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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자기 업무가 적다고 할 사람은 드물겠지만, 교원도 예외가 아니다. 많은 교원이 바쁘고 힘들다고 한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학생을 가르치는 일이 전부가 아닌 것 같다. 각종 행정업무와 행사·상담·연수 등으로 정작 수업내용을 연구하고 교육방법을 개발할 시간은 부족하다고 한다. 교원의 본질적인 직무가 교육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교원에게 교육 외적인 일들이 늘어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교원은 학교에서 법이 정한 의무와 역할들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교원은 평상시에도 관련 연수와 교육을 받는다. 교사들을 대상으로 교원연수와 교육을 진행하다가 업무로 지쳐있는 모습을 보게 될 때면 괜스레 미안한 마음도 든다. 아울러 ‘우리의 실정법이 교사들에게 교육 외적으로 의무와 역할을 너무 많이 부여하고 있지 않나’하는 문제의식도 생긴다. 이는 앞으로 입법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부분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지금은 일단 법을 잘 숙지하여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여러 상황에서의 교사의 법적인 의무와 역할에 대해 살펴본다. 교사의 법적 의무와 역할① - 긴급지원대상자 신고 학생이 속한 가구에 생계 곤란 등의 위기상황이 발생한다면 교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 사회는 4세 아동 아사사건(2004년), 세 모녀 자살사건(2014년) 등을 겪으며 위기상황에 있는 가구에 대한 긴급복지지원을 시행하고 강화해왔다. 현재 긴급복지지원은 법정 소득·재산 기준을 하회하는 가구에 위기상황이 발생하였을 경우 이뤄진다. 여기서 위기상황이란 주소득자(또는 부소득자)의 실직·휴업·폐업과 사업장의 화재 등으로 소득이 상실된 경우, 가구 구성원이 중한 질병에 걸리거나 부상을 당한 경우, 가정폭력·가정성폭력으로 가족구성원이 함께 생활하기 곤란한 경우 등을 말한다. 만약 학생의 가구에 이와 같은 위기상황이 있음을 알게 된 경우에는 긴급복지지원대상이 될 수 있지 않은지 살펴야 할 것이다. 물론 위와 같은 위기상황에도 가구 소득이나 재산이 충분한 경우에는 지원대상이 아니다. 긴급지원을 받으려면 법정 소득·재산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소득 기준은 중위소득의 75%(4인 가구 기준 월 약 384만 원) 이하, 재산 기준은 대도시 241백만 원 이하(중소도시 152백만 원, 농어촌 130백만 원), 금융재산 기준은 600만 원 이하(주거지원은 800만 원)이다. 이 같은 요건을 갖춘 긴급지원대상자를 교직원이 직무상 알게 될 경우에는 관할 시·군·구청 긴급복지지원 담당공무원 또는 보건복지상담센터로 신고하여야 한다. 학생의 가구가 긴급지원대상으로 인정되면 위기상황에 따라 일시적으로 생계지원(4인 기준 월 108만 원, 최대 6개월), 의료지원(300만 원 이내, 1회/300만 원 추가 가능), 주거지원(대도시 4인 기준 월 59만 원 이내, 최대 12개월), 사회복지시설이용지원(4인 기준 월 134만 원 이내, 최대 6개월), 교육지원(초등 21만 원, 중등 33만 원, 고등 40만 원, 최대 2회), 전기요금 지원(50만 원 이내, 1회) 등을 받을 수 있다. 교사의 법적 의무와 역할② -장애의심 학생에 대한 보호·감독의무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의심되는 학생을 발견하였을 때, 교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학생의 행동을 보면 특수교육대상자가 분명한데, 부모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일반학급에 있기를 원해서 어려움이 많다”며 학생지도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교사를 만날 때가 있다. 교사가 특수교육을 위해 진단·평가를 받아보면 어떠냐고 권하면, 상당수 학부모들은 교사에게 화를 내고, 나쁜 교사로 몰아세운다고 한다. 과연 그러한가? 이에 대해 대법원은 장애학생에 대한 교사의 보호·감독의무를 설시(說示)하며 ‘교사는 보호자에게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특수교육의 필요성을 확인하기 위한 진단·평가에 동의해 줄 것을 요청함으로써 특수교육이 필요한 학생이 그 특성에 적합한 교육과정 및 특수교육 관련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15.8.27. 선고 2012다95134 판결). 이에 의하면 위와 같은 요청은 법에서 요구하는 교사의 직무행위이고,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 한편 일반학급에서 발달장애가 의심되는 학생이 수업방해 등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일으켜도 지도할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하는 이야기도 들린다. 일반적인 교육방법으로는 효과가 없고, 특별한 교육방법(예컨대 해당 학생을 교탁 옆자리에서 수업을 듣도록 한다든지)을 써야 하는데, 이게 또 문제가 될까 봐 쓰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학급 담당교사에게는 수업방해 등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의 행동을 고치기 위하여 어떤 방법을 사용할지 결정할 권한이 있음’을 분명히 하였고, ‘교사의 교육방법이 단지 (특수)교육 이론상 최선의 방법이 아니라거나 효과적인 방법으로 보기 어렵다는 사정만으로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라고 판시하였다. 이는 교사의 교육방법 결정권을 확인하고, 교사의 장애학생 교육방법에 대한 법적인 판단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나아가 교원은 장애학생에 대한 신체적·정신적·정서적·언어적·성적폭력이나 가혹행위, 경제적 착취·유기·방임 등의 행위가 있는지 잘 살피고, 장애인학대 및 장애인 대상 성범죄가 있음을 직무상 알게 되면 지체 없이 장애인권익옹호기관 또는 수사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만약 신고의무 위반 시에는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교사의 법적 의무와 역할③- 아동학대범죄를 알게 된 경우나 그 의심이 있는 경우 「유아교육법」, 「초·중등교육법」에 따른 교직원은 직무를 수행하면서 아동학대범죄를 알게 된 경우나 그 의심이 있는 경우에는 아동보호전문기관 또는 수사기관에 즉시 신고하여야 한다. 신고의무 위반 시에는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실제로 과태료가 부과된 사안을 보기 어려웠다. 그런데 약 2년 전부터 아동학대범죄 신고의무 위반으로 과태료를 부과 받았다는 교원의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 교원의 신고의무 미이행에 대한 제재를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아동학대를 신고하지 않은 사유를 보면 대개 이러하다. ‘아동학대범죄 여부가 애매해서 좀 더 지켜본 뒤 신고하려고’, ‘아동학대 혐의를 부인하는 동료교사를 신고할 수 없어서’, ‘다른 사람이 신고한 줄 알고’ 등의 사유이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사유의 대부분은 정당한 사유로 인정받지 못하고 과태료가 부과되었다. 아동학대는 의심만 있어도 즉시 신고해야 한다는 점이 이유였다. 아동학대범죄의 의심만 있어도 신고하게 함으로써 의심 사안들이 수사대상이 된다. 일부는 수사 결과 아동학대가 아니라는 판단이 나오기도 한다. 이는 법에서 아동학대 신고의무를 확대할 때 이미 예견된 상황이다. 따라서 그 결과에 대해 신고자에게 책임을 물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학교 현장에서는 종종 아동학대가 아니라는 수사 결과가 나오면 신고자인 교원에게 오인신고의 책임을 묻고, 보상을 요구하며 괴롭히는 경우를 본다. 그러나 아동학대의 의심스러운 정황만 있으면 그 신고는 적법한 것이다. 교원은 신고의무자일 뿐 실제 아동학대 여부를 조사하거나 판단할 권한이 없으므로 결과적으로 아동학대가 아니더라도 전혀 책임이 없다. 많은 경우 교사에게 신고 전 보호자 확인 등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신고했다고 따지지만, 아동학대 신고지침에 따르면 의심되는 혐의자에 보호자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에는 아동학대 증거가 은폐되지 않도록 신고 전 보호자에게 신고내용을 알리지 않아야 한다. 별론으로 신고인인 교원을 보호하기 위해 제일 중요한 점은 절대 신고인이 누구라고 인정해선 안 된다는 점이다. 신고인 본인을 포함하여 어느 누구도 신고인 신분을 발설하거나 확인(인정)해 주어서는 안 된다. 신고인 보호제도가 있더라도 신고자가 확인되면 바로 위험상태에 놓이기 때문이다. 신고인의 인적사항이나 신고인임을 미루어 알 수 있는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게 되면 「아동학대처벌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게 되는데, 이러한 형사처벌 규정을 신고인에 대한 답변 거부 근거로 삼으면 좋을 것이다. 교사의 법적 의무와 역할④-아동·청소년대상 성폭력범죄를 알게 되었을 경우 각급 학교의 장 및 그 종사자는 직무상 아동·청소년(만 19세 미만)대상 성범죄의 발생 사실을 알게 된 때에는 즉시 수사기관에 신고하여야 한다. 신고의무 위반 시에는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아동·청소년(만 19세 미만)대상 성범죄와 관련해서는 미성년자 의제강간 규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미성년자 의제강간(형법 제305조)은 만 13세 미만의 연소자(年少者)에 대하여 간음(또는 추행)을 하면 연소자의 동의가 있더라도 상대방을 처벌한다는 의미가 있다. 따라서 만 13세 미만의 연소자와 간음(또는 추행)한 사안에서 ‘연소자와 사랑하는 관계였다, 연소자가 동의했다’라는 사실은 범죄의 성립에 영향이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 미성년자 의제강간의 기준인 만 13세 미만은 다른 나라에 비해 어린 축에 속했고, 연소자가 성인의 성적 행위로부터 충분히 보호받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었다. 특히 N번방 사건의 발생으로 연소자가 ‘그루밍성폭력(피해자와 친분을 쌓은 뒤 피해자의 심리를 지배해 성적 가해를 하는 것)’에 취약하다는 문제가 제기되었고, 결국 국회는 2020년 미성년자 의제강간의 기준 나이를 만 16세 미만으로 상향하는 법률 개정을 했다. 주의할 점은 상향된 부분(연소자가 만 13세에서 만 16세 미만인 경우)은 상대방이 성인(만 19세 이상)인 경우에만 상대방을 미성년자 의제강간으로 처벌한다는 점이다. 즉 같은 미성년자 사이에서는 만 13세 이상~만 16세 미만이라고 하더라도 미성년자 의제강간을 적용하지 않는다. 아동·청소년 대상 성폭력범죄를 알게 되어 신고하려고 할 때, 보호자가 신고에 반대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에도 교원의 신고의무가 면제되지 않는다는 것이 관련 지침의 내용이다. 따라서 신고를 반대하는 보호자에게 현재 모든 성폭력범죄에서 친고죄(피해자 등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범죄)가 사라졌고,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폭력범죄 발생 시 교원에게 신고의무 등 법적인 보호의무가 있다는 점을 잘 설명해야 할 것이다. 마치며 자살·도박 같은 사회적 문제까지도 교원의 의무와 역할을 강조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나 학교 안과 학교 밖의 일은 구분되어야 한다. 또 학교 밖에서 해야 할 일을 학교 안으로 떠미는 것도 옳지 않다. 모든 문제해결에 교사를 활용해야 한다는 태도 역시 더는 묵과할 수 없다. 사회적 문제의 원인 대부분은 학교 밖에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은 「헌법」이 명시하는 국가 목표이자(제4조), 이의 실현을 위한 성실한 노력은 대통령(「헌법」 제66조)과 통일부장관 그리고 교육부장관의 의무사항이다(「통일교육지원법」 제8조). 그러나 학교 통일교육은 독립 교과목이 아닌 범교과학습주제에 불과하여 교육과정 연구를 제대로 할 수 없으며, 초·중·고 교사들의 교육시간 및 학생들의 학습시간은 연평균 7시간 내외로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통일교육과 관련한 2022 교육과정 총론과 각론(교과)의 개정(안)을 보면 설상가상으로 학교 통일교육은 현행 2015 개정 교육과정의 3분의 1 또는 4분의 1 정도로 축소될 전망이다. 만약 현재의 개정(안)대로 고시되고, 2024년 이후부터 이런 교육과정이 이뤄진다면, 우리나라의 학교 통일교육은 ‘빈사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또한 2022 개정 교육과정 개발자들은 물론 관리 책임자인 교육부장관과 통일부장관 나아가 대통령까지도 「헌법」 또는 「통일교육지원법」이 명시하고 있는 직무적 책임에서 과연 자유로울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학교 통일교육과 관련한 2022 국가교육과정 개정(안)의 주요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간략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국가교육과정 총론에서 제시하는 범교과학습주제에 관한 개정(안)을 철회해야 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은 범교과학습주제에 대하여 ‘교과와 창의적체험활동 등 교육활동 전반에 걸쳐 통합적으로 다루도록 하고, 지역사회 및 가정과 연계하여 지도한다’로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2022 개정(안)은 ‘교과와 연계하여 지도한다’만 남겨 놓고 나머지 내용은 모두 삭제할 예정이다. 삭제 이유는 학교교육과정 편성·운영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서라고 한다(교육부 보도자료, 2021.11.24.). 개정(안)대로 고시되면 범교과학습주제 교육에서 비교과(창의적체험활동) 교육이나 지역사회 및 가정과 연계교육의 법적근거와 타당성이 사라지게 된다. 따라서 범교과학습주제 교육은 기존 교육보다 절반으로 줄게 되는데, 10개 범교과학습주제 중 하나인 통일교육 역시 이에 해당한다. 범교과학습주제는 본래 국가·사회 또는 학습자의 요구와 필요에 따라 학교에서 가르칠 필요성이 있으나, 교과교육으로 실시하기에는 교육과정 개발·교사양성·학생들의 학습부담 등의 어려움이 있어, 국가가 여러 교과에서 교육하기를 권고하는 교육 또는 학습주제이다. 2019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무려 38개나 되었지만,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엄선하여 10개로 줄었다. 10개의 범교과학습주제는 아직 교과가 되지 못했지만, 오랫동안 국가·사회적으로 교육적 요구와 필요성이 강조된 교육주제들이다. 따라서 고교학점제 시행으로 많은 선택과목 개설이 필요하게 된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고등학교 선택과목으로 개설하는 조치와 결정이 매우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둘째, 통일교육을 포함하고 있는 도덕과·역사과·일반사회과·지리과·국어과 등의 교과들이 통일교육시간을 확대하기 어렵다면 적어도 축소는 하지 말아야 한다. 통일교육의 중심 역할을 해온 도덕과의 2022 개정(안)을 보면 초·중학교의 경우 2015 개정 교육과정과 비교할 때 절반으로 줄었다(초등학교는 24개 교육내용 요소 중 2개에서 21개 요소 중 1개로, 중학교는 23개 교육내용 요소 중 2개에서 21개 요소 중 1개로 축소). 또한 고등학교는 ‘생활윤리’에서 두 단원으로 가르치던 것을 ‘윤리문제탐구’라는 신설과목에 한 단원만 배치해, 학습자 입장에서는 절반으로 줄어든 셈이다. 도덕과 뿐만 아니라 통일교육을 하는 역사과와 사회과 등도 이와 유사하다면 교과 통일교육은 기존의 교육과정보다 절반이 줄게 된다. 셋째, 평화교육은 민주시민교육이 아닌 통일교육에 포함 또는 통합해야 한다. 2022 개정(안)은 범교과학습주제 10개 중 민주시민교육과 환경·지속가능발전교육은 모든 교과에서 가르치는 등 기존 교육보다 더욱 강화하고 있다. 또한 평화교육을 민주시민교육에 포함할지 아니면 통일교육에 포함할지 고민하고 있다. 2018년 통일부 통일교육원이 발행한 평화·통일교육: 방향과 관점을 교육부가 수용하여 학교교육에 적용했고, 평화·통일교육에 관한 수많은 연구와 교육이 이루어온 사실을 고려할 때, 평화교육은 민주시민교육에서 다루거나 통합할 것이 아니라 통일교육과 통합되어야 한다. 특히 평화의 지속을 위해서는 통일(통합)이 필요하고, 통일은 지속적 평화 유지하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서울대학교 통일 관련 연구원 명칭이 ‘통일평화연구원’인 이유를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 넷째, 교육부와 국립통일교육원은 교육과정평가원과 한국통일교육학회 등 관련 단체들과의 협업으로 평화·통일교육: 방향과 관점 개정판을 속히 발간해야 한다. 국립통일교육원은 평화·통일교육: 방향과 관점의 초판 발행에서 ‘이 자료는 완성본이라고는 할 수 없으며 앞으로 미래지향적인 방향에서 통일교육의 일관성과 균형성을 유지해 나가기 위하여 더 많은 의견을 지속해서 수렴하여 보완·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매년 발행하지 않고 수정이 필요할 때 개편할 예정이다’라고 밝히고 있다(통일부 통일교육원, 2018년). 평화·통일교육: 방향과 관점 초판이 발행된 지 4년이 흐른 만큼 남북관계를 위시하여 많은 시대적 변화가 있었고, 7년 만의 2022 개정 교육과정 고시를 앞둔 만큼 국립통일교육원은 평화·통일교육: 방향과 관점 개정판을 속히 발간해야 한다. 다섯째, ‘평화와 통일(또는 통합)’과 같은 독립과목이 개설되어야 한다. 한반도 평화의 지속과 남북 상생 및 공영을 위해서는 정권에 영향을 받지 않는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학교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평화와 통일에 관한 독립과목 개설은 필수 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과 같이 정권에 크게 영향을 받고, 인력과 재정이 부족한 통일부 산하의 국립통일교육원에서 교육지침을 만들고, 학교에서 1년에 몇 시간만 가르치는 현행 교육체제로는 온전하고 제대로 된 평화·통일교육 실행이 어렵기 때문이다. 아울러 평화통일에 관한 독립교과목의 개설은 교과교육과정 연구와 개발 그리고 교사양성 및 연수, 대학의 관련학과 개설 및 과목 개설 등을 가능하게 하는 매우 절실하고 중요한 과제이다. 평화와 통일에 관한 과목은 고등학교 교양 또는 진로선택과목으로 개설하는 것이 적합하다. 왜냐하면 2022 개정 교육과정이 고교학점제 시행으로 많은 선택과목 개설이 필요하고, 학생들의 학습부담과 교사의 교육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모쪼록 2022 통일교육과정이 제대로 그리고 온전히 개정되어 학교 평화·통일교육이 한반도의 지속적 평화와 통합 및 공영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수시전형과 본격적인 취업시즌을 앞 둔 2학기 초, 3학년들의 진로상담신청이 쇄도한다. 제각각 상황은 조금씩 다르지만, 고민은 거의 비슷하다. 자신은 잘하는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딱히 없으며, 앞으로 뭘 하고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사실 어릴수록 꿈은 거창하고, 장래희망은 뚜렷하다. 진로가 확실해서라기보다 현실감각이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능력과 흥미를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멋있고, 재밌고, 돈 많이 벌 수 있는 것을 거침없이 꿈꾼다. 중·고등학생이 되면 자유학기제를 통해 다양한 진로체험활동을 하고, 교과마다 진로와 연결하여 수행평가도 하며, 여러 가지 학교활동을 통해 본격적인 진로탐색이 시작되지만 오히려 꿈은 사라진다. 제아무리 흥미와 적성이 있더라도, ‘현실적으로 가능한 능력 범위’ 안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현실의 벽’에 부딪힌 탓이다. 모든 상담이 어렵지만, 진로상담은 참 어렵다. 꿈이 사라진 아이들을 다시 꿈꾸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흥미와 능력을 파악해야 하고, 삶의 가치관도 생각해봐야 하며, 불확실한 것을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 어려운 걸, 교사가 해내야 한다. 하지만 너무 겁먹지는 말자. 늘 강조하지만, 꿈꾸게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역할을 잘 해낸 것이다. 꿈을 실현시키는 것은 ‘자신의 몫’이다. 교사만큼 아이들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사람도 드물다. 적어도 1년, 길게는 3년 동안 아이의 관찰하며 성장과정을 지켜보기 때문이다. 학생생활기록부의 행동발달사항이 대학입시와 취업에서 활용되는 이유도 교사의 판단을 신뢰하기 때문일 것이다. 누구는 공부를 잘하지만 배려심이 부족하고, 누구는 공부는 좀 못하지만 마음이 따뜻하고, 누구는 공부를 못하지만 손재주가 있고, 누구는 학급분위기를 살리는 재주가 있고, 누구는 소심한 성격 탓에 자신의 능력을 다 발휘하지 못해 안타깝고…. 우리는 관찰한 모습을 토대로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면서, 뭔가 실마리를 찾도록 도와주면 된다.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과연 자신이 잘 해낼지 두려워 머뭇거릴 때 ‘시도’할 수 있는 용기를 북돋아 주면 된다. ‘영끌(영혼을 끌어모아)’하여 모은 용기로 시작하는 아이들 곁에서 적당한 격려와 코치를 해주면 된다. 말은 쉽지만, 30여명의 학생들을 모두 이렇게 돌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1학기를 보내며, 가장 안타까웠던 1~2명의 학생을 우선 상담해보자. 진로와 직업·진학은 서로 다른 말이다 진로는 자신이 설계할 미래이다. 그래서 ‘꿈’이고, ‘장래희망’이다. 하지만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직업이 곧 진로, 즉 삶의 최종목표인 것처럼 여기며 살았다. 어른들이 “넌 꿈이 뭐니?”라고 물으면 “저는 ○○○이 되고 싶어요”라고 구체적인 직업을 똑 부러지게 말해야했다. ‘넌 커서 뭐가 될래’라는 질문을 수없이 들으며, ‘커서 뭐가 되는 것’, 즉 진로와 직업이 동의어처럼 되어버렸다. 학교에서 이뤄지는 대부분의 진로상담도 직업상담 혹은 진학상담에 더 가깝다. 물론 내가 설계한 미래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좋은 대학, 적합한 학과,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져야 한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왜’ 그 꿈을 갖게 되었는지, ‘왜’ 그 직업(학과·대학)을 선택하려고 하는지를 아는 것, 즉 ‘의미’가 중요하다. 알다시피 ‘진로’는 단순히 돈을 벌어서 먹고 사는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왜’라는 질문에 답을 못하면, 즉 의미를 모르면 내적동기가 생기지 않는다. 내적동기가 없으면 즐거움도 생기지 않고, 해야 겠다는 실천의지가 따라 붙지 않는다. 따라서 학교의 진로상담 목표는 ‘내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나의 일을 찾는 것’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어디서, 어떻게, 즐거움을 찾을 수 있을까? 우선 자신의 흥미·적성(능력)·성격·가치관을 탐색해봐야 한다. 아이들은 종종 흥미·적성(능력)·성격·가치관·미래전망 등 진로선택에 필요한 것들을 혼동하거나,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땐 ‘평생 입어야 할 옷의 선택’에 비유해서 설명해주면 금방 이해한다. “성격이란 ‘입어서 가장 편안한 옷’이야. 흥미는 ‘입고 싶은 옷’이고, 가치관은 ‘갖고 싶은 옷’, 능력은 ‘가질 수 있는 옷’, 미래전망은 ‘유행에 뒤처지지 않는 옷’이야. 사람에 따라서 옷을 살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다르잖아. 넌 어떤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물론 이 모든 것이 일치하면 너무 좋겠지만, 그런 학생이 얼마나 될까? 흥미·적성(능력)·성격·가치관·미래전망 중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것은 중요하다. 그에 따라 진로상담의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입고 싶은 옷’이 가장 중요하다면 불편함을, ‘갖고 싶은 옷’이 가장 중요하다면 유행에 뒤처지는 아쉬움을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설명할 수 있다. 특히 ‘가질 수 있는 옷’을 사기 위해서는 능력을 키워야 함을 이해시키며,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노력할지 계획을 세울 수 있다. 특히 ‘무엇인가를 시도하는 것’ 자체에 두려움을 느끼는 학생들에겐 현재의 능력으로도 살 수 있는 옷이 있으며, 업그레이드 시킬 기회가 많음을 이해시켜야 한다. “일단 지금 현재 네가 살 수 있는 옷을 골라보자. 벗고 다닐 수는 없잖니? 한 번 옷을 사면 다시는 못 사는 것도 아니니까, 또 사면 돼. 유행에 뒤처지는 옷을 그대로 입고 있는 것이 더 촌스러운 거니까 갈아입어야지. 지금 당장은 이것밖에 못 사지만, 계속 업그레이드 시키면 된단다. 중요한 것은 ‘옷을 산다’는 거야.” 과거와 다르게 지금의 세상은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고, 직업 역시 있다가도 없어지고, 없던 직업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생겨난다. 불과 10년 전을 생각해보자. 반려동물을 위한 사업이 이토록 거대해 질 줄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과외’보다 ‘반려동물 산책시키기’ 아르바이트가 훨씬 수입이 좋은 시대이다. 따라서 우리는 앞으로 10년 후의 흐름을 생각하며 진로상담을 해야 한다. 아이들은 잘 모른다. 정보도 부족하다. 그래서 우리를 찾아오는 것이다. 모른다고 타박할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같이 찬찬히 찾아보면 된다. 급할 것 없다. 생각은 다시 바뀔 수 있고,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오히려 너무 빨리 한가지로 정해버리면 세상의 변화에 적응하기 더 어렵다. 큰 줄기를 정하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살펴보는 것이 훨씬 현명한 선택일지 모른다. 현실적 조언이 때로는 꿈을 좌절시킨다 꿈은 있지만, 말하기 싫어하는 아이들을 종종 만난다. 이 아이는 왜 말하기 싫은 걸까? 자신의 꿈이 부끄러워서일까? 아니다. 실현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말하면 ‘네가?(네 주제에?)’라는 반응이 돌아오는 것이 싫기 때문이다. 어른들 중엔 종종 아이들이 꿈과 희망을 말하면, 그 꿈을 이루기 위한 현실적 조언, 즉 어느 정도의 성적이 필요하고,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야 하는지부터 설명한다. 혹은 그런 직업으로 먹고 살 수 있을지, 사회적 평판은 어떤지 등 우려와 걱정부터 늘어놓는다. 마치 현재 너의 상태로는 어림도 없으니 주제 파악을 하고, 현실적으로 눈높이를 맞추라는 무언의 경고처럼 말이다. 혹은 그런 직업으로 먹고 살 수 있을지, 사회적 평판은 어떤지 등 우려와 걱정부터 늘어놓는다. 아이들은 시도도 해보기 전에 포기하고 좌절한다. 그래서 꿈을 잃거나, 다시는 꿈을 말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하고 싶은 것이 있었는데, 포기했어요.” “왜?” “뛰어나게 잘하는 것도 아니고, 지금 제 실력으로는 좋은 대학을 가기 힘드니까요.” “뛰어나게 잘하는 천재들만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거야? 나도 뛰어나게 상담을 잘하는 건 아닌데….” “그래도 선생님은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잘 했잖아요. 저는 공부도 못하는 걸요.” “음, 공부를 잘하면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건 사실이야. 마트에서 물건을 살 때, 돈이 많으면 살 수 있는 게 많은 거랑 똑같지. 가진 돈이 별로 없으면 비슷한 걸로 사거나, 돈을 더 모아서 가거나, 구경만 하고 올 수도 있지. 돈 없다고 마트도 못가는 건 아니잖아. 적어도 내가 사고 싶은 것이 얼마인지 알아야 그만큼의 돈도 모을 수 있는 거 아니야?” 너무나 평범해서 오히려 진로를 못 찾고 힘겨워하는 아이도 있다. 이 세상의 80%는 평범한 사람들인데, 마치 죄인인 양 잔뜩 주눅이 들어있다. 백 명의 아이에게 백 명의 교육과정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아이들은 모두 다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학교 교육과정은 너무 단순하고 획일적이다. 일단 공부를 잘해야 한다. 공부를 못하면 다른 것을 특별히 잘해야 인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는 공부도, 노래도, 운동도, 그림도 그럭저럭 이다. 딱히 내세울만한 것이 없는, 지극히 평범한 이 아이들은 ‘자신은 잘하는 것도 없고, 그래서 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잘하는 것이 없으니 ‘뭘 해야 할지’ 모르겠고, 뭘 해야 할지 모르니 목표를 어떻게 세워야 할지도 모르겠고, 목표가 없으니 계획을 세울 수도 없다. 그런데 자꾸 어른들은 ‘꿈이 뭐냐’고 물으며, 똑 부러진 대답을 요구한다. 학생생활기록부 희망진로란에도 명확하고 구체적인 진로를 적어야 한다. 6년 동안, 혹은 고등학교 3년 동안 희망진로가 일치해야 한다. 전공적합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대부분 평범한 사람들이다 결국 아이들은 진로교육을 통해 꿈고문을 당하고 있는 셈이다. 빨리 꿈을 결정하지 않으면 ‘낙오자’가 되어 버릴 것 같은 불안감에 빠진다. 아직까지 딱히 관심 있는 것이 없을 뿐인데,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살다가, 밥벌이도 못하는 패배자’가 될까봐 불안해 한다. 그래서 나를 찾아오는 아이들의 대부분은 꿈고문으로 상처받고, 자신감을 잃은 상태인 경우가 많다. 특히 성격적인 부분을 말하며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을 외친다. 이런 학생들을 일으켜 세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령 호기심이 많아서 이것저것 하기는 하는데 하나를 진득하게 하지 못하고 금방 흥미를 잃는 아이가 있다면 이렇게 말해보자. “너의 최대 장점은 넓고 얕은 지식이지. 넌 정말 시대를 잘 타고 난거야. 요즘은 인터넷에 접속하면 온갖 정보가 넘쳐나지. 어차피 인터넷과 정보싸움에서 지게 되어있어. 넌 호기심으로 얇지만 다양한 정보를 알고 있으니, 정보검색 능력만 더 갖춘다면 사회에서 인정받는 사람이 될 거야. 너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진로가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볼까?” 반대로 한 가지에 빠지면 그것만 파고드는 아이들에겐 다음과 같은 말이 도움이 된다. “넌 이 분야에서 최고인 전문가가 될 수 있을 거야. 어차피 주된 무기 하나만 있어도 적을 물리칠 수 있어. 하찮은 아이템 여러 개보다 현질해서 산 어마무시 아이템 하나면 끝장이잖아.” 성격이나 흥미, 가치관을 바꾸기란 어렵다. 따라서 최대한 학생이 가진 성격과 능력을 살리는 방향으로 진로상담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 능력을 키우는 시작은 ‘의미부여’이다. 내가 왜 그걸 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적동기가 있을 때, 아이들은 싫은 것도 견디며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와 학교 (다니카와 순타로 지음, 이야기공간 펴냄, 40쪽, 1만4,000원) 일본이 낳은 세계적인 시인 다니카와 순타로가 학교생활을 통한 성장기를 담았다. 책은 한 소년의 시점으로 학교생활을 전개해 나간다. 늘 즐거운 일만 있을 수 없다. 어렵고 힘든 일도 헤쳐 나가며 달려가는 과정은 어른들에게도 은은한 울림을 준다. 하타 고시로의 그림은 시 같은 문장을 돋보이기에 충분하다.
어린이를 위한 천재의 습관 (라이브 지음, 넥서스주니어 펴냄, 152쪽, 1만3,500원) 쓸데없는 것이라도 모두 적어야 직성이 풀리는 메모광 레오나르도 다빈치,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바쁜 하루를 보냈던 모차르트, 언제 어디서나 당당하게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던 나이팅게일 등 천재 66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재능보다 노력으로 이룬 업적, 그들만의 특별한 습관 등을 알아본다.
울보 선생의 명품 인생 (최관하 지음, 피톤치드 펴냄, 232쪽, 3만1,000원) 청소년 시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다양한 체험 속에서 분명한 방향성을 결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저자는 책을 통해 올바른 멘토 역할을 소망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정체성, 자기관리, 친구와 이성, 관계형성과 대화법, 바른 가정 만들기, 그리고 진정한 나를 찾고 ‘명품 인생’을 사는 법 등을 제시한다.
내 꿈은 선생님 (이서윤 지음, 행복한나무 펴냄, 200쪽, 1만2,000원) 초등교사라는 직업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청소년 직업소설이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직업소설을 열두 살 ‘하늘이’의 판타지 모험 이야기로 풀어내 흥미를 자아낸다. 현직 초등교사이자 학부모 멘토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선생님이 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치고, 무슨 일을 하는지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예비 및 현직교사를 위한 교육평가의 이해 (박일수 지음, 창지사 펴냄, 396쪽, 2만4,000원) 이 책은 예비교사와 현직교사의 평가전문성 및 평가역량 신장에 초점을 두고 있다. 미래사회의 변화에 따른 교육평가 패러다임 변화와 방향 등을 강조한다. 또한 교육평가의 기초 및 기본지식에 해당하는 교육평가의 개관, 교육평가의 핵심활동인 학생평가 등도 중심 구성에 포함시켰다.
교사의 인격과 교원임용제도 (손종호 지음, 박영스토리 펴냄, 326쪽, 2만 원) 책 구성은 제목에 충실하다. 제1부는 교사의 인격, 제2부는 교원임용제도에 대해 담고 있다. 제1부는 교육과 인격이 어떤 의미와 관계에 있는지를 살펴본다. 제2부에서는 미국·일본·핀란드·싱가포르의 교원임용제도를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제도를 살펴보며 개선책을 찾아가고자 한다.
아이들이 즐겁고 선생님이 행복한 그림책 수업 (이복녀 지음, 북랩 펴냄, 202쪽, 1만8,000원) 그림책과 초등교과(국어·독서·창체)와의 관계 설정은 적절하다고 여기는 수석교사가 실제 수업경험을 녹여냈다. 저자는 그림책 속에서 즐겁고 행복한 수업을 위한 보물을 발견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단순한 그림책 설명에서 나아가 이야기·PPT·삽화 등의 자료를 연계한 수업을 안내한다.
여기서 마음껏 아프다 가 (김하준 지음, 수오서재 펴냄, 300쪽, 1만5,000원) 코로나시대 또 다른 영웅은 보건교사다. 등·하교 발열체크 및 긴급상황 대처, 방역물품 관리 등 학교를 지켜낸 일등공신이다. 20년 차에 접어든 저자는 방역담당자로서의 현장을 보여준다. 1일 평균 50명, 각기 다양한 증상의 학생을 대하며 마음의 상처까지 보듬어 주려는 제자 사랑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깡통아파트에 전세로 살면 전세금이 위험해진다 교사로 근무하던 시절 A 선생님이 교실로 찾아왔다. 본인이 전세로 살고 있는 빌라 주인이 사망했는데, 상속인이 상속을 포기하는 바람에 경매로 집이 넘어가게 되었다고 말했다. 상속인이 상속을 포기한 이유는 전세금이 매매가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매매가는 자산의 크기고, 전세금은 부채의 크기다. 상속받으면 자산보다 부채를 더 많이 떠안는 셈이니 상속을 포기한 것이다. 현재 지방에서는 전세가보다 매매가가 낮은 아파트가 늘고 있다. 매매가보다 높게 전세를 들어간 것일까? 아니다. 전세로 들어갈 당시에는 전세가격이 매매가보다 낮았다. 하지만 부동산가격이 하락하면서 매매가가 전세가 아래로 내려가는 상황이 됐다. 그러면 부동산 보유자는 전세금을 돌려줄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한다. 집주인이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 않을 경우, 그 가격에 맞는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이상 전세금을 돌려줄 수 없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집은 경매로 넘어가게 되고, 낙찰되더라도 낙찰금액이 매매가 이하이니 보증금보다 적은 돈을 돌려받게 된다. 다가구주택의 경우 깡통전세 사기사건이 종종 있었다. 원룸 전세금 총합이 7억이고, 건물 매매가격은 5억 정도인 다가구주택을 10채 이상 보유한 집주인이 전세금을 갚지 않고 전부 경매로 넘겨버린 사건이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전세금 반환보증보험에 가입하거나,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격차가 어느 정도 있는 집을 구하는 것이 좋다. 특히 빌라는 매매거래가 거의 없어 가격산정이 어렵고, 경매로 넘어갈 경우 낙찰가격이 매매가격보다 크게 낮을 가능성이 있으니 더욱 신경 써야 한다. 깡통아파트가 지방에 많은 이유는? 깡통아파트는 서울보다는 지방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은 다르게 책정된다. 전세가격은 실수요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 입지가 좋거나, 신축이거나, 교육환경이 좋으면 가격이 올라간다. 반면 강남이어도 재건축 직전의 낡은 아파트는 전세가격이 저렴하다. 전세가격은 세입자가 살기 좋은 만큼 가격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반면 매매가격은 실수요 가격으로 움직이지 않고, 기대감이 가격에 반영된다. 강남의 다 쓰러져가는 40년 된 아파트 매매가격이 30억이고, 전세가격은 4억이다. 그 이유는 이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으면 재건축을 해서 강남의 신축아파트로 바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면 세입자는 이 수혜를 보지 못한다. 지방은 재건축하기가 쉽지 않다. 대지 가격이 높아야 대지지분의 가치를 바탕으로 재건축을 할 수 있는데 지방은 재건축을 하느니 논과 밭이 있는 옆 부지에 새로 아파트를 올리는 것이 더 쉽고 저렴하다. 재건축 가능성이 낮다 보니 아파트가 낡아도 재건축 기대감으로 가격이 오르지 못한다. 여기에 다주택자 규제는 임대사업을 위축시켰다. 집을 사서 임대를 놓으면 다주택규제를 받게 되고, 절차도 복잡하다. 금리도 오르니 막상 남는 것도 없다. 그러면서 똘똘한 한 채가 유행하게 되었고, 지방 아파트를 사려는 수요가 급감했다. 그래서 매매가격은 내려가고 과거의 전세가격은 유지되면서 깡통아파트가 늘어나게 된 것이다. 금리인상이 깡통아파트를 늘리고 있다? 전세가격은 실수요 가격이다. 하지만 금리도 전세가격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대부분 사람은 전세금을 대출받아 충당한다. 은행의 전세보증금대출은 전세금의 80%, 청년은 90%까지 가능하다. 목돈이 없어도 전세를 살 수 있는 시대이다. 문제는 금리에 따라 이자가 크게 좌우된다. 2억을 대출받았을 경우, 금리가 연 2%이던 시절에는 연 400만 원, 즉 월 33만 원 수준의 이자를 내면 됐다. 반면 금리가 연 6%가 된다면, 이자는 100만 원에 육박한다. 그럼 다시 생각해보자 월급 200만 원을 받는 사람에게 월이자 100만 원은 엄청난 부담이다. 그래서 전셋집을 구하러 다닐 때 좋은 집이 아니라 2억이 넘지 않는 전셋집을 구하게 된다. 금리가 올랐지만, 월급은 별로 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전셋집을 구할 수 있는 여력이 축소된다. 집주인은 더 많은 전세금을 받고 싶어도 그만큼의 돈을 지불할 세입자가 없기 때문에, 전세가격은 자연스럽게 하락하게 된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산 갭투자자는 지속적인 전세금 하락으로 세입자들에게 돌려줘야 할 금액이 늘게 된다. 반대로 금리가 인하되면 대출이자가 낮아지다 보니 사람들이 더 비싼 전셋집을 구하려고 한다. 모두가 동시에 그러다 보니 집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전세가격이 상승한다. 이 시기에는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유행한다. 전세가격이 꾸준히 상승하기 때문이다. 매매도 전세도 부담스러운 상황 지금은 대출금리가 올라서 매매도, 전세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거기다 은행들은 DSR로 대출기준을 삼기 때문에 나의 총소득과 총대출 비율을 정해 대출한도를 정한다. 전세대출을 받으면 DSR에 포함되지 않으니 문제없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전세대출에 신용대출을 더해 전세금을 마련하는 사람들도 많다. 대출한도가 막히느니 월세를 살면서 이자 내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게 된다. 실제로 전세대출이자도 크게 늘어 월세와 큰 차이가 없는 경우도 많다. 2022년 5월 전세거래량은 40.5%, 월세거래량은 59.5%로 월세가 전세를 크게 앞서고 있다. 금리인상기가 오래가게 되면 세계에서 대한민국에만 있는 전세 제도는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매매와 월세만 남게 될 것이다. 부동산 흐름을 보면서 나의 주거계획을 잘 세울 필요가 있다.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에서 임명희는 소설을 이끌어가는 주연은 아니다. 식민지 조선의 신여성인 임명희는 주연들을 연결해주는 조연급이다. 예를 들어 결혼 직전 이상현에게 사랑을 고백하거나, 서희를 찾아가 이상현과 기화(봉순이) 사이에서 태어난 딸 양현에 대한 양육권을 달라고 하다가 거절당하는 역할 등이다. 그런데도 작가가 편애하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좋게 묘사하는 인물 중 하나다. 소설에서 서희, 유인실과 함께 작가가 빼어난 미인으로 묘사한 여성이기도 하다. 아버지가 역관이어서 신분은 중인 출신이었지만, 임명희는 일제강점기 일본에서 대학을 나온 똑똑한 여성이었다. 혼기에 이르렀을 때 임명희는 청혼 아닌 청혼을 하면서 이상현을 떠보지만, 마음이 없음을 알고 친일파 집안의 장남 조용하와 결혼한다. 일본으로부터 작위와 은사금까지 받은 집안이었다. 원래 조용하의 동생 조찬하가 임명희를 마음에 두었는데 형 조용하가 이를 알고 선수를 친 것이었다. 하지만 조용하는 임명희와 결혼하고도 성악가와 바람을 피운다. 그러면서 임명희와 동생 찬하의 관계를 끊임없이 의심하며 임명희를 모욕하고 학대한다. 견디다 못한 명희는 이혼을 선언하고 남해안 통영에 내려가 지낸다. 그리고 암에 걸린 조용하가 자살한 후, 상당한 재산을 상속받아 서울에서 유치원을 경영하며 지낸다. 이 정도 역할인데도 작가는 자신이 창조한 인물 임명희에 상당한 호감을 갖고 있음을 여러 대목에서 드러낸다. 막판에 임명희가 지리산 조직에 거금 5,000원을 희사하는 것도 작가의 임명희에 대한 애정을 반영한 것 아닌가 싶다. 임명희를 옥잠화에 비유하는 대목도 작가의 호감을 반영한 것 같다. 해당 대목은 명희가 서울에 올라와 모란 유치원을 운영할 때 나온다. 일본 유학 선배 강선혜가 찾아와서 오십을 앞둔 두 중년 여인이 수다를 떨고 있는데, 집 뒤뜰에 옥잠화가 피어 있었다. 맛나게 점심을 먹은 강선혜는 식상하다고 하며 치마끈을 풀고 누울 자리를 찾는다. 명희는 옥색 누비 베갯잇의 베개를 벽장에서 꺼내주었다. …(중략)… “조선 옷에 양말이 될 말이냐? 기본은 지켜야지. 한데 이게 무슨 냄새지? 아까부터 나는데.” “냄새라니요?” “향수는 아닌 것 같고.” “아아, 옥잠화예요.” “옥잠화라니.” “뒤뜰에 피었어요. 지금이 한창이라 향기가 짙어요.” “어디.” 강선혜는 일어나서 뒤뜰 쪽으로 다가가 내다본다. 하얀 옥잠화가 꽃대를 따라 맺어가며 시작 부분에서는 활짝 꽃이 피어 있었다. 나무 그늘 아래 꽤 여러 포기 옥잠화는 무리지어 피어 있었다. “순백이라는 말은 아마도 옥잠화를 두고 표현했을 거야. 저런 흰빛은 다른 데서 찾아볼 수 없다. 눈도 저 빛은 아니야. 어떤 꽃도 저 같은 흰빛으론 피지 않아. 백합 따위는 옥잠화에 비하면 지저분하지.” 코를 벌름거리며 냄새에 취한 듯, 선혜는 침이 마르게 옥잠화를 찬송하다가 풀어진 치마끈을 여미고 다리를 쭉 뻗는다. “옛날의 임명희가 저 옥잠화 같았지.” 이처럼 작가는 임명희에 옥잠화 같은 ‘순백’의 이미지와 좋은 향기를 부여하고 싶었던 것 같다. 임명희를 통해 식민지 시대 ‘여성의 삶’을 엿볼 수 있지만, 재력가 집안 여성이라는 점에서 제한적이다. 그런데도 편애에 가깝게 임명희에 대해 애정을 숨기지 않는 것은 어떤 의도에서였을까. 작가가 임명희에게 꽃 이미지를 부여한 것은 옥잠화만이 아니다. 임명희가 산장에서 남편 조용하에게 씻을 수 없는 모욕을 당했을 때도 방 창문 너머로 목련이 보이고, 나중에 명희가 자살을 기도했다가 살아났을 때는 매화가 등장하고 있다. 옥잠화·목련·매화 모두 작가가 명희에게 어떤 고결하고 깨끗한 이미지를 주려고 선택한 것들인 것 같다. 순백의 꽃을 피우는 꽃, 옥잠화 옥잠화는 여름에 공원이나 화단에서 비비추와 비슷한데 순백의 꽃을 피우는 꽃이다. 소설 토지에 나오듯 ‘다른 데서 찾아볼 수 없는’ 흰빛이다. 중국이 원산지인 화단 꽃으로, 옥잠화라는 이름은 길게 나온 꽃 모양이 옥비녀 같다고 붙인 것이다. 옥잠화는 꽃이 해가 지는 오후에 피었다가 아침에 오므라드는 야행성 꽃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흔히 보는 것은 시든 모습일 수밖에 없다. 어쩌다 밤에 옥잠화꽃을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 아주 싱그러운 모습으로 꽃 핀 것을 볼 수 있다. 옥잠화는 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밤에 피는 꽃답게 향기도 매우 좋다. 옥잠화와 비슷하게 생긴 꽃으로 비비추가 있다. 공원이나 화단에 작은 나팔처럼 생긴 연보라색 꽃송이가 꽃대에 줄줄이 핀 꽃이 비비추다. 꽃줄기를 따라 옆을 향해 피는 것이 비비추의 특징이다. 비비추는 원래 산이나 강가에서 자라는 식물이었다. 그런데 이제 우리가 화단 등에서 흔히 볼 수 있으니 원예종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야생화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비비추라는 이름은 봄에 새로 난 잎이 ‘비비’ 꼬여 있는 취 종류라는 뜻에서 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니까 ‘비비취’에서 비비추로 바뀐 것 같다는 것이다. 비비추와 옥잠화는 잎 모양으로도 구분할 수 있는데, 비비추 잎은 길고 뾰족한 편이고 옥잠화 잎은 둥근 편이다. 잎 색깔도 옥잠화는 연두색이고 비비추는 진한 녹색인 점도 다르다. 비비추·옥잠화를 포함한 비비추 집안 속명이 ‘호스타(Hosta)’다. 그래서 개량한 비비추 종류를 뭉뚱그려 그냥 호스타라고 부르기도 한다. 호스타 식물은 원래 한국·중국·일본에만 분포하는 동아시아 특산식물이다. 그런데 미국과 유럽 등 서양에서 비비추속 식물의 판매가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선호도가 높다고 한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3,200여 종의 다양한 원예품종을 개발해 가꾸고 있을 것이다. 비비추 종류 중에서 꽃들이 꽃줄기 끝에 모여 달리는 것이 있는데, 이건 일월비비추다. 높은 산의 습한 곳에서 볼 수 있다. 잎이 넓은 달걀모양이고, 가장자리는 물결치는 모양이며, 잎자루 밑부분에 자주색 점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또 꽃이 나선형으로 피는 비비추 종류도 있다. 원래 흑산도에서 자라는 꽃이라 이름이 흑산도비비추다. 잎은 두껍고 반들거리는 것이 특징이다. 광릉 국립수목원에 가면 비비추 전문 전시원이 따로 있다. 다양한 비비추 종류와 품종들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국립수목원에 가면 한번 들러서 다양한 비비추 종류들을 보며, 박경리가 사랑한 인물 임명희를 떠올려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신경호 교육감은 역대 강원도교육감 중 최초의 중등출신 교육감이다. 강원대 사대를 나와 수학교사로 첫발을 내디딘 이래 교감·교장·장학사·장학관·교육장을 거쳐 교육감 자리에 오른 ‘정통 교육맨’. 전국 17개 시·도교육감 중 교수직과 관리직을 모두 거친 인물로는 그가 유일하다. 신 교육감은 지난 7월 13일 새교육과 인터뷰에서 학력을 가장 많이 강조했다. 학생들의 학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면 어떤 난관도 뚫고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 실제 그는 지난 6월 치러진 교육감선거에서 핵심공약으로 학력신장을 내세웠다. 수능 꼴찌 강원도의 오명을 반드시 벗겠다며 지지를 호소했고, 도민들은 그의 손을 들어줬다. 신 교육감은 이날 인터뷰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추지 못해 1,000여 명 이상의 학생들이 도내 국립대학에 진학하지 못했다는 현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교육청 책임이 크다고 했다. 수능 모의고사를 치른 뒤 출제경향 분석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적도 있었다며 개탄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재임하는 동안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학생들의 수능 대응력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초등 4학년부터 전수평가를 실시하여 학생들의 학력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개개인에게 맞는 진단과 처방을 내리겠다고 다짐했다. 12년 만에 진보에서 보수로 교육감이 교체된 데 따른 인사정책의 변화도 예고했다. 그러면서도 “절대로 코드인사는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신경호의 교육정책과 철학에 열정을 바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전임 교육감과 함께 일했다 할지라도 필요한 부서에 배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전에서 아이들을 사랑하며 교육에 매진했던 분 중 추진력을 갖춘 인재들을 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혁신학교에 대한 예산 지원 특혜 등은 폐지하갰다고 밝혔다. 대신 자사고와 특목고는 존치하여 수월성교육을 강화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국제중·고교를 설립하겠다는 복안도 내비쳤다. 강원도를 교육도시로 만들겠다는 신 교육감. “강원도에 가면 공부 잘한다는 소리를 대한민국 국민들로부터 꼭 듣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늦었지만 당선과 취임을 축하한다. 어떤 교육감이 되고 싶은가. “12년 만에 교육감이 바뀌었다. 앞으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그만큼 기대와 우려가 크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최선을 다해 ‘기대는 설렘’으로, ‘우려는 안심’으로 바꾸겠다. 강원교육이 미래를 열어주는 더 나은 교육이 되도록 학생·학부모·교직원 모두의 적극적인 동참을 부탁드린다.” 취임 일성으로 학력신장을 강조했는데 어떻게 추진되나. “탄탄한 기초·기본학력이 진로진학의 바탕이 되도록 하겠다. 이를 위해 매 학년 기본학력 성취도가 분석되고 그에 따른 학생 맞춤형 지원을 실시하고자 한다. 또 체계적인 운영을 위해 ‘학생성장종합지원센터’를 설치, 학생의 학습은 물론 정서·심리, 경계선지능을 함께 지원하는 다중지원체제를 갖출 생각이다. 현재 구체적인 방안을 연구하고 있는데, 아마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학력진단 전수평가를 하겠다는 것인가. “그렇다. 전수평가를 해야 학생들의 부족한 점을 알 수 있다. 일단 초등학교는 4학년부터 시작한다. 5학년까지 한 학기에 1회 정도 실시할 생각이다. 6학년 땐 학기당 2회를 실시한다. 중학교는 자유학년제를 자유학기제로 바꿔 1학년 2학기와 3학년 2학기 때 자유학기제를 시행하겠다. 따라서 1학년 1학기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치르게 될 것이다.” 고등학교 시험을 수능형으로 출제한다고 하던데 대입전략을 정시 중심으로 바꾼다는 의미인가. “지금까지 강원도는 대입지도를 수시전형 위주로 해왔다. 그러나 소규모학교가 많은 강원도 입장에서는 불리한 전략이다. 앞으로는 정시와 수시를 모두 대비하는 입시전략을 구사할 생각이다. 이를 위해 고등학교 내신평가시험은 수능형 문제로 출제할 생각이다. 국어·수학·영어과목이 대상이다. 앞서 언급한 학생성장종합지원센터에서 수능형 문제지를 개발, 학생들이 치르도록 할 계획이다. 솔직히 그동안 대입에서 정시준비를 안 해왔다는 걸 이해할 수 없다. 모의고사를 보고 난 뒤 문항 분석이나 출제경향 분석도 제대로 안 한 것 같더라.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못 맞춰 지역 국립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학생이 1,200여 명에 이른다. 개탄할 일이다. 이번 여름방학과 하반기부터 소인수 교과형 방과후를 무상으로 지원, 대학진학을 많이 시키는 강원교육을 만들겠다.” 구체적인 목표가 있나. “당장 올해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학생들이 단 한 문제라도 더 맞힐 수 있게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임기 말쯤이면 수능성적을 전국 중위권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싶다.” 교원 수급을 둘러싸고 교육계 우려가 깊다. 학령인구가 줄었다는 이유로 교원 정원을 감축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교육문제를 경제논리로 접근하면 안 된다. 코로나19 이후 학력부진이 큰 문제로 대두됐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더 많은 교사가 필요하다. 학급당 학생수를 20명 이하로 낮추고, 초등학교 등에는 교실수업에 두 명의 교사를 배치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학습효과를 높이려면 교사를 더 증원해야 한다.” 행정안전부나 교육부는 정원 감축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 “아이들의 학력을 높이려면 (교육감이) 할 건 해야 한다. 정부가 교원 정원을 감축하더라도 자체적으로 수단을 마련해 대응할 것이다. 교육감협의회 차원에서도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본다.” 9월 1일 자 교육전문직 인사를 앞두고 관심들이 많다. 첫인사를 어떻게 할 생각인가. “인사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원칙이다. 원칙을 얼마나 잘 지키느냐가 관건이다. 인사내신에 입각한 인력배치를 할 것이다. 또 적재적소에 배치할 것이다. 새롭게 요구되는 교육정책을 현장에서 잘 녹여낼 수 있는 인재들을 찾고 있다.” 그동안 진보교육감들은 ‘코드인사’라는 비판을 많이 받았는데. “난 코드인사 안 한다. 능력 위주 인사를 하겠다. 또 전임 교육감과 함께 일했다 하더라도 추진력 있고 새로운 교육에 도움이 된다면 발탁해 필요한 부서에 배치할 계획이다. 신경호 교육정책의 핵심 키워드인 학력신장에 열의를 가진 분들을 모실 것이다.” 7월에 열린 전국 시·도교육감정기총회 발표문에 교육에는 보수도 진보도 없다는 문구가 나온다. 이 말에 동의하나. “교육은 아이들이 인생을 반듯하고 자신 있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다. 여기에는 보수와 진보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실제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진보교육감들조차 학력에 높은 관심을 가진 것은 좋은 예이다. 진보교육이 국민들로부터 지지받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가 하향평준화 때문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평등교육도 중요하지만 수월성교육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교육이든 사람이든 차별은 안 되지만 차이는 인정해야 한다.” 수월성교육과 관련 특목고나 자사고에 대한 입장이 궁금하다. “당연히 존치돼야 한다. 민족사관고나 강원외고에 대한 입장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강원도가 특별자치도가 되면 국제중·고등학교 설립도 추진할 생각이다. 교육의 도시 강원도, 교육특구 강원도를 만들겠다. 학부모들 사이에서 “강원도에 가면 공부 잘한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 교육을 통해 인구 유입도 늘리고, 경제도 살리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예체능 분야 수월성교육에 대해서는 어떤 복안이 있나. “그동안 생활체육에 많은 투자가 이뤄졌다. 이제는 엘리트체육에도 관심을 기울여 뛰어난 선수들이 마음껏 기량을 발휘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학생 선수의 경우 출전 일수도 제한돼 있고, 그나마 주말에만 경기를 하다 보니 실력을 쌓을 기회가 적다. 때문에 우수한 선수들이 학교를 그만두고 검정고시를 준비하거나 방송통신고등학교에 다니면서 훈련을 한다. 그들에게 더욱 많은 기회를 주고 싶다.” 신 교육감은 수학교사 출신이면서도 스포츠에 능하다. 특히 연식정구는 수준급 실력의 소유자다. 중학교 때 훈련이 끝난 뒤 선생님이 학교 선수들에게 짜장면 사주는 것을 보고 너무 부러워(?)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훈련 중에는 수업을 듣지 못해 친구들 노트를 빌려 베껴 쓰면서 공부를 했다. 그러기를 3년, 호롱불 밑에서도 책을 놓지 않았던 소년은 명문 춘천고에 진학한다. 최근 초등학생들의 교원침해사건이 사회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대책이 있다면. “인권에는 책임이 뒤따른다. 이제는 학생들에게 책임 있는 인권을 가르쳐야 한다. 또 교사에게는 가르칠 의무가 있다는 점도 반드시 알려줘야 한다. 그래야 학생인권이 정당하게 보호받고, 교권이 존중된다. 교권이 살아야 교육이 산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선생님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교권 전담 변호사를 늘리고 소송에 대비한 보험도 마련할 생각이다. 다른 시·도교육감들과 힘을 모아 교권수호에 앞장서겠다.” 요즘은 정말 선생님 하기 힘든 세상인 것 같다. “그래서 교직은 성직이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 종교 지도자만 성직자가 아니다. 아이들의 미래를 준비해 주는 선생님도 성직자다. 우리는 그런 페스탈로찌가 돼야 한다. 비록 고통스럽고 힘들지만 마음으로 안고 보듬어 줘야 할 아이들이 우리 주변에 너무 많다.” 혁신학교는 폐지할 것인가. “강원도형 혁신학교인 ‘강원행복더하기학교’는 2011년부터 도입돼 45개 학교가 운영 중이다. 혁신학교엔 장단점이 있다. 장점은 일반화하겠지만, 편중된 예산으로 일반학교에 불이익을 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공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혁신학교에 주어졌던 추가예산 지원과 같은 특혜는 모두 폐지할 생각이다.” 윤석열 정부는 돌봄정책을 특히 중시한다. 강원도교육청은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 “지난 교육감선거에서 맞벌이 부부의 돌봄 요구를 100% 수용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다만 학교 안에서 모든 돌봄업무를 담당하기에는 부담이 있다. 특히 교사들 부담이 크다. 때문에 정규교육과정은 학교에서 책임지되 이후 돌봄업무는 지자체의 협조를 통해 바통터치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현재 김진태 강원도지사와 이 문제를 의견조율하고 있다. 아울러 돌봄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가 시설 확충이다. 돌봄교실 확충에 노력을 기울여 부모들이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도록 하겠다.” 유보통합도 윤 대통령 핵심 교육공약이다. “유보통합은 반드시 필요하다. 교원 수급 부분에서 난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꼭 가야 할 길이다. 사실 농어촌 지역에는 어린이집도 유치원도 없는 곳이 많다. 요즘 같은 여름철이면 저녁 7~8시까지 밖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들을 맡아 줄 곳이 없으니 부모들로서는 난감하다. 인프라가 열악한 농어촌 지역부터 유보통합을 실시해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방안을 제시하고 싶다. 병설유치원 등에서 아이를 맡아 준다면 출산율도 좀 오르지 않을까.”
아침에 울리는 문자 알림 소리는 긴장을 불러온다. ‘선생님 오늘 체험학습인데 김밥 사러 가시죠? 가실 때 우리 아이 것도 한 줄 부탁드려요. 제가 일찍 나가봐야 해서요.’ 문자 내용에 절로 고개가 꺾인다. 교사는 감정노동자이다 교사에게는 강한 인내심과 높은 도덕성이 미덕으로 요구된다.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시달리는 교사들은 정신적·신체적으로 위협이 될 만큼의 스트레스를 겪는다. 학교라는 공간에서 교사들은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지 않거나, 규칙을 지키지 않거나,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을 만나면 화가 나기도 하고, 보호자로서 해야 할 최소한의 의무조차 교사에게 일임한 채 원망을 늘어놓는 학부모를 만나면 회의와 함께 좌절이 몰려온다. 학교는 다양한 감정이 오가는 ‘감정 공간’이다. 학교의 주요한 주체 중 하나인 교사 역시 학교에서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지만, 사회적으로 허락된 감정들 이외의 감정은 억압된다. 무리한 요구를 당연한 권리로 여기는 학부모, 민원 앞에서 교사의 권리를 외면하는 관리자, 고결한 도덕성과 희생정신을 요구하는 사회적 기준, 이 모든 것들이 교사라는 직함 앞에 붙어 교사의 행동과 감정을 구속한다. 그리고 이러한 ‘교사다운 감정’, ‘교사다운 태도’의 지나친 요구들은 많은 교사의 스트레스 요인이 되고 있으며, 교사들을 ‘감정노동’에 시달리게 하고 있다. 연평균 3천 건에 달하는 교권침해 교육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2015년∼2019년)간 학생·학부모가 교사를 폭행하거나 성희롱하는 등의 교권침해는 무려 1만 3,756건으로 연평균 3천 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생에 의한 심각한 교권침해(폭행·성범죄 등)는 최근 5년간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이러한 학교 현실을 반영하듯 선생님들은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와 육체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으며, 의원면직 및 명예퇴직 신청 등으로 교단을 떠나기까지 하고 있다. 또한 2020년 한국교총에 접수·상담 된 총 402건의 교권침해 상담사례를 학교급별로 살펴보면 유·초·특수학교는 ‘학부모에 의한 피해’가 가장 많았고(84건, 36.52%), 중·고등학교는 ‘교직원에 의한 피해’가 가장 많았다(중학교: 33건, 44.59% / 고등학교: 29건, 32.58%). 유형별 현황은 ‘교직원에 의한 피해’가 143건(35.57%)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뒤를 이어 ‘학부모에 의한 피해’ 124건(30.85%), ‘처분권자에 의한 부당한 신분 피해’ 81건(20.15%), ‘제삼자에 의한 피해’ 30건(7.46%), ‘학생에 의한 피해’ 24건(5.97%) 순으로 집계되었다. ‘학부모에 의한 피해’의 주요 사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늦은 밤이나 주말에 전화해 “뭐하냐, 시집은 언제 갈 거냐”와 같은 개인적인 질문을 비롯해 반말·욕설을 수시로 하고 “수업도 안 하는데 월급을 왜 받냐, 나 무시해서 전화 안 받냐”는 등의 지속적인 폭언이다. 또 1년 동안 국민신문고를 통해 100여 건의 민원을 제기하고, 3년여에 이르는 교육과정·수업안을 일일이 확인하며 실제로 실시했는지까지 따지는 일도 있었다. 시험을 치른 뒤 서술형 문제의 답에 대해 학부모가 정답이 아닌 것을 가져와 정답이라고 억지를 부리는 경우도 심심치 않다. 교사들의 감정노동은 사적 영역 아니다 교사의 감정노동은 학교의 공식적 또는 비공식적 요구에 따르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교사의 감정노동은 표면적으로는 교육주체 간의 상호작용에서 발생하는 문제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된 교육체제의 변화와 학부모의 참여를 강조하는 교육정책 등 사회문화 및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교사의 감정노동을 연구한 결과들을 살펴보면, 교사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는 학교 및 교육정책 속에서 교사는 자신의 감정을 끊임없이 소외시키며 주어진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교사는 감정 불일치와 감정 부조화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며, 이는 결국 육체적·정신적 소진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이렇듯 교사의 감정노동이 사회적 문제현상이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감정 부조화와 감정적 상처 해소를 위한 감정관리(emotion management)는 여전히 사회·구조적 차원이 아닌 사적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래서 교사들은 부당하다고 생각되거나 억울한 일이 있어도 어디에 토로할 수도 없고, 대부분은 참고 견뎌야 한다. 선행 연구들은 교사들의 감정노동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교사 스스로 감정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 연수나 감정적 상처를 치료하기 위한 심리·상담프로그램 제공 등을 제도적인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제시되는 ‘제도적’인 해결책들은 감정노동을 일으킨 사회·구조적 문제에 주목하기보다 교사 개인의 감정조절역량을 키우거나, 개인의 심리치유를 강조하면서 또다시 교사의 감정관리문제를 개인적 영역으로 국한해 버린다. 교사들의 감정 부조화와 부정적인 감정 경험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감정관리전략의 개인화와 ‘근본적 해결 없는 감정노동 대안’에 대한 문제제기와 함께 구성원의 감정적 삶(emotional life)을 돌보는 조직문화의 변화가 필요하다. 제도적·정책적 보완책 필요하다 감정노동자로서 교사들은 학생·학부모·동료교원들과 상호작용하며 직무를 수행하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속박을 경험한다. 하지만 그동안 교사의 감정노동에 대한 관심은 피상적이었을 뿐, 교사가 경험하는 감정의 역할과 의미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이 부족했었다. 교사·학생·학부모의 감정은 학교 안에서 맺은 다양한 상호작용의 결과이며, 서로 간의 관계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보여주기도 한다. 따라서 학교 현장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감정은 사회적 현상이며, 학교라는 공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교사·학생·학부모의 다양한 감정 경험과 특징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교사 본연의 업무인 가르침에 충실할 수 있도록 교사의 교육환경과 근무조건 개선, 교권강화 대책과 같은 법률적·정책적인 구조적 지원을 통해 교사들에게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지금까지 교사의 감정노동은 사회·구조적인 문제보다는 교사 개인적인 일로 치부하면서 교사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했다. 교육은 가정·학교·사회의 삼위일체이다. 따라서 감정노동자로서 교사의 교권을 지켜줄 수 있는 제도적·정책적 뒷받침은 그 무엇보다도 시급한 선결과제이다.
최근 교원연구비를 매월 7만 5천 원씩 균등 지급해온 충남교육청이 교육부로부터 경력·직급·학교급에 따라 차등지급하라는 시정조치를 받았다. 하지만 충남교육청은 교육부의 조치가 부당하다며 계속 투쟁할 것을 암시하고 있다. 알다시피 교원연구비는 「교원지위법」에 명시된 교원의 예우사항이다. 하지만 교육부 훈령인 「교원연구비 지급에 관한 규정」을 기준으로 각 시·도교육청에서는 현재 자체 예산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차등지급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교원연구비는 유·초등과 중등 간에 5만 5천 원~7만 8천 원(도서벽지 근무 3천 원 가산)까지 지역·학교급·직위·교육경력별로 차등 지급되고 있다(표 1). 교원연구비 차등지급은 현장에 불만 이렇게 차등지급이 생긴 이유는 지난 2014년 교원연구비 규정을 새롭게 만들면서 유·초등은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의 보전수당으로, 중등은 해당 연도 전국 평균액(6만 원)을 가져와서 서로 다르게 반영했기 때문이다. 교원연구비를 책정할 당시 유·초등과 중등의 지급기준을 서로 통일해서 지급했으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똑같은 일을 하는 교사에게 학교급별·경력별·직급에 따라 교원연구비를 다르게 지급해왔고, 이로 인해 학교 현장에서는 꾸준히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교원연구비가 시·도교육청마다 조금씩 차이가 나고 있는 것은 교원연구비가 인건비로 책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장교원들의 불만이 지속된 이유는 일부 시·도교육청이 교육부의 지급단가 규정을 그대로 따르지 않고 자체적으로 지급하면서 금액이 적게는 5천 원, 많게는 2만 원까지 차이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현재 전국 시·도교육청의 교원연구비 지급규정은 위임·행정규칙으로 세분되어 있고, 지역별로는 각종 지침·훈령·교육규칙 등 다양한 방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대부분 교육부 훈령을 그대로 반영하여 교원연구비를 책정하였지만, 광주·경북·제주·경기는 초등과 중등 간에 차이를 두고 있다. 특히 경기도 중등교원의 경우 다른 시·도교육청 초등교원보다 5천 원, 5년 미만의 교사는 무려 2만 원이나 적게 받고 있다(표 2 참조). 이처럼 교원연구비 지급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모호하여 학교 현장에서는 그동안 불만이 아주 많았다. 그렇다면 시·도교육청마다 교원연구비를 지금처럼 계속 차등지급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교사 간에 위화감이 조성되고, 사기 저하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유·초등학교나 중등학교는 교사들의 근무여건·근무환경이 조금씩 다를 뿐, 모두 같은 일을 하고 있다. 따라서 직급·경력·학교급에 상관없이 같은 수준의 교원연구비를 지급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교육부에서는 원안대로 초·중등 및 교육경력·직급에 따라 교원연구비를 차등지급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이야기기만 하고 있다. 이는 차별을 당연시하는 결과이다. 교육부에서는 매년 유·초등과 중등의 교원연구비 예산 재원이 서로 달라 조정 중이라며 기획재정부와 인사혁신처에 교원연구비 급별 차등 해소를 위해 지속적으로 예산요청을 했지만, 반영해주지 않았다고 변명하고 있다. 현장교원·교원단체·교육감도 교원연구비 한목소리 알다시피 교원은 높은 사명감·책임감·자부심·긍지를 가지고 근무하는 전문직이다. 또한 학교급별·직급별로 업무에 큰 차이가 난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따라서 교원연구비를 차등 지급하는 것은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처사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 할까? 우선 교원들의 사기 진작과 의기를 고양하기 위해 교원연구비를 소폭 인상하여 경력·직급·학교급에 상관없이 균등하게 7만 5천 원으로 통일할 필요가 있다. 최대의 교원단체인 교총을 비롯하여 다른 교원단체들로 교원연구비 균등지급을 주장하고 있고, 대부분의 교육감 당선인도 교원연구비를 상향 조정하여 균등지급할 것을 핵심공약사항으로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교육부에서는 학교급이나 직위·경력에 따라 교원의 연구활동이 특별하게 차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교원의 전문성 신장 지원과 사기를 고양하기 위해서라도 교원연구비를 최고 지급단가로 통일해서 지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원연구비 지급에 관한 관련 규정에 따르면 교원연구비 지급 단가는 3년마다 타당성 검토를 거쳐 반영하고 있다. 이미 지난 2000년 7월 시·도교육청에서는 교육청마다 다른 교원연구비 지급기준을 통일하여 지급하자는 의견이 다수 의견으로 제시되었지만, 최종 논의과정에는 반영되지 못했다. 교원연구비 차등 없이 균등하게 지급해야 교원연구비 지급규정과 관련하여 다음 개정 시점은 2023년 7월 1일이다. 따라서 지금이 교원연구비 균등지급 근거를 마련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이다. 만약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내년에 교원연구비 지급규정을 협의하고, 논의를 시작한다면 이미 늦다. 지금부터 준비하고 시작해야 한다. 대다수 현장교원·교원단체·교육감이 ‘전국 시·도교육청별로 다르게 책정된 교원연구비 지급기준을 통일해서 균등하게 지급하자’는 의견에 공감하고 지지를 보내고 있는 지금, 하루빨리 협의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알다시피「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과「교육기본법」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교원의 보수를 특별히 우대해야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학교 현장에서는 교원이 처리하는 업무강도에 비해 ‘특별히 우대받는 느낌’을 받아 본 적이 별로 없다. 교원연구비가 학교급별로 다르게 책정되면 나중에 교원의 지방직화에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 또한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즉 해당 지역 간의 교원수급 불균형, 시·도 간 교원보수 및 근무조건의 차이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지역마다 운영방식·처우개선·복리후생·근무여건이 천차만별로 달라지면서 형평성 문제를 일으켜 결과적으로 교사 간에 위화감을 조성하게 될 수도 있다. 또한 교원의 보수지급 주체를 놓고 교육부 및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 간에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지금도 교원연구비 하나를 가지고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간에 이견을 보이고 있으니 답답할 따름이다. 하루빨리 교원연구비를 경력·직급·학교급별로 차이를 두지 말고 모두 균등하게 지급해야 한다. 교원의 사기는 교육력과 직결된다. 따라서 소를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교원연구비 지급은 직급·경력·학교급에 상관없이 모두 균등하게 지급해야 할 것이다.
지난 5월 출범한 정부는 국가교육책임제 강화를 통한 교육격차 해소를 국정과제로 삼고, ‘초등 전일제 교육’을 발표하였다. 교육과 돌봄의 국가 책임을 강화하여 모든 아이가 행복하게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다. 특히 방과후 교육활동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초등 전일제 학교’를 운영하고, 돌봄교실 운영시간을 20시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것을 약속하였다. 사실 ‘초등 전일제 학교’ 등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9년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미래교육비전으로 ‘전학년 전일제 운영’이 제안된 바 있으며, 최근에는 ‘(가칭)더 놀이학교’, ‘한국형 전일제 학교’, ‘온종일 초등학교제’ 등의 다양한 용어로 다뤄지고 있다. 초등 전일제 학교는 그간 저출산 대응을 위한 여성경제활동 참여 및 돌봄 부담 완화, 그리고 사교육비 경감 및 교육의 공공성 강화라는 측면에서 논의돼 왔다. 또 한편에서는 초등 교육시간 연장 혹은 초등 하교시간 연장에 방점을 두고 전일제 학교 도입을 논의하기도 했다. 초등 전일제 학교 관련 이슈 먼저 초등 전일제 학교의 정책설계를 위한 주요 이슈는 다음과 같다. 첫째, 초등 전일제 학교의 정책목표이다. 그간의 논의를 살펴보면 초등 전일제 학교는 사회정책으로서 교육·돌봄·가족·노동정책이 만나는 지점에 자리매김하는 정책적 의미를 가진다. 즉 사회·경제적 혹은 교육적 취약성을 가진 학생에게 질 높은 교육경험을 제공하고, 학령기 아동 대상의 교육적 돌봄과 사회적 돌봄체계를 마련하는 것이다. 또 학령기 아동을 둔 부모의 일·가정 양립에 기여하고 돌봄 부담으로 인한 경력단절 예방에 정책적 지향점을 두고 있다. 둘째, 초등 전일제 학교의 정책내용에 대한 것이다. 초등 전일제 학교가 충족해야 할 기준, 즉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경험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개념화가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전일제 학교 참여에 대한 학부모와 아동의 선택권은 어떤 방식으로 보장할 것인가? 정규교육과정 및 정규수업과 전일제 학교운영은 어떻게 연계 혹은 구분되는가? 특히 현재 대부분의 초등학교에서 운영되고 있는 방과후학교와 초등돌봄교실은 전일제 학교에서 어떻게 재편될 것인가? 등의 질문에 대한 충분한 검토 및 숙의가 필요하다. 셋째, 초등 전일제 학교의 전달체계와 제도적 기반에 대한 것이다. 초등 전일제 학교의 운영주체에 대한 갈등과 논란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동안 방과후학교와 초등돌봄교실 운영으로 인한 학교 및 교원의 업무부담이 교육활동의 질 저하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운영주체를 학교에서 교육(지원)청으로 이관하거나 지자체로 이관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어 왔으나, 이해당사자 간의 갈등과 대립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초등 전일제 학교의 대안적 운영 모델은? 초등 전일제 학교와 관련된 논의 경과를 중심으로 대안적 운영 모델을 제안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기존 방과후학교와 초등돌봄교실 운영을 확대하는 유형(A 유형)이다. 기존과 동일한 방식으로 학교가 운영주체가 되어서 방과후학교와 초등돌봄교실을 운영하되, 방과후학교는 마을 방과후활동과 연계하여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초등돌봄교실은 운영시간을 연장하는 방식이다. 또한 방과후학교와 초등돌봄교실을 연계하여 운영하는 방과후학교 연계형 돌봄교실을 확대하여 교육적 돌봄 요구를 수용하는 방안도 검토 가능하다. 물론 학교가 운영주체이지만, 교육(지원)청 등이 지원센터로서의 역할을 하면서 지역사회와의 연계·협력을 통해 프로그램과 강사 확보는 물론 관련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다. 둘째, 정규교육시간과 방과후활동의 운영주체를 이원화하는 유형(B 유형)이다. 방과후학교와 초등돌봄교실의 운영주체를 기존의 학교에서 교육(지원)청 혹은 지자체로 개편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방과후학교와 초등돌봄교실 운영을 교육(지원)청 혹은 지자체에서 직접 운영하거나, 공공성이 확보된 중간지원조직을 활용하여 위탁·운영하는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가칭)전일제학교장 제도도입도 검토 가능하다. 즉 정규교육과정 및 교육시간은 기존의 학교장이 역할과 책임을 다하되, 방과후활동으로서의 방과후학교와 초등돌봄교실 등은 (가칭)전일제학교장이 운영주체가 되어 책임을 지는 방식이다. 전일제 학교 운영을 위한 학교 공간은 그대로 활용하되, 방과후활동으로 인한 학교장의 역할과 책임은 사라지는 것이다. 셋째, 정규교육시간을 확대하는 유형(C 유형)이다. 이는 초등 전일제 학교를 정규교육과정과 별개의 방과후활동 중심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정규교육시간에 교과활동이 아닌 휴식시간을 확대하거나, 놀이 및 여가활동과 체험활동시간 등을 확대하여 운영하는 방식이다. 물론 놀이 및 여가활동과 체험활동시간 등의 운영은 교원이 아닌 전담인력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검토 가능하다. 다만 정규교육시간 확대 유형은 기존의 초등학제 개편과 맞물리는 방안으로 중장기적인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물론 앞서 언급한 각각의 운영 모델은 관점과 입장에 따라 논란과 갈등에 직면할 수 있다. 가령 A 유형에서는 기존의 방과후학교와 초등돌봄교실 운영 현안을 해결하는 동시에 학교 및 교원의 부담 경감이라는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 B 유형에서는 학교 이외에 운영주체가 누가될 것인가와 관련된 이해집단 간의 갈등을 해결하는 동시에 정규교육시간과 별도로 학교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방과후활동에 대한 책임소재 등 제도적 개선이 필수적이다. 또한 C 유형에서는 돌봄과 교육을 엄격하게 구분하는 학교 및 교원들의 저항이 가장 큰 도전일 것이며, 동시에 전일제 학교 도입으로 인한 학교와 교원의 부담에 대한 해결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초등 전일제 학교의 정책설계 방향 및 과제 초등 전일제 학교가 도입되는 방식은 각각의 운영 모델과 같이 다양하겠지만, 궁극적인 정책목표는 ‘아동의 행복한 삶과 온전한 성장’이라는 것에 이견은 없을 것이다. 이것이 형식적인 구호 및 슬로건이 되지 않도록 초등 전일제 학교 도입은 ‘아동의 관점’에서 ‘학교라는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의 의미와 ‘부모와 함께 보내야 할 시간’의 균형을 놓치지 않고, ‘학생의 삶에서 유의미한 경험이 가능’하도록 설계될 필요가 있다. 이를 기본방향으로 하여 초등 전일제 학교는 학부모와 학생의 자율적 참여와 선택을 보장하고, 교육생태계 차원에서 지역별 여건 및 특성을 고려한 자율적인 운영이 가능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공공성을 확보하면서 학교와 교원의 업무부담이 교육과정 운영 및 교육활동의 질 저하로 이어지지 않도록 설계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초등 전일제 학교 도입을 위한 선결과제를 제안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초등 전일제 학교 도입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이해당사자 간의 사회적 합의과정이 필수적이다. 사회적 합의 내용은 앞서 제시한 초등 전일제 학교 관련 이슈가 될 것이다. 둘째, 초등 전일제 학교 도입을 위한 법적근거 마련 및 재정확보이다. 특히 운영주체와 관련하여 교육(지원)청 혹은 지자체의 장의 역할·책임·권한의 명확화, 지역별로 여건에 맞는 초등 전일제 학교를 자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중간지원조직이 필요하다. 초등전일제학교지원센터(가칭) 지정·설치, 전담인력 확보 및 배치, 재정확보 및 운용에 대한 사항 등을 법제화 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수 있다. 마지막으로 그동안의 방과후학교와 초등돌봄교실 운영의 한계를 개선하는 방식으로 초등 전일제 학교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초등 전일제 학교에 대한 정책설계가 자칫 운영주체의 전환(학교가 아닌 교육(지원)청 혹은 지자체 등)이라는 점에 경도 되어 기존의 방과후학교 및 초등돌봄교실의 현안 및 난제를 그대로 답습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01 군 복무를 어떻게 할까 고심하다가 대학 3학년 때 ROTC(단기복무 장교훈련 코스)에 지원하였다. 대학생 신분과 사관후보생 신분이 묘하게 섞인 대학 3·4학년 시절을 보냈다. 이런저런 고충이 있었지만, 뒤에 생각하면 내게 부족한 인내와 책무감을 키우는 과정이었다. 인생을 살아가며 유익한 자양이 되었고, 그것은 내 나름의 자부심을 만들어 주는 바탕이 되었다. 사관후보생 시절 구보하고 행군하며 불렀던 군가 중에 지금도 청신하게 자부심을 일깨우는 노래 하나가 생각난다. 멜로디와 더불어 가사가 주는 어떤 일깨움이 내 자아의식에 와 닿았다. 군부대의 사기는 구성원의 자부심에서 나온다. 일선에서 병사들을 지휘하는 초급 장교들의 자부심은 그래서 중요하다. 자신의 자부심을 넘어 부대의 자부심을 이끈다. 열등감에 찌들어 기운 빠진 장교를 상상해 보라. 청년 장교의 자부심은 얼마나 소중한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그 노래의 제목은 ‘장교단가(將校團歌)’라 했다. 1절 가사는 이러하다. 우리는 젊은 사관, 피 끓는 장교단/ 저 하늘 푸른 창공을 나는 솔개// 세월아! 화랑도 빛나는 전통을/ 굳게 세워 새 나라 건설에 용진하자 용진해.// 자부심이란 ‘자신의 가치나 능력을 믿고 자기를 당당하게 여기는 마음’이라고 사전은 풀이하고 있다. 누구나 갖기를 원하는 ‘바람직한 마음’이다. 자부심이 없다고 상상해 보면, 자부심의 긍정적 의미가 확연히 드러난다. 자부심(自負心), 글자 뜻 그대로 하면 스스로 나를 짊어질 수 있음을 뜻하니, 내가 나의 능력을 어떤 사태에서도 잘 발휘할(control/operating) 수 있음을 믿는 마음이 곧 자부심이다. 그런데 ‘온전한 자부심’이란 사전에만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현실에서 어떤 사람의 자부심이 뛰어나다고 했을 때, 그의 ‘현실 자부심’은 아무런 흠결이 없는, 그런 자부심이 될 수 있을까. 무엇보다도 그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그의 자부심을 그렇게 완전무결하게 예찬해 줄 수 있을까. 아닐 수 있다. 사람들은 그의 자부심을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그가 잘난 척한다고 지적할 것이다. 그가 우월감에 빠져 있다고도 비판할 것이다. 그가 겸손하지 않다고 불평할 것이다. 그가 독선적이라고 나무랄 것이다. 02 자부심과 우월감은 얼마나 떨어져 있어야 하는 걸까? 불가피하게 가까울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자부심과 우월감 사이에 거리가 있다면, 그 사이는 좋은 사이인가 나쁜 사이인가. 영어권 사람들은 이 양자를 ‘사이’라 할 것도 없는 사이, 즉 매우 가까운 사이로 보았던 흔적이 있다. 영어의 ‘pride’는 자랑과 자부심의 뜻도 지니지만 오만(傲慢)과 우월감을 뜻하기도 한다. 이 한 단어가 자부심과 우월감을 같은 울타리로 감싸고 있다. 여간 잘 다스리지 않으면 자부심이 우월감으로 변하는 것은 잠시 잠깐이란 뜻 아니겠는가. 우월감이 현실적으로 자부심을 지탱하는, 겉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 바탕이 된다는 걸 인정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만큼 그들이 현실적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자부심과 우월감, 그게 그거지. 뭐가 달라. 아 좀 솔직해지라고!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우리는 ‘자부심’을 인간의 긍정적 성정으로 인정하여 선한 이데아로 하늘에 걸어놓고, 혹여 그 이데아가 세속의 현실 마음이 부추기는 우월감이나 오만함에 훼손이라도 될까, 신경을 쓰는 것 같다. 그런데 자부심을 멀리 보내고 우월감만 가지고 보면, 문제는 많다. 우월감은 열등감의 상대편 감정이다. 의미의 위상에서 보면 우월감은 열등감이 부정적인 만큼 부정적일 수도 있다. 우월감은 아무리 감추려 해도 감출 수가 없다. 이 점이 자부심과 차이를 보인다. 훌륭한 자부심은 숨어서 조용히 작용한다. 그 어떤 겸손함도 우월감을 가리지 못한다. 조심해야 할 것이다. 자칫 우월감을 가리려고 시도한 겸손의 모드(mode)는 우월감의 또 다른 행태로 변신한다. 우월감은 가리기보다는 자신의 내면 안에 잘 가두어 둬야, 그것을 선한 영향력으로 전이할 수 있다. 잘 가두어 둔 우월감은 자부심을 만들어 내는 숨은 동력이 된다. 우월감 중에는 세속적 인간의 ‘도덕적 우월감’이 가장 고약하다. 도덕적으로 내가 너보다 우월하다는 것이 도덕적 우월감이니, 상대를 얼마나 인격적으로 깔보고 무시하는 감정인가. 그리고 자신은 도덕적으로 완벽하다는 생각으로 일종의 무오류주의 미신에 빠져서 지낸다. 차라리 돈 없다고 깔보는 경제적 우월감은 솔직하기나 하다. 그러니 이런 도덕적 우월감이야말로 아이러니하게도 비도덕적이다. 겸양의 도덕과도 멀고, 용서의 도덕과는 더욱 멀다. 그들의 도덕은 각질처럼 화석화되어 죄에 무신경하도록 이끈다. 그렇게 된 경지가 바로 선과 위선을 구분하지 못(안)하는 경지이다. 예수를 십자가에 처형했던, 성서에 나오는 바리새파 종교 지도자들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도덕적 우월감과 정치권력은 같은 자리에 있을 수 없다. 도덕적 우월감이 권력 행위의 수단이나 방편으로 전락하면 나라에 위태로움이 한꺼번에 몰려든다. 바로 그 우월감 때문에 이권과 부패에 대한 경계심을 놓치기도 한다. 도덕적 우월감은 권력에서 멀리 벗어나 있을 때만, 소위 재야에 있을 때만 유효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는 도덕적 실천이 멈춰버린, 그래서 도덕적 우월감만 남아 있는 마음의 사태가 얼마나 공허한지를 말해 준다. 개인이나 공동체나 모두 그러하다. 03 다중지능 연구로 유명한 하워드 가드너(Howard Gardener)는 뒷날 세계적으로 뛰어난 지도자들의 리더십에 관한 연구를 심도 있게 하였다. 그 결과로 낸 책이 Leading Mind(한국에서는 통찰과 포용이란 제목으로 출판되었다)이다. 나는 이 책에 언급된 인물 중 프랭크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의 부인이었던, 엘리너 루스벨트(Eleana Roosvelt, 1884~1962)를 주목해서 읽었다. 그녀가 비교적 ‘바람직한 자부심’의 소유자로 읽혔기 때문이다. 엘리너는 8세에 어머니를 잃고, 10세에 아버지를 잃었다. 청소년기를 고아로 지내며 경제적으로 궁핍했다. 한 끼의 식사를 위해 혹독한 노동을 하기도 했다. 그녀의 경우를 두고서 본다면 역경은 자부심이 생성될 수 있는 필요조건처럼 보이기도 한다. 누구에게나 역경은 찾아온다. 역경을 선물로 여기는 긍정의 정신이 자부심의 근간을 만든다. 물론 쉽지 않다. 엘리너가 역경 중에도 특별히 마음을 관리한 것은 열등감에 지지 않으려 한 점이다. 열등감에 눌리지 않으려는 노력은 자부심 형성의 충분조건처럼 보였다. 엘리너의 어록이 새롭게 읽힌다. “No one can make you feel inferior without your consent(당신의 동의 없이는 그 누구도 당신에게 열등감을 안겨 줄 수 없다).” 그녀가 열등감을 얼마나 부정적으로 보았는지를 말해 준다. “위대한 사람은 이상을 이야기하고, 평범한 사람은 일상을 이야기하고, 속 좁은 사람은 사람을 이야기한다.” 이 말도 엘리너의 말이다. 자부심이 어떤 정신의 위상을 갖는지 보여 준다. 그녀는 어떤 절망 속에서도 비관적 언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여섯 명의 자녀를 낳아서 길렀는데, 한 자녀를 병으로 잃었을 때도 그녀는 내가 사랑할 아이가 아직도 다섯이나 있음을 감사의 언어로 말한다. 대통령의 부인이었지만, 엘리너는 자신의 소명을 찾아 자신의 삶을 헤쳐 나아갔다. 그녀는 남편 사후에도 미국의 유엔 대사를 했다. 자부심의 힘이었다. 남편이 장애를 얻었을 때는 남편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자신의 자부심을 더욱 고양하였다. 엘리너는 역경을 거치면서 세 가지 다짐을 했다. 첫째, 나는 매력적이지 않다. 둘째, 나에 대한 그 누구의 애정도 지속적이지 않다. 셋째, 내가 가장 의지하는 사람조차도 나를 실망하게 할 수 있다. 이걸 보면, 자부심이란 자기의 독립성(나는 나다)을 강력한 의지로 일깨우는 태도에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책을 읽는 동안 엘리너가 도덕적 우월감을 드러내는 대목은 특별히 찾을 수 없었다. 오히려 보기에 따라서는 도덕적 열등감 같은 것을 유추할 수는 있었다. 그렇다! 도덕적 개인이라는 범주에서는 도덕적 우월감보다 도덕적 열등감이 더 의미 있을 수도 있겠다. 도덕적 열등감이란 일종의 반성 기제로 작동할 수 있으니 말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과 미디어 리터러시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에 ‘미디어 리터러시’라는 용어가 공식적으로 명시됐다. 시민성 함양을 위한 민주시민교육의 일환으로, 모든 교과와 연계하여 운영되는 내용요소로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사실 미디어 리터러시는 새롭게 만들어진 개념이 아니다. 메시지를 전달하는 ‘미디어’와 문해력을 의미하는 ‘리터러시’의 합성어로 매스미디어가 등장한 시기부터 사용되어 왔지만, 특히 근래에 크게 조명받고 있다. 이는 현대인을 둘러싼 미디어 환경이 급속도로 복잡해지고 있으며, 미래사회로 나아갈수록 그 변화의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미디어 환경의 주요 변화 ① 미디어의 종류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해졌으며, 미디어를 통해 전송되는 메시지의 양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② 정보가 일방적인 방향성을 가지고 전송되던 고전 미디어에 비해 현대의 미디어들은 쌍방향을 넘어 다방향 전송 및 소통까지 가능하게 한다. ③ 다양화된 미디어를 활용한 소통의 기회와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④ 누구나 미디어를 활용하여 자신이 제작한 콘텐츠(정보)를 표현 및 전송할 수 있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를 통해 알 수 있듯, 과거엔 미디어 리터러시가 글을 읽고 이해하고쓸 줄 아는 능력을 지칭했다면, 앞으로의 미디어 리터러시는 다양해진 미디어의 특성을이해하고 내게 필요한 정보에 접근하며, 이를 선별적·비판적으로 검토한 뒤, 나의 관점과의견을 조직하여 새로운 미디어를 통해 표현할 수 있는 능력까지 포함하게 된다. 결국 미디어 리터러시는 미래사회의 주요한 소통방법으로 자리매김하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전망 아래, 학생들에게 미디어 리터러시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의무일 것이다. 그리고 본교에서는 진로(창의적체험활동)수업을 활용하여 학생들의 미디어 리터러시역량과 진로성숙도를 제고하기 위해 ‘진로 미디어 리터러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업은한국언론진흥재단의 미디어교육 매뉴얼(이연희, 2019.)을 참고하여 구성하였으며, 학생들의희망진로 관련 주제탐구를 다섯 단계의 미디어 리터러시 과정을 통해 수행하는 방향으로기획되었다. [PART VIEW] ▶ 진로 미디어 리터러시 5단계 1) 해결할 주제 정하기(정보문제 규정하기) 진로 미디어 리터러시의 주제를 주문하면 ‘(배우)에 대하여’와 같이 매우 광범위한 주제를 선정해오는 학생들이 많다. 정보문제를 구체화하는 훈련을 받지 않아 ‘제재’와 ‘주제’를 헷갈렸기 때문이다. 제재란 탐구활동의 기반이 되는 최소 단위로 ‘무엇’을 탐구할 것인가 할 때의 무엇, 곧 재료를 의미한다. 수업에서는 희망진로영역이 제재가 된다. 이때의 ‘무엇(학생의 희망진로영역, 예시에서는 배우)’은 아직 가공되지 않은 덩어리 상태의 재료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탐구에 착수하기 위해서는 이 ‘무엇’에 ‘어떤 점’이라는 조건을 달아줌으로써 명료한 주제의 형태로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학생의 희망진로영역(무엇)이 수반하는 수많은 국면 중 하나(어떤 점)를 선택하게 함으로써 당면한 정보문제를 명료하게 규정하도록 지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진로 미디어 리터러시 주제의 기본형 ‘무엇의 어떤 점’ 형태가 도출된다. 그렇다면 ‘어떤 점’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아이디어를 전개해 갈 수도 있겠지만, 여기에서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키워드 트렌드 분석 웹사이트’를 활용해보았다. 키워드 트렌드 분석 웹사이트는 특정한 키워드가 SNS 및 온라인 플랫폼에서 사용된 장면들을 긁어모아, 함께 사용된 연관어와 언급량 추이, 긍·부정평가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탐구하고자 하는 ‘무엇’(제재)이 최근에 어떠한 연관어와 함께 얼마만큼 언급되었는지를 한눈에 파악함으로써 관련된 최신 이슈를 검토할 수 있으며, 나아가 ‘어떤 점’에 대한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데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미디어와 상호작용하기(정보 탐색하기) ‘무엇의 어떤 점’ 형태로 주제를 구체화했다면, 이제는 구체화한 탐구주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정보를 다양한 미디어로 탐색하여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이때 무턱대고 검색포털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 요구를 분명히 하고 정보를 전송하는 미디어 특성을 고려하는 등 정보탐색전략을 수립한 뒤 탐색하면 보다 효율적으로 미디어와 상호작용할 수 있다. 먼저 정보탐색전략 수립단계는 ①탐구주제 해결을 위한 검색어를 도출해내는 ‘해시태그 달아주기’, ②해당 검색 키워드 내용을 담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미디어의 형태 결정하기’, ③해당 형태의 미디어 중 ‘실제로 활용할 미디어 연결하기’로 구성한다. 문제해결을 위해 어떠한 정보가 필요한지, 어떠한 형태의 미디어를 통해 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지, 그리고 해당 미디어 중에는 실제로 어떠한 정보원이 존재하는지 짚어봄으로써 효율적인 정보탐색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때 각각의 과정에서 접근 가능한 미디어를 소개하고, 그 특성에 대해 안내하며, 학생들이 탐구주제 및 해시태그와 관련된 배경지식을 적극적으로 활성화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면 전략수립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실제 정보 탐색하기는 선정한 미디어(정보원)에 접근하여 진로 콘텐츠 제작의 근거로 활용할 정보를 추출 및 정리하는 단계이다. 이때 곧바로 미디어를 읽어내기보다는 KWL 읽기전략을 활용하여 미디어와 상호작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KWL 읽기전략은 읽기의 과정을 K(know 알고 있는 것), W(want to know 알고자 하는 것), L(learned 알게 된 것)의 세 단계로 구분하는 전략을 의미한다. KWL 읽기전략을 활용함으로써 정보탐색 목적달성의 효율을 높일 뿐만 아니라, 배경지식 및 자기질문전략 활성화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스스로 필요한 정보를 찾고 추출하도록 유도하여 정보탐색과정의 능동성을 제고할 수 있다. 이 단계는 실제로 미디어와 상호작용하여 정보를 탐색하는 첫 단계이기 때문에 지적재산권에 대한 교육을 분명하게 진행하여 학생들이 정확히 인용하고, 정보윤리를 지킬 수 있도록 지도할 필요가 있다. 이어 정보 탐색하기의 마지막 과정으로 추출한 정보에 정보이름표를 달아준다. 다양한 미디어로부터 추출한 정보의 형태 혹은 분량이 서로 다를 수 있는 상태에서 해당 정보를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는 ‘정보이름표’를 달아줌으로써 3단계의 ‘주요 정보 골라내기’와 4단계 ‘나만의 콘텐츠 개요 짜기’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주요 정보 골라내기(정보 분석 및 검토하기) 정보탐색전략 및 KWL 읽기전략을 활용하여 다양한 미디어로부터 정보를 추출했지만, 미디어가 전송하는 모든 정보를 신뢰하고 활용하는 데에는 무리가 따른다. 누구나 자신이 제작한 콘텐츠를 표현 및 전송할 수 있는 미디어 환경이 조성됨에 따라, 가짜뉴스를 비롯한 가치 없는 정보들이 유통되고 있을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요 정보 골라내기 단계에서는 학생들이 탐색하여 정리한 정보들을 분석한 후, 활용할 수 있는 정보와 그렇지 못한 정보로 구별하는 일련의 신뢰도 검증과정을 거쳐야 한다. 미디어가 전달하는 정보들이 ‘의미 있는 정보로서 갖추어야 할 일정한 기준’을 충족하는지 필터링함으로써 정보를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본교의 진로 미디어 리터러시 수업에서는 정보의 신뢰도를 판단할 수 있는 여러 기준 중에서 탐구주제와 학생 수준을 고려하여 다음 4가지의 검토기준을 설정하였다. 탐구주제 분야와 학문영역 등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완벽히 객관화된 검토기준을 적용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하지만 활용한 미디어 및 콘텐츠의 서지사항을 점검하고, 신뢰도 검토기준을 적용해봄으로써 비판적 정보활용과정을 경험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정보검토단계는 유의미하다고 할 수 있다. 나만의 콘텐츠 개요 짜기(정보 조직하기) 나만의 콘텐츠 개요 짜기 단계에서는 정보 분석 및 검토를 통해 필터링한 정보들을 조직하고 배치하여 진로 미디어 리터러시 콘텐츠의 개요를 작성한다. 설정한 주제와 관련하여 어떠한 정보들을 탐색해냈는지, 이 정보들을 근거로 진로에 대한 어떠한 관점 및 결론을 도출해낼 수 있을 것인지, 나아가 진로콘텐츠를 어떠한 미디어로 표현할 때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것인지 등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개요 작성 시 각 단락의 내용은 ①단락 제목(소제목), ②간략한 내용 요약, ③정보이름표 순으로 간단히 제시하게 하여 콘텐츠의 전반적인 내용을 조망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이때 각각의 단락에 어떠한 순서로 내용을 배치할 것이며, 추출한 정보 중 무엇을 근거로 활용할 수 있을지 충분히 고민할 수 있도록 지도할 필요가 있다. 미디어를 활용하여 표현하기 진로 미디어 리터러시의 마지막 단계는 다양한 미디어와 상호작용하며 완성한 콘텐츠를 표현하고 발표하는 단계다. 이때 표현에 활용하는 미디어 형태와 진로콘텐츠 내용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상호작용하게 된다. 표현하고자 하는 콘텐츠 내용에 맞춰 표현할 미디어를 선택하게 되고, 선택한 미디어의 표현상 특징에 따라 콘텐츠 내용에 수정이 가해질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학생의 평소 미디어 사용습관을 통해 알 수 있는 ‘미디어에 대한 익숙함의 정도’ 역시 표현 미디어의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여기에서 강조할 점은 특정 미디어를 선택한 이유를 학생 스스로 설명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정한 논리를 바탕으로 미디어를 선택하고 활용할 수 있다면, 그 선택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주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예를 들어 연기자를 지망하는 학생이 ‘무대 연기와 매체 연기의 차이점’을 탐구한 후, 그 결과를 ‘직접 연기한 동영상’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교사를 꿈꾸는 학생은 ‘메타버스를 활용한 토론수업 모델’을 제시할 때 ‘지도안’의 형태도 유효할 것이다.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환경문제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 ‘분리수거 방법 안내용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코딩’ 형태로 표현할 수도 있으며, 일본문화와 언어에 관심 있는 학생은 ‘일본과 한국의 성별에 따른 언어문화 차이’를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생활 일본어 교육용 동영상’으로 제작하여 표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진로 미디어 리터러시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탐구하고 표현함으로써 소통에 임했다는 점이다. 범교과적 지식, 미디어 리터러시 ‘아는 것’이 힘이 되는 시대는 점차 저물어가고 있다. 어떠한 인류도 웹상에 탑재된 것보다 많은 지식·정보를 기억할 수 없다. 데이터를 기억하고 보존하는 능력은 기계가 한 수 위임이 자명하다. 그렇다면 인간은 기계와의 두뇌전쟁에서 패배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역설적이게도 인간은 더욱 높은 수준의 지적행위에 임할 역량과 의무를 가지게 되었다. 축적되어가는 지식을 기억하는 것은 기계에게 맡기고, 기억된 지식들과 적극적으로 상호작용하여 새로운 지식체계를 구성해냄으로써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역량이 미래사회의 인간에게 요구되는 것이다. ‘아는 것’을 넘어 ‘알아내는 것’, 그리고 ‘알아낸 것을 통합하여 활용해내는 것’이 힘이 되는 시대는 이미 도래했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미디어 리터러시가 호명된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수많은 종류의 음식을 담아낼 수 있는 그릇과도 같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다양한 미디어와 비판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가운데 자신만의 콘텐츠를 구성하고, 역시 미디어로 표현하여 소통하는 과정 자체를 의미하기 때문에, 어떤 교과의 내용을 담더라도 충분히 교육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범교과적 지식인 것이다. 그리고 학교교육 지원을 사명으로 하는 학교도서관은 교과별 학습목표에 부합하는 풍부한 미디어와 정보원을 보유하고 있어 미디어 리터러시 수업에 매우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학교도서관을 통해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미디어로부터 정보자료를 획득하여 활용하는 것 자체가 학습이며, 정보자료를 활용하는 능력이 곧 학습능력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노진영, 2009). 이렇게 볼 때, 학교도서관과 교과가 협력하여 미디어 리터러시를 지속적으로 연구한다면 변화하는 교육패러다임을 현장에서 구현해내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신규교사로 발령받고 들뜬 마음으로 처음 학교에 인사 가던 날, ‘1학년 대상으로 창체시간에 매주 10시간 상담수업’이라는 선물(?)을 받았다. 비교과교사로서 예방차원의 단회기 교육이나 집단상담은 예상했지만, 매주 수업이라니, 놀라고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당시 맞닥뜨린 난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제일 먼저 마음의 준비가 안 되었고, 교과서가 없는 등 자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했으며, 신규교사로서 업무적으로 미숙한 상태로 적응하며 수업을 준비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외부 컨설팅의 도움으로 수업의 큰 틀과 방향은 잡았지만, 현실적으로 막막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이때 내가 처음으로 한 것은 고등학교 교양과목 심리학의 교육과정분석이었다. 심리학 교육과정에서 추구하는 역량을 함양하기 위해 가장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했고, 거듭된 고민 끝에 ‘자기이해’로 결정했다. 그리고 자기이해를 위해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내가 교육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 또다시 치열한 고민은 시작되었다. 심리학적 개념을 토대로 한 자기이해력 증진 수업설계 ‘창체상담’ 수업의 실질적 내용은 심리학이 대다수였다. 심리학적 개념을 토대로 자기이해력을 높이고, 이를 통해 ‘나 스스로를 돌보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야말로 회복탄력성은 물론 자아존중감 및 통제력을 증진하는 데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즉 학생 스스로 예방차원의 셀프(self) 상담을 가능하게 하고 싶었다. 따라서 수업은 ‘심리학을 어떻게 이해하기 쉽게 가르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두고 진행되었고, 그렇게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문득 이렇게 열과 성을 다해 가르친 것이 과연 학생들에게 어느 정도 소화되고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심리학적 개념을 이해시키는 것은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개념을 이해하는 것과 ‘삶으로 끌어오는 힘’은 다르기 때문에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또한 학생들과 함께 성장하는 교육자의 모습보다는 신규교사로서 바쁜 와중에도 이 정도 수행하고 있는 나 자신에게 뿌듯함을 느끼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되었다. 그동안의 수업을 되돌아보니, 안타깝게도 수업의 주체는 ‘나(교사)’였지 ‘학생’이 아니었다. 지식을 이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이상의 자기돌봄과 성장을 기대했는데 그 장치가 부족했음을 느꼈다. 그제야 학생들이 흥미를 갖고, 수업에 직접 참여하며, 삶에 적용하기 위한 심도 깊은 탐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러 고민들이 겹쳐지면서 수업을 완전히 엎기 위해 노력했고, 심리학 개념을 가르치는 것은 물론 개념을 기반으로 직접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학생 스스로 개념을 깨닫고, 자신에게 적용해보도록 하였다.[PART VIEW] 특히 작년에는 코로나로 격주 등교가 이뤄졌기 때문에 전반적인 심리학 개념은 온라인 수업에서 진행하고, 오프라인 수업기간에는 개념을 기반으로 심화탐구활동을 하는 것으로 수업을 구성했다. 심화탐구활동은 인지심리학·사회심리학·성격장애 등 다양한 주제를 뒷사람과 짝지어 하브루타식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모둠을 구성하여 모둠별 활동을 가지기도 했으며, 개인적으로 활동지를 작성하는 등 다양한 활동으로 진행되었다. 다음은 심화탐구활동 중 ‘프로이트 방어기제탐구를 통한 자기이해, 인물 분석을 활용한 협동학습’이라는 주제로 모둠활동을 했던 블랜디드 수업이다. ‘프로이트 방어기제 탐구를 통한 자기이해’ ‘자기이해’, 즉 나를 이해하는 다양한 방법 중 하나는 자신이 어떤 문제상황에 직면했을 때, 혹은 대인관계를 맺고 유지할 때, 어떤 ‘방어기제’를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우선 온라인 수업에서 방어기제의 전반적인 개념(정의·기능·특징·종류·예시)을 설명했다. 또한 어린 시절 주 양육자(부모님·보호자)와의 초기관계가 애착·방어기제 등 다양한 성격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애착 손상이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설명했다. 온라인 수업 출석과제로 학생들에게 간단한 개념 복습용 퀴즈와 자신이 주로 사용하는 방어기제를 작성하여 제출하도록 했고, 이를 토대로 모둠을 편성했다. 오프라인 수업에서는 자신이 주로 사용하는 방어기제에 해당하는 연예인·유명인·드라마·영화 속 인물을 선정해서 분석하는 활동을 하였다. 직접적으로 ‘나’를 탐구해서 발표하기 어려워하거나 꺼릴 수 있기 때문에 덜 부담스럽고 허용적인 분위기 내에서 탐구하고자 인물분석 방법을 선정하였다. ● 오프라인 수업 _ 1단계: 도입 사정상 온라인 수업에 성실히 참여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간략하게 개념 설명을 먼저 하였다. 흥미 유발을 위해 짧은 드라마 영상을 보여주며 개념을 확인하였고, 복습용 유인물도 나누어 주었다. ● 오프라인 수업 _ 2단계: 전개 이해를 돕기 위해 활동 예시를 보여주며 모둠활동을 안내하였다. 학생들은 배부된 심화자료와 스마트 기기를 활용해 활동하였다. 해당되는 방어기제를 심화탐구한 후, 인물을 선정하고 분석하였다. 다행히 방어기제에 해당하는 인물들은 검색해도 잘 나오지 않아서 학생들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학생들은 열정적으로 참여했고, 윤동주·셜록홈즈·유명 BJ 등 선정된 인물들도 다양했다. 이미 개념 자체를 탐구하는 것은 선행되었기 때문에 개념을 활용한 적용에 초점을 두고 싶어 배부한 자료에도 장·단점 등 추가개념을 많이 작성하지 않았는데, 학생들은 스스로 깊이 고민하며 기대보다 더욱 깊이 있는 탐구를 하였다. 모둠활동과 더불어 개인탐구활동도 성실히 작성하였다. 이해가 어렵거나 질문이 생기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바로바로 손을 들었고, 나는 순회하며 피드백 및 보충 설명을 해주었다. 모둠 자체적으로 발표자를 뽑으라고 했는데, 총 36개의 모둠 중 억지로 나온 학생은 극소수였을 정도로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추가 점수나 상점이 없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기특하고 고마웠다. 더욱 기특했던 것은 발표 후 가끔 추가질문을 던진 적이 있는데 학생들이 곧잘 대답하는 것이었다. 결과물을 보면 반별로, 모둠별로 참 다양했다. 꾸미는 것에 집중한 모둠, 꾸미기보다 내용에 집중한 모둠, 모둠활동 결과물은 엉성하지만 개인 심화탐구를 열심히 한 모둠 등 모둠별 분위기와 개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발표내용을 정리하는 간략한 활동지를 만들어 작성하도록 했는데, 이는 발표하는 학생을 격려하고 나머지 학생들이 발표자에게 집중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 오프라인 수업 _ 3단계: 마무리 수업의 마무리는 교수·학습매체를 활용하여 퀴즈로 개념을 한 번 더 정리하였다. 점수를 가장 많이 얻은 모둠에게 간식을 선물로 주었더니 너무 기뻐하며 활짝 웃던 얼굴이 떠오른다. 나의 감정사전 만들기 이전에는 50분 수업시간이 부담스럽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더 나누고 싶은 것들이 많은데 시간이 빨리 가서 초조할 때도 있다. 수업은 내게 선물이다. 교과서가 없어서 초조했던 걱정은 오히려 자율적으로 수업을 구성하고 이끌어가는 기회가 되었다. 또한 그 안에서 학생과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이었고, 학생을 향한 사랑을 여과 없이 드러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다른 교과에서 배워야 할 기초적이고 필수적인 지식은 많다. 그 지식을 토대로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꾸려가기 위해서는 상담·심리 관련 수업이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해주지 않을까? 학생들에게도 이 시간이 선물 같기를 바라며 어떻게 1년의 수업을 마무리하면 좋을까 고민하던 중 우리의 시간을 책자로 엮어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3월부터 온라인 수업 출석과제로 ‘나의 감정사전’을 작성하도록 하였다. 예를 들어, ‘벅찬’이란 감정의 사전적 정의는 ‘감당하기 어렵다. 감격·기쁨·희망 따위가 넘칠 듯이 가득하다’이다. 이 감정을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하도록 하는 것이다. ‘벅찬’ 감정에 대해 어떤 학생은 ‘겨울에 산책하면서 김동률 노래를 들을 때 느끼는 감정’이라고 표현했고, 또 어떤 학생은 ‘오늘은 내 생일이지만 티내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조용히 넘어가려고 했는데, 집에 들어서니 가족과 친구들이 깜짝파티를 준비했다. 그때 느끼는 감정’이라고 표현했다. 자신을 알기 위해서는 크게 감정·사고·행동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중 가장 파악하기 어려운 것이 감정이다. 내 생각과 행동 기저의 감정이 어떤지 모르는 학생도 있고, 감정의 미분화가 잘 교육되지 않아 단순히 ‘좋다’, ‘나쁘다’의 흑백논리로 극단적인 감정만 느끼는 학생도 있다. 일상에서 놓치는 섬세한 감정들을 알아차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고, 이 과제는 중요한 작업이 될 거라 생각했다. 아직 발간 준비 중이지만, 학생들에게 뿌듯함과 행복을 선물할 수 있는 수업결과물이 되길 기대한다. 전문상담교사 수업 QA 전문상담교사가 수업하는 것이 대다수 학교에서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많은 질문을 받곤 했는데 그 부분들을 공유하고자 한다. Q. 상담교사가 수업에 들어가면 어떤 점이 도움이 되나요? 이 부분은 말 하고 싶은 부분이 참 많다. 첫째로 개인상담 중인 학생의 학급 내 역동을 볼 수 있다. 상담시간 중에 직접 말해준 모습 이상으로 학급에서의 적응 수준, 친구관계와 수업태도 등 다방면으로 학생을 탐색함으로써 더 깊고 효과적인 상담이 가능하다. 둘째로 도움이 필요하지만 의뢰하지 않은 학생을 직접 찾아볼 수 있다. 평소와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거나, 개인 심화탐구활동지에 도움이 필요하다고 적극적으로 요청하는 학생들도 있다. 수업을 하지 않았다면 만나기 힘들었을 학생에게 먼저 다가갈 수 있다. 셋째로 학교생활이 더 즐겁다. 위(Wee)클래스 특성상 독립적인 공간을 사용하다보니 동료교사와 친해질 기회가 적다. 그러나 수업을 하면 동료교사와 친밀해질 기회가 많아진다. 외향적인 성격이라 선생님들과 친해지고 어울리는 게 너무 큰 힘이 되었다. 또한 고통을 호소하고 부적응적인 학생들을 주로 상담하다 보니 심리적 소진이 올 수 있는데, 학급에서 잘 기능하는 학생들을 만나게 되면 상담교사로서 심리적 소진을 예방할 수 있다. Q. 반대로 상담교사가 수업하면 어떤 어려운 점이 있나요? 상담하면서 수업하는 것이 기쁘지만, 현실적으로 바쁘고 힘들 때가 많다. 소진이 오는 주기가 짧아지는데 그럴수록 나를 더 잘 살피려고 노력한다.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서 하고, 개인적으로 상담도 받고, 동료교사의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또 어려운 점은 학생들에게 단호해지기가 쉽지 않다. 교실에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상담실에서도 봐야 하니 학생들을 생활지도하고 교육할 때 단호해지는 것이 너무 어렵다. 이 부분은 동료교사의 조언과 지혜가 많이 필요하다. 상담교사에게 수업은 학교상황에 따라 매우 다를 수 있다. 현재 근무하는 학교는 가정 내에서 개인적으로 상담 및 약물치료를 받는 학생이 많아 교내 개인상담 신청률이 그리 높지 않다. 만약 고위험군의 상담사례가 매우 많다면 수업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Q. 평가가 없다 보니 학생들의 집중을 끌기 쉽지 않을것 같다. 학생들 양심에 호소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했지만, 1년 내내 집중력을 요구하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우선적으로 활동지를 적극 활용했다. 빈칸을 많이 뚫어서 참여할 수밖에 없도록 유도했다. 현재는 매 수업시간 끝나고 활동지를 거뒀는데, 내년부터는 학기 말에 일괄적으로 활동지 검사를 할 예정이다. 이는 학생들에게 나름의 강제성을 부여하면서 생기부 작성할 때도 유용하다. 두 번째로 학생들이 좋아하고 관심을 가지는 시청각 자료·교수학습매체·간식을 활용한다. Q. 일주일에 한번 보면 친밀해지기 힘들 텐데 어떻게 하나요? 위클래스 홍보를 하며 개인상담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학생들과 함께할 수 있는 활동들을 많이 하려고 노력한다. 예를 들어 교내 동아리(또래상담), 사제동행 독서모임, 서울 희망교실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소외되고 힘든 학생들을 살피고 친밀해질 기회를 얻을 수 있고, 점점 친해지는 학생들의 범위가 넓어질 수 있었다. 글을 마치며 교사로서 상담과 수업을 통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교육목표는 ‘사랑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자기이해를 바탕으로 스스로 사랑할 줄 알고, 그 사랑이 흘러넘쳐 가까이 있는 소중한 사람들을 사랑할 줄 알고, 더 나아가 범위가 점차 확대되어 모두가 더불어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이 말이 낭만적이고 추상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사랑은 아주 구체적인 작은 행동으로 표현된다고 믿는다. 이 작업이 쉽지 않겠지만 학생들과 계속해서 하고 싶고 교사로서도 상담자로서도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적절하고 건강하게 사랑을 베풀 수 있는 ‘상담교사’가 되고 싶다. 어떤 교사로 기억되고 싶냐는 질문에 예전에는 주저 없이 ‘졸업 후 찾아가는 교사’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나는 잊히는 교사가 되고 싶다. 상담자의 숙명은 학생이 불행하고 고통스러울수록 관계가 가까워지고, 행복하고 건강해질수록 멀어진다. 아이들이 자라서 성인이 된 후 청소년기를 되돌아봤을 때, 교사인 내가 떠오르는 게 아닌 그저 그 시절이 좋았다는, 행복했다는 기억만 남았으면 좋겠다. 그러기위해 살아갈 힘을 얻고 내면에 발견하지 못한 잠재력이 움틀 수 있도록 거름과 같은 역할을 하고 싶다. 이 마음을 가득 안고 학생들이 사랑받고 있다고 느낄 때까지 용감하게 사랑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