나무는 광택이 나는 작은 잎이 아름다운 관엽식물이다. 작가들의 꽃에 관한 관심도 시대에 따라 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전에 소설을 읽다가 마주한 꽃들은 팬지 등 화단 꽃과 야생화 위주였다. 그런데 요즘 작가들의 작품을 읽다 보면 고무나무 같은 실내식물, 리시안셔스 같은 절화, 플루메리아 등 해외식물을 흔히 만날 수 있다. 서유미 소설집이 이런 패턴을 잘 보여주고 있다.
교육부는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2027년 11월 18일 시행하고, 성적은 2027년 12월 10일 통지한다고 1일 밝혔다. 2028학년도 수능은 2023년 12월 발표된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에 따른 첫 시험으로 현재 고교 1학년이 그 대상이다. 과목별 유불리를 해소하고자 국어·수학·탐구영역의 선택과목이 폐지되고 통합·융합형으로 치러진다. 탐구영역은 사회·과학 총 17개 과목(사회 9개, 과학 8개) 중 최대 2개를 골라 치르던 방식에서 공통사회·공통과학을 필수 응시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제2외국어/한문 영역만 9개 과목 중 1개를 선택해야 한다. 영역별 문항과 시간의 경우 국어·수학·영어은 현행과 동일하지만, 탐구는 현행 ‘과목당 20문항·30분’에서 ‘25문항·40분’으로 바뀐다. 제2외국어/한문은 ‘30문항·40분’에서 ‘20문항·30분’으로 줄어든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출제 원칙 등 수능 시행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담은 2028학년도 수능 시행 기본계획을 2027년 3월에 공고할 예정이다.
동문학은 조선 정부가 개항 이후 외국어를 교육해 통역관을 기르던 최초의 교육 기관이다. 동문학은 임오군란으로 조선에 고문으로 온 독일인 묄렌도르프가 통역관이 필요하다고 해서 세워졌으나 청국이 관리하고 교사의 자질도 부족해 졸업생들이 통역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처음 세워진 근대식 교육 기관은 1883년 덕원∙원산 주민들이 원산을 개항하면서 일본 상인들의 진출에 따른 대책으로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세워졌다. 이들은 덕원부사 겸 원산감리로 부임한 정현석에게 학교를 세우자고 요청해 이를 허락받아 관민이 힘을 모아 ‘원산학사’를 세우니 최초의 사립학교라고 하겠다. 원산학사에는 문예반 50명, 무예반 200명을 뽑아 외국어와 실용 교육으로 외국어 통역관과 별군관을 양성했다. 별군관은 앞서 개항한 부산에서 일본인의 횡포가 있어 원산 상인을 보호하고자 만들어진 것이다. 최초의 공립학교는? 제도권 교육 기관으로 최초의 근대적 공립학교는 ‘육영공원’이다. 육영공원은 고종 23년(1886년)에 나라에서 세운 것이다. 민영익과 홍영식이 미국에 보빙사로 다녀와 고종에게 영어와 개항에 따른 국제적인 학문을 가르치는 학교를 세우자고 건의했다. 이에 고종이 허락해 서소문동 38번지에 세워졌다. 설립 5년 후에 박동(종로구 수송동에 있던 마을)의 독일영사관 자리와 맞교환하여 이전하였다. ‘육영공원(育英公院)’의 이름은 ‘영재를 육성하는 공립학교’라는 뜻이다. 육영공원에는 좌원에 현직 관리가, 우원에 양반 자제들이 입학했다. 좌원은 일종의 재교육을 통한 관리들의 업무능률과 전문성을 향상하기 위한 것이다. 이런 까닭에 좌원 학생은 승진을 위해, 관직에 아직 나가지 못한 양반 자제들이 있는 우원에는 관리가 되기 위해 10개월에 영어 단어를 3000개 암기할 정도로 학업에 열중하였다. 최초의 사립학교는? 외국인에 의해 세워진 최초의 사립학교인 배재학당은 1885년 한국에 온 아펜젤러가 8월 3일 제중원 직원인 이겸라·고영필이 의사가 되고 싶다고 해 영어를 가르친 것이 계기이다. 이후 학생 3명이 늘어나 정식 학교를 세우고 싶다는 아펜젤러의 뜻을 알고 고종이 1886년 6월 8일 허락해 개교하였다. 1887년 고종은 ‘인재를 기르는 집’이라는 ‘배양영재(培養英才)’를 줄여 ‘배재(培栽)학당’의 현판을 수여해 ‘배재학당’이 되었다. 나라의 지원을 받아 무료로 운영됐으나 독립협회와 관련되며 지원이 끊겨, 학생들에게 매달 3냥(현재 돈으로 15만 원 정도)의 수업료를 받으니 일부 학생은 학비가 없는 학교로 전학하였다. 오늘날 ‘근로장학생’처럼 ‘학생자조정책’이라는 제도가 실시돼 학교 교내를 돌며 청소와 질서 유지에 관한 일을 하면 학비를 면제시켜 주기도 했다. 생활비와 용돈까지 주었다 학비를 받는 사립학교와 달리 공립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매달 6원씩의 생활비와 점심값, 담뱃값으로 매일 6전(당시 설렁탕 한 그릇에 2전5리였음)씩 지급했다. 이렇게 학생들에게 돈을 준 것은 서양 사람이 어린애를 잡아다 눈알을 뽑아서 사진기를 만든다든지, 천연두 예방접종을 소젖으로 해야 하는데 소젖이 없어서 여자를 잡아다 젖을 뽑은 것이라는 가짜 뉴스 때문에 입학생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 채택 학교 중 일부에서 중간 점검 차원으로 진행한 학생·교사 대상 설문 결과 긍정적 평가가 연이어 나왔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23일 대구 본원에서 개최한 ‘제168회 디지털교육 포럼’ 발표(사진) 중 나온 내용이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5명의 교사 중 2명이 소속 학교 구성원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다. 이수철 대전신일여고 교사는 5월 중 온라인으로 진행한 동료(응답 17명), 학생(응답 83명) 대상 설문 결과를 각각 공개했다. 교사 설문에서 ‘학생들의 학습 참여나 흥미 증진에서 AI 도구가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는지’를 5점 척도로 질문한 결과 ‘4점 이상’의 긍정 응답비율이 80%를 넘겼다. 가장 많은 52.9%가 4점을 택했고, 만점에 해당하는 5점이 2위인 29.4%를 기록했다. 3점은 11.8%, 2점은 5.9%에 그쳤다. ‘AI 코스웨어가 수업 준비나 학생 지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느끼는지’ 질문에서도 ‘4점 이상’ 비중이 80%에 근접했다. 4점이 가장 많은 52.9%이고, 5점이 23.5%로 그 뒤를 이었다. 3점은 17.6%, 2점은 5.9%다. 학생 설문에서는 ‘전체적으로 AI를 활용한 수업에 만족하는지’를 5점 척도로 질문하자 긍정 응답 비율이 63%에 달했다. ‘AI 활용 수업에 대한 흥미도’, ‘이해도’ 등 질문에서도 비슷한 분포를 보였다. 특히 ‘내용 이해도’ 설문에서 높게 나타난 긍정 응답 비율(67%) 분석 결과 유의미한 값이 형성됐다. 황유리 대전이문고 교사가 5월 2~9일 1학년 정보 수업 참여자 78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도 비슷하다. ‘전반적인 만족도’ 질문의 긍정 답변 비율은 64.2%로, ‘이해도’ 질문에서도 68.7%다. 반면 ‘AIDT 활용 예·복습 경험’, ‘자기주도적 학습 가능성’에 대한 질문의 긍정 답변 비율은 각각 32.8%와 41.8%로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김혜신 충남 천안부대초 교사와 김용욱 충남 신도초 교사는 영어 교과, 조미나 충남 공주봉황초 교사는 수학 교과 적용 사례를 발표했다. 영어 수업의 경우 읽기와 말하기 등 노출효과가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 교사는 수학 문제 풀이 과정에서 채점, 분석, 단원성취도, 학생별 성취기준 이수현황 등 제시로 학생과 교사에게 모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학생의 타자 능력, 필기 능력, 초기 세팅 시 에너지 소모, 일부 기능 오류 등 문제는 공통적인 지적 사항이다. 정제영 KERIS 원장은 "현장 사례를 통해 AIDT 활용도 제고 방안 등에 대해 상당한 참고가 됐다"며 "교실 변화 지원을 위해 더욱 힘쓰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의 주의력이 눈에 띄게 부족해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학생 한두 명의 문제가 아니라 학급 전체가 수업에 집중하기 어려워하는 모습이 관찰된다고 입을 모은다. 과거에도 산만한 학생이 있었지만, 최근 그 비율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이사비나 교사도 “온라인 수업과 불규칙한 생활, 디지털 환경에 노출되면서 학생들이 집중력을 유지하는 시간이 눈에 띄게 짧아졌다”고 동의했다. 지루함을 느끼는 것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거나 과제 실행을 힘들어한다는 것이다. 이 교사는 “단순한 훈육이나 통제보다 주의력 저하의 원인을 이해하고 대처하는 전문적인 접근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사는 산만한 학생들을 만나고, 학습 부진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깨달은 게 있다. 산만함을 개인의 노력 부족이나 의지 문제로 다뤄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그는 “이런 접근은 학생 스스로 ‘나는 원래 안 되는 애’라고 낙인찍게 만든다”고 했다. 그때부터 ‘산만함’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산만한 아이들의 뇌는 어떻게 작동하는지, 산만한 아이들이 포기하지 않고 공부하게 도울 방법은 없는지를 고민했다. 이 교사는 ‘산만하다’는 표현에 어떤 부정적인 의미도 담지 않는다. 여러 성향의 하나로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산만함을 문제로 보느냐, 가능성으로 보느냐는 전적으로 어른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사회에서는 ‘공부는 엉덩이 싸움’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가만히 앉아 집중하고, 암기를 잘하는 아이들을 추앙하듯 보는 시선이 있어요. 이런 시선 때문에 산만함이 ‘결핍’처럼 느껴지는 거죠. 하지만 산만함은 아이의 특성입니다. 뇌의 독특한 정보 정리 방식일 뿐, 고쳐야 할 문제 행동이 아니에요. 오히려 창의력과 유연한 사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자산이 되기도 하죠. 중요한 건, 이 아이들이 가진 에너지를 어떻게 잘 다듬어주느냐입니다.” 산만함의 원인 중 하나는 뇌의 전두엽 기능이 약하기 때문이다. 전두엽은 주의력과 행동, 감정을 조절하는 기능을 담당하는데, 전두엽이 약한 아이들은 쉽게 산만해지고 주의 집중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이 교사는 “전두엽이 담당하는 기능은 생활뿐만 아니라 학습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산만한 아이는 주의 집중력이 약한 아이, 실행 기능이 부족한 아이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했다. 최근 이 교사는 그동안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교실에서 산만한 학생들을 지도했던 경험,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자녀의 공부 습관을 만들어주기 위해 애썼던 과정과 노하우를 책 ‘산만한 아이의 공부법은 따로 있다’에 담아 펴냈다. 아이의 가능성을 믿고 포기하지 않으려는 교사이자 부모의 이야기다. 그는 “모든 아이는 ‘잘하고 싶다’는 욕구를 가지는데, 산만한 아이도 다르지 않다”며 “특성을 이해하고 ‘목표한 것을 어떻게 성취하느냐’를 가르쳐주는 것이 이 아이들의 잠재력을 깨우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겉모습보다 두뇌 발달 속도를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전두엽 기능이 미성숙한 아이들은 감정 조절, 시간 관리, 과제 시작과 마무리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이런 행동 자체를 단순히 ‘게으름’이나 ‘무례함’으로 바라보지 않을 것을 당부했다. 또 일관된 루틴을 만들고 시각적 도구 활용을 추천했다. 타이머 사용법, 계획하는 방법 등 실행을 중심으로 한 코칭도 도움이 된다. 이 교사는 “무엇보다 작은 칭찬이라도 잊지 않고 해줌으로써 한 번 더 도전할 동기를 끌어 올려주는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귀띔했다. 교실에서 활용할 방법도 소개했다. 주의력은 크게 시각 주의력과 청각 주의력으로 나뉘는데, 시각 주의력이 약한 학생에게는 ▲할 일 목록 ▲오늘 수업 흐름 ▲과제 순서 등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하는 게 효과적이다. 말로 설명하는 것을 잘 따라가지 못하거나 주변 소음에 쉽게 방해받는 청각 주의력이 약한 학생에겐 ▲짧고 또렷하게 지시하고 ▲한 문장씩 끊어서 전달한 후 ▲‘지금 뭐 해야 하지?’ 확인 질문을 하는 것이 좋다. 이 교사는 “산만한 아이도 배움을 갈망한다”면서 “때로는 게으르고 공부에 관심 없는 것처럼 보여도 그 안에는 ‘나도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고 했다. “산만함은 결코 나쁜 게 아닙니다. 단지 조금 다른 방식의 배움이 필요할 뿐이에요. 우리가 그 다름을 존중하고 이해한다면 전략적으로 아이들을 도울 수 있어요. 더 많은 어른이 이 아이들의 마음을 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에 지원한 수험생은 50만3572명이라고 27일 발표했다. 이는 작년 6월 모평 지원자대비 2만9439명 늘어난 것으로, 관련 통계를 공식 발표한 2011학년도 이후 가장 많은 지원자로 파악됐다. 지원자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고3 수험생이 2007년 ‘황금돼지해’ 출생자인 영향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당시 황금돼지의 해에 태어난 사람들이 길하다는 속설 때문에 일시적으로 출생률이 늘어난 바 있다. 재학생은 41만3685명(82.2%)으로 작년보다 2만8250명 늘었고, ‘졸업생 등’(졸업생+검정고시생)은 8만9887명(17.8%)으로 작년보다 1189명 증가했다. 작년 대비 비율은 재학생이 0.9%포인트로 늘었다. 6월 모평은 4일 오전 8시 40분부터 전국 2119개 고교(교육청 포함)와 511개 지정학원에서 동시에 시행된다. 시험은 1교시 국어(오전 8시 40분∼오전 10시), 2교시 수학(오전 10시 30분∼낮 12시 10분), 3교시 영어(오후 1시 10분∼2시 20분), 4교시 한국사 및 사회·과학·직업탐구(오후 2시 50분∼4시 37분), 5교시 제2외국어/한문(오후 5시 5분∼5시 45분) 순으로 치러진다. 이번 모평은 오는 11월 13일 예정된 본 수능의 성격, 출제 영역, 문항 수 등을 미리 파악할 수 있어 중요한 지표로 활용된다. 국어와 수학 영역은 ‘공통+선택과목’ 구조로 치러진다. 영역별 선택과목은 수험생 본인이 고른 1개 과목에 응시하면 된다. 사회·과학탐구 영역은 17개 과목 중에서 최대 2개를 선택할 수 있다. 문제와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은 시험 당일부터 같은 달 7일 오후 6시까지 받는다. 이의 심사를 거쳐 최종 정답은 6월 17일 오후 5시에 확정·발표하며, 성적은 7월 1일 통지된다.
어제까지 이틀간 심술궂은 비를 뿌려 미안했는지 하늘이 참 맑고 공기도 좋다. 이른 아침에 출발은 좋았으나 시간이 많이 지났음에도 도로마다 막혀 피곤하고 배도 고파 공주 입성하자마자 바로 식당을 찾아갔다. 점심 식사는 곰골 식당이란 곳에서 생선조림과 생선구이를 시켰다. 곰골 식당은 오래된 한옥으로 천정도 나지막하고 방도 작은 전형적인 서민 가옥인데 반백 년은 족히 돼 보인다. 넉넉한 양과 혀에 딱 느낌 오는 맛에 가격까지 적당하다. 서울 식당과 비교하니 가성비가 매우 높아 다시 오고 싶다. 곰골 식당 근처에는 공주사대부속중고등학교가 있다. 정문이 기와를 얹은 높은 망루 같아 백제 옛 도읍지답게 전통과 문화가 살아있는 것 같다. 학교 주변 큰 샘골 마을엔 단독 가옥들이 모두 갓 시집온 새댁같이 깨끗하며 단정하게 단장하고 자리 잡고 있다. 그 옆엔 언제 적 우물인지 오래된 큰 샘골 우물이 마을의 수호신처럼 마을을 지키고 있다. 두세 정거장 떨어진 공산성에 도착하여 소형차 주차장으로 들어가 주차하였다. 금서루가 장엄하게 버티고 있는 공산성 입구에는 서른 개 정도의 비석들이 줄지어 서있다. 마치 '내가 백제의 충신이다'라고 호령하는 듯 그 자태가 제법 장엄하다. 장대하고 묵직한 비석들이 줄 서서 근엄하게 입장객들을 맞이한다. 주로 관찰사와 목사 등을 역임한 분들의 공적비라고 한다. 공주의 산 역사를 비석으로도 설명이 되는 것 같아 백제의 오랜 향기가 풍겨 나오는 듯하다. 금서루를 지나니 왼편 성벽엔 노란 깃발이 줄지어 서있다. 다소 비탈진 언덕을 올라가며 공산성의 맑고 신선한 공기를 맘껏 마셨다. 폐부 깊숙이 들이마신 공산성 산소로 몸속의 폐가 한결 정화된 느낌이 든다. 지금도 발굴하고 있는 현장도 살펴봤는데 아직도 발굴 중이라는 공산성은 주변 무령왕릉과 유적들을 포함하여 백제의 살아있는 역사로 그 역사적 가치가 대단하여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고 한다. 공주시는 단정하고 깨끗함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한옥식 카페도 식당도 눈에 많이 보인다. 다음일정은 마곡사로 정하고 출발했다. 어휘가 주는 느낌이 심상치 않은 절 이름에 호기심도 있고 백범 김구 선생이 스물두 살에 이 년간 은거하던 곳이라 하여 꼭 가보고 싶어 계획을 잡았다. 마곡사를 처음 보니 기둥도 서까래도 분칠 안 한 할머니 같은 느낌이 든다. 질박하고 소박하나 나이 드신 품에서 나오는 아늑함과 푸근함, 바로 그것이었다. 해탈문이 첫 관문이다. 해탈문을 들어서면 속세를 벗어나 불교 세계로 들어가며 해탈하겠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고 한다. 나도 해탈문을 들어섰으니, 속세의 번뇌를 다 떨쳐버리고 해탈하려나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백범 김구 선생이 기거하던 백범당이 바로 보인다. 친필 사인이 적힌 태극기가 처마 밑 벽에 게시되어 있고 사진과 친필 휘호 등을 볼 수 있었다. 백범의 절절한 애국 애민 정신에 대한 경외심으로 고개를 숙이고 마곡사를 뒤로 발길을 돌렸다. 그 부근에 연미산자연미술공원이 있어 들어가 봤다.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곳이라는 설명을 듣고 입장하였다. 유치원 원생들이 단체로 입장하여 재잘거리고 있어 고요한 숲속에서 작은 새들이 종알거리는 노랫소리같이 들렸다. 이곳은 둘레길 다니듯 오르내리며 전시된 미술작품을 관람하는 코스로 주로 대나무, 나무 등을 이용한 자연 친화적인 재료를 쓴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마침 프랑스인 작가가 작품을 제작하는 모습이 있어 다가가 보았다. 파란 눈의 작가가 엄청난 크기의 사람 얼굴을 대나무로 엮어 만드는 과정이 신기하여 한참을 보고 짧은 영어로 몇 마디 주고받았다. 작품이 멋있다고 하니 활짝 웃으며 좋아한다. 칭찬은 고래만 춤출 뿐 아니라 전 세계 모두에게 통용되는 공용 언어임이 증명되었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며 숲속에서 작품 감상하니 등산에 버금가는 에너지가 소비되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동학사가 있어서 들렸다. 맑은 계곡 따라 어우러진 숲과 길이 어깨동무하듯 동학사까지 이른다. 하루에 사찰 두 곳을 방문하니 부처님도 우리를 잘 보살펴 주실 것 같다. 공주시는 판소리의 대가 박동진 님의 소리 전수관이 있다. 제자들이 옛 소리를 전수하는 연수관 같은 곳인데 먼저 박동진 명창의 기념관으로 들어갔다. 살아생전 유품과 업적을 살펴보니, 마치 박동진 명창이 살아 계신 듯하다. 판소리를 음향으로 틀어놓고 영상으로 생전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더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평생 판소리를 연구하고 제자를 양성하여 국악의 기틀을 잡으신 명창을 찾아뵙고 아쉽지만, 다음 일정으로 문을 나섰다. 필자도 문학인으로 족보에 올렸으니 지역 문학관은 빠지지 않고 가보고 있던 차에 공주시에 나태주 풀잎 문학관이 있어 찾아갔다. 공주시 세무서와 공주사대부속고사이에 끼어 있는 문학관은 뒤로는 아늑한 작은 숲 울타리로 둘러싸여 있으며 나지막한 언덕배기 위에 고즈넉하게 자리 잡고 있다. 반가운 마음에 성큼 현관 앞으로 가니 웬 자그마한 어르신이 문밖으로 나오시는 것이다. 직감으로 나태주 작가임을 알아챘다. 문을 들어가며 스쳐 가는 와중에 젊은 분이 어떻게 오셨느냐고 묻는다. 여기 방문하러 왔다고 하니 공사 중이라 주말 외엔 개방을 안 한다고 거절하는 것이었다. 마침 밖에서 그 소리를 들은 나태주 작가님이 "어디서 오셨어요?"라고 묻는다. "서울서 일부러 보러 왔습니다"라고 말씀드리니 들어오라고 하셨다. 작가님의 남을 배려하는 넉넉한 마음 씀씀이를 읽을 수 있었다. 방으로 들어와서 차나 한잔하고 가라며 녹차 한 잔을 따라 주셔서 작가님과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 그때 슬그머니 일어나 뒷창문 쪽으로 가더니 "창으로 들어오는 오후 햇살이 마치 인생 같아요. 여기 와 보세요"라고 말하며 창문을 가리킨다. 일상에서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작은 틈으로 들어오는 햇살을 예사로 보지 않는 작가의 범상치 않은 감각과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방안에 3대나 있는 풍금도 보여주고 이런저런 대화를 이어갔다. 대작가님과 차 한 잔 나누며 대화도 하고 기념 촬영도 선뜻 응해주셔서 어제 꿈을 잘 꾼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인사하고 나오는데 시집도 한 권 주시는 것이다. 뜻밖의 시집을 받으니 횡재한 기분이었다. 나 작가님은 초등교장 출신이어서 동업자라 그런지 더욱 친근감이 들었고 일찍이 1971년 시인으로 등단하여 수많은 시를 발표하신 대작가이다. 나태주 풀잎 문학관을 뒤로 하고 공주한옥마을로 향했다. 이곳은 한옥 체험을 기본으로 숙박, 캠핑 등을 하는 곳이었다. 좋은 경치와 함께 행운이 더한 날이다.이번 공주 여행은 백제를 이해하는데 더없이 소중한 체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