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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안양옥 교총회장은 9일 정책간담 환영사에서 여교원 가정방문 안전대책 마련, 수행평가 개선 등 교육현안에 대한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고 건의했다. 의례적 인사말 대신 교원대표로서 현장 대변에 충실한 행보였다. 안 회장은 “교육부 장관과의 현장간담에 3실장과 주요 국·과장이 모두 참여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현장에서 답을 찾고자 하는 장관님께 정책적 제언과 현안에 대한 대안을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새 학기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일선 학교에 내려진 결석학생 대응 매뉴얼에 대해서는 “교원들이 가정방문에 적극 나서야겠지만 여교사가 76%에 달하는 초등의 경우, 안전문제가 뒤따른다”며 “경찰이나 지자체 공무원이 반드시 동행할 수 있도록 교육부가 부처간 협력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학부모가 학교에 와 자녀 교육문제를 함께 논의할 수 있도록 ‘학교참여 휴가제’를 적극 추진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수행평가 확대에 대해서는 “공정한 평가기준 마련의 어려움 등 교원 부담 가중, ‘학부모 숙제’로 변질될 우려 등이 있는 만큼 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아울러 교총과 교육부의 교섭합의로 3월부터 도입된 자율연수휴직제에 대해서도 개선을 주문했다. 안 회장은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휴직 공백을 기간제교사로 충원하고 있다”며 “제도 도입의 취지를 살리고 학생교육을 위해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교원의 국내외 교육봉사 활동이 연구‧연수실적으로 인정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도 요청했다. 안 회장은 “교원들은 교육개혁의 주체로 나서기 위해 자긍심 회복과 스스로의 힘으로 교권을 세우는 ‘新교권시대’를 열어가고자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교육부와 항시 소통해 현장 요구가 정책에 반영돼야 하는 만큼 교원과의 간담회를 정례화하자”고 제안했다.
영국 교원 10명 중 4명은 학생으로부터 폭력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교사·강사연합(Association of Teachers and Lecturers·ATL)이 최근 1260명의 교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3%가 지난 한해 학생으로부터 폭력을 당했다고 답변했다. 이중 77%는 학생이 밀쳤고, 절반 정도는 발로 차거나 물건을 던졌다고 답했다. 심지어 37%는 학생이 주먹을 휘둘렀다고 밝혔다. 재직기간에 학생들로부터 모욕적인 말이나 욕설, 협박, 고함, 무례한 행동을 당했다는 교원도 94%나 됐다. 교원들이 익명으로 밝힌 교권 침해 사례도 각양각색이다. 서퍽주의 한 중등 교사는 “학생이 탈취제를 얼굴에 뿌렸다”고 밝혔다. 또한 학생이 집에 돌을 던졌다는 요크셔 지역의 한 교사, 학생이 의자를 던져 다리에 맞았다는 체셔주의 중등 교사, 심지어 학생이 자신의 머리를 연필로 찔렀다는 베드퍼드셔주의 초등 교사 등 도를 넘는 피해 사례가 접수됐다. 교원의 50.8%는 학생들의 무례한 행동으로 스트레스가 심각해졌다고 답했다. 10%는 이로 인한 불안, 우울증으로 병원 진료까지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의 문제 행동에 대해 응답자의 85%는 가정 내 부모의 잘못된 양육태도를 원인으로 꼽았다. 49.8%는 학생 정신 건강 관리 체제 미흡을 원인으로 짚었다. 매리 부스테드 ATL사무총장은 “교사들이 수업 부담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공격적인 행동까지 감내해야 하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정부가 학생 정신 건강에 대한 지원까지 줄여 문제 행동이 증가되고 학교와 교사의 고충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학교는 확고하고 일관된 학생 생활지도 정책과 학부모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들의 문제행동을 관리할 수 있도록 교원들에게 권한을 더 부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학생이 수업을 방해해도 교실에서 나가게 할 수 없었던 ‘노터치(no touch)’ 규정을 없앴고 학교가 학생에게 정학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결정권을 보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노동당 예비내각에서 학교 업무를 담당하는 닉 디킨 의원은 “교직을 떠나는 교원 수가 최고조에 이르렀다”며 “이번 설문조사는 교직으로 우수한 인력을 끌어모으는 데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교육부는 교사 채용과 확보에 어려움을 주는 학생의 문제 행동, 교실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더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년들의 소득 감소가 나타나고 있다. 이것이 깊어지면 빈곤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높아지게 된다. 빈곤은 모든 것을 슬프게 만들 수 있다. 그런데 날이 갈수록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잡지 못해 힘든 세상이 되어 힘든 모습을 많이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모든 젊은이가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야놀자’는 모텔, 펜션 등 숙박업소 예약 앱으로 유명한 벤처회사다. 누적 회원 340만 명, 앱 내려받기 횟수 1000만이 넘고, 하루 평균 5만 명이 이용한다. 2014년 연매출 200억 원을 달성한 데 이어 지난해엔 그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직원도 200여 명에 이른다. 투자회사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는 야놀자의 기업 가치를 2000억 원으로 평가하고 지난해 7월 100억 원을 투자했다. 여전히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에 등록된 숙박업소는 5만여 개, 객실 200만 개에 이른다. 현재 야놀자와 업무제휴를 한 곳이 7700여 곳이니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 게다가 ‘코텔’이라는 신개념 숙박업소 직영을 시작했고, 프랜차이즈 사업도 확장 중이다. 창업 10년 만에 성공 신화를 일군 ‘야놀자’ 대표가 걸어온 길은 그야말로 한 편의 드라마다. 네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여섯 살 때 어머니가 개가해 할머니 밑에서 자랐다. 초등학교 5학년이 돼서야 담임선생님 도움으로 겨우 한글을 깨쳤다. 하지만 중학교 1학년 때 할머니마저 세상을 떠났다. 잘못된 길로 빠져들기 쉬운 환경이었지만 그는 “방황하는 것도 사치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빨리 돈을 벌어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뿐이었습니다. 공고와 공업전문대학을 졸업하고 작은 회사에 취직했죠.” 그는 재테크 서적과 자기계발서를 탐독하며 돈 벌 방법을 찾았다. 선택한 것은 직장생활 3년 동안 모은 전 재산 4000만 원을 털어 주식 투자를 하다 모두 탕진했다. 잠잘 곳도 없던 그가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은 원양어선을 타거나 모텔에서 일하는 것뿐이었다. 3년 동안 모텔에서 먹고 자며 모은 돈으로 샐러드 배달업을 시작했지만 6개월 만에 문을 닫아야 했다. 다이어트와 채식이 유행이라 승산이 있을 거라 확신했는데 착각이었다. 다시 모텔로 돌아왔다. 청소하고, 시트 교체하고, 손님 받고…,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인터넷에 ‘모텔 종사자 모임’이란 카페를 만들었다. 카페를 운영하며 숙박업소와 물품 납품업체를 연결해주는 사업을 하면 되겠다고 판단한 그는 학교 후배 등과 함께 5000만 원을 투자해 물품 견적 서비스 창업에 도전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지지부진했다. 대부분 업소에서 기존 거래처를 바꾸려 하지 않았던 것 때문이다. 그는 고백하고 있다. “연달아 실패를 겪으면서 난 뭘 해도 코가 깨지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때 뜻밖의 제안이 들어왔다. 2005년 3월 1일 ‘모텔투어’라는 모텔 소개 카페를 운영하던 운영자가 그에게 양수를 제안한 것이다. 마지막 기회라 생각한 그는 카페를 인수하고, 서울과 근교 모텔촌을 돌아다니며 광고 영업을 했다. 1년여 만에 첫 유료 광고가 성사됐다. 모텔 내부 사진과 함께 다양한 정보를 올리고, 회원들 질문에 실시간으로 답변하며 홍보에 전력했다. 카페 회원에겐 모텔비 할인, 체크아웃 시간 연장 등의 혜택도 제공했다. 카페에 첫 유료 광고를 올린 모텔에 손님이 몰리자 광고를 하겠다는 모텔들이 늘어났다. 겨우 손익분기점을 넘기며 한숨 돌리나 싶었는데, 직원들이 전부 경쟁사로 옮겼다. 새로 개발한 카페 플랫폼까지 들고 갔다. 게다가 사용하던 이름마저 경쟁사에서 먼저 상표권 등록을 해버려 쓸 수 없게 됐다. 이름을 바꾸면 신생업체나 마찬가지로 모든 걸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다들 “망했다”고 했지만 그는 주저앉지 않았다. 2006년 10월 ‘야놀자’로 이름을 바꾸고 다시 시작했다. 성공에 대한 확신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이번이 마지막이었기에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조금만 더 버텨보자는 생각으로 견뎠다. 그런데 신기하게 그렇게 버틸 때마다 조금씩 길이 열리기 시작했다. 연이은 실패 뒤 ‘내가 잘 아는 걸 해야 한다’ 고 깨달았다. 스스로 극복해나가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그는 성공 원인으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도전정신을 꼽았다.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실패가 두려워 도전을 안 하면 성공도 없다. 취직이나 창업을 안 하고 그냥 있어도 배는 고프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똑같이 배는 고프지만 참고 계속하다 보면 전문성이 생기고, 그러다 보면 뭔가 먹을거리가 생긴다는 생각때문다. 그때 누군가 도와주기도 한다. 성공한 창업자들을 보면 대부분 버티다 보니까 투자도 받고 결국 성공한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는 요즘 ‘흙수저’니 ‘삼포세대’니 하며 자조하는 청년들에게 할 말이 많다. “대학생이나 젊은 직원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마음이 아플 때가 많아요. 취업이 안 돼 힘들다, 돈이 없어 결혼을 못 하겠다, 맡길 데가 없어 아이를 못 낳겠다…. 그렇다고 조건 다 갖추고 결혼하고 아이 낳으려면 너무 늦어요. ‘나도 돈이 없었지만 결혼도 하고 아이 낳아 잘 키우고 있다’고 하면 대부분 ‘사장님은 다르잖아요’라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지금 청년들보다도 더 가진 게 없었고, 더 절박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결혼하니까 책임감이 강해지고 아이가 생기니까 더 강해졌다. 앞으로 밀고 나가는 힘이 생겼다."고 자랑을 한다. 스스로 극복해나가야지 포기한 채 사회구조 타령만 하고 있으면 얻어지는 건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캐나다 온타리오주가 내년 신학기부터 학부모 소득이 연간 5만 캐나다달러(약 4500만원) 이하인 학생의 대학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온타리오 자유당 주정부가 2020년까지 대학 진학율을 70%까지 올리기 위한 방안으로 막대한 재정 지원책을 꺼내든 것이다. 주정부는 부모의 소득 수준이 대학 진학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2014년 현재, 온타리오 성인의 66%는 전문대 이상의 학력을 소지하고 있다. 하지만 연소득 3만 달러 이하의 저소득층 자녀는 1/3만 대학에 갈 정도로 진학률이 저조하다. 반면 연소득 11만 달러 이상 고소득층 자녀는 2/3 이상이 대학에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기존 학생 지원 프로그램을 개편하면 별도 신규 예산을 확충하지 않고도 지원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온타리오 학생지원 프로그램(Ontario Student Assistance Program·OSAP)의 예산 규모는 연간 13억 달러로 전체 대학생의 80%에 해당하는 25만 명에게 학비나 생활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찰스 수자 온타리오 재무장관은 “부모 소득 5만 달러 이하 학생은 오삽(OSAP)을 통해 이미 등록금보다 더 많은 재정 지원을 받고 있어 사실상 지금도 무상교육이나 다름없다"며 "4인 가구 평균 소득인 8만 3300달러 이하 대학생의 70%도 대학 평균 등록금보다 많은 금액을 면제받고 있어 이번에 발표한 정책에 따른 예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게다가OSAP과는 별도로 지난 2012년부터 주 정부가 정한 학비 기준 30% 상환제도를 실시해 15만 명이 혜택을 보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발표에 대해 “실제 대학 학비를 턱없이 낮게 산정해 결국 예산 부족으로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거세다. 새민주당(NDP)은 “주정부가 제시한 등록금 기준은 학비가 높은 공대 등을 배제한 것”이라며 “예산 증액 없이 학비 전액 지원이 가능하다고 한 것은 포퓰리즘”이라고 지적했다. 또 “수백억 달러의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온타리오주의 재정능력으로 이것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주정부가 제시한 대학 학비 기준은 6160달러(약 558만원)인데 이는 캐나다 통계청의 4년제 대학 평균 학비인 7868달러보다 1700달러나 낮게 책정돼 있다는 게 새민주당의 설명이다. 전문대 역시 코옵(co-op·산학일체형) 과정은 5000달러, 전문대에 개설된 학사과정은 6100달러에 달하는데 주정부가 산정한 학비는 2768달러에 불과하다. 결국 정부 지원금보다 많은 학비는 학부모 부담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비판이다. 여기에 연간 3% 이하로 제한된 학비 인상률 규제가 풀리면 학비 지원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새민주당은 전망했다. 등록금 외에 연간 1000달러에 달하는 학생회비 등 부수 경비에 대한 부담도 여전해 획기적인 지원책이 못 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그러나 주정부가 핵심 정책으로 들고 나온 만큼 내년 9월 신학기 시행은 확실시되고 있다. 또한 캐나다 최대 주인 온타리오를 시작으로 다른 주들도 정책 도입에 나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교총과 교육부의 교섭합의로 올해 도입된 교원자율연수휴직제가 3월부터 전국 유‧초·중·고 교원 256명이 참여하며 연착륙하고 있다. 교육부는 8일 낸 보도자료에서 “전국 12개 교육청에서 265명의 교사가 자율연수휴직을 신청했으며 전원 휴직이 받아들여졌다”고 밝혔다. 자율연수휴직제는 10년 이상 재직한 교사가 자기개발이나 신체적, 정신적 재충전이 필요할 때 재직기간 중 한 차례에 한해 최대 1년 동안 무직으로 휴직하는 제도다. 교육청별 휴직 현황은 경기 98명, 서울 53명, 대구 34명, 부산 24명 등이며 울산, 강원, 충남, 전북, 제주 등 5개 교육청에서는 신청자가 없었다. 학교급 별로는 초등교 136명, 중학교 76명, 고교 38명, 유치원과 특수학교 각 3명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1학기 직전 제도가 도입돼 신청이 많지 않았지만 2학기부터는 신청자가 늘어날 것”이라며 “사립학교 교원도 자율연수휴직을 할 수 있도록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자율연수휴직제 도입은 교총이 지난해 펼친 대정부, 대국회 활동의 결실로 평가된다. 지난해 인사혁신처에 구성된 ‘교원 및 공무원의 인사정책협의기구’에 참여하며 자율연수휴직 도입을 주요의제로 제안해 관철시켰고, 교육부와 지난해 11월 9일 체결한 2015년 단체교섭에서 도입에 합의했다. 이어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이 발의된 후에는 각 당 수뇌부를 방문해 협조를 요청한 끝에 지난 1월 8일 본회의 통과를 이끌어냈다. 교총은 교권 침해와 과중한 업무로 정신적·육체적 소진 상태에 놓인 교원들이 명퇴 등 극단적 선택 대신 일정기간 재충전과 자기개발의 기회를 갖게 하자는 취지에서 자율연수휴직제를 제안, 추진했다. 김동석 대변인은 “자율연수휴직제가 안착하려면 휴직 공백을 기간제교사가 아닌 정규교사로 충원해야 한다”며 “임용 적체를 적극 해소하고 교원정원을 증원하는 노력 등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인구 고령화 속도가 아주 빠른 국가이다. 이는 정치, 경제 및 사회문화 등 다양한 현상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빚어낸 결과물임과 동시에 각각의 현상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사회적 현상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인구고령화는 출산율 하락과 기대수명 증가가 맞물리면서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은퇴 후의 시간은 현역시절의 시간을 훌쩍 뛰어 넘고 있다. 하지만, 고령자의 퇴직 후 경제생활은 매우 불안하다. 이들의 재취업은 기대만큼 원활하게 작동하고 있지 못하다. 이런 상황에서 현역에서 물러난 은퇴자들은 인생 후반에 발생하는 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현역시절에 은퇴 후의 인생 후반을 보다 체계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등장한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최근 사회 전반에서 은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지만, 정작 인생 후반에 노출되는 각종 리스크(Risk)와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은 미흡한 실정이다. 최근 신문을 펼쳐보면 누구나 은퇴 기사를 쉽게 접해 볼 수 있을 정도로 일상화 되어 있다. 은퇴 관련 특집과 연재기사가 연일 매스컴에 오르내리고 있다. ‘100세 쇼크’, ‘준비 안 된 100세는 나에게도 국가에도 재앙’ 등 인생 후반이 집중 조명되고 있는 것이다. 노인 7명 중 1명이 치매환자, 재정파탄 국민연금 급여 삭감, 고령화로 경제성장률 저하, 기대수명의 증가, 자녀들도 부양할 능력이 없어지는 현상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 등이 인생 후반에 우리의 삶을 위험으로 빠뜨릴 도구로 거론되고 있다. 이는 은퇴가 이미 잠재된 문제가 아니라 오늘날의 핫 이슈임을 여실히 증명하는 것이라 하겠다. 누구나 행복하고 건강한 인생후반을 원하며, 이를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함을 느낀다. 하지만, 녹록지 않은 현실 속에서체계적으로 은퇴를 준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은퇴 설계는 단순히 노후를 준비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 남은 인생을 가치 있는 삶으로 만들어 가는 기회를 갖는다는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인생 후반에는 빈곤, 재정, 물가, 경제 등의 재무적 위험은 물론 질병, 외로움, 소외감, 사회적인 관계 등의 비재무적인 위험에 함께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위험을 관리하고, 안정된 인생 후반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은퇴설계가 필수적이다. 먼저, 인생 후반이 얼마나 긴 시간인지 가늠해보면 체계적인 은퇴 설계의 필요성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직장생활 초년도부터 은퇴 이전까지의 시간과 은퇴 시점부터 생의 종착점까지의 은퇴 후 시간을 비교해 보면 은퇴 전의 시간이 은퇴 후의 시간보다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컨대, 취업연령 26세, 퇴연령 55세, 기대수명 80세를 기초로 비교하면 은퇴 이전과 이후의 시간은 각각 29년과 25년이다. 지금은 그 차이가 4년에 불과하지만, 인생 100세 시대를 향해 줄달음질 치고 있는 수명의 증가속도를 감안하면 앞으로 그 차이는 더 벌어질 것이 명약관화하다. 이를 감안한 은퇴 이후의 시간은 현역시절인 은퇴 준비 시간의 최대 5배나 된다. 은퇴 후의 시간(최대 109,500)은 90분간 진행되는 축구 중계를 73,000회 시청하는 것과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이 시간에 대한 삶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는 고령화 사회로 가는 길목에서 중요한 과제이다.
KBS 1TV가 매주 일요일 낮 12시 10분부터 방송하는 ‘전국노래자랑’은 여러 가지 신기한 것이 많은 프로그램이다. 먼저 최장수 프로이다. 3월 6일 경남 남해군 편이 자그만치 1790회이니 무려 35년째 방송이다. 지금은 폐지되어 버렸지만, 한때 MBC가 ‘전원일기’라면 KBS는 ‘전국노래자랑’이 최장수 프로그램이었다. 지금으로부터 29년 전. 필자는 전남 구례여자고등학교 교사였다. KBS 1TV의 ‘전국노래자랑’이 열린다며 학교에 학생동원을 요청해왔다. 공식적으로 가지 못하게된 2학년들은 암암리에 녹화 현장을 찾았고, 5반 담임인 나는 그걸 짐작하면서도 시시콜콜 묻지 않고 보내주었다. 하긴 ‘전국노래자랑’처럼 남녀노소 불문하고 다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흔치 않다. 10대도 못된 유치원생부터 80대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 그 출연진의 다양한 면면이나 계층만을 보아도 알 수 있는 일이다. 특히 연예계 지망생이 날로 늘어가는 사회현상을 떠올려보면 TV출연 자체만으로도 가히 가문의 영광쯤으로 생각하며 ‘전국노래자랑’에 열광할 법하다. 자연 출연자들은 못할 것이 없게 ‘미쳐버리곤’ 한다. 느긋한 휴일의 한때, 노래와 함께 ‘생쇼’를 보는 일은 분명 즐거움이다. 출연진의 아마추어 연기가 간혹 닭살을 돋게 하지만, 그리 어색하지 않은 웃음을 안겨주고 있어서다. 각 자치단체들로서도 절로 홍보 효과를 거둘 수 있으므로 마다할 까닭이 없을 것이고. 그 중심에 노련한 ‘일요일의 남자’ 사회자 송해가 있다. 두 번째 신기한 일이다. ‘전국노래자랑’ 35년 역사 중 30년째 사회를 맡고 있는 송해는 지금 90세(1927년생)의 노익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아마도 최장수, 최고령의 사회자가 아닐까 한다. 송해는 중앙일보(2015.9.25)와의 인터뷰에서 “청중이 즐거운 비명을 터트리는 ‘전국노래자랑’ 녹화가 끝나고 나면 즐겁고 행복하고 홀가분하다”고 말한다. 오래 전엔 “전국노래자랑의 주인은 전 국민이고, 전국노래자랑이라는 상품을 잘 팔리게 하는 것도 바로 전 국민”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전국노래자랑’을 국민방송으로 불러달라는 주문도 했다. 이런저런 즉흥적 재주 등 송해의 노익장을 보는 일은 분명 고무적이고 재미있는 일이지만, 멘트엔 문제가 있다. 언젠가도 지적한 바 있지만 심사위원 소개시 ○○○님이라는 멘트는 “전국노래자랑의 주인은 전 국민”이 말짱 수사일 뿐임을 반증한다. 또 있다. “수고하신 ○○○씨께 수고의 박수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따위 멘트도 어법에 맞지 않아 좀 거북하다. 전 국민이 ‘전국노래자랑’의 주인이라고 생각한다면 “수고한 ○○○씨에게 수고의 박수 보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해야 맞다. 최근엔 “박상철군이 나오겠습니다”(3월 6일 방송)라고 제대로 소개하고 있긴 하다. 세 번째 신기한 일은 그야말로 환호작약하는 수상자들이다. 천신만고 끝에 ‘전국노래자랑’ 출연자가 된 아마추어들이니 이해가 될법하지만, 다른 시상에선 별로 볼 수 없는 광경이어서다. 출연자들의 건방 떨기도 마찬가지다. 가령 자기가 무슨 가수라도 된 양 “노래 불러드리겠습니다.”라며 온갖 째를 내고 있는 것. 즐거운 한때를 보내려는 오락프로에 너무 근엄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 아니냐고 눈 흘기는 이들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 30년째 국민의 올바른 국어생활을 망치거나 해쳤다면 그 ‘죄’가 결코 가볍지 않아서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TV의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하기 때문이다.
몸이 내 곁에 와 있다. 모두가 그렇게 피부로 느낄 것이다. 만물이 소생하는 따뜻한 봄날은 우리에게 꿈과 희망을 준다. 꿈은 누구나 가질 수 있다. 많은 꿈 중 특히 교사 즉 선생님이 되겠다는 꿈은 고귀한 꿈이다. 오늘 아침에 도산 "미국서 많은 것 배워 귀국해 교사되는 게 꿈"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도산 안창호(1878∼1938) 선생의 미국행이 선진문물을 배워 식민지 조선 학생들을 깨우치고 계몽사상을 전파하려는 의도에서 이뤄졌다는 사실을 밝혀주는 새로운 자료가 발견됐다. 도산 선생은 1902년 12월7일자 미국 서부 지역의 유력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미국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귀국해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되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교사가 되겠다는 꿈 자체만 해도 엄청난 꿈인데 그것도 미국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귀국해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되는 게 꿈이라던 도산 안창호 선생님은 선생님 중의 선생님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선진문물을 배워 식민지 조선 학생들을 깨우치고 계몽사상을 전파하려는 의도에서 교사가 되겠다는 위대한 꿈을 가졌다니 우리 교육가족 모두는 존경하고도 또 존경해야 할 것이다. 교사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학생들을 잘 가르치고 길러서 나라의 발전을 가져오게 하겠다는 꿈을 가진 자만이 할 수가 있다. 이런 꿈을 가진 자가 선생님이 되었으니 우리나라가 크게 발전하는 밑거름이 되었을 것이다. 도산 선생님은 “매우 기품 있고 겸손했으며 타고난 눈치와 사교술을 가진 매우 영민한 사람이라고 한다.” 우리 선생님들의 성품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잘 가르치고 있다. 첫째는 기품이 있어야 한다. 누가 봐도 존경스러워야 한다. 둘째, 겸손해야 한다. 아는 것이 많을수록 자랑하지 않고 묵묵히 무게를 지킨다. 셋째, 재치가 있어야 하고 분별력이 있으면 친교력이 있어야 한다. 이런 자가 선생님이 되면 누구나 다 부러워하지 않을 수가 없다. 올해 학교에 처음으로 부임하는 선생님은 도산 선생님의 정신을 배워야 할 것이다. 교사가 되려고 했던 동기가 순수해야 하고 인품도 탁월해야 한다. 거기에다 미래의 지도자, 차세대의 인재를 기르고자 하는 원대한 꿈이 있어야 한다. 이런 선생님은 열정이 솟는다. 근면, 성실하게 된다. 눈치를 보지 않는다. 몸을 사리지 않는다. 이런 선생님이 있으므로 학교에 활력이 넘치게 될 것이다. 학교의 발전은 거듭될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일반직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이점희, 이하 서일노)이 지난달 말 감사원으로부터 해임 징계처분을 받은 김형남 감사관을 즉각 직위해제하고 퇴출할 것을 조희연 교육감에게 요구했다. 서일노는 최근 성명을 내고 “김 감사관을 즉각 직위해제 하고 절차에 따라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즉각 퇴출하라”며 “감사원은 김 감사관 감사 결과 음주 후 직원에게 욕설 및 폭언, 음주 후 감사 관련자와 면담 실시, 감사과정에 알게 된 정보 언론유포 등 3개 항목에 대해 감사책임자로서 품위를 손상하고 직무상 취득한 감사정보를 누설했다는 이유로 교육부장관에게 징계요구 했다는 내용의 결과를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서일노는 지난해 8월 10일 ‘음주감사’, ‘직원에 폭언 및 욕설’, ‘감사정보 누설’ 등을 이유로, 조 교육감도 같은 해 8월 13일 동일 사항에 대해 감사를 각각 청구한 바 있다. 감사원은 지난해 9~10월 실지감사 후 지난달 감사결과를 확정 발표했다.
교총은 내년부터 초등 전 학년을 대상으로 ‘학생 건강 체력평가’를 시행한다는 교육부의 입장에 대해 “초등학교 때부터 학생 스스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7일 밝혔다. 이어 “교육의 기본을 강조한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학생 건강 체력평가(PAPS)는 심폐지구력과 근력, 유연성을 측정해 학생 개개인의 체력을 평가하는 검사다. 지금까지 초등 5~6학년생과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교육부는 올해 안으로 학년별 평가 항목과 기준 등을 개발해 이르면 내년부터 전 학년을 대상으로 시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초·중·고등학생의 비만율이 지난 10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특히 고도 비만의 비율이 2006년 0.8%에서 2015년 1.6%로 크게 증가한 데 따른 조치다. 교총은 논평을 통해 “정책이 실효를 거두려면 통합된 초등 저학년용 즐거운 생활을 다시 체육·음악·미술 교과로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학생 건강 체력평가를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연계해 평생 건강관리를 위한 기본 데이터가 되도록 평가 항목과 기준 등을 체계적으로 구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학생 스스로 건강과 체력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학교 체육과 스포츠클럽과의 연계도 고려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교총은 그동안 학생들의 체력 증진을 위해 한국비만예방건강 캠페인과 비만 예방을 위한 10대 실천운동, 여학생 체육 활성화 사업 등을 전개했다.
도산 안창호(1878∼1938) 선생의 미국행이 선진문물을 배워 식민지 조선 학생들을 깨우치고 계몽사상을 전파하려는 의도에서 이뤄졌다는 사실을 밝혀주는 새로운 자료가 발견됐다. 도산 선생은 1902년 12월7일자 미국 서부 지역의 유력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미국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귀국해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되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지금으로부터 114년 전 미국 신문에 난 도산 선생의 인터뷰 기사는 재미 학자인 장태한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 교수(김영옥 재미동포연구소장)가 지난해 10월 발견한 것이다. 장 교수는 안창호 선생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동쪽에 있는 리버사이드에서 최초의 한인촌인 파차파 캠프를 세우고 독립운동의 거점으로 삼았다는 내용의 논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 기사를 발견했다. 그는 5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리버사이드 한인촌 논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료를 찾던 중 우연히 안창호 선생의 인터뷰 기사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기사의 제목은 '코리아, 잠자는 땅: 별난 사람들, 낯선 관습들, 깨어나는 자각들'(Corea, the Sleeping Land: It's queer People, Strange Customs and Coming awakening)이다. 인터뷰는 도산 선생 내외가 영어를 하지 못해 한국에서 8년간 의료선교활동을 했던 알레산드로 드류(1859∼1926) 박사가 통역을 맡았다. 도산 선생은 인터뷰에서 "우리 한국인들은 자기가 보는 세상만을 인식하는 우물 안의 개구리"라며 "나는 (미국에서) 많은 것을 보고 익힌 뒤 귀국해 젊은이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미국에 온 것은 언더우드 박사의 조언에 따른 것이며 독지가들의 후원으로 가능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내게 보여준 신뢰를 잊지 않고 있으며 내게 '많은 것을 배우고 와 사람들에게 베풀라'는 부탁을 가슴 속에 간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나는 외과의가 되고 싶은 생각도 있었으나 사람들의 몸에 손을 대는 것을 견뎌낼 수 없다"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은 고국에서 교사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진행한 기자는 도산 선생이 매우 기품 있고 겸손했으며, 타고난 눈치와 사교술을 가진 매우 명민한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장 교수는 "이 인터뷰 기사가 사료 가치가 있는 점은 그동안 도산 선생의 미국 입국 경로와 행적 등을 비교적 소상하게 밝혀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도산 선생은 1902년 9월 4일 결혼한 지 넉 달 만에 부인 이혜련 여사와 인천에서 배를 타고 도쿄와 하와이를 거쳐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신문에서는 하와이에서 배를 잘못 타 캐나다 밴쿠버로 갔다고 명시돼있다. 도산 선생 부부는 시애틀을 거쳐 그해 10월 14일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또 "인터뷰 당시 도산 선생은 이스트 오클랜드에 있는 드류 박사 자택에서 기거하고 있었다"면서 "드류 박사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기자와 안면이 있어 도착 한 달 반 만에 인터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도산 선생이 당시 초등학교에 입학하려다가 나이가 많아 거부된 사실이 화제가 돼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는 얘기도 와전된 것"이라며 "인터뷰 당시에는 초등학교에 다니지 않았다"고 했다. 인터뷰 기사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기사의 70%가 한국 소개에 할애됐는데 철저히 서양 시각이 투영돼있다는 점이다. 제목에서 엿보이듯 한국을 문명화되지 못한 동북아시아의 변방이자 서구열강의 각축장으로 묘사했다. 실제로 기사 중에는 "한국에서 결혼은 당사자가 교제를 통해서 하는 게 아니라 부모가 정해주며 결혼 전 얼굴도 보지 못한다"면서 "결혼은 복권과 마찬가지"라는 대목이 있다. 또 "한국인들은 악마를 숭배하며 이들 중 유학자들을 가장 존경한다. 가톨릭이나 기독교를 믿는 사람은 소수다" "서울을 가로지르는 청계천은 부녀자들이 빨래하는 하수도"라는 내용도 나온다. 게다가 기사와 함께 실은 사진 가운데 흥선 대원군 사진을 '한국의 전형적 노인'으로 설명했다. 긴머리를 딴 한복을 입은 소년들과 청계천 변에서 빨래하는 부녀자들의 사진도 게재했다. 한편 도산 선생은 이후 1904년 리버사이드로 옮겨 초기 한인 이민자와 함께 미국 본토 최초의 한인촌을 건설한다. 도산 선생은 1904∼1907년, 1911∼1914년 두 기간에 리버사이드의 오렌지 농장에서 노동하면서 흥사단과 국민회의 설립을 준비했다.
우리나라의 숨은 문화유적을 찾아서(1) 우리나라 3대 미술 천재를 들자면 신라의 솔거, 고려의 이녕, 조선의 안견을 꼽는다. 이토록 유명한 안견이지만 정작 서산 시민들 중 안견 선생이 서산출신이고 지곡 면소재지에 안견기념관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적다. 하여 언젠간 꼭 이 글을 쓰고 싶었다. 세상의 온갖 만물이 꽁꽁 얼어붙은 땅 속에서 새로운 생명을 틔우려는 3월 초순, 서산의 천재 화가인 현동자 안견 선생과 그 분의 작품 몽유도원도(전시품은 모사품임-진품은 일본 덴리대학 지하 소장고에 있음)를 취재하기 위해 지곡면에 있는 안견기념관을 찾았다. 기념관으로 오르는 언덕은 매우 가팔랐다. 길섶의 누리끼리한 잔디는 아직 겨울잠의 미몽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 스산한 겨울하늘아래 누워있었고 벚나무의 잎새에도 어느새 좁쌀만 한 꽃망울이 반나마 돋아나고 있다. 바야흐로 봄이 안견기념관 코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얼굴에 번진 땀을 손수건으로 연신 닦으며 몽유도원도 앞에 섰다. 은은한 묵향이 풍기는 전시실 벽에는 가로 106.5cm, 세로 38.7cm 남짓으로 된 두루마리 그림이 걸려있었다. 1447년에 그려진 것이고 게다가 모사본인 데도 그림은 너무도 생생하다. 실제로 연분홍 복사꽃이 바람에 흩날리는 듯하고,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지붕의 노란 초가에서는 금방이라도 저녁밥 짓는 연기가 피어오를 것만 같다. 꼬불꼬불하게 중첩된 산자락에서는 허연 수염을 길게 늘어뜨린 산신령이 나타나 주장자를 내리치며 티끌만도 못한 권력과 재물에 눈이 어두워 와각지쟁(蝸角之爭)을 일삼는 우리 인간들을 질타할 것만 같다. 안평대군이 박팽년과 함께 꿈에서 본 이상향을 안견에게 말하자 안견이 이를 듣고 사흘 만에 완성했다는 몽유도원도! 몽환적인 꿈의 세계를 현실 속의 산수화로 재구성하여 박진감 넘치는 필치로 재현했다는 몽유도원도를 보면서 나는 문득 1580년 전, 풍운의 삶을 살다간 도원명의 ‘도화원시’란 시 한 수가 떠올랐다. 거친 길은 아득하게 뻗어있고 닭과 개는 서로들 울부짖는구나. 제물을 차리는 것은 옛 격식 그대로이고 입은 옷은 새로운 것이 없도다. 어린아이들은 마음대로 뛰놀며 노래하고 반백의 늙은이는 기뻐하며 서로를 찾는다. 풀이 자라면 계절의 온화함을 알겠고 나무가 마르면 바람의 세참을 알겠구나. 비록 책력의 기록은 없어도 사계절은 절로 흘러 한 해를 이루어가네. 몰락한 양반 가문에서 태어난 천재 시인 도연명. 뛰어난 총명으로 일찌감치 벼슬길에 나섰으나, 당시의 현실은 청량한 시인이 꿈을 펼치기에는 너무나 타락해 있었다. 출사와 사퇴를 반복하면서 젊은 시인은 정치에 염증을 느끼게 된다. 불의에 눈감고 함께 진흙탕 속에 뛰어들어 호의호식하느냐, 아니면 가난을 각오하고 은퇴하여 선비의 도를 지키며 바르게 사느냐. 기로에 선 순간이었다. 그러나 도연명은 단호하게 후자를 택한다. 위 시는 도연명이 은퇴한 뒤에 자연에 묻혀 살 때 쓴 ‘도화원시’의 일부분이다. 그러고 보면 안평대군 또한 도연명과 닮은 점이 참으로 많다. 시문과 글씨, 그림 등에 능했으나, 메이저리그에 속하지 못하고 평생을 마이너리그로 일관하다가 비운의 삶을 마친 점이 그렇다. 항상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적들과 싸우며 힘겨워하던 안평대군이 마지막으로 꿈꿨던 세상은 권력도, 암투도, 정쟁도 없는 도원의 세계였다. 이런 점에서 몽유도원도는 단순한 상상화가 아니라 당대 지식인들이 꿈꿨던 유토피아인 셈이었다. 몽유의 세계는 인간들의 조악한 구속이나 음모, 심지어는 시간의 변화도 느끼지 못하는 꿈속의 마을인 것이다. 자연과 더불어 살고 인간이 인간을 사랑하고 서로의 것을 나누며 사는 행복의 세계이다. 도연명과 안평대군은 이심전심으로 그러한 세계는 끝내 우리 인간 세상에는 나타나지 않으리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도연명은 시로, 안평대군은 꿈으로라도 실현해보려고 그리도 애썼던 것이리라. 만리관산에 계수나무 그림자가 드리운 가을 누가 높은 누각에 기대어 옥피리를 부는가. 그 소리, 은하수 끝까지 퍼져가니 아, 저기에 내 아름다운 친구가 있구나. - 안평대군의 칠언절구 중 - 일찍이 프로이트는 예술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예술은 어떤 내적인 결핍에서 창조되는 경향이 강하며, 다른 의미로는 치유제 혹은 카타르시스라고도 한다.” 그렇다. 도연명도 안평대군도 예술을 통해서나마 그들의 이상향을 쓰고 그리며 현실에 대한 위안으로 삼았을 것이다. 마음 내키는 대로 시를 짓고 그림을 즐겼다. 그것도 싫증이 나면 술을 마시며 취했다. 평생을 제 뜻대로 자유롭게 살았고, 마음 내키는 대로 글을 짓고 그림을 그리다가 원 없이 죽어갔던 것이다. 그렇다면 대체 그들이 꿈꾸었던 도원동은 그 어디쯤에 있을까. 유한한 인간의 한계를 벗어난 영원 속에 존재하는 것일까. 아니면 갈등과 질곡으로 분열된 시대에 도원동은 이미 그림 속을 떠나 하늘로 날아오른 것은 아닐까. 나는 그만 서러워진 채 안견기념관을 내려왔다. 언덕길을 내려오면서 나도 모르게 이백의 ‘산중문답’을 읊조리고 있었다. 問余何事棲碧山 그대, 무슨 생각으로 산중에 사느냐고 묻는다면, 笑而不答心自閑 “그러게 말입니다.”라며 그냥 웃지요. 桃花流水杳然去 흐르는 물 따라 복사꽃은 아득히 멀어지고, 別有天地非人間 아, 이곳은 별천지! 사람 사는 세상 아니라오. 시를 읊조리며 오랜 묵상 끝에 결국 꿈속에서 노닐던 도원경의 세계는 실제로 오늘, 이 치열한 현실을 사는 우리들의 세계라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들의 인생이란 안견의 몽유도원도처럼 한바탕 짧은 꿈에 불과한 것이란 것을 깨닫고 문득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니 하늘은 어느새 석양으로 물들어가고, 그 하늘 아래 바람이 불고, 바람은 다시 앙상하게 마른 억새더미를 흔들어대며 서쪽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참고 자료 관람 정보 • 건립년도 : 1991년 10월 • 위치 : 서산시 지곡면 안견관길 15-17 • 관람시간 : 09 : 00 ~ 18 : 00(월요일 휴관) • 관람안내 : 안견기념관(041 – 660 – 2536) • 관광해설신청 : 041 – 660 – 2536(사전예약) • 관람료 무료
'지필평가 없이 수행평가로만 성적을 낼 수 있다.' 교육부의 발표 내용이다. '초중등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교육부 훈령)'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다양한 방법으로 평가를 하는 것은 맞다. 그런데 궁금한 것 한가지, '수행평가를 실시하더라도 원점수로 환산하여 성적을 낸다는 뜻인가' 이렇게 된다면 학생들의 시험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어렵다. 어차피 점수로 평가가 되기 때문에 수행평가를 더 힘들어 할 수도 있다. 물론 시험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것이 근본 목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평가방법을 통해 평가를 하라는 것으로 본다. 또 한가지, 수행평가만으로 평가를 할 수 있도록 한다면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학교에 비율, 방법, 시기 등을 완전히 맡겨야 한다. 기본적으로 지침을 내려 교사들을 어렵게 해서는 곤란하다. 학생과 학부모의 민원제기에 대한 책임은 교육부나 시도교육청에서 져야 한다. 학교에 떠 넘기는 현재의 민원대응 방법을 그대로 두어서는 곤란하다. 수행평가만으로 성적을 낸다면 민원은 필수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곧바로 학업성적관리지침을 개정한다고 한다. 어떻게 규제를 할 것인가에 대해 불안하다. 교사들을 수동적으로 만들지는 않을까 우려스럽다. 수행평가만으로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교사들에게 평가권을 완전히 넘겨줘야 한다. 현재의 학업성적관리규정처럼 교사들에게 출제문항의 형식까지도 규제하는 일이 절대로 있어서는 안된다. 어떤 방법이나 어떤 형식이 되더라도 교육부의 제시대로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심의 통과된 것은 그대로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규제를 가한다면 다양한 평가방법을 도입한다는 취지에 어긋난다. 결국은 모든 학교에서 똑같은 형식으로 수행평가를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령 수행평가 몇%, 논술형평가 몇% 등으로 규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이야기이다. 교사의 평가권을 침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수행평가의 특성상 교사와 학생들의 교육활동과정에서 다루어진 내용이라면 교사에게 채점시에도 권한을 주어야 한다. 객관성이 확보되었다면 교사들을 전적으로 믿고 맡겨야 한다. 평가권 없이 실시되는 평가는 다양한 평가가 될 수 없다. 학교와 교사를 믿어야 한다. 이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학교급별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 특히 고등학교의 경우는 상급학교 진학에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내신성적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고등학교에서의 내신성적 산출에 어떻게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것이다. 무조건 좋은 제도이니 시행하라고 하는 것보다는 이 시기에 대입제도 개선 없이도 가능한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이미 서술형평가를 많이 실시하고 있다. 서술형평가는 100%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혔다고 본다. 학생이나 학부모의 민원제기가 그리 많은 편은 아니다. 물론 객관적인 것은 아니지만 필자의 주변에서 만큼은 그렇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채점기준이 명확하고 공정하게 채점하여 그런 것이 아니다. 서술형평가가 단답형 평가쪽으로 많이 쏠려 있기 때문이다. 교사들 입장에서는 괜한 논란에 휘말리기 싫어서 아주 간단히 서술형 평가의 시늉만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수팽평가 확대도 자칫하면 이런 현상이 되풀이 될 수 있다. 그나마 제대로 평가하고 있는 현재의 수행평가가 자칫하면 지필평가의 변형된 상태가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현상은 교사들에게 주어진 평가권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창의적인 출제를 할 수는 있지만 창의적인 채점은 할 수 없는 것이 현재의 구조이기 때문에 수행평가 확대가 쉽게 연착륙될지 미지수다. 다양한 수행평가를 하지 못하고 채점과 점수 내기위한 도구로 수행평가가 전락한다면 수행평가 확대는 전혀 의미가 없어진다. 또한 이렇게 된다면 이틈을 타고 사교육이 파고들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끝으로 수행평가만으로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면, 교육부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했던성취평가제와 맞지 않을 수 있다. 수행평가라고 하면 일정부분 기본점수가 부여되기도 하고, 지필평가와는 많이 다른 형태의 평가인데,이렇게 되면 성취평가제의 성취수준을 쉽게 가늠하기 어려운 문제도 있다. 이런 부분들은 어떻게 해소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있어야 한다. 성취평가제 강조하면서 도입한 것이 고작 수년전에 불과하다. 한꺼번에 무너뜨리는 일이 재발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평가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옳다. 그러나 학교급별 특성이나, 교과별 특성 등을 고려해야 하고, 학교와 교사들에게 완벽한 평가권을 주어야 성공할 수 있다. 지필평가처럼 지침을 내려 많은 규제를 한다면 취지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교육부에서 하라고 하면 학교에서는 어떤 방법으로든지 실시를 하긴 한다. 그러나 교육부의 당초 취지에 어긋나는 방향이 될 수 있다. 입법예고기간에 다양한 변수를 재검토하여 최적화된 방안으로 수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이제야 말을 꺼내놓고 빠르면 올해 1학기부터 실시한다고 하니, 이게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다. 올해 평가기준 방법 등이 이미 다 정해졌다. 그런데 그것을 백지화하고 다시 하라는 것은 아무리 교육부라고 해도 좀 심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올해는 혼란만 가중 시킬 가능성이 높고 가시적인 효과는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자꾸 하게 되는 것은 오로지 필자만일까..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3월 1일 한국의 지난 해 1인당 GDP가 2만7226달러라고 밝혔다. 이는 전년의 2만7963달러에 비해 2.6% 줄어든 수치다. 글로벌 금융 위기를 맞았던 2008년(-11.4%)과 2009년(-10.4%) 2년 연속 큰 폭으로 감소한 뒤 6년만에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인당 GDP는 지난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달러당 1132원), 인구(지난해 통계청 추계 연앙인구 5061만7000명), GDP디플레이터 증가율 추정치(2.4%)를 바탕으로 현대경제연구원이 추산한 것이다. 이는 이웃나라 일본의 1인당 GDP(3만2432달러)의 84% 수준을 기록한 것은 고무적이다. 양국의 1인당 GDP 격차도 5200여달러로 10%대로 줄어들었다. 일본은 2012년 만해도 4만6683만달러로 당시 2만4454달러였던 한국의 2배 정도였다. 2017년에는 한국의 1인당 GDP가 3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본을 추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처럼 양적 성장은 지속되고 있고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지만 우리의 걱정과 불안을 줄어들지 않고 있다. 최근의 한반도를 둘러씬 안보 환경은 더욱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금 보다 더 행복한 사회, 행복한 일터, 행복한 교육환경을 만드는 것은우리에게 불가능한 것인가 자문하여 본다. 찾아 본다면 길이 전혀 없지는 않을 것이다. 수치상으로도 그렇고 직접 체감 할 수 있는 상황도 우리는 만들 수 있다. 그것이 바로 해외로 눈을 돌려 돌아보는 것이다. 덴마크, 아이슬랜도, 일본 등 많은 국가들은 우리 보다 먼저 국민의 행복에 눈을 뜨고 이를 실천해 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다른 나라들이 어떻게 살았는가를 질문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어떤 삶을 살았는가를 자문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답을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 낼 수 있을 때 그 대안이 나올 수 있다. 그 중심에 교육이 들어 있다. 그러나 우리의 이러한 현실은 너무 암담하다.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하는 노력이 아닌 땜질 수준이거나 화장하는 수준의 것이라면 답이 안 나온다. 정치 지도자들이 눈을 바로 뜨고 교육리더들이 반성적 사고를 하여야 한다. 이제 교육은 일률적인 방법으로는 안된다. 수준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한 가지 틀에만 집어 넣어 벽돌을 만들듯이 찍어내는 교육은 불가능하다. 모두가 다른 아이들을 위한, 그리고 아이들 하나하나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교육으로 가는 길이다. 쓰레기 같은 아이들은 결코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학교 성적 하나만으로 성적이 낮으면 그 아이들을 우리는 그런 방식으로 표현 하는 죄를 범하기도 했다. 물질의 축적이 그러하듯이 행복한 사회는 저절로 이뤄지지 않는다. 그 속에 분명한 주체들이 자발적으로 헌신적으로 해결하지 않는 한 이 문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 물질적 성장 못지않게 도덕적 공동체 지향적 가치를 찾아야 할 시점이다.
오늘은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이다. 모든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날 때가 되었다. 거기에 힘을 주는 비가 내리고 있다. 희망이 넘치는 날이다. 희망은 자신을 살찌우고 자신을 성장시키고 성숙시킨다. 희망의 달 3월이 되었으니 나름대로의 결심이 있어야 하겠다. 학생들은 새로운 출발, 힘찬 전진을 위해 희망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희망이 없으면 힘찬 출발이 어렵다. 새로운 출발이 어렵다. 꿈과 희망을 가지고 나아갈 때 성공보다 실패가 더 많다. “주의회 출마 낙선, 사업실패, 주의회 출마 낙선, 애인 사별, 상원의원 출마 낙선, 국유지 관리자가 되기를 원했으나 거부당함, 상원의원 출마 경쟁에서 실패, 부통령 지명전 실패, 상원의원 다시 도전 실패...” 이분이 바로 미국의 16대 대통령 아브라함 링컨이다. 내가 가진 꿈이 쉽게 이루어지면 자신감을 가지고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그런데 작은 꿈도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성적 향상을 위해 목표를 세우고 땀을 흘려도 쉽게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마음가짐은 대단히 중요하다. 실패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링컨 대통령의 마음가짐을 배워야 할 것이다. 실패 앞에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마음이 흔들리면 작은 꿈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좌절할 수밖에 없다. 굳은 심지가 있으면 흔들리지 않는다. 링컨 대통령은 흔들리지 않았다. 꿈을 접지 않았다. 낙심하지 않았다. 계속해서 꿈을 향해 나아갔다. 우리 학생들은 링컨에게서 배워야 할 것이 굳은 마음이다. 또 링컨 대통령처럼 인내를 가져야 한다. 인내는 지도자가 가져야 할 리더십의 자질 중의 하나다. 인내하지 못하는 이가 지도자가 될 수 없다. 인내가 없이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인내가 있으면 큰 인물이 될 수 있다. 인내하는 것이 말이 쉽지 실제로는 어렵다. 그래도 인내하는 자는 우뚝 솟는다. 이름을 알리게 되고 큰 일을 할 수가 있는 것이다. 링컨 대통령처럼 꿈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아도 절대 포기하면 안 된다. 포기하면 실패자가 되고 만다. 영국의 윈스턴 처칠은 “결코 포기하지 말라, 결단코, 포기하지 말라”고 했다. 굳은 마음으로, 인내하며 포기하지 않으면 작은 꿈부터 하나하나 이루어갈 수가 있는 것이다.
한국의 과거는 매우 어두웠다. 어렸을 적 초라했던 모습이 떠오른다. 쏟아지는 장마비에 보리는 논에서 그대로 썩어갔고 먹을 식량조차 구하기 힘든 시절도 있었다. 그래서 그 당시에는 희망을 이야기하기엔 너무나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6.25전쟁이 끝나고 60년대 부터 박정희 대통령은 발전의 길을 선택하고 땀을 흘리도록 이 나라를 이끌었다. 때로는 어두운 터널을 통과하면서 힘들기도 하였다. 20세기를 넘어 21세기 초반인 지금까지 성장의 가도를 달린 것이다. 그러나 고속성장을 하는 동안 지나친 성공을 갈망하지는 않았는지 되돌아 본다. 이 시점에서 ‘공공부문 부채 1000조원 돌파, 국내총생산(GDP) 대비 87%를 넘어선 가계부채, 만성적인 2%대 성장률.’ 이는 구조적인 불황에 진입한 한국 경제의 민낯을 보여주는 지표들이다. 적당히 괜찮다고 하기엔 여러 객관적 지표가 암울한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 이같은 지적은 '3년 후, 한국은 없다(공병호)'에서 자세히 밝히고 있다. 그는 “한국 경제는 이미 ‘저성장 경제’에 진입했다”고 진단한다. 저자는 총체적 난국에 빠진 한국이 처한 현실을 낱낱이 살펴보고 우리가 실천해야 할 사회 각 부분의 혁신과 해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눈 여겨 볼만한 것 들이 많다. 그는 “이대로 가다간 우리가 꿈꾸던 한국은 없을 것”이라며 “한국 ‘재건 프로젝트’가 빠르게 추진되지 않으면 또 한 번 크나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문제들을 저성장, 고실업, 저출산, 고령화 등 17가지 주제로 나눠 분석한 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문제는 독립적인 현상처럼 보이지만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따라서 역동성 저하, 성장률 침체, 고실업 상태 지속, 조세 및 준조세 부담 증가, 사회적 갈등 증가 등의 악순환 고리가 끊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므로 그는 “한국이 직면한 문제와 미래 전망을 하나의 개별적 시스템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의 ‘합(合)’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것을 잘 들어야 할 때이다. 저자는 문제 해결의 열쇠로서 역사에서 배울 수 있는 대표적 교훈들을 소개한다. 우리가 겪고 있는 어려움은 우리만이 가진 특수한 문제가 아니라 역사 속 수많은 사례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예를 들어 황제가 1명에서 4명으로 늘어나며 시작된 공공부문 확대가 로마제국의 몰락을 가져온 사례를 들어 공공부문 축소가 필요한 이유를 설명한다. 그리스 도시국가인 스파르타는 저출산 문제 탓에 군사 강국 위치를 지키는 데 필요한 병사 수를 유지하지 못했다. 다양한 출산 장려책에도 결국 출산율 하락을 막지 못해 몰락한 스파르타의 사례는 한국이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얼마나 절실하게 매달려야 하는지 교훈을 준다. 이제 한국은 익숙하고 편안한 길 대신, 어렵고 불편한 길을 선택해야 할 시기가 왔다. 고비용, 저효율, 거래 제한 등을 유발하는 규제는 과감하게 풀고, 지출에 대해서는 성역을 두지 않고 줄여나가는 작업을 전개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피할 수 없는 저성장 시대가 고착화될수록 외형보다는 내실에 초점을 맞추고 양적 사고에서 질적 사고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3월 1일, 청주행복산악회원들이 한려수도의 사량도 옆에 위치한 수우도로 봄맞이 산행을 다녀왔다. 수우도는 경관이 아름다운 자그마한 섬으로 행정구역상으로는 경남 통영시 사량면, 생활권은 사천시 삼천포에 속한다. 또한 지리상으로는 삼천포에서 남쪽으로 약 12km 거리에 있고, 지질상으로는 독특하게 해안 절벽에 구멍이 숭숭 뚫려있. 아침 7시, 용암동 집 옆에서 지인 부부를 만나 관광버스에 올랐다. 시내를 가로지르며 회원들을 태운 버스가 청주실내체육관 앞에 막 도착하는데 붉은 해가 소나무 사이로 힘차게 떠오른다. 서청주IC로 들어서 중부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를 교차하며 남쪽 바닷가로 향하는데 1차선에 보닛이 찌그러진 승용차가 반대방향을 바라보고 서있다. 모두들 차량 운전자를 걱정한다. 늘 유머와 위트로 감초역할을 하는 운행담당 최여사님의 안내로 통영대전고속도로를 달리는 차안에서 덕유산 정상의 멋진 상고대를 구경한다. 덕유산휴게소에 들른 후 달콤 회장님의 안전산행하며 맘껏 즐기라는 인사, 석진 산대장님의 산행안내와 다음 일정소개가 이어졌다. 며칠간 눈이 내려 산행을 걱정했는데 역시 남쪽은 다른 나라다. 바닷가가 가까워지니 높은 산에도 눈이 없다. 남해고속도로 사천IC를 빠져나온 관광버스가 3번 국도를 달려 10시 10분경 삼천포유람선선착장에 도착했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게 여행이다. 유람선선착장에서 바다쪽을 바라보면 이곳을 대표하는 삼천포대교와 죽방렴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나라 도로의 번호는 남북방향은 홀수, 동서방향은 짝수로 되어 있다. 경남 남해군 미조에서 시작해 사천, 진주, 산청으로 이어지는 3번 국도의 사천시 삼천포항과 남해군 창선면을 삼천포대교, 초양대교, 늑도대교, 창선대교가 연결한다. 아내와 대방동 뒤편 각산(높이 398m)에 올라 4개의 연륙교가 나란히 이어진 모습을 바라봤던 추억을 떠올렸다. 남해안의 죽방렴과 서해안의 독살은 자연의 원리를 이용하는 우리의 전통 어업방식이다. 죽방렴은 간만의 차가 크고 물살이 세며 수심이 얕은 개펄에 대나무로 삼각형 모양의 길을 만들어 원시적으로 물고기를 잡는다. 이곳 죽방렴에서 잡은 멸치는 품질이 우수하고, 죽방렴의 일몰은 멋진 경관을 자랑한다. 여객선의 출항시간에 맞춰야 하는 일반 여행과 달리 산악회의 섬 산행은 승선 절차가 일사천리로 이뤄지는데다 인원이 맞으면 유람선이 수시로 출항해 좋다. 10시 30분 수우도를 향해 출항한 한산호가 꿈결처럼 아름다운 쪽빛바다를 가른다. 봄맞이 섬 산행은 나들이를 겸해 소풍 길처럼 즐겁다. 맑은 날씨 때문일까 유람선에서 바라보면 바다위에 무지개를 만든 삼천포대교와 죽방렴, 삼천포항과 노산공원, 물살을 가르며 오가는 고깃배들이 여유롭다. 신수도 뒤편으로 삼천포화력발전소의 높은 굴뚝이 연기를 내뿜고, 고성의 상족암과 공룡엑스포장 방향도 먼발치로 보인다. 신수도를 돌아서면 바로 앞에 사량도와 수우도가 모습을 드러낸다. 오른쪽으로 뾰족하게 튀어나온 부분이 수우도의 최고봉 은박산이다. 11시 5분경 수우도선착장에 도착해 방금 지나온 바다 건너편을 바라본다. 날씨가 맑은 날이라 각산과 와룡산, 삼천포항과 삼천포화력발전소가 눈앞에 있는 것처럼 가깝다. 수우도는 사량도의 서쪽에 위치한 숨겨진 보물로 동백섬이라 불릴 만큼 동백나무가 많고 숲이 우거진 모양이 소처럼 생겨 나무 수(樹)자와 소 우(牛)자를 합한 지명이 유래하였다. 지역 사람들은 시우섬이라고도 부른다. 수우도 산행은 선착장에서 출발해 고래바위, 신선봉, 백두봉, 금강봉, 높은재, 은박산, 동백군락지, 몽돌해수욕장을 거쳐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트레킹 코스로 3시간 30분 거리다. 산행 준비를 하고 선착장 왼쪽으로 가면 나무 계단이 등산로와 연결된다. 고래바위까지는 누구나 다녀올 수 있을 만큼 산길이 평탄하고 사량도가 수시로 모습을 드러내 발걸음이 가볍다. 동백군락지를 지난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가면 고래등처럼 둥글고도 미끈하게 생긴 고래바위가 맞이한다. 섬사람들이 도둑놈꼴창이라고 부르던 고래바위의 정상에 사량도가 한눈에 들어오는 돌탑이 서있다. 바닷가를 따라가며 매바위, 신선대, 백두봉이 멋진 풍경을 만들어 몸이 불편한 사람들은 이곳까지만 다녀가도 본전 뽑는 여행지다. 수우도의 등산로는 섬사람들이 옛날부터 다니던 길 그대로다. 고래바위에서 신선봉(높이 161m)에 올랐다 신선대로 내려서고, 다시 신선봉을 거쳐 바닷가의 백두봉에 내려서며 각도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는 고래바위, 매바위, 신선대, 해골바위가 해안절벽에 만든 절경에 감탄한다. 특히 백두봉 옆 해골바위(일명 수우바위)는 비바람에 씻기고 패여 나가 구멍이 숭숭 뚫린 기암으로 배에서 바라보면 조형미가 뛰어나다. 수우도는 분명 작은 섬이다. 그렇다고 산행이 만만한 섬은 아니다. 공룡의 발가락처럼 생긴 해식애가 깎아 세운 것처럼 이루어져 봉우리와 바닷가를 오르내리느라 고생한다. 신선대나 백두봉 주변의 풍경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산악훈련을 하듯 로프를 타고 위험한 구간도 지나야 한다. 산에서 누가 남의 것 짊어지고 가겠는가. 무거운 배낭을 갈림길에 두고 가면 훨씬 수월하게 신선대와 백두봉에 다녀올 수 있다. 어느 고급 호텔의 식탁이 이만할까. 사량도, 고래바위, 신선대, 백두봉, 해골바위 등 바닷가 풍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오름재에서 모처럼 따라나선 아내와 오붓하게 점심을 먹으니 따뜻한 물까지 꿀맛이다. 가끔 이렇게 ‘행복은 스스로 만들어야 맛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고만고만한 높이의 금강봉과 높은재를 거쳐 은박산(높이 189m) 까지는 평탄한 능선길이라 비교적 산행이 쉽다. 수우도의 최고봉 은박산은 동백나무 잎에 내리쬐는 햇볕이 은박지를 깔아놓은 것처럼 빛난다는 이름처럼 동백군락지가 주변을 에워쌌다. 돌무더기가 쌓여있는 정상은 신선봉, 돈지마을, 사량도, 삼천포가 눈에 다 들어올 만큼 조망이 좋다. 은박산 정상에서 아래편의 동백군락지로 한참동안 급경사 산길이 이어진다. 멧돼지가 섬까지 점령했다더니 어촌마을 소득사업으로 방목하던 흑염소는 사라지고 똥 무더기만 보인다. 동백섬에서 동백꽃 구경하기 어려웠는데 몽돌해수욕장으로 내려섰다 언덕을 넘어서니 길가에 늘어선 동백나무가 꽃을 활짝 피웠다. 한국전력수우출장소 아래에서 두레박으로 길어 먹는 우물도 만난다. 섬에서의 시간은 느릿느릿 흘러간다. 섬을 한 바퀴 돌아보고 2시 20분경 선착장에 도착했다. 섬에서 어깨를 기대고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고 싶다. 배를 기다리는 시간에 벽화가 그려진 골목으로 들어서니 낡은 집처럼 주민 대부분이 노인이다. ‘자연이 내린 신비의 섬’을 테마로 올해부터 4년 동안 22억이 투자된다니 그 후의 모습이 궁금하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했다. 2008년 3월에 폐교된 사량초등학교 수우도분교장이 마을 안쪽에서 초라한 모습으로 자리를 지킨다. 그네를 타며 추억을 떠올리는 여행객들의 표정이 밝다. 우리나라에도 인어공주와 같은 전설이 전해온다. 반인반어로 남해안 일대를 침략한 왜구를 물리쳤으나 모함으로 죽음을 당했다는 설운장군을 모시고 매년 동제(洞祭)를 지내는 사당 지령사가 학교 뒤편에 있다. 2시 55분 수우도선착장을 출항한 유람선이 왔던 길을 되짚어 삼천포로 향한다. 갑판에서 자유를 누리며 묵묵히 제 할 일을 다하는 바다가 이 시대의 아버지와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3시 30분경 삼천포유람선선착장에 도착해 인근의 삼천포항으로 갔다. 산악회원 전체가 초입의 횟집에서 싱싱한 회를 안주로 소주를 마셨다. 정을 돈독히 쌓느라 행복산악회의 구호인 ‘인생은 산과 함께, 산행은 행복과 함께, 행복을 위하여 위하여 위하여’를 여러 번 외쳤다. 돌고 도는 게 돈이다. 돈쓰는 재미도 누려야 한다. 어시장을 기웃거리며 굴, 미역, 멸치, 감태, 다래를 구입했다. 오후 5시에 삼천포를 뒤로하고 청주로 향한 관광버스가 아침에 왔던 대로 통영대전고속도로 함양휴게소와 경부고속도로 죽암휴게소에 들르며 빠르게 달려 8시 40분경 집 옆에 도착했다. 오랜만에 아내와 섬 산행을 함께 해서 더 행복한 하루였다.
한국교총이 비아세안 국가 최초로 제32회 한·아세안교육자대회를 서울에서 개최한다. ‘인성 및 세계시민교육을 통한 양질의 교육 확대’를 주제로 9월 18일~20일 열리는 서울대회는 국내는 물론 아세안 교육자와 교원단체들도 각별한 기대를 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교육외교의 새 지평을 여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대회는 무엇보다 교총의 역점 정책인 인성교육이 아세안 교육자로부터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지난해 10월 태국 대회에서 교총이 제안해 결의문에 처음 반영된 인성교육이 바로 차기 대회의 주제로 선정된 것은 이미 인성교육이 국가를 넘어 시대가 요구하는 시급한 화두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서울대회를 통해 한국의 인성교육이 아세안을 넘어 전 세계로 널리 전파·확산되기를 기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례 없는 ‘서울선언’을 채택키로 한 것도 특별하다. 결의문에 총의를 담았던 지금까지의 관례에서 벗어나 한·아세안 교육자의 합의를 참여국가 정부가 함께 실천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서울선언에 따로 담기로 한 것은 교총과의 돈독한 유대와 한국의 위상을 반영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특히 본 대회와 별도로 ‘아시아·태평양 교육지도자 포럼’ 창설을 적극 추진키로 한 것은 외연 확대를 통해 세계교원단체 흐름을 전문직주의로 회귀·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런 의미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대주제인 인성교육과 세계시민교육을 세계가 공감하는 내용으로 제시하는 것과 서울선언을 결의문과 차별화하는 것을 꼽을 수 있다. 남은 기간 교육당국 및 유관단체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서울대회가 대한민국 교육과 교육자의 진면목을 아세안에 각인시킬 수 있는 성공적 대회가 되도록 철저하게 준비하길 바란다.
소방당국이 사전 고지도 없이 소방합동훈련 미실시를 이유로 경기 교장 208명에게 4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 것이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2012년 개정된 ‘소방시설법’은 학교 등 공공기관이 연1회 소방서와 소방합동훈련을 하고, 이를 어길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문제는 소방당국, 교육청 어디도 충분한 사전 고지 없이 뒤늦게 과태료 책임을 학교에 떠넘기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여타 시도는 소방당국의 친절한 고지로 별 잡음이 없고, 또한 경기도 내 타 공공기관과 달리 유독 학교에만 집중된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더욱이 2년여가 지난 2013년, 2014년분을 소급해 부과한 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다. 또한 현행 법률 상 과태료 부과 절차에 따르면 당사자 사전 통지, 의견 제출 등을 할 수 있게 돼 있다. 그럼에도 전혀 소방합동훈련 통지나 미실시 사유서조차 받지 않고 일방적으로 과태료를 부과는 것은 이 절차마저 무시한 처사다. 학교현장을 더욱 허탈하게 하는 부분은 무더기 과태료 부과에 책임을 통감해야 할 경기교육청과 교육지원청이 뒷짐만 지고 있는 것이다. 말로는 늘 현장 지원 중심이 경기교육 정책의 핵심이라고 강변하지만 정작 학교가 어려움에 처하자 무관심과 무책임으로 일관하고 있다. 과태료 납부 주체에 대해 명확한 기준 없이 학교예산으로 할 수 없다는 원론적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 교육 ‘지원청’도 이름만 바뀌었지 도교육청 눈치만 살피는 형국이다. 이런 과태료 부과는 사실상 화재예방이나 교육에 아무 도움이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충분한 고지와 함께 이행 여부를 확인하고 실질적인 훈련이 이뤄지도록 당국 모두가 협력하는 일이다. 모든 책임을 학교에 떠넘기는 소방당국의 행정편의주의는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 경기교육청도 2013년 말에야 뒤늦게 고지하고, 그것도 과태료 안내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책임감을 갖고 학교 지원에 나서야 한다.
교육청 “형식적 면접 보완 차원” 현장 “관리자까지 코드인사냐” 세종시교육청이 올해부터 유·초·중등 교(원)감 과정 연수 대상자를 1.5배수 면접시험으로 뽑기로 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현장 교원들은 그동안 교감 연수 대상자는 철저한 정량 평가로 , 교감 임용까지 ‘등식화’ 된 상황에서 이를 면접으로 가리려는 의도에 대해 ’코드인사’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최근 시교육청은 교감 연수 대상자 순위명부를 작성하고 38명 선발의 1.5배수인 71명에게 5월까지의 시험일정을 안내했다. 면접을 거쳐 부적합 판정이 나면 지명에서 배제하고 순위명부 차 순위를 연수대상자로 지명한다는 내용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그간 교원 인사정책은 교장에 대한 역량 강화에만 집중해 관리자 입문 단계인 교감의 자질 검증 과정은 소홀했다”면서 “정성평가인 면접시험을 강화해 정량평가 위주의 현행 승진규정을 보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일단 4월 중 동료 교직원, 학부모, 학생, 지역사회 인사 등을 통해 면접 대상자 공개검증을 한 뒤, 4월 말 면접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심사위원에게는 공개검증 자료와 최근 2년간 근무성적 중 다면평가 자료, NEIS 인사기록카드 중 연구연수 기록, 물의 야기 및 징계자료 등을 제공한다. 이어 5월 중에는 자격연수 대상자를 최종 확정할 예정으로, 평가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대상자 확정 발표 전 탈락자에게 소명 기회를 부여하기로 했다. 그러나 관내 교원들은 최근 시교육청이 전문직, 공모교장 등 인사에서 ‘편향성’ 논란을 야기한 만큼 이번 1.5배수 면접도 코드인사를 위한 제도 변경이란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또 ‘1.5배수’ 기준도 제대로 준수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교감 자격 연수 대상 38명에 대한 1.5배수는 57명 안팎이어야 하는데 면접 대상자를 71명이나 뽑았으니 사실상 ‘1.9배수’란 것이다. 확인 결과 현장 유·초·중등 교원만 1.5배수에 해당하는 57명이었고, 전문직 14명은 1.5배수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면접 대상자 71명 중 20여 명이 전교조 출신이고, 이중 전문직도 5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최종 선발될 38명 중 적어도 10명 이상은 ‘진보코드’가 차지할 것 아니냐는 전망이 현장 교원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 A중 교장은 “요즘 시교육청 인사에 대해 너무나 많은 잡음이 나오는데 교감마저 1.5배수 면접으로 뽑게 돼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철저한 정량평가를 통해 우리나라 공직인사 중 가장 엄격하고 공정한 것으로 여겨지는 교원 승진인사에 주관적 요소를 넣는다는 건 본 취지를 망치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B초 교사는 “최근 시교육청 분위기라면 충분히 코드인사가 우려된다”면서 “교육감 심기를 조금이라도 건드리면 감사, 징계를 남발하는데 여기가 진정 명품도시를 꾀하는 세종시가 맞나 싶다”고 비판했다. 이어 “면접에서 교육감에게 찍히면 떨어질 게 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시교육청은 이미 최교진 교육감이 당선됐을 당시 예고했던 사항이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교원인사과 관계자는 “전국에서 교원을 수급하다 보니 시·도마다 다른 기준에 따라 정량평가로는 한계가 있어 면접을 할 수밖에 없다”며 “그간 형식적이었던 면접시험을 취지에 맞게 운영한다는 이유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