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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책 읽는 가을을 맞이하여 광양교육지원청은 지난 9월 27일 제19회중학생 독후감 경시대회를 개최하였다.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이번 대회는 중학교에서 선발된 51명의 학생들이 참가하였다. 광양여중은 2학년 윤주희, 3학년 김지원 학생이 금상을 수상하였다. 1학년 서선미, 3학년 김제원 학생은 장려상을 수상하여, 체육대회 개회식에 맞춰 상장과 상품을 전달하였다. 이번 대회의 독후감 심사기준은 책의 내용을 깊이 있게 이해하여 내면화하기, 독창적이고 비판적인 안목으로 감상하기, 일관성 있고 논리적으로 내용을 전개하기, 언어 사용이 참신하고 문장의 흐름이 자연스러운지, 어법 및 원고지 사용법이 적절한지 등에 중점을 두고 심사가 이루어졌다. 이번 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한 학생은 오는 10월 26일 전라남도교육연수원에서 치러지는 제19회 전라남도 중학생 독후감 경시대회에 출전하여 기량을 한껏 펼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2학기 1회 고사가 끝난15일 오후. 선생님들이 양복을 벗어버리고 가벼운 등산복으로 갈아입었다. 그동안 시험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등산으로 풀기 위함이다. 장소는 부석에 있는 도비산. 부석사 뒷길로 해서 도비산 정상에 올랐다. 도비산 정상에서 바라본 낙조와 부석사 경내의 풍경은 글자그대로 선경이었다. 흰 구름에 둘러싸인 부석사는 하늘에 둥둥 떠 있는 듯하고 선생님들은 모두 넋을 놓고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신선이 되었다. 영국의 문호 셰익스피어는 여행을 빛깔로 표현하면 에머랄드빛이라 했고 여행 중에서도 최고의 여행은 역시 가을등산이라 했는데 셰익스피어의 명언을 온몸으로 실감한 하루였다.
교육부·안행부에 1만명 반대서명 전달 한국교총과 전국국공립대학교수연합회(이하 국교련·회장 이병운)는 18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국립대학 자율성 침해 규탄 교수대회’를 공동으로 개최하고 국립대 성과급적 연봉제 즉각 폐지를 촉구했다. 이날 양 단체는 정부의 국립대 자율성 침해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교육부·안전행정부 장관에게 국립대 교원 1만여 명의 ‘성과급적 연봉제 반대서명’도 전달했다. 교총과 국교련은 성명서에서 “정부가 성과급적 연봉제라는 해괴한 제도로 각자가 독립적인 연구영역을 가진 교수들을 획일적인 상대평가로 줄 세웠다”며 “이는 학문공동체를 함께 발전시켜야 할 교수들에게 동료의 월급 약탈 경쟁에 나서라고 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또 “성과급적 연봉제는 대학이 무엇인지, 교수가 무엇인지를 모르는 관료들의 어설픈 실패작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는데도 정부는 ‘폐지’가 아닌 ‘개선’을 하겠다고 한다”며 “잘못된 정책 때문에 국립대학이 일찍이 없었던 혼란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 단체는 국립대 정상화를 위해 △국립대 자율성 전면 보장 △성과급적 연봉제 즉각 폐지△총장후보자 선정권에 대한 침탈 즉각 중지 △죽어가는 국립대 발전 위한 실효적인 정책 제시 등을 정부에 요구하고 11월 말까지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전면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교총과 국교련은 5월26일에도 ‘약탈식 성과급적 연봉제 강행 중단 촉구 공동기자회견’을 개최한 바 있다.
진단도구로 위기학생 발견하고 관리카드제로 지속 관리 필요 현장교원 “전문계중 도입해 다양한 진로탐색 기회를” 학업중단학생 보호·지원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앞서 학업중단이 발생하지 않도록 학교 내 예방조치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학업중단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16일 서울 더 케이호텔에서 열린 ‘학업중단 예방 및 학교 밖 청소년 지원을 위한 정책토론회’ 주제발표에서 “지금까지의 대책은 사전에 학업중단 징후나 위기요인을 체계적으로 발견하고 대처하기보다 학교에서 폭행, 장기결석 등 사안이 발생해야 대처하는 정책들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문제행동으로 발견이 쉬운 위기학생과는 달리 심리·정서적 부적응이 있는 잠재적 위기학생은 학교에서도 인지하기가 어렵다”며 “학교 부적응 징후를 사전 예측·대응할 수 있는 진단 도구를 개발하고 매년 진단해 학교·교육청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또 “이렇게 조사된 부적응 학생은 관리카드제 도입해 이력을 관리하고, 담임·전문상담교사 등으로 구성된 학교 부적응 대응팀이 초기부터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이 밖에도 △학업중단이 많은 학교 ‘학업중단집중지원학교’로 지정해 특별관리, △학생 맞춤형 학업중단 숙려제 운영 등을 제안했다. 토론자로 나선 박진훈 고려사대부속고 생활지도부장은 학업중단의 근본 해결을 위해 학교교육 커리큘럼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다양한 형태의 진로직업탐색 교육, 적성에 따른 직업기술전문교육 기회 보장을 위해 전문계중학교를 신설해야 한다”며 “학업중단 학생들에 대한 대안적 교육기관으로서의 기능 뿐 아니라 심화된 전문교육을 실시하는 초석으로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학업중단 학생에 대한 학교 역할의 중요성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정근식 부산시교육청 장학사는 “교사에게 대드는 학생들이 영웅시되고, 이들이 다시 다른 학생들을 괴롭혀 중도 탈락하게 되는 악순환이 중요한 원인”이라며 “학생들과 가장 많이 접촉하는 담임교사의 상담시간을 확보해 중도탈락 학생을 조기에 예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미자 금천청소년 쉼터 소장은 “학생들이 학업을 중단하기 이전 학교로부터 그 이후 프로그램에 대한 안내를 충분히 받지 못한다”며 “학교·교사가 여가부의 학업복귀프로그램·청소년 쉼터, 고용노동부의 취업성공패키지 등을 안내해 학생들이 안정적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홍보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이화여대 학교폭력예방연구소가 주관하고 교육부, 한국교육개발원,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공동주최 했다.
서울시의회 사학투명성강화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학교의 반대에도 영훈국제중 방문을 강행해 마찰을 빚은 것과 관련해 교총이 입장을 내고 학교의 정치적인 중립성을 심각히 훼손시킨 시의회를 규탄했다. 교총은 15일 논평을 내고 “학생 교육활동에 지장이 있어 응할 수 없다는 영훈국제중의 공문 통보에도 의회가 학교 내에서 업무보고를 받겠다며 일방적으로 방문한 것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심각히 훼손시키고, 학교를 정치도구화 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또 “의회의 본분이 행정기관 감시·견제인데도 마치 행정기관인양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권한 남용”이라고 지적했다. 교총은 “시의회가 지난달 업무보고에 영훈학원 관계자들이 출석하지 않아 직접 학교를 찾았다고는 하지만, 교육청을 통해 조치를 취하고 학교 측에 필요 자료를 요청하는 등 합리적인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한 의정활동”이라며 “의회 의원들이 집단적으로 학교를 찾아가 교육활동 시간에 업무보고 받겠다는 것은 매우 비상식적이며, 몰 교육적인 태도로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서울시의회 의원들과 학교 관계자의 충돌 사안은 교총에서 강조하고 있는 학교의 정치장화 및 정치도구화의 대표적 사례”라며 “교총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모든 역량을 결집해 강력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17일 오전 7시 30분. 경기 평택의 가사초 앞. 등교 시간이 아직 한 시간 남았지만 일부 아이들은 이미 등교를 마쳤다. 한 시간에 한 대 뿐인 시외버스를 놓치면 등교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버스 하차 후 학교까지 차도를 걷는 아이들의 모습이 위태로워 보인다. 어린이 보호 구역이지만 도로가 좁고 인도가 없는 탓이다. 전교생 51명의 농촌 소규모 학교 가사초. 대부분 부모의 자가용으로 등교하지만 맞벌이 가정이나 거리가 애매한 아이들 20여 명은 버스와 도보로 학교에 온다. 학교 앞은 국도와 마을이 연결되는 통로라 유입 차량도 많다. 국도변에 육교가 설치돼 있지만 달리는 차와 신호위반 차량도 많아 위험 요소는 항상 내포돼 있다. 결국 지난해 5학년 여학생은 신호위반 트럭에 치여 한 달 간 입원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등하굣길 통학버스가 생기면 어떨 것 같으냐고 묻자 아이들은 “너무 좋을 것 같다. 꼭 생겼으면 좋겠다”며 해맑게 웃었다. 통학버스가 없는 농어촌 소규모 초등학교 학생들이 등하교시 안전에 위협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농어촌 소규모 초교 1073개 중 통학버스가 없는 곳은 모두 304곳(28.3%)이었다. 개인차량(36.2%)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도보(32.5%)나 버스(7.7%) 이용 비율도 만만치 않다. 이들 학교 교사의 55.6%는 ‘안전에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이유는 ‘통학로 안전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거나(40.6%)’, ‘대형차가 많이 다녀 위험하고(27.8%)’, ‘인적이 드물어 위험에 대처하기 어렵다(12.8%)’는 것 등이었다. 등굣길에 만난 4학년 민정(가명) 양은 “토요일 방과 후 수업이 끝나면 버스 시간이 맞지 않아 집까지 30~40분 걷는데 한 번은 수상한 아저씨가 쫓아와 위험을 느끼던 중 부모님이 나타나자 사라진 적도 있다”고 말했다. 국제아동구호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과 민주당 김춘진 의원실은 지난달 30일 농어촌 소규모 초교의 통학환경을 조사해 이같이 발표했다. 4월과 7월 설문조사 방식으로 통학 수단과 거리, 출석․지각에의 영향 등이 파악됐다. 버스를 이용하는 아이들은 안전 문제 이외에도 긴 통학시간과 버스 배차간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사초의 경우 멀게는 학교로부터 6km 떨어진 곳에서 등교하는 아이도 있다. 욕지도에 위치한 원량초는 4개였던 학교가 모두 통폐합되면서 마지막 남은 학교다. 통학버스 대신 하루 1천 원의 교통비가 지원되지만 등하교 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마을버스가 선박 입출항 시간에 맞춰져 있어 7시 경에는 집을 나서야 한다. 도보 등교하는 아이들도 보통 20~30분 가까이 좁은 차도를 걸어야 한다. 조사 결과 등교시간 운행 버스 수가 1~2대인 경우는 62.7%였다. 버스를 놓칠 경우 택시를 타거나 다음 버스를 기다려야 하는 등 차질이 생긴다는 이야기다. 최근 3개월 내 지각․결석 비율을 살펴보면 통학버스가 없는 학교는 21.4%인데 비해 통학버스가 있는 학교는 2.3%로 나타났다. 농촌학교에서의 통학버스 유무가 교육 접근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예다. 통학버스 부재에 따른 부담은 학부모와 교사에게 전가된다. 원량초 이강우 교감은 “아이들이 아프거나 부모가 데리러 오지 못하는 경우, 버스가 고장 나는 등 급한 상황에서는 교사들이 개인 차량으로 아이들을 실어 날라야 한다”면서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늘 노심초사하는 것이 괴롭다”고 밝혔다. 춘천 당림초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오전 8시, 오후 5시 경에 한 대씩 있는 버스 시간 때문에 방과 후 학교도 그에 맞춰 늦은 시간까지 늘렸다. 김순애 교사는 “학교 교육과정이 시내 버스시간에 맞춰 운영되는 거꾸로 된 현실”이라며 “아이들 귀가문제로 야간 행사는 꿈도 못 꾼다”고 토로했다. 교사들은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통학환경이 어려운 농어촌 아이들을 위한 보다 안전하고 합리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예산이다. 교육청 관계자들은 “주로 통폐합 학교 위주로 예산을 지원해왔는데, 일반 소규모 학교까지 지원하게 되면 어느 한 곳만 줄 수도 없고 예산을 갑자기 늘리기도 어렵다”며 “예산도 조금씩 늘리겠지만 인근지역 학교끼리 통학버스를 공유하고 체험학습 등 필요한 경우 빌려주는 방식으로 보완하고 있다”고 답했다. 모든 아이들에게는 동등한 교육 접근성과 안전성을 누릴 권리가 있다. 제충만 세이브더칠드런 간사는 “지역사회별 특성 및 여건은 다르지만 예산 등 지원 환경에 지역별 불균형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며 “통학 문제는 개인이나 개별 학교가 아닌 국가가 책임져야 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교총이 상반기 접수한 교권침해 상담 건수가 24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3건보다 127건이 늘어나 112%의 폭발적인 증가세를 나타냈다. 동 수치는 2012년도 하반기 접수된 221건에 비하면 8.6%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8월 30일, 정부가 야심차게 ‘교권보호 종합대책’을 발표했지만 교권침해 상담건수의 증가세는 멈추지 않고 있어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상반기에 접수된 교권침해 상담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학생·학부모에 의한 부당행위’가 30%로 신분피해, 명예훼손, 학교안전사고로 인한 피해 등에 비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이는 최근 학교에서 ‘친권자’로서의 학부모와 ‘지도감독자’로서의 교원 간의 올바른 관계가 형성되지 못하고, 사회에서 적용하는 엄격한 법의 잣대가 학교현장은 느슨하게 적용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교권보호 및 예방을 위해서 학교분쟁에 대한 합리적인 절차를 마련하고 구성원들이 이를 준수하는 문화의 조성이다. 지금까지 학교분쟁이 발생하면 학생․학부모․교원 등 교육주체들은 감정적 대응이 우선되고 합리적인 문제해결엔 미숙했다. 앞으로 학교는 학부모 연수를 통해 학교운영 참여, 학교분쟁 해결 절차와 방법 등을 정확하게 설명하고, 학부모는 적법한 절차에 따른 해결방법을 찾아야 한다. 정당한 절차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들이 무조건 항의하고, 폭언·폭행은 물론 법적 절차에 따라 각종 위원회에서 결정한 사안을 수용하지 않으려는 자세는 고쳐져야 한다. 물론 학교도 교원 연수를 강화해 학교분쟁에 대한 체계적인 조정능력을 더욱 키워야 한다. 무엇보다 학교분쟁의 합리적 해결을 위해 국회와 정치권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현재 국회에는 정부와 의원들이 발의한 6개의 ‘교권보호법안’이 계류 중이다. 발의안에는 교육활동을 침해한 학생에 대한 특별교육․심리치료 및 학부모 거부 시 처분, 교권침해 피해교원에 대한 상담 지원, 학교출입 절차를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학교규칙에 규정마련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하루속히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실효적인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국회와 정치권이 관련 법 개정에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이다.
교육부장관이 14일 국회 교육문화관광체육위원회의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정규직 시간선택제 교사’를 내년 하반기부터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규직 시간선택제 교사’란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원이지만 정규 교사 법정 근로시간의 절반인 하루 4시간(주 20시간)만 근무하는 교사다. 승진과 보수는 근무시간에 비례해 정해진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 공약인 ‘고용률 70% 로드맵’ 정책의 일환으로, 각 부처는 7급 이하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시간제 공무원 채용에 합의한 바 있다. 문제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제도 취지를 십분 이해한다고 해도 이 제도가 우리의 교육현실에 적합한가라는 점에서 볼 때 매우 신중해야 한다는 점이다. 첫째, 시간선택제 교사에게 수업 이외에 학생과 하루 종일 함께 생활해야 가능한 생활지도, 진학상담 등의 업무를 맡기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특히, 전국의 10만 8728개 학급 가운데 15%에 달하는 학급을 계약직인 기간제교사가 담임을 맡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이는 잠재적 갈등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또 학교폭력과 학생인권조례 등으로 인해 학생생활지도의 어려움을 겪는 학교현장에서 이들이 실효적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둘째, 학교에서 처리해야 할 행정업무를 이들에게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분담시킬 수 있는가이다. 시간선택제 교사는 본인의 업무를 수업에만 한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행정업무의 부담은 고스란히 다른 교사에게 전가될 것이다. 셋째, 교원간 신분 차이에 따른 위화감의 문제다. 향후 학교에는 정규직 전일제 교원과 시간선택제 교사, 그리고 계약직 기간제교사 등 3가지 신분으로 나뉘게 된다. 이들은 각자의 입장에서 업무의 양태에 따라 서로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볼 가능성이 높다. 교원 간에 보이지 않은 벽이 생기게 되면, 학교운영과 학생지도 등 전반에 걸쳐 협업시스템이 원활이 작동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현장에서 시간선택제 교사를 두고 ‘정규직 강사’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을 것이라 말한다. 따라서 교육당국은 정규직 시간선택제 교사는 일반행정 분야와 달리 교육현장에 적용하기에는 득(得)보다 실(失이) 많다는 점에서 제도 도입에 신중해야 할 것이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학입시제도 개선안이 이달 중 발표될 예정이다. 그중에 2017학년도 수능에서 문·이과 융합이 어떻게 반영될지 국민적 관심의 대상이다. 취지는 좋지만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신중론을 펴는 측이 있는가 하면 과학 기술의 발전은 어느 한 분야만이 아니라 여러 분야가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이뤄질 수 있다며 융합안을 찬성하는 쪽도 있다. 2017년 시행은 시기상조 고교 교육과정부터 문·이과를 구분한 현행 교육체제는 전문화된 인재를 키우는 장점도 있지만 일찍부터 진로를 선택해 자기 적성을 미처 발견하지 못한 채 성적에 맞춰 진학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사회가 복잡해지고 다양해져 국제적 흐름은 융합 교육으로 가는 추세다. 교총에서 고교 교사 723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 조사에서도 완전 융합안이 36.4%, 일부 융합안이 35.7%로 문·이과 구분안 26.1%보다 높았다. 정책변화에 신중한 교원도 융합교육 자체에는 긍정적 입장이다. 스티브 잡스처럼 창의적 인재가 나오려면 인문과 과학을 아우르는 융합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 사회적 여론이다. 하지만 결과를 지켜봐야 알겠지만, 현장 교사로서 교육부가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해 2017년에 맞춰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학교현장에 대한 준비 없이 실천에 옮기면 부작용과 함께 실패할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문·이과 융합교육이 이뤄지고 수능에 반영되기 위해선 외부적 동력보다 내부적 요소인 교육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교육과정 개정, 교사 준비 부터 그런 점에서 수능에서의 문·이과 융합을 위해서는 가장 먼저 교육과정 개편이 수반돼야 한다. 지금은 문·이과가 구분돼 있는데 통합적 교육과정으로 개정하고, 거기에 맞는 공통 교과 및 교과서도 만들어져야 한다. 단순히 현재의 교과 체제에서 문․이과 교차 선택안을 대입 수능에 반영해 학문융합 추세를 따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미시적인 접근이다. 교사의 역량이 부족하면 의도한 결과를 이끌어내기 힘들기 때문에 교사 교육도 필요하다. 현재 교사들은 전공 중심으로 양성되고 교육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분과적 사고에 머물러 있다. 따라서 문․이과 융합 체제에 대비해 새로운 사고로 전환하는 연수가 시행돼야 한다. 당장 교원양성기관에서도 통합 정신에 맞는 교과 지도 과정 등의 교육과정을 신설하고 개편해야 한다. 대학 입시에 반영할 때에도 섬세한 점검이 필요하다. 융합형 수능으로 변경할 경우 이공계 기피 현상이 심각해질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문과 성향의 상위권 학생들도 의대 진학 등으로 몰리면서 자연계의 기초학문 분야가 소외될 우려가 있다. 특히 수학 교과는 문·이과 공통 교육과정으로 접근하다 보면 기존 이과생들은 학력 저하라는 암초를 만날 수 있다. 또 정부발표에서 수능시험 체제는 학생 부담 경감을 표방하지만 융합형 수능으로 가다 보면 어쩔 수 없이 공부해야 할 과목이 늘어나 학습 부담이 증가한다. 이는 사교육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될 수 있으므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치밀한 고민이 필요하다. 최근 학문의 세계는 통합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인문학과 기술의 종합화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우리 교육도 국제적 수준에 맞게 고등학교에서부터 한쪽으로 치우친 공부를 하는 것보다 융합적인 이해와 사고를 통해 학력을 길러야 한다. 그러나 성급하게 가면 오히려 많은 문제만 양산한다. 교육의 핵심인 교육과정 개편, 교사의 준비 등 학교 여건을 충분히 조성한 후에 실시해야 한다. 그동안 우리는 교육의 기본원리를 중시한 것이 아니라 입시와 같은 특정 정책에 치우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육정책은 성급해서는 안 되고 차근차근 기본에 맞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이번에는 융합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 콘텐츠 개발 등 생동적인 변화 체계를 만들어 진정한 교육을 했으면 한다.
지난 10월 5일 글로벌 교육기관인 바르키 GEMS 재단이 세계 ‘교사 위상지수(Teacher Status Index 2013)’를 발표했다. PISA의 국제학력평가 결과가 세계 각국의 교육 개혁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듯이 세계 교사 위상 지수에 대한 국제비교 연구 결과도 향후 세계 교육 개혁, 특히 교원 정책 개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이 연구 결과를 제대로 이해하여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 기사폭탄에 왜곡된 교사 위상 처음으로 보도한 연합뉴스는 뉴스의 제목을 「한국 교사 위상 OECD 국가 중 4위…중국 1위」라고 붙인 후 소제목을 「연봉 3위…학생들 존경심은 `꼴찌'」라고 붙였다. 이를 받아서 기사화한 다른 신문과 언론매체들은 10월 7일에 일제히 더욱 선정적인 제목을 붙였다. 「한국 교사 위상은 4위, 학생들 존경심은 꼴찌」(중앙일보), 「한국 교사 위상 지수 4위…존경심은 바닥권」(동아일보), 「한국 교사 위상 지수, 존경심은 최하 연봉은 3위」(한국일보)등이 그 예이다. 이로써 ‘교사 위상’에 대해 국민들이 오해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이 보도를 접한 후 연구 결과를 상세히 들여다보니 교사에 대한 존경도는 중국에 이어 한국이 두 번째로 높고, 다만 학생들의 교사 존경심에 대한 응답자들의 인식이 꼴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성인들에게 “학생들이 교사를 존경한다고 생각하는가?”를 물었을 때 우리나라 응답자의 11%만이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을 하여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는 것이다. 즉, 실제로 우리 학생들의 스승 존경도가 꼴찌라는 말이 아니라 성인들의 눈에 그렇게 비췄다는 의미이다. 어쩌면 선생님들과 사회가 학생들의 스승 존경 수준에 대해 너무 큰 기대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미국 교수에게 선생님을 존경(respect teacher)한다고 할 때 어떻게 하는 것이 존경하는 것이냐고 물었더니 우리의 생각과는 차이가 컸다. 우리가 생각하는 존경은 국어사전적 의미인 “남의 인격, 사상, 행위 따위를 받들어 공경”하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단지 무례하게 굴지 않고 선생님 말씀이나 가르침을 존중한다’는 정도의 뜻이라고 했다. 우리나라에서의 존경은 미국 표현으로 하면 admire나 honor에 가깝다고 했다. 미국인의 기준으로 보면 우리 학생들은 선생님을 높이 존경하는 것이 된다. 그동안 이루어진 여러 연구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의 선생님들과 대화를 나누어보고, 학생들이 선생님을 대하는 모습과 태도를 보면 우리나라 학생들이 선생님을 존경하는 정도는 다른 나라보다는 아직도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존경받는 교사를 깎아내리는 사회 젊음은 세대들이 어른이나 선생님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성인들의 기대 수준이나 존경 방식에 대한 인식에 일부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직접 설문을 하는 것 등을 포함해 학생들의 선생님 존경 수준에 대한 체계적인 국제비교 조사를 한다면 우리 학생들이 억울함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오해는 이번 발표에서 교원 급여와 관련해서도 나타난다. 교원 급여를 살펴보면 한국 교원의 연봉이 3위인데 이는 OECD 국가 중에서 3위가 아닌 조사대상 21개국 중의 순위이다. 2013년 OECD 교육지표 발표를 보면 우리나라 교사 급여 수준(구매력환산 금액 기준)은 OECD 38개 국가 중에서 9위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이 연구결과 교사 초임 수준이 과다하다고 응답한 사람이 가장 많은 나라가 우리나라다. 그렇다고 해서 교육계가 너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판사, 의사, 고위공무원의 연봉을 이야기해주고 적정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으면 대부분 너무 높다고 응답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교사들이 늘 부러워하는 핀란드 교사의 위상 지수는 21개국 중에서 13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교사들은 세계 교사 위상 지수 결과에 대한 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부모가 자녀들에게 교직을 강하게 권하는 사회, 스승 존경도가 2위인 사회의 교사로서 자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나아가 이러한 사회 풍토가 계속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우리가 더 애써야 할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한 번 되돌아 봤으면 싶다.
최근 죄를 짓는 학생들이 늘고 그 나이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들이 저지른 범죄의 죄질도 성인들 못지않게 잔혹할 뿐 아니라 점점 과감해지고 있다. 지난 9월 경찰청이 밝힌 최근 2년간 형사미성년자 가운데 살인이나 방화, 강도, 강간 등 4대 강력범죄를 저질러 입건된 소년이 600여 명에 이르며, 이들의 범죄 건수도 5년 사이에 16%나 늘었다. 형사미성년인 10세 이상 14세 미만 중 형법상 저촉되는 행위를 한 자를 촉법소년(觸法少年)이라 한다. 촉법소년은 범죄를 저질러도 형벌 없이 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해 보호처분만 내린다. 그래서 촉법소년 대다수는 자신이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악용해 범행을 계속 저지를 뿐 아니라 범죄행위에 대한 죄의식이 없다. 문제는 촉법소년 증가와 함께 일부 학교에서 형성되는 학생문화다. 가장 밝고 건전해야 할 학생문화가 우려스럽게도 매 학기 초가 되면 일진부터 왕따까지 계급 서열이 결정되고 정해진 서열은 재학기간 내내 지속돼 학교가 마치 약육강식의 정글 같다. 이 속에서 촉법소년은 힘으로 우위를 차지하고 또래의 '영웅'으로 둔갑하기도 한다. 경찰 조사를 받거나 보호 처분을 받은 경력은 또래에서 훈장인 별을 다는 셈이다. 자신이 얼마나 '세고 대단한 사람‘인지 드러내는 좋은 자랑거리가 된다. 그뿐만 아니라 경찰서나 교사에게 불려가 혼나도 반성은커녕 오히려 자랑스럽게 떠벌리기가 일쑤다. 게다가 이런 정글 문화 경험이 예전보다 어려져 초등 고학년이면 이미 굳어진다. 최근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초등학생 학교폭력 가해 학생은 2010년에 비해 3.6배 증가한 2390명을 기록했다. 이는 3년 전보다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촉법소년의 폭력은 언어폭력이나 따돌림 정도를 넘어 어른들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낮에는 학교에서 ‘일진’으로, 밤엔 '가출팸'이 되기도 하는 두 얼굴을 가진 무법자다. 몇 년 전 필자가 맡은 초등학교 4학년은 학교뿐 아니라 인근 학교까지 소문난 불량소년이었다. 그는 낮에는 인근 학교에 가서 돈을 뺐고, 밤엔 이웃집 담장을 놀이 삼아 온갖 물건을 훔쳐 그의 담임은 하루가 멀다고 지구대의 호출을 받았다. 그가 주면야행(晝眠夜行) 생활을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2학년이었고 촉법소년 나이었기에 동네 불량 형들과 경찰서를 오가기를 수십 번 할 뿐이었다. 당시 그의 담임은 모두가 힘들어하는 그를 자진해서 맡았지만 교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무 효과가 없었다. 그리고 몇 년 후 촉법소년 나이를 넘겼을 즈음 소년원을 들락거린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아팠다. 촉법소년들에 대해 현재 만 14세 이상의 처벌 대상 나이를 1~2년 더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가벼운 처벌로 인한 재범 우려를 생각해서라도 응분의 벌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엔 일면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촉법소년들이 어린 나이부터 범죄자로 낙인찍히면 범죄의 굴레를 벗어나기 힘들다. 반면 학생들은 성인 범죄자보다 교화․교정의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경찰청에서 실시한 학교폭력 가해 학생 및 소년범 선도프로그램을 이수한 소년범의 재범률은 6.1%로 미이수 시 11.0%에서 대폭 감소해 재범방지에 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 촉법소년의 범죄 원인은 가정해체와 열악한 생활환경,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인터넷이나 방송매체의 역기능이 주된 원인이다. 즉 학생 개인보다 그들을 둘러싼 환경으로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된다. 따라서 촉법소년의 경우 처벌보다는 잘못을 깨우칠 수 있도록 선도해 정상적인 학교생활로 돌아오게 하는 것이 최선이며 교육적인 방법이다. 그들도 우리의 소중한 청소년들이기 때문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범죄행위는 잘못됐지만 그들 스스로 진심 어린 반성을 통해 죄를 뉘우치고 세상의 주인으로서 새 삶을 찾아 줘야 한다. 이를 위해선 가정과 학교, 사회의 따뜻한 관심과 교육이 필요하다. 따라서 우리 학생들을 범죄로부터 보호하고 건강한 사회구성원이 되게 하려면 학생들을 선도할 지도방법 연구 및 지역사회 단체와의 연계프로그램 개발 등이 시급하다. 뿐만 아니라 교육부 차원만이 아닌 범부처 간 협업을 통해 학교에서 학생 보호․교육이 이뤄지도록 가정, 지역 사회가 함께 협력해야 한다.
안산대(총장 김주성) 사회봉사단은 12일 ‘제5회 안산읍성문화예술제’와 ‘보컬그룹 힐링콘서트’에 참여했다. 안산읍성문화예술제에 참여한 교직원 봉사단은 사진촬영 및 인화를 맡았고 뷰티아트과와 물리치료과는 각각 체험부스를 설치하고 네일아트와 물리치료를 실시했다. 힐링콘서트에서도 사진촬영 및 인화, 뷰티아트과의 아동 페이스페인팅 부스를 운영해 지역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봉사단원인 뷰티아트과 김세은 학생은 “대학에서 배운 네일아트를 축제 현장에서 직접 시연하고아이들이 만족하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꼈다”며 “내년에도 기회가 된다면 다시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안산대 봉사단장인 한성택 교수(학생복지처장)는 “지역사회 행사에 참여하고 봉사하는 마음으로 대학에서 배운 네일아트, 페이스페인팅, 테이핑 등의 시연을 통해 학생들에게 좋은 경험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0월 9일, 지인 부부와 함께 옥정호로 여행을 다녀왔다. 전라북도 정읍시 산내면과 임실군 강진면에 걸쳐 있는 옥정호! 다목적댐인 섬진강댐을 건설하며 생긴 인공호수다. 호숫가를 돌아보면 완만한 언덕을 따라 마을들이 사이좋게 앉아 있고 숲들이 편안하게 호수를 감싸고 있어 호젓한 느낌을 준다. 옥정호를 둘러싼 11㎞의 호반길은 건설교통부에서 ‘아름다운 한국의 길 100선’으로 뽑았을 만큼 아름답고 운치가 있다. 호반의 산호수펜션에서 앞쪽 산길로 들어서 종성마을의 굽잇길을 달리면 해발 600여m에 위치한 농촌체험마을로 옥정호 주변에서 가장 높이 하늘에 맞닿은 산호수마을을 만난다. 마을 정상 언덕은 소금을 뿌려놓은 듯 메밀꽃이 하얀 세상을 만들었다. 겨울이면 메밀밭이 눈 조각 작품이 전시되는 눈썰매장으로 변신한다. 메밀밭 오른쪽으로 산길을 따라가면 옥정호의 아름다운 경관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나무 전망대가 있다. 옥정호의 반짝이는 아침햇살과 물안개가 아름다워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명소다. 만수위가 아니라 아쉽지만 산위에서 호수를 조망하며 가을의 높은 하늘과 진한 향기를 듬뿍 담을 수 있다. 옥정호의 상류로 정읍시 산내면소재지에서 가까운 망경대 부근의 야산에 소나무가 듬성듬성 심어진 야산이 있다. 가을이면 이 솔숲 가득 하얀 구절초 꽃을 피워놓고 축제를 연다. 옥정호를 구경하고 제8회 정읍구절초축제가 열리고 있는 옥정호구절초테마공원으로 향했다. 산내교의 화개동에서 물가를 따라 축제장으로 가다보면 풍광이 아름다운 망경대와 제법 규모가 크고 옛 모습이 그럴싸하게 남아있는 다리(능교)를 만난다. 주변의 자연경관이 보기 드물게 산골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이곳에서 영화 남부군과 타짜, 드라마 전우를 촬영했다. 가을입니다. 먼 산 가까워지고 산구절초 피었습니다. 말로 글로 다할 수 없는 내 가슴속의 눈물겨운 여정과 사랑의 정감들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눈으로만 가두기에는 너무 황홀한 이 산구절초 풍경을, 가슴으로도 담을 수 없어, 10월에 당신과 나누려 합니다.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솔숲 구절초 가을여행! 꿈에 본 듯한 감동적인 동화나라! 지상 최고의 가을서정! 하늘엔 소나무 땅엔 구절초, 그리고 그 사이 가을 산책길~ 옥정호구절초테마공원은 인간의 힘으로 천혜의 자연이 살아있게 만들어 마음의 여유를 누리게 한다. 축제를 알리는 안내장에 써있는 대로 축제장은 가을 들국화인 구절초 꽃의 낭만적인 경관을 만끽할 수 있는 가을 동화속 꽃동산으로 손색이 없다. 옹기종기 구절초 꽃이 피어있는 샛길을 산책하며 구절초의 꽃과 향기, 소나무의 자태와 향, 메밀과 코스모스, 유색벼 논 그림과 인공폭포, 솔숲 쉼터와 색소폰 연주의 어울림을 만끽한 하루였다. 40여m의 인공폭포 빙벽 앞에 얼음썰매장을 개장하는 겨울철의 풍경도 상상해봤다.
교육부는 최근 `교육부 정부3.0 실행계획`을 발표했다. 이것은 범부처적으로 이루어 지는 정부 3.0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정부3.0”이란 공공정보를 적극 개방·공유 하고, 부처 간 칸막이 없이 소통·협력함으로써 국정과제에 대한 추진동력을 확보하며, 국민 맞춤형 서비스 를 제공함과 동시에 일자리 창출과 창조경제를 지원하는 새로운 정부운영 패러다임이다. 이번 계획은 △국민과 소통하는 투명한 교육부 △일 잘하는 유능한 교육부 △교육수요자 중심의 서비스 교육부라는 3대 전략을 중심으로 10개 영역에서 총 31개 실행과제를 제시했다. 새로운 정부의 의욕적인교욱부 정부 3.0 정책이 학교에 주는 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수요자 관심정보와 접속 통계 등 활용 현황을 반영하여 유·초·중·고등학교 공시항목과 공시방법을 지속적으로 개선하여야 하겠다. 둘째, 학교에서 학부모의 교육 참여를 활성화하여야 하겠다. 지역사회 유관기관과 연계체제를 구축 하여 자녀교육에 필요한 각종 정보를 통합적으로 제공하여야 하겠다. 셋째, 학교에서 경찰서, 청소년상담센터, 고용센터 등과 협조를 강화하여 학교교육에 도움을 받아야 하겠다. 넷째, 학교에서도 무인민원발급기 및 무료 민원발급 서비스를 확충하여야 하겠다. 초·중학교 학교생활기록부, 제적증명서, 졸업예정증명서, 영문 졸업증명서, 교육비납입증명서, 정원외관리증명서 등이 이에 속한다. 다섯째, 다양한 학생 체험활동 인프라를 학교에서도 구축하는데 노력하여야 하겠다. 자유학기제를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운영한다. 관련기관을 예시하면 경찰서, 소방청, 병원, 금융기관, 행정기관 등이다. 여섯째, SNS(페이스북, 트위터), 홈페이지, 블로그 등을 통하여 학교 내에서도 홍보를 하는데 협조하여야 하겠다. 새로운 정보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서비스를 학생과 학부모에게 제공하여야 한다. 스마트폰, 클라우드 컴퓨팅 등 새로운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실시간 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하겠다. 일곱째, 새 정부의 정부 3.0 시책에 대하여 학교 관리자들이 잘 알고 시책 추진에 협조하여야 하겠다. 초중고에서 정부3.0을 주제로 학생 공모전을 개최하여야 하겠다. 초·중·고학생을 대상으로, 수필, 만화, UCC 공모전을 개최하여야 하겠다.
새 정부가 추진하는 ‘고용률 70% 로드맵’ 정책의 일환으로 교육부가 시간선택제 교사를 2014년도 하반기부터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시간선택제 교사는 개인의 사정에 따라 근무시간대를 선택해서 하루 4시간씩 주 20시간을 근무할 수 있고, 정규직으로 정년을 보장받으며, 승진과 보수는 근무시간에 비례하여 결정된다는 것이다. 아직 임금과 연금의 지급 정도, 별도의 임용고시 도입여부, 업무 수준 등 세부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결정하지 않은 상태이며 교육부가 정책 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의 현재 대체 인력으로 채용되는 ‘기간제 교사’와는 달리정규직 공무원이라는 점이다. 이 같은 시간제 일자리로 고용률 70%를 달성한 대표적인 국가는 네덜란드, 독일, 영국 등이 있다. 특히 네덜란드의 경우 시간제 교사(정규직)의 비율이 매우 높아 초등학교에서는 50%를 초과하며 중학교도 34.1%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국가의 교원에 대한 근무나 처우는우리의 현행 국가공무원제 교원과는 다른 점을 이해해야 한다. 물론 이번 시간선택제 교사에 대한 생각은 좋은 점도 있지만너무 혁신적인 생각이라는 점에서만만치 않은 저항도 예상된다. 먼저 교사는 일반 공무원과 달리 어린 학생들을 지도하기 때문에 교육적인 사명감과 책임이 따르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기존의 교사보다 비교적 선택적이고 자유로운 교사의 교육열정이나 역량도 생각해야 하고 이들에게 학습하는 학생들의 시간선택제 교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걱정이 된다. 둘째는 현행 교육과정 안에서의 교사 개인이 필요로 하는 시간에 학생들을 지도한다는 것도 생각보다 쉽지 않다. 학교의 교육과정은 학년 초나 학기 초에 이미 구체적인 교육과정 틀 속에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사실상 시간 선택이 어려운 것이다. 또한 초등학교의 경우는 대부분은 담임이 교과를 지도하기 때문에 시간선택제 교사가 설자리는 극히 제한적이다. 오히려 현행 기간제교사가 더 합리적인 것이다. 셋번째는 시간선택제 교사의 선발에도 여러 가지 문제점이 존재한다. 현재 교사 임용은 모두 임용고사를 거쳐 임용된다. 그 경쟁이 치열하다 못해 ‘교사국가고사’라고 할 정도다. 이에 비해 시간선택제 교사의 임용 과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현행 임용고사처럼 할 경우는 과연 몇 명의 지원자가 있을지도 생각해야 한다. 어려운 임용고사를 통과해서 절반정도의 임금과 연금을 받고 성실히 교육열을 불태울 젊은 교사들이 얼마나 많을지가 숙제이기도 하다. 넷째는 이들이 현직에 들어와 기존의 교사와 또 다른 생각을 갖고 교원차별화로 노동조합이 결성되고 전일제 교사를 요구할 시 어떻게 대응할지도 고려해야 한다. 잘못된 교육정책은 또 다른 교단갈등을 낳는다는 사실은 우리는 이미 많은 경험을 했다. 자못 정부의 부실정책이 또 다른 '이방인'으로 조용한 교단에혼란의 불씨가 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스러움도 없지 않다. 요즘처럼 가득이나 교사의 임용이 어려운 시기에 시간선택제로 인해 임용고시 준비자들은 등용문이 좁아지는 것이 아닌지도 걱정이 된다. 그렇지 않아도 교대나 사범대 졸업생이 몇 년을 임용고사 준비에 매달려 왔는데 이젠 “정년보장 평생 알바시대"라는 부정적인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한마디로 이들의 가슴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다. 여느 정책보다 교육정책은 많은 시간을 두고 천천히 시행해야 오류를 줄일 수 있다. 정부가 바뀌었다고, 대통령 공약이라고 해서 조삼모사의 탁상공론식 정책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러한 교육재정이 여유가 있다면 정규교사를 더 늘여 책임 있는 교육을 하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교권이 추락되고 학교교육이 무너졌다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또 다른 ‘짝퉁교사’만 양산해서는 우리 교육의 미래는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다.
빠르면 내년 하반기에 '시간 선택제 교사' 제도가 도입될 전망이다. 전일제 교사 근무제가 일반적인 학교에 새로운 교사 근무 시스템이 추가되는 것이다.주 5일제, 주 40시간 근무제가 일반적인 우리나라 교원 근무 체제에 새로운 전환점이 마련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내년부터 교육부에서 도입하려는 시간 선택제 교사란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원이지만, 기본적으로 현재 교사들의 법정 근로 시간의 절반인 하루 4시간(주 20시간) 정도만 근무하고 임금은 그만큼 덜 받는 교사를 말한다. 시간 선택제 교사가 어느 요일, 어느 시간에 근무할지는 학교와 협의하여 본인이 선택할 수 있다. 교육부 장관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교육부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이같은 '시간 선택제 교사' 제도가 도입 계획을 밝혔다. 현재 육아휴직, 병역 휴직, 질병 휴직 등으로 교단을 비운 정규 교사를 대신해 채용되는 '기간제 교사'는 계약직인 비정규직인 반면, 시간 선택제 교사는 정년이 보장되는 정규직 공무원이다. 시간 선택제 교사는 정규직이라는 데 특징이 있다. 교육부의 시간 선택제 교사제 도입은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고용률 70% 로드맵' 정책의 일환이다. 정부는 10년째 63~64%에 맴돌고 있는 고용률을 2017년까지 70%로 끌어올리기 위해 공공과 민간 부문에서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시간 선택제 교사는 교육 분야의 '시간제 공무원'인 셈이다. 지난 번 각 부처는 박근혜 대통령 공약인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 7급 이하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시간제 공무원 채용에 합의한 바 있다. 정부는 임금 총액은 전일제보다 적지만 시간당 임금은 전일제와 수준과 비슷하거나 더 높게 책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시간선택제 교사를 비롯한 시간선택제 공무원 제도를 두고 정부의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질낮은 일자리의 대량 양산'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궁극적인 일자리 창출 방안이 아니라 임기응변식 대처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학교에 근무하는 교원 근무 시스템에서 시간 선택제 교사 제도가 도입되려면 우선 여러 가지 난제들을 풀어야 한다. 현재 교원임용시험이 극심한 경쟁률을 보이는 가운데 시간 선택제 교사제도가 자리 잡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또 종일제로 근무하는 교사들과 별도의 임용시험를 치르게 할지, 임금과 연금은 어느 정도로 지급할지, 시간 선택제 교사와 종일제 교사 간 전환을 가능하게 할지 등이 그것이다. 국공사립 설립 주체별 임용과 도입 문제도 걸림돌이다. 각급 학교별 배치 기준과 인원 배정도 문제이다. 아울러, 우리나라 교사들은 수업뿐 아니라 생활지도와 담당 사무, 행정 업무, 방과후 학교 지도, 특기적성 지도 등 ‘수업 외’ 직무가 상당히 많은 학교의 현실적 문제점도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일반 교사들이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맡고 있는데, 하루 4시간 일하는 시간 선택제 교사의 업무를 어느 수준으로 정할지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 종일제 교사와의 위화감을 유발할 우려도 있다. 더러는 정규직이라지만 시간 선택제 교사들이 현재의 ‘기간제 교사’, ‘강사’처럼 신분 불안과 직무에 대한 충실한 수행을 다하지 못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특히 시간 선택제 교사들이 정규직임에도 ‘학교에 근무하지 않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게 해야 할지도 문제점이다. 다른 학교, 다른 직무에도 근무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인지도 난제이다. 특히 젊은 시간 선택제 교사들의 근무 외 시간의 소위 ‘할 일’에 대한 명확한 준거와 고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 학교의 교사 직무가 일반 공무우언, 일반 기업의 회사원들의 직무와는 다르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시간 선택제 교사제도는 고용률 제고 측면에서는 바람직한 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학생들을 가르치는 학교는 다른 기관과는 다른 특성이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탁상공론에서 벗어나 우리 교육 현실, 학교 현장의 실태와 여건을 충분히 고려하여 도입 여부와 세부적 도입 시스템을 설정해야 할 것이다. 교육부는 이 제도 도입 계획을 밝히면서 금년말까지 정책 연구와 여론 수렴을 거쳐서 바람직한 안을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론 수렴 과정에서 교원들을 비롯한 국민들의 의견을 모아 바람직한 방안이 마련되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10월.숫자를 자세히 쳐다보고 있으면 사람이 거울 앞에 서서 자기를 응찰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처럼 시월은 계절의 중반을 넘어 겨울로 가는 길목에서 한 번쯤은 자신을 뒤돌아 보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듯하다. 무서운 태풍의 위력과 폭탄처럼 쏟아붓는 폭우의 거센 힘에도 떳떳하게 이겨내고 풍성의 계절 가을에 접어들어 맞는 10월은 더욱 감미로움을 더해 준다. 들녘을 자동차로 달려갈 때면 누렇게 익어가는 벼들의 황금물결도, 맑은 가을 하늘을 가로지르며 날아가는 산새들의 정겨움도 10월이라는 가을이 주는 짜릿한 맛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동녘의 해 맑게 빛나고 함초롬이 이슬맞은 풀잎들, 태양의 눈부심에 살포시 얼굴을 들 때, 아침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일으키고 지나가는 실바람 촉감이주변 사람들에게여름철 햇살의 향수를 생각케 한다. 청초한 풀잎 사이에서 느끼던 향긋한 내음도 어느 새 자취를 감추고 나뭇가지에서 떨어지는 한 잎 한 잎의 낙엽이 대지를 덮어갈 때, 건너편 산야에서 밤나무 가지를 흔들며 밤송이 떨어지기를 바라는 꼬마 개구쟁이 시절이 되살아 날 때면, 산야의 깊은 시름은 어느 새 나의 곁에 와 속삭이고 있다. 산촌의 초가집에서 뭉게뭉게 피어오르던 낙엽 태우던 냄새도 상상속에서 그려지고, 산비탈 감자밭에서 감자캐는 농부들의 손길에서도 가을의 별미는 묻어나고있다. 뭇 사람들에게 다양한 생각을 불러 일으키게 하고 다양한 과일과 나물들을 생산해 내는 때는 아마도 10월이 주는 계절의 성역이다. 게다가 10월이 유혹하는 다채로운 야외 행사는 나를 집안에서 고이 쉬게 하지 않는다. 아내가 부추기는 야외 단풍구경, 꼬맹이가 졸라대는 가을 축제 구경하기, 참으로 시월 달 가을은 나를 유혹하는데 여념이 없다. 엊그제는 여의도 세계불꽃 축제가 열렸다. 가보고 싶지만 가 보지 못했다. 가을은 이사철이다. 우리집도 모처럼 작은 집이지만 이사를 가게 되었다. 그 동안 얼마나 사들이고 모아 두었는지 정리를 해도해도 끝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값비싼 물건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책방에서 팔고 있는 오래된 고전 소설, 대학 시절에 강의 시간표 등 참으로 버려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다. 그러나 나는 그것들이 너무 소중한 것 같아 다시 가져가고 싶었지만 아내의 성화에 살며시 내려 놓을 수밖에 없었다. 가뜩이나 집이 좁은데 별것을 다 가지고 간다고 아우성이다. 책을 보는 사람이기에 책이 좋아서인지 버려지는 책에 대한 아쉬움은 남달리 컸다. 나의 책을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가져다 놓으니 어느 새 가을 낙엽과 같은 구수한 책 내음이 온 동네 사람들을 불러 모았는지 순식간에 가져가 버린다. 책을 좋아하는 이를 바라보는 넉넉한 마음.물욕보다 지식욕을 가지기를 바라는 그들을 바라보는 마음이 10월의 현대인으로 연상되곤 했다. 10월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한다. 나는 한평생 책을 보면서 살아 왔지만 책이 주는 서기향은 거리에서 자동차가 내품는 배기 가스도, 좁은 산길을 가면서 흘러 나오는 자연의 향기도, 책에서 품겨 나오는 그 향기와는 다르다. 책에서 흘어 나오는 향기는 책이 주는 서기향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계절이 주는 가을의 향기, 뭇 사람들의 삶이 남기고 간 책 사이사이에서 풍겨나는 곤때 향기, 그리고 나의 앞날을 비춰주는 미래의 향기가 스며 나오면서, 이것이 가을이 주는 해맑은 공기와 만나서 만들어 내는 것이 가을 독서의 향기인 것이다. 10월이 주는 무서운 변혁인 10.26 사태도 가을 하늘은 지난 세월을 잊게 만든다. 가을의 하늘은 정화의 기능이 있는 것 같다. 여름의 무서운 먹구름도 풀어 버리게 하는 신비의 기술을 지니고 있다. 끝이 없이 뻗쳐있는 가을 하늘을 오늘도 또 쳐다보며 내일의 희망을 이야기하련다. 가을 하늘을 다채롭게 만들어가는 새털구름에게.
1. 인천공항 출발 출발일자가 가까이 다가오자 마음은 더 조급해졌다. 러시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미지의 것에 대한 호기심을 더욱 자극했고 과연 마음속으로 상상해보던 러시아의 실제 모습은 어떨까 궁금증이 더욱 증폭되었다. 러시아 하면 구소련이 먼저 떠오른다. 크레믈린, 붉은광장, 레닌과 스탈린, 후르시초프, 동토, 철의 장막 그리고 또 뭐가 있을까. 시베리아횡단철도, 자작나무가 떠올랐다. 이런 러시아에 대한 선입견 중에도 차이코프스키, 톨스토이, 토스토에프스키, 푸시긴 같은 예술가들은 공산주의 이미지와는 연결이 되지 않았다. 9월 9일 출발하는 여행을 준비하면서 그곳의 날씨는 어떨까. 우리나라의 10월 날씨일까, 11월 날씨쯤 될까 궁금했지마는 인터넷 정보만으로는 얼른 파악이 되지 않았다. 출발 전 여행사가 전해준 정보에 따라 11월 날씨를 예상하고 옷을 준비했다. 물론 더 추운 날이 있고 더 따뜻한 날도 있을 것을 예상하고 그에 맞춰 복장을 준비했다. 호텔엔 모든 편의 시설, 이를테면 비누, 화장지, 수건, 샴푸 혹은 음료수는 잘 구비되어 있는지 궁금했으나 어느 곳에서도 속 시원한 대답을 듣지 못했다. 음료수가 없으니 미리 사가지고 들어가야 한다고도 하고 호텔 주변에 매점이 없으니 미리 호텔에 가기 전에 사야 한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행동을 취해야 할지 모른 채 출발할 수밖에 없었다. 여행의 즐거움의 하나는 우리가 모르는 낯선 곳에 대한 호기심일 것이다. 낯선 기후, 낯선 역사, 낯선 사람들, 더구나 오래 공산주의 치하에서 자본주의 하고는 적대국으로 지내온 나라가 새로운 시대 새 체제 하에서 과연 자본주의 체제를 얼마만큼 받아들이고 적응해가고 있을까 궁금했다. 이번 방문의 목적이 문화 시찰에 있으니 일행은 러시아의 역사와 문화, 정치와 경제에 대한 얼마간의 사전 지식이 필요했다. 몇 차례에 걸쳐 러시아 전문가들을 모시고 강연을 들었지만 사진과 설명으로만 듣는 강의가 큰 도움이 되지는 못했다. 크레믈린은 일반적으로 성을 말하는 것으로 러시아에는 많은 클레믈린이 있다는 것, 또 붉은광장은 원래 '아름다운 광장'으로 표기해도 되는데 미국의 언론이 '붉은 광장(Red Square)'라고 쓰는 바람에 '붉은광장'이 되었다는 것, 러시아의 역사는 1000년 정도로 우리나라나 서유럽의 역사와는 비교할 수 없이 짧다는 것, 모스크바 시내는 몇 개의 원으로 된 도로가 도시를 두르고 그 대각선으로 도로가 나 있다는 것,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버려진 늪지대에 표트르대제가 도시를 건설한 것이며 그래서 수많은 운하가 뚫려 있다는 정도의 정보만을 들은 채 모스크바로 출발 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모스크바를 방문하기 전에 제일 가슴이 설렜던 것은 톨스토이 박물관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톨스토이 생가와 그의 무덤을 꼭 보고 싶었으나 일정에 그곳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모스크바에 있다는 그의 박물관과 그가 별장처럼 주말이나 겨울이면 살았다는 그의 집을 보고 싶은 기대에 부풀었다. 내가 처음 톨스토이에 대하여 관심을 갖고 존경하는 마음을 가진 것은 고등학교 1학년 무렵이었다. 그 때 나는 제2반항기라고 하는 사춘기를 지나면서 이성에 대하여 열렬한 관심을 보였는가 하면 한편으로는 문학, 철학, 종교 쪽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다. 아마 그 가운데서도 내가 특히 관심을 가졌던 분야는 장래의 내 모습을 그려볼 수 있는 사상가들에 대한 관심이었다. 그 당시 나는 페스탈로치, 니체, 슈바이처, 성 프란체스코, 그룬트비히, 톨스토이, 니체, 스피노자, 존듀이 등 철학자와 사상가들이었다. 그때 나는 자아의 완성이라는 목표를 일생동안 추구해야할 제 1의 목표로 삼았었다. 그때 톨스토이에 대하여 특히 감명을 받았는데 그의 인도주의 사상 때문이었다. 나는 그의 자전 소설인 유년시대 소년시대와 청년시대 그리고 단편선집과 그에 대해 쓴 다양한 교양서적을 읽으면서 그와 닮으려고 무진 애를 썼던 기억이 난다. 몇 해 전에는 'Leo Tolstoy 「Wise Thoughts for Every Day」'라는 책을 우리말로 번역한 일이 있다. 이 책은 톨스토이의 어록을 러시아계 미국인 Peter Sekirin이 영어로 발췌 번역 출판한 책이다. 이 책에는 30여 가지 주제에 대하여 한 달에 한 번 12번씩 견해를 피력한 책이다. 그 주제는 주로 신앙, 사랑, 겸손, 영혼, 폭력과 전쟁, 학문, 분노와 증오, 욕망과 정욕, 노력, 생각, 말, 진리, 기도, 자기희생, 현재에 살기 등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문제들에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을 번역하여 출판해보려던 계획은 실패했으나 그를 더욱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이 번역물을 몇 번씩 다시 읽으며 내용을 다듬고 있다. 굳이 출판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여생을 살아가는데 생활의 한 지침으로 삼기 위해서다. 책 중에 두 가지 내용을 소개해본다. 톨스토이/ 10.12 자만심 현명하고 너그러운 사람은 남들의 입소문에 기뻐하기보다 자신의 양심에 의해 기쁨을 얻는다. 사람들은 남들 위로 자신을 들어 올려 피상적인 세상의 보상을 얻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영혼의 내적인 성장과 내적인 가치가, 밝은 햇빛 속에 작은 촛불과도 같은 상(賞)이나 메달보다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그들은 알지 못한다. 가족 때문에 나쁜 행동을 하게 되더라도 그것이 변명이 되어선 안 된다. 물질적 성공에 따라서 자부심이 커질 수도 있고 줄어들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당신의 품위를 더 향상시킬 수는 없다. 인생의 목적은 사람들끼리 서로 마음의 일치를 이루는 것이며, 남들보다 자신을 더 중요하고 더 우월하게 하려는 어떤 시도도 그러한 인생의 목적으로부터 당신을 더 멀어지게 할 뿐이다. Tolstoy/ OCTOBER 12 Pride The joy of a wise and kind person lies in his conscience, not on the lips of others. A person is proud of the superficial rewards of this world, thinking they elevate him above others. He does not recognize that the inner growth and inner merits of his spirit are more important than all other awards and medals, which are like the small light of a candle in bright sunlight. Family can be the reason, but not the excuse, for bad actions. Pride may increase or decrease according to your material success, but it does not improve your dignity. Remember that the purpose of our lives is the unification of people, and any attempts to be better or more important than others will separate you from this goal. 톨스토이/ 10. 14 탐욕과 부 사람들은 말하기를 좋아한다; 이것은 내 집이야, 내 재산이야, 내 아이, 내 돈. 그들은 신을 모시고 사는 사람이 어떻게 모든 것은 신에게 속해 있다고 믿을 수 있는지 이해하지를 못한다.-탈무드 막대한 재산이 삶을 편하게 해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짐을 지고 걷는 것이 짐 없이 걷는 것보다 더 편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부는 상대적이다. 분수에서 분모가 없는 분자처럼 부는 그 자체로는 아무 의미가 없다. 지난날엔 생각하지도 않던 것을 오늘 갖고 있지 않다고 해서 완전히 불행해지는 것은 아니다. 너무 많이 소유한 사람은 자신을 계속 불행하게 만들고 사실 별로 필요도 없는 것 때문에 공연히 생활을 바쁘게 만들고만 있는 것이다.- 아더 쇼펜하우어 Tolstoy/ OCTOBER 14 Greed and Wealth People like to say: This is my house, my property, my child, my money. They do not understand how a person who is seeking God can believe that all things belong to God. - THE TALMUD Thinking that enormous wealth makes your life easier is the same as thinking that it is easier to walk while carrying a burden. Wealth is relative. By itself, it means nothing, like a numerator without a denominator in a fraction. A person cannot be completely unhappy not having things that he never even thought about yesterday. Someone who has too many possessions keeps himself unhappy and busy with things that he really does not need. - ARTHUR SCHOPENHAUER 2. 모스크바 도착 톨스토이에 대한 이런 관심은 나에게 러시아 여행을 부추기게 했고 나는 다소 들뜬 마음으로 여행길에 올랐다. 모스크바 행 대한항공 여객기는 9일 낮 1시 42분쯤 움직이기 시작하여 21분 후인 2시 3분에 육지를 박차고 이륙했다. 직항노선으로 8시간 40분쯤 날아가면 모스크바 인근공항에 도착할 것이다. 모스크바까지의 거리는 약 7000km 중국 선양을 거쳐 몽고 울란바트로를 지나 러시아 이르쿠츠크, 노보시비르스크, 첼라벤스크를 거쳐 모스크바에 도착할 것이다. 드디어 한국시간 밤 10시 40분 모스크바 시간 저녁 5시 40분쯤 모스크바 공항에 도착했다. 거의 1시간 가까이 입국수속을 마치고 공항 밖으로 나왔다. 날씨는 그렇게 차지는 않았다. 밖에서 가이드가 기다리고 있었다. 러시아로 유학 왔다가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그냥 눌러 앉았다고 했다. 30대 초반의 여성이었다. 그의 안내로 대절 버스를 타고 호텔로 오면서 그녀는 여러 가지 러시아 실정을 상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러시아 국목은 작약나무, 국화는 해바라기라고 했다. 교통체증이 무척 심했는데 도로사정이 나빠서 그렇단다. 차량 300만대를 예상하고 건설한 도로가 지금은 900만 대가 넘는다고 하니 그럴 만도 하다. 택시가 드문드문 있긴 한데 매우 드문 편이다. 러시아에선 택시뿐 아니라 일반 승용차가 택시처럼 운행되는데 손을 들어 차를 세운 다음 운전수와 승객이 요금을 흥정하여 결정한다는 것이었다. 지금은 법으로 영업 행위를 금지하고 있지만 아직도 성행하고 있다고 했다. 주택가격은 거의 살인적이란다. 40평짜리 아파트 월세가 600만원까지 한다고 했다. 한편 전기세 가스비는 무료라는 말에 옛 공산주의 시절의 공급방식이 아직도 남아있는 듯했다. 지나가는 차창 밖을 보니 들판에 온통 자작나무다. 저 국목인 자작나무로 러시아 전통인형인 마트로시카도 만들고 유명한 차가버섯도 저 자작나무에서 자란다며 자작나무의 쓰임새를 설명해주었다. 그리고 그날이 마침 토요일인데 교외로 빠져나가는 차량들로 거리는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저 차량들은 지금 교외로 빠져나가는 것이란다. 모스크바 사람들은 주말에는 모두 교외로 빠져나가 교외에서 주말을 보내는데 그런 제도를 '바차'라고 한단다. 그런데 톨스토이는 보통 사람들과는 반대로 교외에 살면서 주말이나 한 겨울에는 모스크바 집을 바차처럼 이용했단다. 드디어 호텔에 도착했다. 웅장한 건물에 비해 외형이 그다지 화려하진 않았다. 방을 배정 받고 들어가 이것저것 시설을 살펴보았다. 다른 방엔 소형 냉장고가 있다고 하는데 우리 방엔 없다. 텔레비전은 나오는데 유료방송이었다. 어디에도 물은 없었다. 비누 곽은 바닥에 구멍이 나있지 않아 물이 고였고 샤워는 욕조에서만 할 수 있었다. 욕실 바닥엔 배수구가 없어서 물을 흘리면 흥건하게 고일 판이었다. 시차는 정확히 5시간, 우리가 비행기를 타고 태양을 따라 비행하여 온 셈이다. 서울에서는 11시 40분인데 지금 이곳은 6시 40분, 아직 태양이 넘어가지 않고 빛을 뿌리고 있었다. 한국의 서해바다를 넘어간 해가 지구의 또 다른 곳을 비추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날씨가 무척 추워 오리털 잠바를 입어야 했는데 지금은 아침엔 섭씨 12도 낮엔 17도로 무척 따뜻해졌단다. 이삼일 이런 기온이 유지된다는 일기예보를 들었다며 모스크바 관광하기에 아주 좋은 날씨라고 했다. 방을 배정받고 우리는 짐을 풀고 1층 로비로 와서 뷔페식 저녁식사를 했다. 식사는 감자와 빵, 고기, 달걀, 야채 등 일반적인 서양요리와 다르지 않았다. 3. 톨스토이 박물관 견학 오늘은 톨스토이 박물관과 톨스토이 집을 방문하는 날이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박물관을 먼저 방문하고 이어서 집을 방문하는 일정이었다. 버스를 타고 한 시간쯤 갔을까. 크거나 화려하지 않은 소박한 옛날식 건물이 나타났다. 출입문을 들어가니 제일 먼저 톨스토이 동상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는 그 동상 앞에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초등학교 저학년쯤 되어 보이는 아이들로 북적거린다. 박물관 견학을 온 것이다. 전 세계 어디를 가나 어린이들은 밝고 순수하다. 어린이를 보며 그 나라의 미래를 예견해 보기도 하는 것이다. 이어서 우리는 2층으로 올라가 박물관 가이드의 설명을 들었다. 많은 사진들이 걸려 있었다. 톨스토이와 부인 사진은 물론 자녀들의 사진 부모와 일가친척들의 사진까지 벽을 장식하고 있었다. 톨스토이에겐 13명의 자녀가 있었는데 5명은 사망하고 8명이 성장했다고 한다. 박물관에서는 그의 친필을 보았다. 톨스토이는 무척 악필이었다고 하는데 그 친필을 보면서 필체가 악필인지는 구별할 수 없었다. 이어서 관장과 인터뷰가 있었다. 관장 실에 둘러 앉아 박물관에 대한 비탈리 레미조프 관장의 설명을 들었고 그가 2004년 12월 서울을 방문하여 서울 역사박물관에서 톨스토이 전시회가 열렸던 얘기도 했다. 이어서 문화재단 관계자와 대화를 주고받았는데 두 단체 모두 상호교류를 희망하는 쪽으로 합의를 보았다. 한편 가이드를 통하여 톨스토이 박물관은 러시아에 열 개정도가 된다면서 톨스토이 박물관을 견학했다고 해서 다 같은 박물관을 견학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알 수 있었다. 박물관을 나와 우리는 그가 살던 집으로 갔다. 톨스토이가 '부활'을 비롯한 많은 작품을 썼던 집필실을 구경하고 그가 타던 자전거며 그가 운동하던 아령, 그리고 유리장 속에 보관된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그의 겨울외투도 보았다. 아들과 딸이 쓰던 방 하인들이 쓰던 방도 보았다. 가족들이 식사를 하던 식당과 식기들, 러시아의 대문호답게, 대 귀족답게 집의 규모 가재도구의 규모부터 크고 인상적이었다. 그는 아내를 많이 배려하여 식탁의 의지도 늘 아내가 상석에 앉게 했으며 자신은 모퉁이에 안았단다. 안내하던 가이드에게 질문을 했다. "톨스토이는 그리스도 사상에 기반을 둔 인도주의 작가로 알려져 있다. 말년에 그가 집을 나와 방랑을 떠났던 것이 그의 인도주의 사상과 어떤 관련이 있느냐?" 안내원은 길고 자세하게 답변해주었다. 그에게는 13명의 자녀가 있었다. 부인은 남편이 재산도 관리하고 자녀들을 돌보며 집안에 충실하기를 바랐지만 톨스토이는 오직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농지를 농부들에게 분배하고 저작권을 포기하는 등 자신의 행보를 이어갔기 때문에 두 사람의 갈등이 극에 달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막내딸과 주치의만을 데리고 1910년 10월 28일 집을 나와 방랑의 길을 떠났다가 얼마 되지 않아 11월 20일 모스크바로부터 약370km 떨어진 리페츠쿠주(州)의 조그만 시골 역사 '아스타포보'의 역장실에서 폐렴으로 죽었다는 것이다.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등 세계문학의 걸작으로 꼽히는 소설과 인도 마하트마 간디, 미국 마틴 루터 킹의 비폭력 사상에까지 영향을 준 무저항의 철학을 남긴 톨스토이는 그렇게 한 생애를 마감했다.
최근 교육계에서 ‘마중물’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고 있다. ‘마중물 교육’, ‘마중물 연수’, ‘마중물 프로그램’ 등을 종종 사용하고 있다. 사전적 의미로'마중'은 '나가서 맞이한다'는 뜻이 있다."마중물"은 "맞이하는 물"이다. 요즘의 젊은 세대들에게는 낯설겠지만, 1960-70년대까지 농산어촌 등 시골에서는 대체로 지하수를 끌어올리는 펌프를 사용하였다. 땅 속의 지하수를 끌어내려면 펌프 입구에 물을 넣고 한참을 굴러야 물이 나왔다. 그 시절 펌프에서 물이 잘 나오지 아니할 때 물을 끌어올리기 위하여 한 바가지에 물을 붓고 계속 펌프질을 하면 땅속깊이에 있는 물을 끌어 올릴 수가 있다. 그 한 바가지의 물을 마중물이라고 한다. 마중물에 의해 땅 속에서 처음 올라온 물은 시뻘건 흙탕물이지만 계속 뿜어내면 차차 흙탕물이 맑아지며 나중에는 투명하고도 맑은 물이 나온다. 펌프질을 할 때 어른들은 팔만 움직이면 되지만 덩치가 작은 아이들이 물을 끌어올리려면 손잡이에 몸 전체를 실어야 한다. 온 체중을 실어 심혈을 기울여야 물을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이다. 땅 속 깊이 숨어있는 맑은 생수를 끌어올리기 위해서이다. 모름지기 교육은 집어넣는 것이 아니라 끄집어내는 것이다. 물론 끄집어내는 ‘그 무엇’은 잠재 가능성을 가진 불씨이고 씨앗과 같은 것이다. 처음에는 미미하지만 나중에는 엄청난 성장과 발전을 내재한 것이다. 미래의 주역인 학생들에게 내재된 잠재적 가능성을 끄집어 내도록 도와 주는 활동이다.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그 잠재력, 그 재능을 재대로 끄집어 낼 수 있도록 한 바가지의 물인 "마중물"이 바로 교원의 역할인 것이다. 교육이 인고의 고뇌이고 교사의 역할이 막중한 것도 이와 같은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찍이 창의교육과 영재교육의 대가인 랜줄리(Renzulli)는 영재교육은 창의성, 보통 이상의 능력, 과제집착력 등 세 가지 요소를 창의교육과 영재교육의 삼 요소로 강조하고 있다. 미래 사회는 지식과 인성, 학력과 품성이 올바른 사람을 요구하고 있다. 21세기 글로벌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는 일에 대한 실력을 갖은 전문성과 일을 주도해나가는 실력인 창의성 그리고 일을 할 수 있게끔 해주는 실력인 인성이 핵심요소이다. 전문성과 창의성, 인성을 갖춘 아이들이 다니고 안전하고 보람 있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 교육정책 당국, 교원, 학부모 등 교육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함께 교원들은 노력해야 한다. 학부모는 평생 담임이다. 학교의 교사는1년 담임이지만, 학부모는소명처럼 평생을 책임지고 자녀를 가르쳐야 한다. 학교에서는 교사가 책임지고 집에서는 부모가 담임의 역할을 해야 한다. 독일에서는 한 교사가 초등학교 1학ㄴ녀부터 졸업 때 까지 내내 담임을 맡기도 한다. 여러 해를가르쳐야 학생의 특성과 요구(need)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몇 년을 지도하면 그 학생의 특장점과 부족한 점을 알고 그에 대한 보완을 철저히 해서 평생 잘 살 수 있도록 준비한다. 그러므로 학부모가 자녀 교육을 방기하고 학교와 담임교사, 담당교사에게 책임을 전가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세계화 시대의 교육은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천차만별이 65억 인구 하나하나가 특성 있는 자질과 역량을 함양하는 것이다. 백인백색인 4천 8백만 국민 하나하나가 자기가 잘 하는 소질과 적성을 신장토록 하는 것이다. 각자 잘 하는 것을 더 자라 할 수 있도록 진보, 성장시켜 나아가야 한다. 21세기 리더는 꿈과 비전을 가진 인재이다. 미래에 대한 큰 희망을 차근차근 실현해 가는 사람이 진정한 21세기 변혁적 리더십을 가진 리더인 것이다. 큰 꿈을 품은 사람이 인재라면 조직의 비전을 제시하는 사람이 진정한 리더인 것이다. 세계화 시대의 리더는 자신의 지식과 실력을 함양하고 타인에 대한 배려를 생활화하는 품성을 내면화하는 사람이다. 천상천하유아독존이 아니라 타인과 어울려 양보와 희생을 실천하는 공동체적 삶을 실현하는 바람직한 인간인 것이다. 이와 같은 균형 잡힌 인간이 미래의 삶을 풍요롭게 열어갈 수 있는 것이다. 교육은 함께 가꾸는 정원이다. 학부모는 가정을, 교사는 공교육을 책임지는 최후의 보루가 되어야 한다. 가정교육, 학교교육, 평생교육이 조화롭게 이루어져야 한다. 아프리카 속담인 ‘한 아이를 교육하려면 온 마을 사람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말의 함의를 되새겨 보아야 한다. 21세기 세계화 시대의 마중물은 학생들에게 내재된 가능성을 끄집어내는 것이다. 내재된 잠재력을 끄집어내어 더욱 발전시키고 성장시켜서 더 큰 완성과 실현을 모색하는 것이다. 그 마중물의 역할을 교사는 자임하여야 한다. 그 마중물 역할 속에서 교원과 학생들이 사제동행, 교학상장, 학불염교불권 등을 실현할 때 좋은 교육, 훌륭한 교육이 이루어질 것이다. 오늘의 학생들은 내일의 꿈을 가진 꿈 덩어리이다. 그 꿈을 현실에서 구현하게 북돋워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교원들이다.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잠재적 가능성, 잠재력을 끄집어내어 그것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도록 돌봐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교원들이다. 분명히 우리 교원들이 유념해야 할 점은 한 바가지의 마중물이 엄청난 물을 끄집어내는 역할을 하지만, 마중물을 넣지 않고는 아무리 체중이 무거운 사람이 글러도 펌프에서는 한 바가지의 물도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필자는 특성화고에서 문예지도를 하고 있는 만 58세의 원로교사이다. 지난 5월 하도 답답하고 분통이 터져 ‘학생불편, 교사희생 강요하는 여비규정’이란 칼럼을 신문에 기고한 바 있다. 내용인즉 대략 이렇다. 학생들의 교외활동비 정산시 버스표 첨부가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요즘 소수 학생이 참가하는 백일장이나 미술대회 등 학생 교외활동은 교사의 자가용으로 이동한다. 그러니까 교사와 학생이 함께 버스로 백일장에 참가하던 1980년대식 정산을 하라는 얘기인 것이다. 설사 학생들이 버스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의 백일장참가라 해도 문제는 남는다. 가령 목포대학교 고교생백일장을 예로 들어보자. 군산에서 자가용으로 이동시 1시간 30분이면 간다. 그런데 애들은 버스로 목포 터미널에 도착한다. 다시 시내버스를 타고 무안군 목포캠퍼스에 도착한다. 그리고 대학 정문에서 교사와 학생이 극적으로 만난다. 정녕 그렇게 하라는 것인지 묻고 싶다. 그래야 학교의 온갖 비리가 근절되고 회계가 투명해지는가? 학생은 버스로, 교사는 제 차로 각각 가라는 것은 누가 봐도 자던 소가 웃을 일이다. 어느 머리에서 나온 탁상행정인지, 솔직히 말하라면 백일장 참가고 뭣이고 다 때려치고 싶은 심정이다. 행정실 직원 말에 따르면 학생교통비 지급은 출장비를 받는 교사의 자가용으로 이동하는 경우 이중지출이란다. 30년째 선생이지만, 필자는 그것이 말인지 막걸리인지 헷갈린다. 지난 해 1학기까지만 해도 백일장 인솔시 학생들 교통비가 지급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작년 1학기까지는 이중지출을 했다는 말인가? 그것은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이중지출로 세금을 엄청 낭비한 행정실 담당 직원인가, 아니면 교육자로서 양심을 저버린 채 자가용으로 태우고 가면 될 것을 학생들 교통비까지 청구한 교사인가, 아니면 둘 다인가? 최근 우연히 들은 미술교사 얘기는 눈물이 앞을 가릴 정도이다. 전임지에서 단 돈 1만원치 주유한 영수증이라도 첨부해야 학생 교통비를 지급받았다고 하니 말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 시절 ‘학생들의 꿈과 끼를 살리는 교육’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취임 후 나름 그 방향으로 정책이 진행되고 있기도 하다. 일선 학교의 현실은, 그러나 그나마 발휘해보려는 학생들 꿈과 끼를 죽이는 행정이다. 도대체 어떻게 학생들의 꿈과 끼를 살리는 교육을 하겠다는 것인지 되게 궁금해진다. 제발 교육당국은 그런 탁상행정으로 학생들 꿈과 끼를 살려주기 위해 헌신하는 교사들을 초라하거나 괴롭히지 말기 바란다. 이참에 공약실천 점검을 위해서라도 박대통령이 그런 실태를 직접 챙겨보면 어떨까? 막말로 학생들을 백일장이나 미술대회에 참가시키지 않는다고 월급이 안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오로지 학생들의 꿈과 끼를 위해서 그야말로 헌신적으로 나서는 교사들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교사들을 장려는 못해줄망정 그렇게 오만 정 떨어지는 행정이라면 우선 필자부터 더 이상 나서고 싶지 않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전라북도교육청의 무반응이다. 그깟 신문 나부랭이에 나는 칼럼은 여론도 뭣도 아니란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