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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검색현행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이하 공교육정상화법) 시행령에 따라 내년 3월부터 초등 1, 2학년 방과후 영어수업이 금지된다. 이에 대해 사교육 부담 가중과 저소득층, 농어촌 학생의 교육소외가 심화될 것이라는 현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공교육정상화법 제8조에 따르면 학교는 편성된 학교 교육과정을 앞서는 교육과정을 운영 할 수 없다. 이는 방과후학교도 마찬가지다. 현재 초등 1, 2학년 방과후 영어수업은 공교육정상화법 제16조 제4항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로 적용이 제외돼 내년 2월 28일까지 운영이 유효한 상태다.교육부가 관련 정책 연구에 들어간 가운데 현장에서도 폐지냐 유지냐를 놓고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폐지 측은 방과후학교도 정규교육과정에 대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울 A초 교장은 “모국어를 제대로 배워야 할 시기에 영어 학습에 몰두하는 것이 아이들 발달에 맞는지 염려된다”고 말했다. 경기 B초 교장은 “요즘 부모들은 자녀를 학업에 얽매지 않는 추세라 1, 2학년 영어 방과후교실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며 “이 시기에는 기초학력만 기르게 하고 교과보다 체험, 활동 위주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하지만 유지 측은 선행학습의 유발주체인 사교육 대책 없이 방과후학교만 금지시키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농어촌 소규모학교의 우려가 컸다.전남 C초 교장은 “사교육도 같이 규제를 해 출발선상을 같이 만들면 모를까 학원도 없는 시골 학생들은 영어를 배우고 싶어도 기회조차 없다”며 “농어촌 학생들이 영어에 약하고 결국 대입에서 밀리는 등 갈수록 교육격차가 심화되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충북 D초 교장도 “도농간 학력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법 적용에 지역 격차나 상황, 수요자 요구 등을 함께 고려해 유연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학생 유출을 걱정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충북 E초 교장은 “매일 아침 도심 학교로 등교했다가 학원버스를 타고 귀가하는 아이들이 많은 게 농촌 현실”이라며 “그렇게 전학을 가 작년 50여 명이던 학생이 올해는 반 토막이 났는데 방과후학교마저 규제하면 더 줄어들 게 뻔하다”고 토로했다.경기 F초 교장은 “영어 방과후학교를 내실 있게 운영해 인근 영어학원이 문을 닫을 정도로 사교육 경감 효과를 거뒀다”며 “법으로 막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영어학원은 한 달 30~40만원인데 방과후학교는 10분의 1수준 비용으로 질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며 “이미 유치원 때부터 영어교육이 시작되는 상황에서 법이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이헌구 교총 정책추진국장은 “대책 없는 폐지는 사교육만 키우고 소외계층의 교육격차를 더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며 “허용기간 유예, 법 개정 등을 원점에서 재논의 할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다.교육부 관계자는 “농어촌 학생들의 교육기회 박탈 등 문제점에 공감하고 있다”며 “시행령 개정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관련 부서와 논의 중에 있다”고 답변했다. 김예람 기자 yrkim@kfta.or.kr
역사를 영어로 적으면 히스토리(History)다. 여기에 착안해 어떤 사람은 역사가 대부분 남성들의 이야기를 적은 것이라고 한다. 조금 과격해 보이는 이 말은, 틀린 말이 아니다. 역사에서 여성의 이야기는 특별하다. 세상의 반이 여성이지만 과거의 역사 기록은 그렇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 지금부터라도 역사 기록의 방향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우리나라 역사 기록도 예외는 아니다. 그런 남성들의 기록에서 여성들을 찾아보는 노력을 해 보면 어떨까. 여성의 삶을 혼자 개척한 모습도 있지만 이번에는 부부의 이야기를 찾아보려 한다. 번잡한 것 같지만 사람의 인생은 외로운 것이라고 한다. 그런 긴 인생을 같이 갈 누군가가 옆에 있다는 건 위안이며 삶을 살아갈 힘이 될 수 있다. 가을을 맞아 꼭 배우자가 아니더라도 우리에게 소중한 ‘더불어 살아가는 인생’의 가치를 생각해 볼 역사 유적을 찾아본다. 단양 온달산성우리나라 사람 중 ‘바보온달과 평강공주’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워낙 유명하다보니 약간의 부작용이 있다. 실제 역사 사건이 아니라 ‘전래동화’ 쯤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두 사람은 삼국사기 ‘열전 ’에 등장하는 역사 속 주인공이다. 몇몇 역사 사건에도 온달이 등장한다. 역사 유적도 있다. ‘온달산성’으로 추정되는 곳도 서울 광진구의 아차산성과 충북 단양의 온달산성 두 곳이나 있다. ‘신라에게 빼앗긴 영토를 되찾겠다’는 온달의 말과 연결해 본다면 단양의 온달산성이 그럴 듯 해 보인다.어떻게 이 산성에 온달의 이름이 붙었을까? 먼저 산성을 보자. 남한강을 따라 거슬러 올라 가다보면 평탄한 구릉으로 된 충주와 달리 단양쯤 이르면 높은 봉우리가 강을 굽어본다. 자연스럽게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게 되는데, 그 하늘과 닿은 곳에 산성이 있다. 둘레가 680m정도 되는 작은 산성이지만 돌을 깎아 세운 성벽의 모습은 위엄이 가득하다. 이 산성은 원래 고구려 영토에 포함됐다. 하지만 고구려가 북쪽에서 전쟁을 치르는 동안 신라가 차지했다. 이를 원통하게 여긴 온달이 산성을 되찾고자 왕의 허락을 받아 온 것이다. 그러나 전쟁을 시작할 즈음, 흐르는 화살 하나가 온달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여러 전쟁에서 큰 승리를 거둔 온달로서는 어이없는 죽음이었다. 공을 이루기는커녕 제대로 싸움도 한 번 못해보다니.원통함은 뜻밖의 상황을 만들었다. 온달을 눕힌 관이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고구려 군으로서는 대장을 잃었으니 계속 전쟁을 할 수도 없고, 대장을 버리고 퇴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진퇴양난에 빠졌을 때 평강공주가 관을 찾았다. 슬픔으로 정신을 잃을 만도 한데 공주는 상황을 파악했다. ‘죽고 사는 것은 이미 결정됐습니다. 이제 떠나시지요.’ 관을 어루만지며 공주는 죽은 온달을 달랬다. 온달이 여기에 오기까지 공주가 있었다. 지혜로운 부인이며 스승이었을 공주의 마지막 말을 온달은 받아들였다. 드디어 온달의 관이 움직였고 군대는 무사히 퇴각할 수 있었다. 그러고 보면 온달 이야기의 주인공은 평강공주인 셈이다. 이야기의 제목을 ‘평강공주와 온달’로 바꾸는 것도 좋겠다.온달산성으로 오르는 길은 무척 힘들다. 이런 곳에서 전쟁을 하겠다는 온달의 용기가 무모하게 느껴질 정도다. 땀을 닦고 산성에 오르면 어려웠던 여정이 보상된다. 눈앞에 시원하게 펼쳐지는 남한강, 그리고 하트 모양의 아름다운 온달산성 전체 모습을 볼 수 있다. 성벽 어딘가에 앉아 이들 부부 이야기를 생각해보면 가을은 금세 사람들의 마음을 파고 들 것이다. 익산 미륵사 터 익산 미륵사 터는 백제를 대표하는 역사 유적이다. 아니, 우리나라 고대사를 대표하는 장소다. 그래서 늘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최근까지 복원공사를 한 서쪽 석탑을 포함해 세 개의 구역으로 나뉜 절터의 거대함은 사람들을 압도한다. 백제 역사 기록이 부족하기만 한 지금, 미륵사의 옛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또 다른 백제를 찾을 수 있다.미륵사 터에 도착하면 전시실의 안내문이나 누군가의 설명을 통해 ‘무왕’이 ‘왕비’의 요청으로 이 절을 짓게 됐음을 알게 된다. 무왕은 ‘마를 캐던 아이’ 곧 ‘서동’이며 의자왕의 아버지로 백제의 강성함을 다시 찾은 왕이다. 삼국사기는 무왕이 법왕의 아들이라고 하지만 삼국유사에서는 무왕이 왕족일 가능성만 보여주는 정도다. 그런데 왕족이라 하더라도 마를 캐던 신분에서 왕이 될 수 있었을까. 실마리를 제공하는 것이 그 유명한 ‘서동요’다. 서동이 신라의 ‘선화공주’가 이미 자신과 가까운 사이임을 알려 부인으로 만들었다는 내용이다. 그러고 보면 당시 신라와 백제는 적대적이었을 텐데 어떻게 백제 왕족과 신라 왕족의 혼인이 가능했는지 궁금한 일이다.실제 많은 역사 연구자들이 이 부분을 해결하는데 노력을 기울였다. 그런데 최근 기운이 빠질만한(?) 역사 유물이 등장했다. 미륵사 터 석탑 아래에서 나온 ‘금제사리봉안기’에서 무왕의 왕비가 당시 백제 귀족인 ‘사택적덕’의 딸로 나왔다. 이제 나라와 나라를 넘나드는 기발한 사랑 이야기는 잠시 접어야 할 것 같다.그렇다고 무왕이 자신의 힘만으로 왕위에 올랐다고 얘기하기는 이르다. 바로 왕비, 신라의 공주는 아니었지만 백제 귀족인 사택적덕 가문과 왕비의 역할이 컸음은 분명한 일이다. 왕위에 오르고 또 권력을 잡아 백제를 대표하는 왕으로 자리를 잡는데 부인을 빼고 얘기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무왕은 거대한 불사(佛事)인 미륵사 건축을 왕비의 의견에 따라 진행한 것이다. ‘왕비’가 돼서 그런지 혼인 이전의 애틋한 삶은 그 뒤에 찾아볼 수 없다. 그렇지만 적어도 무왕에게 왕비는 은인이며 또 왕비로서 주요 문제를 상담할 파트너였을 것이다. 미륵사는 부부의 원대한 꿈을 이룬 공간인 것이다.
세월이 참 빠르다. 이제 80년대에 가르친 제자들의 자녀가 지금 중, 고교를 다니고 있는데 '공부를 잘 해야 할텐데 그렇지 않아 고민이 많다'는 이야기로 말을 걸어온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부요, 대학입시다. 아직도 대부분의 부모들은 좋은 대학에 보내는 것을 최고의 소원으로 안고 살아간다. 그래서 대입 설명회 계절이 되면 야구장에 시합을 보러 온 사람보다 더 많이 몰리는 현상이 있는 유일한 나라다. 만일 이 사실을 해외에서 온 특파원이 안다면 본국에 특종 기사로 보낼 뉴스 재료가 될 것이다. 소위 남들이 평가하는 좋은 대학에 들어가면 이 모든 문제를 풀고 부모의 소원을 해결하는 열쇠가 될까? 결코 답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대학 입시에 한문이 나오면 너도나도 한문을 잘 한다. 영작문이건 논술이건 교육 정책에 따라 신입생의 특정 분야 수학능력이 오르락내리락 한다. 교육 주도 국가경쟁력이라는 측면에서 그 어느 나라 정부도 우리 정부를 따라 갈 수 없다. 그런데 지금 우리 나라 노동시장 현실은 고등교육을 받은 인력이 흘러 넘치고 있다. 수요보다 공급이 너무 많다. 그래서 고급 인력의 취업은 더 어렵다. 길이 없으니 공무원 고시학원을 넘겨보고 있다. 대학진학률이 조금 낮아졌지만 아직도 OECD국가중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것이 대한민국 교육의 현실이다. 고급 인력 과잉으로 시장의 수요가 없는데도 계속 이 길만을 가겠다고 고집하는 것은 고용시장을 제대로 읽지 못한 당사자들의 지식의 부족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부의 책임도 크다. 정부는 이러한 분야의 연구를 하여 지속적으로 국민들에게 신호를 보내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이제는 공부 판을 다시 짜야 할 때이다. 높은 학력만으로 좋은 직장을 가지게 됨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기대는 잠깐 거두어야 한다. 세상이 그만큼 변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더 빠르게 변할 것이다. 2030년이 되면 의사가 하는 일의 70%를 AI가 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빠르게 발전하는 인공지능 기술영향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미래 일자리에 대하여 불안한 것만은 사실이다. 이러한 분위가 가속화되고 정권이 바뀌면 지나치게 국민을 의식한 결과 포퓰리즘 정책을 내놓기 쉽다. 그러나 이것은 당장 귀에 솔깃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부메랑처럼 돌아와 건강한 국가와 사회의 발전을 해칠 수도 있다. 경제 포퓰리즘만 있는 게 아니다. 문제가 되는 정책은 ‘교육 포퓰리즘’이다. 우리 정부는 그 힘을 국력 강화에 써야 한다. 모든 학부모의 소원이 된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영어를 잘할 수 있을까’하는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이다. 얼마 전에 『미래 시민의 조건-한국인이 알아야 할 민주주의 사용법』이라는 책을 쓴 로버트 파우저 전 서울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정말 징그러울 정도로 우리말을 잘 한다. 그 비결이 궁금했다. 교재는? 신문이었다. 그리고 모르는 것을 찾을 수 있는 사전이었다. 모르는 단어를 찾아가며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중심으로 한국어·일본어를 공부했다고 한다. 이렇게 노력한 그는 한국어도, 일본어도 아주 잘 한다. 우리 어른들이 보여주어야 할 것, 바로 신문을 제대로 읽는 것이다. 그러나 시대가 디지털화 되면서 종이 신문이 점차 사라져 가는 모습이 아쉽다. 신문 보는 어른이 안 보이니 아이들이 보고 배울 것이 없다. 그러나 일본은 아직도 100만부를 발행하는 지역 신문이 수없이 많은 현실을 우리는 옆에서 그냥 보기만 있어야 할 것인가. 자신도 자 모르면서 미래가 어떠하다고 이야기하는 어른이 많다. 모두 맞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많은 정보 가운데 자신에 맞는 정보를 잘 습득하여 미래를 개척하여야 한다. 그 재료가 바로 신문이다. 신문의 사설과 칼럼은 국어수업의 좋은 자료이고, 정치와 경제면은 사회수업의 최신 자료이다. 신문에 등장하는 자료와 통계 그래프는 수학과 연결되어 있고, 과학적인 지식과 연구, 노벨상 수상자와의 인터뷰는 과학교육과 관련시킬 수 있다. 체육은 스포츠와 건강면이 지원하여 줄 것이며, 미술 학습은 광고나 만평을 통하여 읽어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산출될 수 있다고 믿는다. 확실한 공부법의 핵심은 세월이 가도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다.
교총 “공개전형 원칙·교단요구 반영 결과” 기간제교사·강사 처우개선 힘써야 정규직화로 논란이 됐던 교육분야 비정규직 강사직종 중 유치원 돌봄교실 강사와 유치원 방과후과정 강사만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다. 기간제교사를 비롯한 영어회화전문강사, 스포츠강사 등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교육부는 11일 정규직전환심의위원회 결과를 바탕으로 마련한 ‘교육분야 비정규직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8월 8일부터 7차례 회의를 한 심의위원회는 시도교육청에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통해 기간제교사의 경우 청년이 선호하는 일자리인 정규 교원 채용의 사회적 형평선 논란 등을 고려해 정규직 전환이 어려운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기간제 교사는 국공립학교 3만 2734명을 포함해 4만6000여 명이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국공립학교 7개 강사 직종 가운데 유치원 돌봄강사 299명, 유치원 방과후과정 강사 735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지만 영어회화전문강사 3255명, 초등스포츠강사 1983명, 산학겸임교사 404명, 교과교실제강사 1240명 등은 전환대상에서 일단 제외됐다. 시도별로 운영이 상이한 다문화언어강사의 경우 시도교육청이 결정하도록 했다. 돌봄교실과 방과후과정 강사의 경우 유아교육법상 행정직원에 해당하고, 많은 시도교육청에서 학교회계직원으로 구분해 이미 전환이 이뤄진 점을 고려해 무기계약직 전환을 권고했지만 영어회화 전문강사는 채용의 공정성과 교육현장의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전환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초등 스포츠강사도 정부 공통 가이드라인 상 정규직 예외사유로 규정된 점, 일자리 창출 목적으로 시작된 점 등을 고려해 전환 대상에서 제외됐다. 산학겸임교사, 교과교실제 강사도 근무특성상 정규직 전환 대상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것이 교육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기간제 교사를 포함한 강사직종의 처우 개선 방안은 추진된다. 정규 교원과 기간제 교원 간 불합리한 차별이 없도록 성과상여금·맞춤형 복지비 등 처우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으며 방학기간을 채용 기간에서 제외하는 '쪼개기 계약'(분리계약) 등 불합리한 고용 관행도 개선할 것을 제안했다. 이밖에도 교육부는 정원외 기간제 교원 해소를 위해 정규 교원 정원 확대를 추진하고, 사립학교의 경우 교원 비율 개선과 정규 교원 확충을 유도할 계획이다. 또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된 강사 직종의 경우 계약 연장 시 평가 절차 간소화, 급여 인상 등 처우 개선과 고용 안정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이번 가이드라인 반영해 각 시도교육청은 자체 정규직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소속 기간제 교원, 학교강사, 학교회계직원의 정규직 전환 여부를 9월 말까지 최종 결정하게 된다. 신익현 교육부 지방교육지원국장은 “이번 권고가 구속력은 없지만 각 시도교육청이 정부차원의 가이드라인으로 요구했던 만큼 시도교육청에서도 그대로 반영될 것”이라며 “현재 운영 중인 심의위원회에 이행관리 기능을 더해 시도교육청 차원의 정규직 전환 및 처우 개선이 내실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발표와 관련해 한국교총은 논평을 내고 “기간제교사·강사는 정규직 전환 대상이 아니다’라는 교총의 확고하고도 줄기한 주장과 ‘공개전형원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교육현장의 요구, 국민의 바람에 부응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김재철 교총 대변인은 “이번 가이드라인 마련을 통해 기간제교사·강사와 예비교원·현직교원 간에 큰 갈등과 반목이 발생한 것은 엄연한 현실”이라며 “우선적으로 교직사회의 화해와 화합을 도모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대책을 신속히 마련해 시행해야 함은 물론 이번 논의 과정에서 기간제교사·강사의 처우·근로조건의 열악함도 널리 알려지게 된 만큼 동일조건에서 차별받지 않고 일한 만큼 대우받을 수 있도록 처우 및 근로조건 향상에 힘써달라”고 촉구했다.
상대 의도 파악하는 연습해야두괄식의 간결한 답변 바람직 학생부종합전형이 확대되면서 면접에 대한 관심이 높다. 경희대 입학전형센터가 지난 2월 전국 입학사정관 2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평가중요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지원학과와 관련된 교과 성적이고 그 다음이 면접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이 면접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고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학생: 선생님, 면접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교사: 학생은 면접이 뭐라고 생각해요? 학생: 면접은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펼쳐서 상대를 설득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어요.교사: 이론으로는 학생 말이 맞을지 몰라요.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본인이 면접관인데 학생이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똑 부러지게 말한다면, 그리고 어떤 질문에도 마치 대본 읽듯 완벽하게 대답한다면 평가는 어떨까요? 학생: ‘진짜 똑똑한 학생이구나’라는 생각이 들 것 같은데 빈틈 없는 학생이랑 계속 이야기하다 보면 로봇이랑 대화하는 느낌이 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교사: 그렇죠? 먼저 면접관과 소통할 수 있어야 해요. 공감능력이 필요하다는 거죠. 면접관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듣고 그가 듣고 싶어 하는 말에 대해 진솔한 답을 할 줄 알아야 해요. 학생: 그럼 생각을 논리적으로 말해서 상대를 설득하는 게 면접이라는 건 틀린 건가요?교사: 아니죠. 상대방에게 자신의 역량을 어필함으로써 꼭 입학하고 싶다고 말하는 것은 필요하죠. 그런데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에 남의 말을 잘 듣고 공감하고 소통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는 거예요. 면접을 위한 면접공부를 해서는 안 된다는 거죠. 학생: 평소에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교사: 상대방이 원하는 말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반응하는 연습을 해야 해요. 물론 억지로 반응하면 거짓임이 드러나니까 진심으로 상대방 말에 공감할 줄 알아야 한다는 거죠.면접은 말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면접관 앞에서 자신의 공감능력과 소통능력 뿐만 아니라 서류로 제출된 학생부와 자소서에서 다 보여줄 수 없었던 자신의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역량을 충분히 발휘했더라도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다면 낭패에 빠지기 쉽다.면접을 준비할 때는 첫째, 면접관의 질문의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도에 맞는 생각을 명료하게 전달함으로써 ‘논점일탈’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대답을 할 때에는 두괄식으로 간결하면서도 분명하게 말하는 게 좋다. 답변의 구조는 자신의 생각을 먼저 말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저는 ~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 이기 때문입니다’, ‘이 활동은 저에게 ~한 점에서 의미가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이기 때문입니다’라고 대답하면 좋다.둘째, 서류를 기반으로 지원동기와 학업계획이 확실해야 한다. ‘나는 이런 이유로 해당 학과에 입학하고 싶고, 이런 준비를 해 왔다. 그리고 비전을 성취하기 위해 이런 활동을 할 예정이다’라는 것이 머릿속에 잘 정리돼야 한다. 면접관은 학생부와 자소서를 토대로 질문하기 때문에 서류에 대한 정확한 인지는 물론이고 스스로 예상 질문을 만들고 대답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셋째, 해당학교에 대한 인재상과 학과 특성을 파악해야 한다. 면접에서는 이 학생이 해당 학교와 전공에 적합한 학생인지를 체크한다. 때문에 홈페이지에 들어가 하나하나 살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인재상은 무엇인지, 교수는 누구인지, 어떤 연구를 했는지, 그 학과에 어떤 동아리가 있는지 등을 살펴봄으로써 그 대학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넷째, 기출문제를 확인해야 한다. 대학 기출문제는 입학처에 탑재된 ‘선행학습 영향 평가보고서’를 통해 기출 면접 문항을 체크하고 출제의도와 해설을 참고해 대비해야 한다. 만약 제시문 기반 심층면접을 본다면 인문계열은 영어제시문의 출제 여부와 난이도를 점검해봐야 하며, 자연계열의 경우 수학이나 과학 중 어느 과목의 개념이나 원리가 중요한지를 파악해 문제를 풀어보면서 미리 경험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학교 홈페이지나 유튜브에 탑재된 면접동영상을 보면서 진행 과정과 방식도 확인해야 한다. 대학에 따라 공통제시문을 주고 답변 준비시간을 주는 학교도 있고 그렇지 않은 학교도 있다. 또 발표면접, 심층면접, 토론평가 등 다양한 형태의 면접이 있기 때문에 미리 확인해 실제 면접일에 당황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6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3학년 모의평가가 전국에서 실시됐다. 이날 시험은 1교시 국어, 2교시 수학, 3교시 영어, 4교시 탐구(한국사 필수) 영역으로 나눠 치러졌다. 더군다나 6월에 이어 치러진 이번 9월 시험은 수능에 앞서 수험생이 수능 문항수준과 유형에 적응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교육과정평가원은 밝혔다. 그리고 고교 1 · 2학년 학생들은 인천광역시교육청이 주관하는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치렀다.
월요일 2학년 ○반 아이들을 대상으로 취미와 그것을 갖게 된 이유를 영어(What’s your hobby? Why?)로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아이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발표를 잘한 아이에게 약간의 포상을 주기로 했다. 처음에는 눈치 보며 발표를 망설였던 아이들이 포상한다는 말에 발표를 자청하는 아이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나름대로 자신의 평소 취미 생활에 대해 알고 있는 어휘를 최대한 활용하여 발표했다. 영어 발표에 대한 부담에도 대부분 아이가 소신껏 발표했다. 발표 결과, 독서가 취미인 아이들이 제일 많았으며 다음으로 음악 감상과 영화 감상 순이었다. 대학 입시의 부담 때문일까? 컴퓨터 게임이 취미인 아이는 거의 없었다. 그 외 취미로 웹툰 만화 읽기, 등산, 인터넷 서핑, 헬스, 글쓰기, 그림 그리기, 낚시, 여행, 요가, 명상 등이 있었다. 그리고 가족과 함께 취미를 즐기는 아이들도 더러 있었으며 2개 이상의 취미를 가진 아이들도 여럿 있었다. 어떤 아이는 봉사활동을 취미(趣味)라고 말해 주위 아이들의 시선을 끌었다. 매주 실시하는 봉사활동은 자신의 삶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봉사활동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웹툰 만화를 즐겨보는 것이 취미(趣味)인 한 아이는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는데 취미 생활이 많은 도움을 주었다며 아이들의 부러움을 샀다. 아이러니하게, 학업 성적이 우수한 아이들이 취미 생활을 더 잘 즐기는 것으로 드러났다. 취미 생활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시간이었다. 그래서일까? 취미 생활을 주중보다 주말과 휴일을 이용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취미 생활을 잘 활용하는 아이들의 공통점은 교우관계가 원만하였으며 학교생활에 덜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았다. 더군다나 수업시간 집중력이 뛰어나고 표정 또한 밝아 보였다. 사실, 입시로 인한 스트레스 해소에 취미 생활만큼 좋은 것은 없다. 그런데 문제는 그 어떤 취미 생활 하나 없는 아이들이었다. 취미 생활이 없는 아이들 대부분은 무료한 시간을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보내는 것이 전부였다. 그리고 이 아이들은 자투리 시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를 잘 모르고 있었다. 행동 또한 능동적이 아니라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많았다. 물론, 모든 아이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아무튼 최선책은 아니겠지만, 이러한 아이들을 위해 학교 차원에서 ‘1인 1 취미 갖기 운동’을 전개하는 것도 좋을 듯싶다. 취미가 생활의 활력소를 불어넣고, 삶의 여유를 갖게 해주는 만큼 취미가 없는 아이들은 자신의 현 여건을 고려하여 취미 생활 하나쯤 갖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아이들은 ‘좋은 취미 하나가 특기로 신장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자신이 가진 취미(趣味)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엄미혜(사진) 전북 성당중 교사가 지난달 22일 전북대에서 영어교육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엄 교사는 ‘한국인 영어교사의 동기유발 척도 개발 및 타당화(Development and Validation of an Instrument to Measure Korean English Teacher’s Motivational Strategies)’를 주제로 연구한 논문을 제출했다. 영어교사의 동기유발이 학생 학업성취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최근 각광받는 거꾸로수업은 동영상 자료 준비 등이 큰 부담이다. 이때 EBS 중학 사이트의 교육 콘텐츠와 클립뱅크를 활용하면 손쉽게 거꾸로 수업을 준비할 수 있다. 우선 수업부터 디자인 해보자. 거꾸로 수업을 적용할 교과와 단원, 차시를 선정하고, EBS 중학에 로그인 한다. 상단에 있는 메뉴 바에서 ‘나의 학습방’을 클릭하고 ‘나의 클립 담기’를 실행한다. 폴더를 생성하고 이름을 만든 다음 다시 메뉴 바에서 ‘강좌’를 클릭해 ‘중학클립 뱅크’를 실행한다. 해당 교과, 학년, 단원과 주제에서 관련 있는 클립들을 ‘클립 담기’로 담는다. 그 다음 ‘나의 클립담기’에서 확인 후 활용할 수 있다. 학생들이 영상을 못 보고 오는 경우가 간혹 생긴다. 막상 수업을 시작하려는데 “선생님 어제 학원 갔다 오고 자료 볼 시간이 없었어요”, “선생님 학원 숙제가 많아서 못 봤어요”라는 대답에 결국 다시 책을 펴고 교과서와 진도에 따라 수업하게 되곤 한다. 이런 상황에서 EBS 클립으로 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EBS 영상 클립들은 대체적으로 3~5분의 짧은 영상이기 때문에 수업 전, 후에 간단하게 볼 수도 있다. 그 다음 수업시간에 그 부분에 대해 토의 토론 학습을 하게 되면 거꾸로 수업이 간단하게 이뤄진다. 거꾸로 학습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학습에 대한 동기를 유발하거나 간단한 개념을 정립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이런 클립형 영상들은 스마트폰으로도 볼 수 있고, 언제 어디서든 간단하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수업 자료 준비에 부담을 덜어준다. EBS수업강좌를 활용해 거꾸로 수업을 하고 싶다면 ‘학습 DIY’를 이용하면 된다. 메뉴 바에서 ‘강좌’를 클릭하고 ‘학년별 보기’ 또는 ‘과목별 보기’를 선택한다. 적용하고자 하는 단원 또는 주제를 선택해 ‘DIY 담기’에 넣고, 메뉴 바에서 ‘나의 학습방’을 클릭한 뒤 ‘DIY 강좌’에서 사용한다. 강의가 평소 수업과 같은 40분 정도의 시간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강의를 들으면 미리 개념이나 원리들을 학습할 수 있다. 이외에도 EBS 중학에 있는 콘텐츠들을 살펴보면 기초부터 심화까지 암기는 필요 없이 원리학습과 스토리텔링으로 혼자 공부해도 충분한 ‘필독중학’ 프로그램이 있다.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의 개념이 이해되지 않는 학생이라면 ‘개념끝장’ 프로그램이 있다. ‘등업신공’과 ‘중학 내신 완성’은 중학내신 등급을 올려주는 EBS TV중학 평가문제풀이 강의다. 자주 출제되는 유형의 서술형 문제 풀이 수업과 다양한 유형의 문항을 연습해 봄으로써 학교시험에 대비할 수 있다. 또 중간, 기말 평가 대비를 위한 ‘중간, 기말 시험대비 문제풀이’ 강의는 학교시험을 효과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유형의 난이도별 문제들과 모의시험 문제를 학습할 수 있는 강좌다. 수학, 영어과 같은 교과는 ‘중학 ⓜ포스 수학’와 ‘중학 ⓔ포스 영어’ 강좌를 활용하면 효과적이다. 특히 ‘데일리 서술형 수학’과 ‘한 장 수학’은 서술형 수학 학습의 습관 만들기를 돕는다. ‘영어 듣기 특강’과 ‘The 더 중학영어’는 중학교 영어듣기의 기본과 문법, 독해, 어휘 등 중학 영어의 모든 분야를 총망라하는 중학영어 학습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수학과 영어에 관한 프로그램들로는 ‘EBS 기초 영문법’, ‘단기 특강 영어’, ‘수학 N제’가 있다.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공부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학습비법특강’, 15일이면 개념을 완성시켜주는 ‘15일의 기적’,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애니메이션을 통해 창의적 사고를 일깨워주는 ‘스토리텔링’, 한국사 유물에 대한 수업을 체험할 수 있는 ‘신쌤’의 ‘한국사 유물 탐험대’와 같은 프로그램도 효과적이다. 징검다리라고 할 수 있는 예비 중학생과 예비 고교생에게는 ‘중학 예비 과정’, ‘중3 고1 징검다리’, 기념부터 고급 문제해결을 위한 사고력을 길러주는 ‘왕기초 중학’과 ‘백점 공략’이 좋다. 2018년부터 중학교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이 전면 실시 된다. 국어·영어·수학 못지않게 중요해진 소프트웨어 교육을 대비한다면 ‘Hello! EBS 소프트웨어!’와 ‘EBS 소프트웨어’를 참고하길 추천하고 싶다.
경북 점촌고(교장 유인식)는 2013년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자율형 공립고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 기간 동안의 운영 성과를 인정받아 교육부로부터 자율형 공립고로 재지정됐다. 이에 따라 점촌고는 2018년∼2022년 5년간 자율형 공립고 운영이 가능해졌다. 점촌고는 자율형 공립고로 지정된 이후 영어, 수학교과 수준별 수업, 야간 및 주말특강, 논술특강, 대학입학처 방문, 진로특강 등 학생들의 학력향상 및 진학을 위한 학생 맞춤형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또한, 탄력적인 교육과정 운영과 특색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특히 지ㆍ덕ㆍ체를 고루 겸비한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해「매봉 삼품(三品)제」운영으로 학력 위주의 일반고 위기를 극복했다. 지난 5년 동안 교육부, 경상북도교육청,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매년 2억원 상당의 재정 지원과 교육가족 공동체의 적극적인 참여로 지방 소도시의 교육 인프라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2015년 제13회 전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교 교육부총리 표창, 고2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보통학력 이상) 전국 1위, 경상북도교육청 학력우수교에 선정되는 등 많은 성과를 거뒀다. 점촌고는 재지정 이후에도 재정적 지원과 교육공동체를 바탕으로 자율형 공립고의 장점과 특성을 살려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할 계획이다. 유인식 점촌고 교장은“학생들의 학력향상 뿐만 아니라 내실 있고 다양한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의 중심이 되고 선도적 모델이 될 수 있는 학교를 만들고, 글로벌 인재육성의 산실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올 치러지는 2018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영어 절대평가가 시행된다. 이는 영어교육의 변화를 일으키는 정책 결과이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가 외국어고와 국제고 폐지를 공언하면서 영어 사교육을 둘러싼 학부모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입시에서의 중요성 감소로 영어교육 비중을 줄이는 것과 국경 없는 IT시대 세계 공용어로서 영어의 위상이 강화되고 있는 현실 사이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를 놓고 학부모들은 방황하고 있다. 입시뿐 아니다. 취업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했던 토익, 토플 등 국제 공인 영어능력평가시험도 공공기관을 필두로 한 블라인드 채용의 여파로 등등했던 위세가 전만 같지 않다. 이러한 정책변화가 우리 교육에서 영어교육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수능 영어는 이제 90점을 넘기는 게 지상과제다. 100점과 90점의 10점 차보다 90점과 89점의 1점 차가 훨씬 중요하다. 영어가 늘 100점인 극소수의 최상위권 말고는 절대평가로 바뀌었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게 없다. 자신이 수능에서 90점 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자신하는 비율이 과연 어느 정도가 될까를 예측하면서 학생 개개인에게 불안감은 지속된다. 이를 지켜본 학부모 심정은 “분위기만 어수선할 뿐이지 입시 영어에 목을 매야 하는 현실은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이다. 학교 교사들도 고민은 마찬가지이다. 지금 주어진 학교교육 교육과정 운영 만으로 수능의 수준에 도달할 수가 있는가에 의문을 갖고 있다. 수능 영어는 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따라가는 것만으로는 도저히 좋은 점수를 받는 것이 불가능한 높은 난이도로 이미 악명 높다. 이병민 서울대 영어교육과 교수가 ‘당신의 영어는 왜 실패하는가’(우리학교 발행)에서 분석한 바에 따르면, 50분간 풀어야 하는 수능 영어 읽기 지문에는 통상 4,000단어 내외의 단어가 등장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는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 수준의 글을 분당 130~200단어의 속도로 읽어야 하는 수준으로, 미국 고교생들이 읽는 교재와 비슷한 난이도다. 물수능이든 불수능이든 학교 교과과정과 시험 난이도 사이에는 이처럼 엄청난 격차가 있고, 이 격차는 사교육이 아니고는 메울 수 없는 구조다. 영어 몰입교육(영어로 다른 과목들을 가르치는 것) 도입으로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영어교육 열풍의 정점을 찍었던 이명박 정부 이래, 영어교육 정책의 무게중심은 외고 입시에서 지필고사 폐지(2010), 수능 영어 절대평가 도입(2014) 등 사교육 부담 경감으로 옮겨졌다. 초등생이 수능 영어와 토플 시험을 치르고, 원어민 같은 영어발음을 위해 유치원생에게 혀 설소대 제거 수술을 받게 했던 10여 년 전의 풍경을 떠올리면 지독했던 한국 사회의 영어패권에 균열이 가고 있는 건 환영할 만한 현상이다. 또, 의사소통 수단으로서의 영어실력과 이렇다 할 상관관계를 보여주지 못했던 각종 영어능력 지표들이 힘을 잃으며 그 지위가 격하되는 추세다. 도무지 질 줄 모르던 ‘영어권력’에 마침내 그늘이 드리는 조짐이다. 영어 사교육 억제 정책은 영어학원 폐업률에서 그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8월 25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유ㆍ초ㆍ중ㆍ고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 회화와 토플 등 영어 공인시험 준비 교육을 하는 어학원은 2009년 1,213개였던 것이 올 7월 현재 837개로 7년 반 사이 476곳이 문을 닫았다고 한다. 반면 국어 영어 수학 등 교과과목을 가르치는 서울시내 입시, 검정 및 보습학원은 2009년 7,538개에서 2017년 7월 현재 7,906로 362곳이 늘어났다. 교과 영어를 가르치는 입시학원은 늘어나고 다른 어학원들은 대거 줄어든 것이다. 증가하는 학원 폐업률의 원인으로는 학령기 인구 감소가 흔히 지적된다. 서울시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서울시내 학령 인구는 2010~2016년 사이 초등학생 21%, 중학생 30.4%, 고등학생 22.4% 줄어들었다. 하지만 입시 보습학원이 1.6% 늘어난 것은 인구 요인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그 내용이 바뀌었을 뿐 입시용 사교육은 여전히 왕성한 모습이다. 평가에서 중요한 것은 내용과 형식이다. 절대평가가 실시된다고 해서 학습 부담이 줄어드는 게 아니다. 절대평가에 걸맞은 내용과 형식의 변화가 논의돼야 하는데, 점수 반영 방식만 바뀌었다. 가장 시급한 건 영어 교육과정을 정비하는 것이다. 수능과 교육과정 사이의 이 막대한 격차를 줄이지 않으면 절대평가든 상대평가든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교육과정에서 무엇을 가르치고 평가해야 하는지 부터 정리하고, 사교육 없이도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진정한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것보다 우선되어야 한다.
딱 마주쳤다. 그녀는 사회학과 사무실에서 나오는 중이었고, 나는 졸업 상담을 하러 크리스티의 사무실로 가는 중이었다. 너무 가까이에서 마주쳤기 때문에 피해갈 방법이 없었다. 짧은 순간 그녀는 나의 눈치를 살폈다. 나는 애써 웃으려 했지만 부자연스러워 가볍게 '하이'하고 인사만 했다. 짧은 순간 그녀도 눈치를 챘는지 가볍게 인사를 하고는 다소 힘든 표정으로 내 옆을 스쳐 지나갔다. 처음이다. 그녀와 이런 식으로 인사하고 헤어지기는. 쇼잉, 그녀는 장학생들 킬러 학과인 브로웨이 교수의 Sociology 101 B의 우리 섹션 조교로 왔다. Sociology 101 클래스는 학생이 수 백 명에 이르기 때문에 교수가 일일이 관리를 할 수가 없어 조교를 두어 20여명씩 관리를 하게 한다. 조교들은 교수의 강의에 대한 보충 강의를 일주일에 두 번하고 학생들이 쓴 페이퍼나 시험에 대한 성적을 매기게 된다. 대부분의 사회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이 과목에서 상당한 점수를 잃게 된다. 특히 이 과목을 강의하는 교수는 세계 사회학회 회장을 역임할 정도로 권위있는 사람이어서 자기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 학생들에게 점수를 짜게 주기로 유명하다. 한 섹션에서 보통 한 두 명 A-를 받고 나머지는 모두 B+ 이하를 주도록 조교들에게 지시한다. 그렇지만 다른 교수에 비해 낙제 점수는 거의 주지 않는다. 이런 클래스가 장학생들에게는 제일 힘든 클래스다. 버클리 대학의 사회학과는 전 미국에서 제일 우수한 학과로 선정되었고, 그런 만큼 학생들의 수준도 세계 최고급이다. 그런 학생들 사이에서 A-를 맞는 다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최고의 성적을 자랑하는 학생들 대부분이 이곳에서 무너진다. 다른 학과는 보통 4학점인 반면 이 학과는 두 학기에 걸쳐 10학점이나 된다. 점수 좋은 학생들은 이 클래스에서 죽도록 긴장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클래스의 조교는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특히 점수 좋은 학생들에게는. 지난 학기 Sociology 101 A 과목 때 내가 듣고 있던 섹션의 조교는 점수를 매긴 페이퍼를 들고 클래스에 들어와서 목까지 차오른 울음을 참아가며 말했다. "너희들 보다 내가 훨씬 더 어렵다는 것만 알아 줘."그녀의 얼굴에 말할 수 없는 고통의 빛이 역력했다. 다 비슷한 페이퍼들, 50여 가지나 되는 조건 억지로 채워가며 점수 깎아 갈 때의 비통한 심정이 충분히 이해가 갔다. 그만큼 힘든 학과인 것이다. 쇼잉은 사회학과로는 드물게 중국에서 온 조교다. 미국 문화에 익숙해야만 가능한 사회학과 조교로 뽑혀 올 정도면 그녀의 실력이 어느 정도 인지는 짐작이 간다. 그러나 중국에서 성장한 그녀의 영어 실력은 까다로운 사회학과 강의를 다 감당해 내기가 쉽지 않았다. 학생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땀을 삐질삐질 흘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학생들 사이에 노골적으로 불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나와 같은 버클리 대학 주택 단지에 살기 때문에 가끔씩 같은 버스로 돌아오기도 했다. 힘든 과정 마치고 돌아오는 그녀의 얼굴은 거의 매일 상심으로 가득 차 있었고, 나는 그녀를 위로해 주곤 했다. 나의 위로가 힘이 되어 다소 밝은 표정으로 돌아올 때마다 한 어려운 사람의 짐을 가볍게 해 주었다는 사실이 적잖이 기뻤다. '꼭 이겨내라'는 내 말이 힘이 된다며 버스를 내리는 그녀는 버스에 오를 때와는 달리 발걸음이 가벼워져 있곤 했다. 통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대부분 그냥 그렇게 지내다 헤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학생이나 교수들 중에 대부분은 학교에 있는 동안만 만나고 별 의미없이 헤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다르다. 많은 부분에 생각이 같고 알게 모르게 통하는 것이 많았다. 오래 친구해도 좋을 만큼. 그 힘든 Sociology 101 B를 수강하는 동안 나에게는 적잖은 외적인 어려움이 겹쳤다. 아르바이트와 여름 학기 미국 상원 의원 인턴 준비, 그리고 13학점이 풀타임인 한 학기 학점에 조기 졸업하려는 욕심에 18학점이나 신청해 놓은 상태(보통 장애인들은 한 학기에 9학점 정도 수강)에서의 공부도 죽도록 어려운데 거기다 삼출성 중이염으로 두 달 반을 제대로 들리지 않는 상태에서 그 까다로운 Sociology 101 B를 성공적으로 해낸 다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학점을 줄이는 것, 상원 인턴, 혹은 신문사 리포터, 어느 것 하나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계속 무리를 했고, 쉬어야 낫는다는 중이염은 더 심해져만 갔다. 휠체어는 왜 그리고 고장이 잦던지. 그런 상황에서도 쉴새 없이 공부해 성적은 무척 잘 나왔다. 내 성적과 사정, 그리고 내가 미래에 해야 할 일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쇼잉은 필사적이다 싶을 만큼 열심히 나를 도와주었다. 귀가 잘 안 들리는 것을 알기 때문에 잘 듣지 못한 부분을 이해시키기 위해 일일이 도표를 그려서 다음 강의에 가져다 주고 수많은 설명을 이메일을 통해 보내 주기도 했다. "말만해, 네가 공부에 필요한 것 다 해 줄 테니까." 그렇게 말하는 그녀가 그렇게 다정하게 느껴질 수가 없었다. 두 번의 에세이 시험이 있었다. 첫 번째는 A-를 받았고 두 번째는 B+였다. 참여와 마지막 구두 시험이 두 번의 시험과 비슷한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잘하면 A도 바라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귀가 거의 들리지 않는데다 내가 말할 때마다 밖으로 나가지 않고 머리 안에서만 뱅뱅 돌아 말하기 조차 힘들어 토론에는 열심히 참여할 수가 없었다. 그런 사정을 쇼잉은 너무 잘 안다. 귀의 상태가 너무 심각했기 때문에 쇼잉이 그 정도는 참작해 주리라고 생각했다. 마지막 구두 시험은 모든 학생들이 긴장을 했다. 어떤 학생은 하도 긴장해서 교통사고도 일으켰다고 하고, 어떤 학생은 먹은 것 소화를 못시킬 정도라고 했다. 나는 그네들 보다 더 걱정이 됐다. 안 들리는 귀 때문에 강의를 충분히 소화를 못 시켰기 때문이다. 그런 상태에서 민감한 구두 시험을 친다는 것은 적잖은 위험을 안고 있다. 이런 사정을 안 쇼잉은 내게 마지막 혜택을 주었다. 페이퍼로 해 와도 된다는. 나는 고개를 저었다. 무언가 특혜를 받는 다는 것이 싫었다. 그 뒤로도 몇 차례 그녀는 몹시 걱정스런 눈빛으로 페이퍼를 종용했다. 그러나 나는 끝내 그녀의 말에 따르지 않았다. 나는 때로 이런 쓸 데 없는 고집을 부린다. 장애인에게 주어진 특권이라며 클래스에서 치르는 시험을 집에서 해 올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데도 거절했고, 장애로 인해 쓰는 속도가 느리니까 시간을 더 가지라고 해도 특별히 힘든 것이 아니면 그들의 호의를 거절하곤 했다. 힘든 구두 시험을 마치고 나왔을 때는 긴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이 학교에서 사회 학도로서 어려운 시험은 다 마친 것이다. 다소 힘들기는 했지만 그리 나쁜 점수는 나오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름 방학 기간 중 워싱턴 디시에서 인터넷을 통해서 나온 Sociology 101 B 점수를 보고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B였다. 버클리에서 받은 최악의 점수다. 나는 한동안 멍하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이럴 수가……. 그녀에 대한 일종의 배신감과 적잖이 데미지를 입은 평점이 나를 정신 못차리게 했다. 그녀는 내게 있어서 성적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잘 안다. 어려운 형편에 장학금에 의존해야 하고, 앞으로 내가 계획하고 나가려는 일에 있어 점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크다는 것도 그녀는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그녀가 내게 줄 수 있는 최악의 점수를 주었다. 강의가 제대로 들리지 않았고, 말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 다소 정상 참작의 여지가 있을 수가 있다. 그러나 그것은 나의 바람일 뿐이었다. 워싱턴에서 여름 학기 인턴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내 학사 관리를 하는 상담원이 학점 정정 신청을 하라고 했다. 하지만 다시 그녀를 대한 다는 것이 죽도록 싫어서 고개를 저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나의 성적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래, 그 똑똑한 본토 애들 속에서 이 정도 맞은 것도 다행으로 생각해야지. 성적에는 적응을 했지만, 쇼잉에 대한 앙금은 가라앉지 않았다. 빨간 단풍이 고운 지난 가을 어느 날, 상원 인턴으로 가느라 여름 학기에 듣지 못해 지연된 두 과목을 듣고 돌아오던 늦은 오후, 버스에 올라 눈을 들어 보니 쇼잉이 맞은 편에 앉아 있었다.그 날 그녀의 표정은 담담했다. 무언가 꼭 해야 될 말이 있기라도 한 듯. "내가 페이퍼로 내라고 했잖아."그 짧은 말 한마디에는 참으로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었다. 그녀의 애절하다 시피 진지한 표정은 일순간에 내 마음에 일었던 앙금을 씻어 냈다. "너는 페이퍼에 강하잖아. 그래서 내가 그렇게 졸랐는데……."나는 그녀를 향해 오랜만에 밝은 웃음을 건넸다. "괜찮아. 지금은 그 정도 맞은 것도 다행이라고 생각해. 그게 여간 힘든 클래스라야지."그녀의 표정도 참으로 맑았다. 학교 주변을 도는 52L 버스 밖으로 단풍이 참으로 고왔다. 그렇게 버클리 대학 생활을 마감하고 있었다.
대학에서 해마다 열리는 가요제('탤런트쇼'라고하지만 대부분이 노래로 출전하기 때문에 가요제로 칭하겠음)에 30여 명이 출전해 10여 명이 본선에 올랐다. 요란한살사 댄싱과 군악대, 음악 등의 식전 행사가 끝난 후에 본선이 시작됐다. 행사규모가 크지 않아 별 것 아니려니 생각했는데 심사위원도 음악과 교수를 비롯해 일곱 여덟 명이나 되고 출전한 사람들도 성악과 학생들이나 그렇지 않으면정말로 가수 뺨치는 쟁쟁한 실력의 소유자들이었다. 옆에 앉은 아내의 얼굴에 걱정의 빛이 역력했다. 등수안에 드는 것은 고사하고 너무 실력이 모자라 사람들한테 남편이 망신당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나역시 그랬다. 별 것 아닌 것처럼 이야기하는 친구들의 꼬임(?)에넘어가 출전 명부에 이름을 올렸는데 저렇게 잘하는 사람들과 대결을 해야 한다니. 후회스러웠지만 이제 돌이킬 수가 없다. 내가예심을 통과했다는 사실조차 믿기가 어려웠다. 또 하나 걱정스러운 것은 내 목소리는 변화가 심해 어느 땐 제대로 나오지만 어느 땐노래가 전혀 시원스럽게 나오지를 않는다. 오늘 그랬다가는 정말로 큰 망신을 당하게 된다. 드디어 내 차례가 되었다. 나는잘 될 수 있도록 조용히 기도하고 기타를 들고 휠체어를 운전해 무대에 올라갔다. 전주를 하는 동안 목소리가제대로 나올지 몰라 잠시 초조한 마음이 들었다. 대부분 첫 번째 음성이 시작되고 나면 그 날의 목소리 컨디션을 알 수가 있다. 전주가끝나고 조심스럽게 노래를 시작했다. 목소리가 최고의 컨디션이었다. 성공이다. 일단큰 망신은 면했다. 나는 안정된 음성을 바탕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노래를 불렀다. 감동적인 분위기로 만들기 위해 키를 높였고 그로 인해 생긴 다소 위험하다 싶은 높은음이 시원스럽게 터져 나왔다. 관객들의 분위기는 자기들이 알아들을 수 없는 한국어임에도 불구하고 나의 노래에 충분히감동하고 있는 표정이었다. 나의 열창이 끝나자 엄청난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몇몇사람들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생각 외의 갈채에 당황의 빛을 감추지 못한 채 무대에서 내려왔다. 무대를내려오는 동안에도 뜨거운 박수는 그칠 줄을 몰랐다. 내 뒤로 몇 사람이 더 노래를 부른 후에 노래 순서는 끝이 나고 심사가 시작되었다. 등수 안에 든다는 것은 상상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나와 아내는 행사장을 나갈 채비를챙겼다. 먼저삼등을 한 학생이 호명되었고 다음엔 2등 이제는 1등을 부를 차례다. 나가려다말고 1등하는 사람의 좋아하는 장면을 보고 싶어 무대를 보는 데 사회자가 마지막 페이퍼를 펼치고 큰 목소리로 외쳤다. "First place, SamKang!" 나와 아내는 깜짝 놀랐다. 아니, 내가1등이라니... 내가어안이 벙벙한 사이 사람들의 박수가 다시 한번 뜨겁게 터져 나왔고 나는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 1등상금을 받으며 나는 감격에 휩쌓였다. 다시 객석으로 돌아오는 동안 많은 교수며 친구들이 끌어안으며 나보다 더 기뻐했다. 아내도사람들로부터 끊임없이 끌어안기고 있었다. "정말 대단했어, 대단했어!" "샘, 네가 웬일이야. 너 이렇게 노래 잘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어." 친구들에 이어, 심사한교수들도 다가 와서 축하를 해 주었다. "대단한 실력이야, 아주 특이한 목소리를 가졌고 아주 감동적인 노래였어." "외국어로 노래하면 십분의 일로 감동이 줄어 드는 데, 그런상태에서도 너는 충분히 일등할 수 있는 실력이었어. 정말 잘했어. 축하해." 나와 아내는 수많은 사람들에 쌓여 축하를 받느라 한동안 그 자리를 뜰 수가 없었다.한참 후에 강당을 빠져 나오며 어린 딸아이에게 말했다. "아빠 1등 했다." 다음 날 학교에 갔을 때 많은 사람들이 모여 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학교 사무실에서 창문을 열고 지나가는 나를 부르곤 했다. 아침을 먹기 위해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는데 친구가 다가와서 말을 건다. "우리 학교에서는 지금 네가 어제 1등 한 것이 화제야." 그 일 후로 나는 학교의 큰 행사에는 거의 다 불려 다니며 노래를 하게 되었다. 대부분 영어와 한국어 가요 한 곡씩을 불렀는데 그때마다 사람들은 눈물을 흘리며 감동을하곤 했다. 행사가 주로 기말 시험과 겹쳐 기말 고사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그들에게 한국의 정서를알리고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좋아서 거절하지 않고 노래를 불러 주었다.
그동안 큰 논란 속에 국민들의 초미의 관심사였던 2021 대입수능 개편 계획이 결국 좌초됐다. 교육부는 2021 수능 개편 계획이 1년 유예돼 2022학년도부터 적용하기로 발표했다. 2021학년도 대입수능은 현재 중3 학생들이 치르는 첫 수능이다. 교육부는 이와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21 대입수능 계획 연장을 발표했다. 그동안 논란이던 2021학년도에 적용할 예정됐던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이 1년 늦춰졌다. 2021 수능은 일부 또는 과식 과목의 절대평가를 목표로 하고 이미 1,2안 등 두 안을 공표하고 8월 31일 최종 선정, 발표키로 했었다. 교육부의 이번 2021 수능 연기 발표로 현재 중학교 3학년 학생은 현행 체제로 시험을 치르게 됐고, 새로운 수능은 중2가 응시하는 2022학년도 수능부터 적용된다. 물론 이것도 현재 교육부의 계획이 변경되지 않는다는 단서 위에서의 예정이다. 이수 교육과정과 평가가 불일치돼 큰 혼란이 올 우려도 있다. 하지만, 이번 교육부의 발표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게 됐다. 특히 교육과정과 교과서, 수능이 일치되지 않고 불일치될 우려가 많다. 대입제도 3년전 예고제에도 어긋난다. 2017학년도 초등학교 1-2학년부터 적용 중인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연차적으로 중ㆍ고교 에 확대 적용된다. 그러나 2015 개정 교육과정이 내년부터 적용될 예정이어서 지금 중3 학생들이 공부는 개편 교과서로 하고, 수능은 기존 체제로 치르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다. 수능 개편 1년 유예에 따라 현재 중3이 응시하는 2021학년도 수능은 현행 수능(2018학년도)과 동일하게 치러진다. 교육부는 수능 절대평가 범위 등 개편 방향에 대한 교육주체 간 이견이 크고 사회적 합의도 충분하지 않았으며, 졸속 개편의 후유증 등을 고려한 고육지책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그동안 교직단체, 학부모 단체, 시민 단체, 학생, 학부모 등도 대부분 교육부의 졸속 수능 개편에 대해서 재고를 줄곧 요구해 왔다. 교육부는 대입 3년 예고제에 의해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2021학년도 수능 개편을 2016년 3월부터 추진해왔다. 이에 따라 지난 8월 10일에 2021학년도 수능 개편 시안을 발표하고, 총 4차례의 권역별 공청회 등을 통해 여론을 수렴했다. 여론 수렴 과정에서 고교 교육 정상화 등 문재인 정부의 교육철학을 반영한 종합적 교육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과 대입 정책을 미래지향적으로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많았고, 수능 개편안만 발표하기보다는 학생부종합전형을 포함한 종합적인 대입 전형 개편 방향을 함께 발표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한, 절대평가 범위 등 수능 개편 방향에 대한 교육 주체 간 이견이 크고, 사회적 합의가 충분하지 않았음도 확인됐다. 따라서 짧은 기간 내에 4과목 절대평가안(1안), 7과목 모두 절대평가안(2안) 중 양자택일식의 선택을 강요하기보다는 충분한 소통과 공론화 과정을 통해 합리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과 우려가 많았다. 제3안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는 여론이 많았다. 교육부는 이러한 의견을 받아들여 수능 개편을 1년 유예하기로 결정하고, 교육부가 중심이돼충분한 소통과 공론화, 연구 및 국가 교육 회의 자문 등을 거쳐 새 정부의 교육철학을 담은 종합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교육부는 대학 및 교육청과 협력해학생과 학부모가 수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애로와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수능 1년 유예와 더불어 문재인 정부의 교육 개혁 의제인 고교 학점제, 내신 성취 평가제, 고교 교육 정상화 방안 및 대입 정책 등을 포괄하는 ‘새 정부의 교육개혁 방안’을 내년 마련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자라나는 학생들이 마주할 미래사회에 부합하는 인재 양성을 위해 학생 성장 중심의 패러다임이 반영된 교육개혁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수능 개편안 공론화와 9월 출범할 국가교육회의 자문 등을 거쳐 새 정부의 교육철학을 담은 종합적인 대입 방안을 내년 8월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교육부는 이를 위해 고교, 대학, 학부모, 정부가 참여하는 (가칭)대입정책포럼을 구성해 수능 개편과 대입 전형 등 교육개혁 방향을 논의할 계획이다. 여기에서는 불공정 시비가 끊이지 않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 개선 방안과 고교 학점제, 내신 성취평가제(절대평가제), 외국어고·자율형사립고 단계적 폐지와 일반고 전환 등 고교 체제 개편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수능 개편 유예에 따라, 현재 중학교 3학년 학생이 응시하게 될 2021학년도 수능은 현행 수능과 동일한 체제로 유지된다. 오히려 수능 개편 1년 유예로 애먼 현재 중2 학생들이 유탄을 맞았다는 볼멘소리가 높다. 뜨거운 감자인 불 깡통을 돌리다가 현재 중2 학생들이 희생되게됐다는 불만이다. 교육부는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수능을 2021학년도부터 개편하기로 하고 이달 10일 2가지 시안을 공개한 데 이어 이날 둘 중 한 가지를 확정안으로 발표할 계획이었다. 시안은 기존 영어, 한국사 외에 통합사회·통합과학, 제2외국어/한문을 더해 4개 과목을 절대평가하는 '1안', 7개 과목 모두 절대평가하는 '2안'으로 구성됐다. 시험 과목은 통합사회·과학이 신설되는 대신 탐구영역 선택과목은 종전의 최대 2개에서 1개로 줄이는 방안이 검토됐다. 결국 교육부는 수능 1년 유예에 따라 2가지 시안을 모두 폐기하고 제로 베이스(원점)에서 다시 검토해 개편안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교육부가 졸속적인 수능개편 시안에 대한 지적과 비판을 받아들여 수능개편을 유예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는 여론이 강하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 충분한 여유를 갖고 모든 사람들이 만족할 수 있는 개편안을 1년 안에 도출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수능 개편이 1년 유예됐지만 국민 모두가 만족하는 개편 방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우리나라 보통 교육이 대학입시에 종속된 현실에서 찬반이 극명하게 갈리고, 수능 개편에 대해서 반대하는 국민들도 상당히 많았다. 또, 수능개편에 덧붙여 고교학점제와 내신 성취평가제, 자사고ㆍ특목고ㆍ외고 등의 폐지, 일반고 전환과 전형 방법 개정 등이 총망라된 ‘새 정부의 교육개혁 방안’으로 종합 발표하기로 향후 합의안 도출은 더욱 난망할 것이다. 잘못하면 또 시간에 쫓겨서 1년 뒤에 졸속 안을 발표해, 결국 교육부는 ‘개선안’이 아니라 ‘개악안’이 우려된다는 목소리에 귀를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특히 고교 교육을 정상화할 수 있고 지나친 한 줄 세우기식 무한 경쟁에서 학생들을 해방시킬 수 있는 방안, 수능 절대평가에 따른 변별력 담보, 사교육 및 사교육비 경감 이 등이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사실 1994학년도 대입에 전격 도입된 수능은 시헝 방식과 과목이 거의 매년 바뀌어 ‘하루살이 평가’라는 혹평을 받고 있다. 1997학년도에 대입 본교사가 전격 폐지되고 수능 만점이 200점에서 400점으로 늘어났다. 그후 사회ㆍ과학 탐구 등 선택 과목제가 도입되고, 2011학년도부터 EBS(한국교육방송)에서 70%를 연계하도록 변경돼 왔다. 그리고 이번에 수능 절대평가화(4과목, 7과목 모두 중 택일)로 변경돼 왔다. 한 마디로 우리나라 수능은 누더기를 더해온 제도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결국 교육정책과 대입제도의 국민적 합의와 법적 안정성을 담보해야 한다. 교육정책과 대입제도가 조령모개가 돼서는 안 된다. 장기간 일관성과 안정성으로 갖고 현장에 적용돼야 할 것이다. 교육부는 국가교육회의, (가칭)대입정책포럼에 교원단체 대표를 포함한 다양한 인사, 단체 대표, 전문가 등을 두루 참여해우리나라 실정에 아주 적합한 교육제도와 수능개편안을 도출해야 할 것이다. 이들 교육 혁신 기구에 이념과 성향을 떠나 정말로 우리나라 교육과 대입제도를 걱정하는 인사들로 구성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좀 더 장기적인 기간과 여유를 갖고 우리 실정에 최적의 수능 개편안을 도출해야 할 것이다. 이번처럼 최종 발표 당일 1년 유예를 발표해교육계를 혼란에 빠뜨리는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될 것이다.
문제 ○ ‘학생평가방식이 바뀌어야 학교 수업과 초·중등교육이 바뀐다.’ ○ 급변하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미래지향적 교육정책으로 학생평가방법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2011년 중등학사관리 선진화 방안 정책으로 수행평가 및 서술형 평가 강화, 성취평가제 도입 등이 학생평가방법의 내실화 방안으로 제시되었으나, 학교 현장에서는 지식평가 위주로 이루어지는 학생평가방법의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 최근 부산시교육청에서 초등학교부터라도 객관식 시험을 폐지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것은 우리나라 교육의 본질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는 학생평가방식의 전면적인 개선을 통해 학교 교육을 선진국 수준으로 변화시키고, 미래사회를 주도할 인재 양성의 계기와 전환점으로 삼으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 이와 관련하여 과정중심 평가방법의 의의와 특징을 살펴보고, 수행평가, 서술형 평가 및 성취평가제에 대한 문제점 및 개선할 점을 제시하시오. 1. 서론 학교 교육을 통해 길러질 인재의 역량이 바뀌어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한층 더 도약하게 될 것이다. 학교 교육이 달라져야 가능한 일이다. 학교 교육이 달라지게 할 수 있는 요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학생평가방식의 변화이다. 결국 학생평가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객관식 평가방식을 폐지하고 새로운 평가방식을 도입하여 학교 교육과 교육방법을 완전히 바꾸어야 할 때이다. 이와 관련하여 과정중심 평가방법의 의의와 특징을 살펴보고, 수행평가, 서술형 평가 및 성취평가제에 대한 문제점과 개선할 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2. 학생평가 패러다임의 변화 1. 평가의 변화 학생평가는 교육활동의 불가결한 구성 요소로서 학생이 학교 교육을 통해 학습한 성과를 확인하려는 목적, 학생의 교육적 성장과 발전을 돕기 위한 목적, 향후 교수-학습과정의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목적으로 행하는 중요한 교육적 행위이다. 평가의 패러다임은 이미 변화되었다. 그러나 전면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변화된 평가의 패러다임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PART VIEW] 2. 과정중심평가의 의미 과정중심평가는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에 기반을 둔 평가계획에 따라 교수-학습 과정에서 학생의 변화와 성장에 대한 자료를 다각도로 수집하여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평가이다. 좀 더 세부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과정중심평가는 평가 패러다임의 확장을 의미한다. 과정중심평가는 학생의 학습 과정과 수행 과정 모두를 평가 대상으로 포함하는 동시에, 평가결과 활용 범위를 확장하여 평가를 학습의 도구로 사용하고자 하는 의도가 강조된다. 둘째, 과정중심평가는 결과중심평가와 대비되는 평가방식이다. 과정중심평가는 학생이 지식을 알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결과중심적 평가와 대비되어 학생의 해결과정에 중점을 두는 평가이다. 셋째, 과정중심평가는 평가를 교육과정 및 교수-학습과 연계하여 실시하는 평가방식이다. 과정중심평가에서는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기반으로 교수-학습과 평가계획을 세우고, 교수-학습 과정에서 자료를 다각도로 수집하여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해야 한다. 수업장면에서 과정중심평가의 방향성을 담을 수 있는 대표적인 평가방법은 ‘수행평가’이다. 수행평가는 학생이 직접 만든 산출물이나 학생의 수행 과정을 평가하는 것이므로 교수-학습의 결과뿐 아니라 교수-학습의 과정까지도 중시하는 평가이다. 따라서 수행평가를 원래 의도하는 바대로 시행하면 그것으로도 충분히 과정중심평가의 방향성을 담을 수 있다. 3. 과정중심평가의 특징 첫째, 과정중심평가는 교과 성취기준에 기반을 둔 평가이다. 둘째, 과정중심평가는 수업 중에 이루어지는 평가로서, 교수-학습과 연계된 평가를 지향한다. 셋째, 과정중심평가에서는 지식·기능·태도가 학습자에게서 어떻게 발달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학습자의 수행과정을 평가 대상으로 하는 평가이다. 넷째, 과정중심평가는 지식·기능·태도의 인지적·정의적 영역까지 포함하여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섯째, 과정중심평가는 평가의 목적이나 내용을 고려하고 다양한 평가방법을 활용하여 학생의 다양한 측면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섯째, 과정중심평가는 학습자의 성장과 발달과정을 관찰함으로써 학습자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고, 우수한 점을 심화·발전시킬 수 있도록 돕는 데 기여하는 평가이다. 3. 과정중심평가의 실태와 문제점 1. 수행평가 수행평가는 학생이 가지고 있는 지식·기능·태도 등의 능력을 직접 수행으로 나타내 보이는 방식의 평가를 의미한다. 즉, 지식 및 기능에 대한 습득 여부를 나타내기 위해 학생이 만든 산출물이나 실제 수행을 통해 학생의 학습을 평가하는 것으로, 교수-학습의 결과뿐만 아니라 교수-학습의 과정을 중시하는 평가이다. 가. 수행평가 실시 현황 첫째, 중·고등학교의 수행평가 반영 비율은 교과의 특성에 따라 다르나 대체로 지필평가 대비 40∼60% 정도의 반영 비율을 보인다. 둘째, 수행평가의 내용 영역은 크게 과제 수행 영역, 탐구 수행 영역, 태도 영역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교과에 따라 다양한 내용과 영역의 수행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셋째, 일반적으로 학교 현장에서 시행되는 수행평가 방법은 서술형 및 논술형 검사, 구술시험, 토론법, 실기시험, 실험·실습법, 면접법, 관찰법, 보고서법, 포트폴리오법 등이 활용되고 있다. 넷째, 수행평가 절차는 교과 담당교사가 학교 여건과 학생 수준을 고려하여 출제·시행·채점·이의신청의 순서로 진행되고 있다. 다섯째, 수행평가 결과는 학생의 개별 수준을 파악하고 수업방식을 결정하는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나, 학부모에 대한 피드백은 미흡한 게 사실이다. 나. 수행평가 시행상의 문제점 우선, 수행평가 절차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수행평가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준을 설정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둘째, 출제에 있어 창의성·인성·사회성 등을 측정하기 위한 창의적인 문제 출제보다 단답형 및 응답제한형 문제 출제가 중심이다. 셋째, 채점에 있어 채점자의 주관이 개입되어 객관성 확보가 어렵고, 채점 교사 간 평가에 대한 협의가 어렵다. 넷째, 학생들의 이의신청에 대해 교사와 학생 간 갈등 문제가 발생한다. 다섯째, 결과 활용의 미흡으로 형식적인 수행평가에 그칠 수 있다. 다음으로 수행평가를 실시하기 위한 여건상의 문제점을 살펴보면 첫째, 교사가 활용 할 수 있는 참고자료 및 우수사례집이 미흡하다. 둘째, 수행평가의 준비 및 채점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셋째, 학생에 대한 교사의 평가권이 부족하다. 넷째, 평가에 대한 교사의 전문성이 부족하다. 다섯째, 교사의 업무과다이다. 교사 1인당 학생 수 과다 및 학교 규모 과대도 문제다. 그 외에 학생의 입장에서는 수행평가 과제에 대한 부담과 학생 간의 공정성, 교사의 입장에서는 학생평가 부담 과다 및 객관성·타당성 확보, 학부모의 입장에서 과제 대행 및 수행평가를 위한 사교육 성행 등도 문제라고 지적된다. 더불어 수행평가가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점 역시 수정해야 할 사항이다. 새로운 지필평가의 형식으로 수행평가를 대체하거나 약식으로 시행되는 등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사례가 종종 발견되기 때문이다. 2. 서술형 평가 서술형 평가는 선다형 평가와는 달리 학생들이 직접 답을 조직하고 표현하도록 함으로써 창의적 문제해결력·사고력·표현력 등을 증진시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가. 서술형 평가 실시 현황 첫째, 중·고등학교의 서술형 평가 비율은 평균적으로 지필평가 대비 20∼30% 정도이며, 일부 학교에서는 수행평가에서도 서술형 평가 문항을 출제하기도 한다. 둘째, 서술형 평가는 교과의 특성에 맞게 그 내용을 구성하여 출제하고 있으며, 수학교과의 경우 문제풀이과정 기재, 영어의 경우 논리적 사고력을 기반으로 하는 영작문 등의 출제도 이루어지고 있다. 셋째, 서술형 평가는 채점 시 인정 가능한 유사답안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어 출제 당시 모범답안과 동시에 유사정답 인정표를 작성하며, 채점과정에서 나오는 인정답안 등을 종합하여 채점 기준 검토 및 수정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넷째, 서술형 평가의 절차는 수행평가와 지필고사의 절차와 동일하나, 채점에 있어 학생의 이의제기에 대비하고 객관성과 일관성을 부여하기 위해 동 교과의 교사 간 합의를 통해 타당한 내용의 답안을 인정하는 절차를 거친다. 다섯째, 서술형 평가의 결과도 학생 개인의 피드백, 수업내용 설정 등의 활용이 그 목적이나,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활용도가 낮은 편이다. 나. 서술형 평가의 문제점 첫째, 학교 현장에서 지적한 서술형 평가의 절차상 문제점은 학생들의 다양한 답안으로 인한 평가의 객관성 확보 문제, 객관성 보장을 위한 응답제한형 출제 환경, 동교과교사 간 평가기준에 대한 합의 도출의 어려움, 과목 특성상 서술형 평가 적용이 불가능한 과목의 존재, 평가 취지에 맞지 않은 서술형 평가 실시 등이다. 둘째, 여건상의 문제점으로는 교사의 서술형 평가에 대한 전문성 부족, 소규모 학교의 1인 교사 체제에서의 채점 신뢰도 문제, 서술형 평가 채점 시 검토시간 부족, 낮은 교사의 평가권 등이다. 3. 성취평가제 성취평가제는 상대평가제도로 인한 학생 간의 과도한 경쟁 및 협동능력 저하라는 문제점을 개선하고 학생의 학습 실태를 정확히 인식할 수 있는 절대평가체제로의 전환을 목표로 실시하는 평가방식이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운영사례를 통해 알아본 성취기준 및 성취수준, 성취평가제의 절차와 결과 활용, 재이수제, 성취평가제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은 다음과 같다. 가. 성취평가제의 개요 첫째, 성취기준은 각 교과에서 학생들이 학습을 통해 성취해야 할 지식·기능·태도의 특성을 진술한 것으로 평가 활동의 실질적 근거로 활용된다. 성취기준에 도달한 정도를 상·중·하로 구분하여 각 수준에 해당하는 내용을 진술한 것을 성취수준이라 한다. 둘째, 성취평가제의 일반적 절차로 교과목별 성취기준 및 성취수준을 설정하는 평가계획 단계, 성취평가 계획에 의거한 성취기준을 선정하여 출제와 채점을 하는 평가도구 제작 단계, 평가 실시 단계, 객관성 확보를 위해 채점 기준을 공개하고 교과목별 기준 성취율에 따라 평정하여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는 결과처리 단계로 구분된다. 셋째, 성취평가제의 평가결과는 학생중심의 수준별 맞춤형 교육을 목적으로 활용되어야 하나 학교 현장에서는 실제로 그 결과의 활용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재이수제는 최소한의 학업성취기준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을 대상으로 위계성이 강한 기초교과를 다시 수강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중·고등학교의 경우 수학·영어 교과가 대상 과목으로 운영되고 있다. 나. 성취평가제의 문제점 첫째, 성취평가제의 절차상 문제점으로는 성취기준 및 성취수준 설정 시 단위학교학생 수준을 고려하는 것의 어려움, 채점에 있어 기본학습 미달 학생평가에 대한 난해함과 평가결과 분석 및 피드백을 위한 자료와 매뉴얼 보급의 부족 등을 제시할 수 있다. 둘째, 성취평가제 시행 여건상의 문제점으로는 성취기준에 대한 참고자료가 부족하여 그 활용이 어려운 상태이고, 평가에 대한 개별 교사의 전문성 부족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또한 재이수제와 관련하여 재이수제 프로그램의 실시 시기, 학생 참여도 저조, 교사의 재이수 프로그램 수업에 대한 부담, 재이수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의 유급, 재이수제를 통해 기초학습 수준의 상승 불가능 등이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성취평가제의 핵심 문제로써 성적 부풀리기 문제, 일반고 경쟁력 약화 현상, 대입자료 활용에 있어서 신뢰성 저하가 지적된다. 넷째, 학생의 입장에서는 성취평가제에 대한 부담과 공정성의 문제가, 교사의 입장에서는 성취평가 기준 설정에 대한 과도한 부담 및 책임 소재 문제가,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성취기준에 대한 불만 등이 나타나고 있다. 다섯째, 성취기준 설정의 다양한 운영 차원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고등학교의 경우 학교 단위 완전 자율의 사전 분할점수 설정은 많은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여섯째, 분할점수제와 성취평가제 성공을 위한 여건의 미성숙으로 인하여 교사의 전문성 부족과 업무과다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4. 과정중심평가 개선 방안 1. 수행평가 개선 방안 첫째, 절차상의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방안으로는 교사의 전문성 향상, 교과협의회 활성화를 통한 출제와 채점 관련 의견 조정 및 기준 명료화, 채점 오류에 대한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절차 설정 및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반영한 평가결과 활용 등을 들 수 있다. 둘째, 여건상의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방안으로는 참고자료집과 우수사례집 개발 및 공유, 교사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평가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 확보, 태도 등의 인성요소 평가기준 개발, 수업내용과 평가내용의 연동을 통한 내실화, 교사의 평가권 보장 및 평가 전문성 강화, 학생 부담 완화를 위한 교과별 수행평가 시기 조정 및 연간 계획 수립 등을 들 수 있다. 셋째, 창의성과 인성 등 학생 역량 성장에 초점을 둔 평가 활성화, 타당한 수행평가계획 수립 및 그에 맞는 적합한 평가방식의 활용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 넷째, 수업연계평가가 활성화되어야 하며, 학생 부담을 적정화하기 위한 노력과 수행평가 관련 각종 자료를 개발하여 제공해 주어야 한다. 다섯째, 수행평가에 대한 교사의 전문성 개발이 이루어져야 하고 중·장기적인 여건개선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2. 서술형 평가의 개선 방안 첫째, 서술형 평가가 실효성을 거둘 수 있으려면 서술형 평가에 대한 정확한 평가기준의 제시, 서술형 평가 문항 및 채점 기준 매뉴얼 보급 등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둘째, 서술형 평가에 맞는 수업을 강화하고, 교사의 서술형 평가 전문성 제고를 위해 온·오프라인 직무 연수 프로그램을 개발, 실시하는 등의 지원도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서술형 평가 시간을 충분히 확보해 주어야 하며, 평가의 객관성 및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교차 채점이 이루어져야 한다. 넷째, 서술형 평가 및 채점에 대한 자율성도 제도적으로 부여되어야 한다. 다섯째, 교과 교사 간 공동 채점 제도를 통한 객관성 및 공정성을 제고해야 한다. 3. 성취평가제 개선 방안 첫째, 절차상으로 나타나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성취기준 및 성취수준 설정에 있어 타당도 높은 프로그램의 적용, 교과별 전문가 컨설팅, 출제 및 채점 평가에 있어 지속적인 교과협의회 활동 및 평가 신뢰도 확보, 타당하고 객관적인 분할점수 설정 방식 개발 등을 들 수 있다. 둘째, 여건상으로 나타나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참고자료 활용 및 교사 업무 시간 축소, 교사의 자율권 및 전문성 확보를 들 수 있다. 셋째, 재이수제 개선을 위해서는 수업에 맞는 교재 개발이 이루어져야 하며, 기타 홍보 활성화를 통한 교사들의 적극적인 실천이 필요하다. 4. 평가방법 개선 과제 가. 수행·서술형 평가 첫째, 학생 역량중심 성장평가로 개선되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교과별 수행평가 태도 영역에 창의·인성요소 평가를, 교과별 수행평가 과제수행능력 평가에 창의성 요소의 평가를, 학생 자신의 자기평가 및 과정을 평가하는 포트폴리오 평가 등을 활성화해야 한다. 둘째, 학교 단위 수행·서술형 평가의 타당한 계획 수립 및 적용이다. 이를 위하여 학교 단위 수행·서술형 평가의 타당한 모형 개발, 학교 단위 수행평가 계획 작성을 위한 매뉴얼 개발, 단위학교 수행평가의 타당한 체크리스트 개발 등이 요구된다. 셋째, 수업과 연계된 평가의 활성화이다. 이를 위하여 수업연계평가 모형 개발, 수업 과정의 팀 학습과 결과에 대한 평가 확대 및 적정화, 수업연계 수행평가 우수사례 선정 및 일반화의 노력이 필요하다. 넷째, 학생 부담의 적정화이다. 이를 위하여 월별·교과별 종합 수행평가 계획 및 시기의 적절한 배분, 팀 단위의 세부과제 분담의 적정화 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다섯째, 수행·서술형 평가 관련 각종 자료 개발 및 제공이다. 이를 위하여 교과별·학년별 수행·서술형 평가 매뉴얼 및 자료집 개발, 수행·서술형 평가 문제은행 개발, 수행·서술형 평가 우수사례집 및 애로사항 극복 사례집 개발, 해외 수행·서술형 평가 자료 확보 및 공유 등의 과제가 요구된다. 여섯째, 수행·서술형 평가에 대한 교사의 전문성 개발이다. 이를 위하여 수행·서술형평가 일반 및 교과별 직무연수 프로그램 개발·시행, 수행·서술형 평가 일반 및 교과별 사이버 직무연수 프로그램 개발·시행, 학교 단위 찾아가는 연수 프로그램 개발·시행 등이 추진되어야 한다. 일곱째, 학생평가지원센터의 운영이 필요하다. 이를 위하여 개별 학생 맞춤형 평가 모형 개발, 각종 학생평가 자료 개발 및 제공, 컨설팅 모형 개발 및 지원, 학생평가의 주기적 모니터링 체제 구축이 이루어져야 한다. 여덟째, 중·장기적 여건 개선 과제인 교사당 학생 수 축소, 학교 규모의 적정화, 교사의 행정 업무 경감 등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나. 성취평가제 우리나라 학생평가 실태를 바탕으로 문제점 및 개선 방안을 도출하여 성취평가제 개선을 위한 향후 정책과제 및 실행 로드맵을 제시하여야 한다. 성취평가제 도입 및 운영 내실화를 위한 과제는 성취평가제 도입, 성취평가제 평가제도, 성취평가제 지원 등의 측면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먼저 성취평가제 도입 측면에서 필요한 과제로는 첫째, 중등학교 성취평가제 체제 구축이다. 이를 위해 중학교까지 확대 및 내실화, 고등학교 시범 운영 성과와 장·단점 분석, 운영 모델 개발 등이 추진되어야 한다. 둘째, 초등학교 성취평가제 도입이다. 초등학교 성취평가제의 타당성 및 요구 분석, 성취평가제 적용 모형 개발, 성취평가제 시범 연구학교 운영 등의 과제가 요구된다. 셋째, 고등학교 성취평가제 연구학교 운영 결과의 일반화이다. 이를 위해 요구되는 소과제로는 성취평가제 운영에 대한 성과 분석, 연구학교 운영 결과를 통한 장·단점 분석, 내신 부풀리기 방지 방안 마련, 대입 활용 방안 및 시뮬레이션 방안 마련, 벤치마킹 대상 학교 선정 및 운영이 이루어져야 한다. 다음으로 성취평가제에 대한 평가제도 측면의 과제로는 분할점수제의 합리적 설정이다. 이를 위한 세부 과제로는 해외사례 연구, 분할점수 부여 시기별 적정성 분석이 이루어져야 한다. 더불어 재이수제 개선을 위해 타당성 분석 및 향후 운영에 대한 관계자 요구분석, 재이수제 운영 성과 평가를 촉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성취평가제 지원 측면의 과제로는 첫째, 교과별 자료집 및 개별 우수사례집 활용이다. 성취평가 자료집 및 매뉴얼 개발 보급, 교과별 성취기준 및 성취수준 단원별 개발 보급, 성취평가 교과별 우수사례 개발 및 보급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둘째, 교원 전문성 신장이다. 교과별 기본·심화·전문 과정 직무연수 프로그램 개발 및 시행, 찾아가는 성취평가제 연수가 지속적으로 요구된다. 셋째, 조직수준별 지원시스템 구축이다. 국가 단위 지원체제 구축, 교육청 단위 지원체제 구축, 학교 단위 지원체제 구축이 요구된다. 5. 결론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요구하고 있는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한 첫 번째 방안은 학교의 시험 즉, 평가 방식의 개선으로부터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초·중·고등학교 교사들은 시험 방식을 자유롭게 결정하지 못한다. 시험 방식이 국가의 교육과정에 따라 정해지므로 오히려 교사들도 시험 방식에 좌우된다. 교사들이 일방적 수업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도 학생들이 시험에서 높은 성적을 얻을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이처럼 지금 우리나라의 시험은 수용적 학습과 일방적 수업에 유리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학생들이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학습을 할 수 있도록 시험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의 학교 교육이 달라지려면 완전히 새로운 평가방식에 의한 근본적인 변화, 완전히 새로운 시험에 의해서만 가능할 것이다.
가을은 들국화의 계절이다. 도심을 걷거나 가까운 산을 오르다보면 국화처럼 생긴 흰색·연보라색·노란색 꽃들을 만날 수 있다. 사람들은 이 꽃들을 흔히 들국화라 부른다. 들국화라고 불러도 틀린 건 아니지만, 들국화는 가을에 피는 야생 국화류를 총칭하기 때문에 ‘들국화’라는 종은 따로 없다. 사람들이 들국화라 부르는 꽃들의 실제 이름은 무엇일까. 들국화라 부르는 꽃은 연보라색 계열인 벌개미취·쑥부쟁이·구절초, 노란색인 산국과 감국 등 다섯 가지가 대표적이다. 이들 다섯 가지 들국화만 구분할 수 있어도 올 가을 산과 들을 다닐때 느낌이 전과 다를 것이다. 벌개미취, 쑥부쟁이, 구절초는 비슷하게 생겼다. 필자도 처음 꽃에 관심을 가졌을 때 이 셋을 구분하는 데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고 상당한 시간도 걸렸다. 이 세 가지를 잘 구분하면 야생화 초보 딱지를 뗀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서울 도심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연보라색 들국화는 벌개미취다. 벌개미취는 빠르면 7월 말부터 초가을까지 피기 때문에 ‘가을의 전령’이라 할 수 있다. 벌개미취는 원래 산에 사는 야생화였다. 그러나 요즘은 산보다 도심 화단이나 도로가에서 더 흔히 볼 수 있다. 연보랏빛 꽃이 크고 풍성한 데다 자생력도 강하고, 이 나라 특산종이라는 것이 널리 알려지면서 전국으로 퍼졌기 때문이다. 한 번 심으면 뿌리가 퍼지면서 군락을 이루어 따로 관리가 필요 없는 점도 장점이다. 개화 기간도 7월부터 10월쯤까지로 길다. 다 자라면 키가 50~80㎝ 정도다. 진한 녹색 잎 사이에서 줄기와 가지 끝에 한 송이씩 피는 꽃이 시원하다. 벌개미취는 한두 포기가 아닌 군락으로 피어야 제 맛이다. 우리나라 특산종이라 영어 이름은 코리안 데이지(Korean Daisy)다. 햇빛이 드는 벌판에서 잘 자란다고 벌개미취라 부른다. 쑥부쟁이는 우리나라 산과 들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 꽃이다. 연보라색 꽃잎에 중앙부는 노란색이라 벌개미취와 비슷하게 생겼다. 벌개미취와 쑥부쟁이는 꽃만 보고는 구분하기 힘들고, 잎을 봐야 알 수 있다. 벌개미취는 잎이 길고 잎 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있어 거의 매끄럽게 보이지만, 쑥부쟁이는 대체로 작은 잎에 굵은 톱니를 갖고 있다. 가을에 꽃이 필 때 줄기가 쓰러지면서 어지럽게 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른 들국화에 비해 좀 황량한 느낌을 준다. 흔히 보는 쑥부쟁이는 대부분 정식 이름이 개쑥부쟁이다. 김훈 소설 ‘칼의 노래’는 충무공 이순신의 생애를 허무와 싸우는 한 인간의 모습으로 그려낸 장편이다. 1597년(선조 30년) 4월 이순신이 모함을 받은 끝에 고문을 받고 백의종군하는 장면에서 시작해 다음해 11월 노량해전에서 대승을 거두고 전사하기까지 과정을 담았다. 소설은 이순신이 서울에서 풀려나 남해로 내려가는 장면으로 시작하는데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다. 나는 정유년 4월 초하룻날 서울 의금부에서 풀려났다. (중략) 나는 장독으로 쑤시는 허리를 시골 아전들의 행랑방 구들에 지져가며 남쪽으로 내려와 한 달 만에 순천 권율 도원수부에 당도했다. 내 백의종군의 시작이었다. (중략) 이따금씩 쑥부쟁이 덩굴 밑에 엎드린 유령들이 내 말방울 소리에 놀라 머리를 내밀 때, 퀭한 두 눈에서 눈빛이 빛났다. 그런데 꽃에 대한 묘사에 좀 오류가 있다. 쑥부쟁이는 초가을부터 피는 꽃이다. 꽃이 피지 않았어도 4월에는(음력이든 양력이든) 덤불 속에 사람이 들어가 있을만큼 자라지않는다. 문학에서 나오는 약간의 오류는 문학적 표현으로 간주하고 넘어가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반면 소설 중간쯤에 다시 나오는 쑥부쟁이에 대한 묘사는 계절을 제대로 탔다. 계사년에 임금은 환도했다. 정월에 의주를 떠난 임금의 가마는 그해 10월 서울에 닿았다. 무악재를 넘자 모화관에서부터 백골이 무더기로 쌓여 있었다. 불타버린 대궐과 관청 자리에 쑥부쟁이가 뒤엉켰고 갓 죽은 송장들이 불 탄 대궐 앞까지 가득 널렸다. 이처럼 이 소설에서 쑥부쟁이는 장기간 전쟁으로 인한 폐허를 그리는 데 쓰이고 있다. 쑥부쟁이라는 꽃이름은 ‘쑥을 캐러 다니는 대장장이(불쟁이)의 딸’에 관한 꽃이야기에서 유래했다. 구절초는 9월 9일(음력)이면 줄기가 9마디가 된다고 해서 구절초(九節草)라 부른다. 흰색이 많지만, 연분홍색을 띠는 것도 적지 않다. 구절초는 꽃잎 색깔이 달라 벌개미취, 쑥부쟁이와는 어렵지 않게 구분할 수 있다. 또 구절초는 잎이 벌개미취, 쑥부쟁이와 달리 쑥처럼 갈라져 있어서 상대적으로 구별하기가 쉽다. 초보자들은 그래도 헷갈릴 것이다. 옛날 서울역 고가에 조성해놓은 공중 수목원 ‘서울로 7017’에 가보면 형제 식물들을 나란히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가 있다. 식물들을 과(科)이름 가나다순으로 배열해놓고 이름표를 달아 놓았기 때문이다. 국화과 코너에 벌개미취·쑥부쟁이·구절초를 나란히 심어놓았으니 한번 가보면 세 가지의 잎과 꽃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밖에 해국(海菊)과 개미취도 벌개미취·쑥부쟁이·구절초와 비슷하게 생겼다. 바닷가에서 흔히 자라는 해국은 꽃 자체는 벌개미취·쑥부쟁이와 비슷하지만 잎이 연두색인데다 털이 많고, 개미취는 높이 1.5~2m까지 자라는 키다리이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구분할 수 있다. 9~10월 등산을 하다보면 산기슭에 작은 노란 꽃이 다닥다닥 피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수도권일 경우 이 꽃은 산국일 가능성이 높다. 북한산 구기동 코스 입구에도, 우면산 곳곳에도 흔히 피어 있다. 미당 서정주 시인이 40여 년 살았던 서울 남현동 ‘봉산산방’ 마당에 핀 노란 꽃도 산국이다. 산국이 핀 곳 근처에 가면 특유의 달콤하고 향긋한 냄새가 밀려든다. 산국보다 조금 큰 노란 꽃이 감국이다. 산국과 감국을 구분하는 기준은 꽃의 크기다. 작은 노란 꽃이면 산국, 좀 큰 노란색이면 감국인데, 기준점은 지름 2㎝다. 꽃이 2㎝보다 작으면 산국, 크면 감국이다. 산국은 50원 짜리, 감국은 100원 짜리 동전 크기 정도로 기억하면 좋다. 산국(山菊)은 산에 피는 국화라는 뜻이고, 감국(甘菊)은 꽃잎에 단 맛이 있어서 붙은 이름이다. 특히 감국은 꽃을 따서 말리면 국화의 맛과 향을 맛볼 수 있는 국화차로 만들 수 있다. 이제 가장 흔한 5대 들국화를 구분하는 법을 알았으니 들국화를 만나면 가까이 다가가 이름 맞추기를 시도해 보면 어떨까?
빅데이터는 데이터베이스에 축적되어 있는 대량의 정형화된 데이터뿐만 아니라, 문서나 사진, 동영상과 같은 비정형화된 데이터를 포함하고 있으며, 그 데이터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술까지도 포함한다. 이러한 빅데이터를 학교 교육에서 활용한다면 학생들에게 최적화된 학습자료를 제공할 수 있어 수준별 맞춤 학습이 가능해진다. 학급당 학생 수가 20명이 넘는 현재의 학교 교육에서, 교사 한 명이 매 수업시간마다 학생들의 학습 현황을 분석하여 개별화된 학습 자료를 제공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나 수업 장면을 촬영하고, 그것을 빅데이터로 분석하여 교사에게 제공한다면 교사는 쉽고 빠르게 학생들의 학습 현황을 파악하여 그에 맞는 적절한 처방을 내릴 수 있게 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디지털교과서를 초등학교 3학년부터 확대·보급할 계획이다. 그동안 디지털교과서는 연구학교를 중심으로 보급되었지만, 향후에는 연차적으로 사회, 과학, 영어 교과를 중심으로 개발하여 희망하는 모든 학교에 보급된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과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사이버학습과 온라인 수업이 활성화되고 있다. 이러한 정보기술이 교육분야에 적극적으로 활용됨에 따라 매년 대량의 학습 데이터가 생산, 저장되고 있어 빅데이터의 교육적 활용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학생들 학습패턴 분석… 효과적 교수법 제공 가능 구글의 자동번역시스템은 기존의 번역시스템과 같이 어휘와 문법적 구조를 인식하는 것이 아니다. 구글은 수십억 건의 문장과 번역문을 데이터베이스화하여 유사한 문장과 어구를 추론하는 통계적 기법을 활용하고 있다. 즉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번역을 통해 보다 자연스러운 표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나이스(NEIS)는 매년 6백만 명의 초·중등 학생들의 신체 정보를 저장하고 있어, 이를 활용한다면 한국인 체형에 적합한 옷 사이즈를 공표할 수 있다. 아울러 사이버학습이나 온라인수업, 디지털교과서에 축적된 사용자별 학습 현황과 콘텐츠 이용 현황 등을 분석한다면, 보다 효과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학생 개개인에게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학교에서 학생들이 서책교과서 대신에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한다면, 디지털교과서를 클릭할 때마다 데이터가 축적되고, 이것을 이용하여 관계분석 (social network analysis)이나 평가분석 (evaluation assessment analysis), 예측분석 (predictive analysis), 적응분석 (adaptive learning analysis), 정보분석 (analysis dashboard) 등 다양한 형태의 분석이 가능하다. 즉, 디지털교과서를 기반으로 학생들끼리 주고받은 메시지를 분석하여 관계망이나 참여도를 분석할 수 있으며, 로그 분석이나 루브릭, 설문 조사 등을 통해 학생들에 대한 평가도 가 능하다. 이와 함께 학생들의 학습 패턴을 분석함으로써 학습 진행 상황을 예측할 수 있으며, 그에 따른 적합한 학습자료를 학생들에게 전달할 수 있고, 이러한 학습 분석 결과를 교사에게 제공함으로써 수준별 맞춤 학습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빅데이터가 학교 교육에서 활용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과제 가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 첫째, 교육용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관련 법률을 정비해야 한다. 나이스 (NEIS)는 초·중등교육법과 학교보건법에 따라 초·중등학교 학생들의 학교생활기록과 신체검사기록을 작성·관리하고 있다. 즉, 매년 6백만 명 가량의 학생들의 인적 사항과 학적사항, 출결상황, 자격증 및 인증 취득상황, 학습 발달상황,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신체의 발달상황 및 능력 등 다양한 정보를 저장하고 관리하고 있지만, 이들 자료를 학생들의 현황 파악이나 상급학교 진학 자료로 활용하는 것 이외에는 접근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교육기본법에 따라 ‘학생정보’는 법률로 정하는 경우 외에는 해당 학생(학생이 미성년자인 경우에는 학생 및 학생의 부모 등 보호자)의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학생정보 보호의 목적은 데이터 자체에 대한 보호보다는 학생을 보호하는 데 있으며, 빅데이터 분석에서 특정 개인을 식별하는 ‘개인정보’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따라서 개인정보를 제외한 학생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더라도 학생을 보호하려는 법률 취지에 어긋나지 않으므로 교육기본법을 수정해야 한다. 통계의 오류에 빠지지 않는 세심한 주의 필요 둘째, 학생정보 활용에 따른 개인정보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교육분야의 빅데이터에는 어린 학생들의 민감한 정보들이 포함될 수 있다. 따라서 교육분야의 빅데이터를 수집·분석·활용하는 모든 단계에 걸쳐 개인정보가 활용되지 않도록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개인정보란 해당 정보만으로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더라도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하여 알아볼 수 있는 것’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연관된 정보를 조합하여 특정인을 식별하지 못하도록 가공해서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책임있는 공공기관에서 교육분야의 빅데이터 활용 계획을 수립하고, 그것을 목적에 맞게 수집하고 분석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상시적인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셋째, 교육분야의 빅데이터를 발굴하여 표준데이터 형태로 제공해야 한다. 표준화되지 않은 데이터는 활용하는 데 추가 비용이 많이 발생하여 그 효용성이 매우 떨어진다. 최근에 정부는 공공데이터를 민간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36대 분야를 선정하여 2만 3,186종의 데이터를 공공데이터포털(data.go.kr)에서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분야의 데이터는 1,305건으로 5.6%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기관 시설에 대한 정보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표준데이터 형태로 제공하고 있는 데이터는 겨우 44종뿐이어서 표준화된 빅데이터 제공이 시급하다. 넷째, 빅데이터 분석 결과는 어디까지나 교사가 참조하는 수준에 머물러야 한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지나친 신뢰는 인간을 다루는 교육분야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빅데이터의 분석 방법은 통계에 의한 추론이므로 늘 오류가 존재할 수 있다. 설사 분석 결과의 정확도가 99.9%일지라도 내가 가르치는 학생은 나머지 0.1%에 해당될 수 있으므로 평상시에 학생들을 직접 관찰한내용과 비교하면서 최종적인 처방이 내려져야 한다. 교육분야의 빅데이터는 학교 교육에 매우 유용하다. 그러나 늘 정확한 분석을 제시하는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현재 중학교 3학년이 대학에 진학하는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을 둘러싸고 논란이 뜨겁다. 교육부는 지난 8월 10일 수능 과목에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신설, 7개 과목으로 개편하고 이중 국어, 수학, 탐구 과목을 제외한 나머지 과목을 절대평가로 하는 1안과 수능 전 과목을 절대평가로 하는 2안 등 두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전 과목 절대평가냐 변별력을 위해 일부 과목만 할 것이냐가 핵심이다. 교육부는 8월 11일 서울교대에서 수능 개편 1차 수도·강원권 공청회와 16일 호남권 공청회를 열어 국민들의 의견 수렴에 들어갔으며, 18일 영남권, 21일 충청권 공청회에 이어 31일 최종 개편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아래 실린 내용은 1차 공청회에 토론자로 나선 이들의 발언을 중심으로 정리했다. 선천적으로 수학 못하는 학생에겐 너무 가혹한 수능 이찬승(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 = 이번 수능 개편안을 보면서 대학입시에 접근하는 프로세스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능을 개편할 때 교육의 본질적 가치를 우선 할 것인지, 변별력을 우선으로 할 것인지, 사교육 부담에 초점을 맞출 것인지가 불분명하다. 또 대학입시는 고구마 줄기처럼 초·중등 모든 분야에 걸쳐있다. 그런데 정부는 수능 따로, 내신 따로, 학생부전형 따로 각각 분리해서 대응하고 있다. 이래서는 제대로 된 해법을 제시할 수 없다. 현행 객관식 수능은 타당성도 낮으면서 그 부정적 영향은 매우 크다고 본다. 이런 대부분의 부작용은 수능이 객관식 고부담 상대평가란 점에서 기인한 것이다. 또한 등급 및 등급 간 점수가 너무 세분화되어 있어서 실수로 한 문제만 틀려도 등급이 바뀌는 등 역기능이 커서 느슨한 변별을 통해 수능의 영향력을 줄이는 것이 타당하다. 수능을 절대평가로 한다고 할 때 고등학교 내신을 어떻게 평가할지도 고민해야 한다. 수능처럼 절대평가로 할 수도 있고 반대로 지금처럼 상대평가로 할 수도 있다. 평가등급도 절대평가의 경우 5등급으로 할지, 9등급으로 할지, 각각의 경우의 수를 놓고 충분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 이처럼 수능과 관련된 다양한 요소들 간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이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본 후 도입 여부를 최종 결정해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전 과목 절대평가 찬성이다. 수능의 일부 과목만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1안은 소위 풍선효과로 인한 폐해가 매우 커서 반대한다. 1안은 수학의 비중을 더욱 높일 것이 분명하다. 대입전형에 중요한 과목 위주로 교육과정을 파행적으로 운영하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 아울러 21세기는 국, 영, 수 도구 과목보다 사회, 과학, 인문학 등의 중요성이 커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3 수준의 쉬운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고1에서 배운 뒤 사회탐구 9과목 중 한 과목, 과학탐구 4과목 중 한 과목만 수능에서 평가하고 그것도 진로심화 과목인 II 계열은 내신으로만 평가하게 될 경우, 사회와 과학의 일부 과목 편식, 국, 영, 수 위주 수업 강화 등이 예상된다. 11개로 과분화된 과학 역시 4~5개로 줄인 후 이 중에서 1~2 과목만 선택하게 하는 방법을 적극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교과서 편제의 정상화(수학은 지금보다 더 세분화)를 고려한 수능 체제를 만들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2안은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훨씬 더 클 것이다. 절대평가로 점수 경쟁 해소?…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중요 송현섭(서울도봉고 교감) = 대학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던 수능. 하지만 수시전형의 비율이 74%, 정시전형의 비율이 26%인 현시점에서 살펴보면, 수능은 이제 학생 선발 도구로서의 기능과 수명을 다했다고 보는 것도 과언이 아니다. 성적 위주 선발을 지양하는 대입전형의 측면에서 보면 수능 절대평가가 궁극적으로 맞다. 그러나 학생 선발의 입장에서 살펴보면 전 영역을 절대평가로 전환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등급 간 변별력의 문제, 과목 간 난이도 차이의 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특히 대학들이 변별력을 문제삼아 면접 강화 등 고등학교 교육현장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선발방법을 제시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2021학년도 수능 개편안에 대한 의견은 전 과목 절대평가보다는 1안인 일부 과목 절대평가를 찬성한다. 기존 절대평가 과목인 영어, 한국사 외에 통합사회, 통합과학과 비정상적으로 쏠림 현상이 있는 제2외국어/한문영역은 절대평가로 우선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대학의 선발방법 혼란 방지와 대입의 안정성 확보 측면에서 현행처럼 국어와 수학(가/나형 중 택 1), 탐구(사탐/과탐/직탐)영역은 상대평가로 가되 점차적으로 국어수학 나형사탐 순으로 절대평가로 전환함이 바람직하다. 특히 수학 가형과 과탐의 경우 일정한 점수를 기준으로 등급을 설정했을 때 등급 간 차이보다는 등급 내 차이가 더 크게 다가올 수 있어서 대학의 입장에서 받아들이기에 어려움이 클 것이다. 같은 평가를 받는 불합리성을 보완해 줄 평가도구의 개발과 국민적 공감대를 얻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수능 절대평가 전환이 보완 대책 없이 단순히 평가방식을 바꾼다고 해서 대입 전반이 개선되지는 않는다고 본다. 따라서 3차 산업혁명을 주도했던 수능을 대체할 적절한 평가도구를 찾고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맞는 인재 선발 도구를 마련한다면 현 정부의 수능 절대평가 전면 전환 취지에도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1등급만 1만 5,000여 명… 사교육부담 오히려 늘 것 안성진(성균관대 교수) =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를 시행하는 경우 동점자의 규모가 급격하게 커져서 대학의 공정 선발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수능 난이도에 따라서 과목별로 1등급을 받는 학생의 수가 어림잡아 5,000여 명에서 1만 5,000여 명으로 예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학생이 일부 대학의 특정 학과로 몰리는 현상이 발생하는 경우 수능으로는 선발이 불가능하여 수능 이외에 다른 전형요소를 복합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이 경우 학생부 교과전형을 하는 수시전형과 다를 바가 없어, 사실상 정시라기보다는 수시전형을 한번 더하는 경우가 된다. 이는 정시전형의 무의미를 의미하며 수능의 무력화가 발생하게 된다. 특히 2~3 등급의 경우 동점자가 대다수를 차지하게 되어 정시전형이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 교사들의 진학지도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고교에서는 9등급에 의한 교과 성적을 주고 있다. 상위 등급을 받는 소수의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대학, 원하는 전공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만, 그 외의 등급을 받는 학생들은 사실상 대학 진학의 길이 답답해진다. 수능에 대한 사교육이 줄지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절대평가에 의한 1등급은 그 의미상 인원이 얼마가 되든 특정 점수만 상회한다면 가능하기 때문에 그 등급을 받기 위해서 사교육시장은 형성될 것이다. 또한 연도별 수능 난이도에 따른 등급 변화가 심한 경우 재수 욕구를 증가시킬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어 그해에 난이도가 높아서 등급을 낮게 받는 경우, 다음해에 등급을 높이기 위해 무분별하게 재수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학생부에 자신 있는 학생들은 모든 등급에서 1등급을 받기 위해 지속적으로 수능에 응시할 가능성이 높다. 고교 여건 따라 학종 천차만별… 학부모들 불안 크다 김선희(좋은학교바른교육학부모회장) = 이번 수능 개편안의 가장 큰 특징은 절대평가의 확대이다. 절대평가가 확대되면 수능의 영향력이 떨어지고 상대적으로 정성평가인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이 강세를 보일 것이다. 이는 교내에서의 교과 및 비교과 활동이 필연적으로 주요한 평가 대상이 된다는 의미인데 학부모들의 우려가 크다. 첫째는, 교과교육이 사실상 느슨해지면서 학생들의 전체적인 성취 수준이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현재와 같이 상당수 학생의 학업 목적이 대입에 초점을 맞춘 상태에서 단지 내신 성적만 무력화될 경우 학업성적의 하향평준화 이상의 것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는, 학교생활기록부가 주요한 평가요소가 된다면 자연스레 학교생활기록부를 기록하는 학교, 교사들 간의 격차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점이다. 교내 활동의 수준은 고교별로 굉장히 큰 역량 차이를 보이고 있어 입시에서의 주요소인 객관성, 공정성, 타당성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전적으로 교사와 학교에 의해서 기록되는 학생부를 토대로 대학입시를 치러야 한다는 것에 다수의 학부모들은 동의가 어렵고, 설령 그렇게 준비한 자료로 입시에 성공해도 왜 성공했는지, 낙방했다면 왜 낙방했는지도 모르게 될 것이다. 선명하지 못한 수시보다 그나마 정시가 학생들에게 더 공정하고 더 교육적인 제도라고 많은 학부모들은 말하고 있다.
마을 어귀에서 끊임없이 피고 지던 무궁화, 그 흰 자줏빛 꽃이 잦아들고 구절초가 들길을 수놓으면 여지없이 9월이다. 아울러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월드컵 최종 예선이 기다려지는 9월 6일. 절기로도 추분이 있어 가을을 실감하는 계절이다. 먼저 국·공립의 유·초·중등·특수학교는 9월 1일 자로 교장, 원장, 교감, 원감 및 교육전문직 인사가 단행된다. 따라서 새로 바뀐 관리자에 따라 학사업무가 바빠지기도 한다. 학교장 선발 방법에 있어 대구시교육청은 참신하다. 학교장의 권한과 책무성 강화를 위해 ‘학교장 역량평가’를 실시한 뒤, 합격자를 임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신선함이 타 시·도에도 긍정적 반향을 일으켰으면 좋겠다. 초등학교는 9월 1일이 되면 2학기 학급임원 선거를 하는 학교가 많다. 선거가 그렇듯 공정한 규칙에 의해 바르고 똑똑한 학생이 당선되도록 교사의 조력이 필요하다. 그리 고 신학기 2주 동안 학부모 상담을 하는 학교가 많다. 상담계획을 잡을 때에는 학부모와 일정을 미리 정하여 시간이 중복되지 않게 하고, 대화할 때에도 별도의 공간에서 상대를 배려하여 편안한 대화가 되도록 신경 써야 한다. 인성실천주간이나 친구사랑주간을 운영하는 학교도 있다. 26일이 되면 각 학년별로 현장체험을 떠나는 초등학교가 많아진다. 아직 더위가 채 가시지 않은 때의 현장체험인지라 항상 안전교육도 중요하고, 교사의 열정도 중요하다. 그리고 9월 30일부터 10월 9일까지는 단기 방학이다. 어쩔 수 없이 개천절과 추석 연휴, 한글날이 있고, 10월 2일을 재량휴업일로 하면 단기 방학이 되는 것이다. 이래저래 쉬는 날이 많아서 좋긴 한데 공부는 언제 할는지. 중학교의 주요 학사일정은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9월 9일에 ‘고입내신성적산출평가’를 실시한다. 이것은 검정고시보다 난이도가 있고 자신의 내신이 어느 정도인지 비교평가도 할 수 있어, 꼭 치러야 하는 시험이다. 9월엔 또 동료장학, 학생중심수업, 교사 컨설팅, 학부모 대상 수업공개 그리고 학부모 상담과 학부모 총회가 맞물려 있다. 늘 그렇듯 동료장학이나 컨설팅은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형식에서 벗어나 상호 이해에 바탕을 둔 ‘수업 나눔’이 되어야 할 것이다. ‘수업 나눔’의 사례는 많지 않은데 어려운 개념이 아니다. 상대 교사의 수업 경험 중 의미 있는 경험을 공유하고 이해하는 것이 그것이다. 그리고 학부모 면담은 학부모의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관된 주제, 편안한 대화가 되도록 하고, 최대한 겸손과 친절함을 보여야 할 것이다. 중학교는 12일, 1학년을 시작으로 3일간 ‘영어듣기평가’를 실시한다. 요즘처럼 학력저하가 우려되는 시점에서 이러한 평가를 등한시하지 않도록 방송 점검과 함께 학생들에게 외국어에 대한 필요성을 깨닫게 해야 할 것이다. 9월에는 다양한 행사도 이뤄지는데, ‘친구 사랑의 날’, ‘봉사활동’, ‘독서토론대회’, ‘독서골든벨’과 같은 시의 적절한 행사를 하는 학교가 많다. 2, 3학년 중간고사는 대부분 9월 말에서 10월 초까지 시행한다. 지역에 따라 22일에 하는 학교도 있고, 대부분 학교는 26일에 지필고사를 치른다. 유능한 교사라면 시험을 출제할 때 신뢰도와 변별력을 중시해야 한다. 그리고 단기방학 역시 초등학교처럼 9월 29일부터 10월 9일까지 하는 학교가 많다. 이제 고등학교가 문제이다. 왜냐하면 고등학교는 ‘수능’과 ‘수시전형’이 코앞에 닥쳤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한숨 쉬고, 담임은 등골 빠지는 시기이다. 11월 16일 시행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생각만 해도 떨린다. 한 번의 시험으로 12년간 인생이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이 운명적인 시험의 원서 접수는 8월 24일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9월 8일에 끝난다. 사실 이때부터 마지막 정리와 공부를 해야 하는데 교실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 주변이 어수선해지면서 공부에 집중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담임이라면 교실 분위기가 망가지지 않도록 엄격한 관리를 해야 한다. 2018년 수시모집 접수는 11일에 시작해서 15일에 마감된다. 생각보다 짧은 접수기한이다. 따라서 지원하고자 하는 6곳의 대학을 결정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므로 미리미리 자신의 내신점수와 학생부를 잘 파악하여 정해야 한다. 또한 전형 일정이 각 대학마다 다르므로 지원하는 대학의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꼼꼼하게 일정을 메모해야 한다. 이렇게 수시전형은 12월 15일에 합격자를 발표하면서 끝난다. 고등학교 교사의 9월은 낭만이 아니다. 고난의 행군이다. 1, 2학년은 9월 6일에 인천광역시에서 주관하는 ‘모의평가’를 치러야 한다. 3학년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실시하는 ‘대학수학능력 모의평가’를 치러야 한다. 특히 3학년은 6월 모의평가와 9월 모의평가가 매우 중요하다. 실제 수능의 등급과 거의 비슷하게 나오는 것이므로 잔뜩 긴장해야 한다. ‘나는 수능 안 보는 대학으로 갈 거야’라는 학생이 있으면 한 대 쥐어박아도 좋다. 인생은 한계를 극복하려는 정신이 있어야 아름답기 때문이다. 그리고 교무부도 바쁘다. 18일이면 2018학년도 ‘고입 신입생 모집요강’을 공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비평준화 지역은 이때부터 중3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우수 학생 유치를 위한 상담을 해야 한다. 그리고 ‘입학설명회’와 ‘팸플릿’ 등 자료를 준비해야 한다. 정말 교무부 일은 해도 해도 끝이 없다. 영어듣기평가 역시 19일에 1학년부터 시작해서 3일간 시행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수행평가로도 반영되는 듣기평가는 잘 집중해서 들어야 한다. 9월 마지막 주가 되면 3일간에 걸친 1차 지필평가가 시작된다. 진로진학부와 3학년 담임은 ‘모의면접’을 해줘야 한다. 요즘 학생은 자신의 생각을 말하려 해도 논리가 부족하여 할 말을 잃고 마는 경우가 많다. 또는 알고도 소심해서 머릿 속이 하얘지는 학생도 있다. 예상되는 질문지를 통해 모의면접을 해줘도 녀석들은 고마워할 줄도 모른다. 이제 대입 관련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곳을 소개한다. 대입정보포털 ‘어디가(www.adiga.kr)’를 접속하거나 대교협 상담전화 1600-1615를 통해 상담받을 수 있다. 각 시·도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진로진학상담센터에서도 상담이 가능하다. 아니면 ‘진학진로정보센터(sangdam.jinhak.or.kr)’ 그리고 ‘진학사(www.jinhak.com)’를 이용하여 도움받으면 유용하다. 빌리 본(Billy Vaughn)이 지휘하는 ‘9월이 오면(Come September)’이 생각나는 계절인 9월은 ‘독서의 달’이다. 바쁜 와중에라도 원두커피 한 잔 마시며 책 속을 산책하고, 그러다 위대한 사상가라도 만나 미소를 나눈다면 잠시 피로가 가시지 않을까. 아름다운 가을을 여러분께 선물한다!
요즘 남가주의 이민 사회에는 우리 2세들이 한국어를 배우려는 열기가 날로 높아가고 있다. 부모들의 한국에 대한 뿌리 의식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데다, 2중 언어가 가능하면 직장을 얻는데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2세들은 소수를 제외하고는 한국어가 서툴다. 부모들이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낮에는 한국어를 대할 기회가 거의 없고, 일을 마치고 돌아온 부모들은시간이 좀 난다해도 지칠 대로 지쳐있어 자녀들과 다정스럽게 앉아 대화를 나눌 여유를 갖는 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 학교에서 미국 친구들하고만 얘기를 할 수밖에없어 한국어를 배우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 실정을 안타까워한 나머지 미국의 각 한인 교회에서는 2세들을 모아 한국어를 가르치기 시작한 것이다. 교회의 한국학교는 대부분 만원이다. 부모의 권유로 억지로 공부하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수의 학생들은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 스스로 한국학교를 택해공부를 한다.특히 나이가 들어가면서 모국에대한 사랑이 깊어지는 우리의 2세들을 보면 뿌듯한 느낌이 들곤 한다. 미국에 와서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일이다. 내가 소속되어있는 선교회에서 모임 안내장 하나가 왔다. 모 회원 집에서 가라오께를 준비했으니 모이라는 내용이었다. 한국에 있을 때는 가라오께라는 것을 말만 들었지 한번도 본적이 없다. 관심도 없었고 기독교인으로 그런 것을 접한다는 것을 생각조차 해보지를 않았던것이다.기독교와 가라오께, 도대체 걸맞지를 않게 느껴진다. 그렇게 신앙이 돈독한 우리 회원들이 가라오께를 한다니... 마음에 좀 꺼림칙하기는 했지만, 혼자 빠질 수도 없는 일이어서 회원 집을 방문했다. 식사를 마치고 막상 가라오께라는 것을 시작했는데, 생각했던 것처럼 퇴폐적인 분위기는 아니었다. 엄청나게 큰 TV에 비디오 테입을 넣자 정겨운 한국의 풍경이 화면 가득 채워지고, 아래 면에는 우리의 아름다운 한글 자막이 이어져 갔다. 고국을 떠나온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가슴이 뭉클해진다. 한국이 저렇게 아름답고, 한국어가 저렇게 정겨운 것임을 해삼 절실하게 느꼈다. 회원들이 화면에 나오는 가사를 보며 노래를 부른다. 매우 보수적인 신앙을 가지고 있는 모 집사님도 목이 터져라 노래를부른다.평소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일이다.그런데도 그렇게 나빠 보이지를않았다. 고국에 대한 절절한 향수가배어있는 표정이 오히려 안타까움을 일게 할 정도다. 회원들은 노래를 잘도 불러댔다. 어떻게 그 많은 노래들을 배웠는지 자막을 보지 않고도 능숙하게 불러댄다. 우리 부부만 노래도 잘 모르는 데다, 그런 분위기에 익숙지를 않아 멍하니 앉아 있다. 우리 때문에 분위기를 망치는 것 같이 미안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가요를 부르는 분위기가 한국 안에서의 모습과 사뭇 다르다. 흥에 겨워서, 혹은 기독교적인 용어로 말하자면 세상작인 분위기에 취해 부르는 것이 아니라, 고국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으로부른다.그 만큼 우리 나라를 사랑하는것이다. 이런 현상은 이민 1세들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한국을 한번도 가보지 않은 우리의 2세들도 비록 말은 서툴러도 우리의 말 우리의 정서들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른다.우리 교회 목사님의 아들은UCLA에서 의학을 공부하고 있다. 공부하는 틈틈이 조용필의 노래를 듣고 한국의 비디오를 보는 것을목사님은 자랑을 하신다. 목사님 아들 뿐 만이 아니라 많은 청소년, 혹은 청년들이 한국의 비디오, 혹은 노래 테입을 통해 한국어를 배우려 애쓰고 있는 것이다. 한국어를 배워가는 과정을 보면 우스운 일이 많다. 존댓말은 말 끝에 '요'를 넣는다고 가르쳐 주면'나 밥 먹었다요' 라고 말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때로는 목사님을 가리키며 '쟤가 우리 목사님이다' 라고 말하는 아이들을 심심치 않게 본다. 우리도 미국에 와서 아이들에게 별의별 이상한 호칭을 다 듣게 된다. 한국에서 같으면 꾸중들을 만한 말들을 아이들은 아무에게나 해 대는것이다.모르고 하는 말이니 야단 칠수도 없고... 우리 이웃에 사시는 분의 경험담을 들으며 한바탕 웃은 일이 있다. 그 분은 충청도에 살다가 20년 전에 미국으로 이민 오셨다. 아이들 셋을 두고 있는 데 모두 한국말이 서툴다. 그 동안에는 생활에 쫓겨 아이들 돌볼 겨를이 없어 한국어를 가르칠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요즘에 생활이 좀 펴서 엄마가 직장을 파트 타임으로만나가고 남는 시간에 집에서 아이들에게 한국어를 직접 가르친다. 아이들 어렸을 때는 한국어를 배울 만한 학교도 흔치를 않아 아이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도 배우지를 못했었는데 엄마가 집에서 한국어를가르쳐 주게 된 것에 대해 얼마나 기뻐하는지 모른다. 좋은 대학에서 법학과 의학을 전공하고 있는 착하고 성실한 두 딸은 하루가 다르게 한국말이 늘어간다. 엄마는 아이들에게 계집애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조금 눈에 거슬리는 일이 있으면 귀여워하는 표정으로 '지랄하네' 라는 말도 곧잘 사용한다. 아이들이 그 말이 무슨 말이냐고 묻자 기분 나쁠 때 사용하는 말이라고일러주었다. 엄마의 불충분한 설명은 엉뚱한사건을 만들고 말았다. 어느 날 엄마가 딸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말을 하자 대뜸 "엄마 계집애야, 그러지마!" 라고 쏘아 붙였다. 엄마는 너무 기가 막혀서 말을 못할 정도였다. 하루는 손님이 있는데서 엄마에게 '지랄하네' 라고 말했다. "아니, 너 그거 무슨 말인 줄 알고 엄마한테 하는 거냐?" 엄마가 기가 막혀서 물었다. "기분 나쁜 행동을 하면 하는 말이라며." "그건 심한 욕이야." "그럼 엄마는 왜 나한테 그런 나쁜 욕을 했어?" 엄마는 더 이상 할 말을 잃었다. 손님까지 잔뜩 와 있는데서 이게 무슨 망신인가. 엄마가 딸에게 계집애, 지랄하네 라는 말을 들으면서 살아가야 하다니...그러나 그런 얘기를 우리에게 한탄하듯 털어놓으면서도 별로 싫은 표정이 아니다. 한국말 공부를 이렇게 열심히 배워가는 기특한 딸들을 자랑하고픈욕심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었다. 그 집 딸 아이 하나가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다. 돈을 많이 받는 미국 직장과 얼마 안돼는 한국의 은행 지사 중에서 그 학생은 임금이 낮은 한국의 은행을 선택했다. 이유는 두말할 나위도 없이 한국어를 더 많이 배우고 싶어서다. 이곳의 실정으로 보아 임금이 낮은 직장을 선택한다는 것은 비록아르바이트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몇 센트 싼 곳을 찾기 위해 주유소를 이곳저곳 두리번거리며 찾아다니는 게 이곳의 실정인데 월급의 차이가 심한 직장 중에 낮은 곳은택한다는 것은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열망이 얼마나 간절한 것인지를 잘 알 수가 있다. 직장에 다니면서 한국말을 못하기 때문에 고객으로부터 모국어도 잘 모르면서 은행에서일하고 있다는 꾸지람을 듣곤 한다. "그래서 한국어를 배우려고 한국의 은행에서 일하잖아요." 애교스럽게 말하는 그녀의 표정에 찌푸려졌던 고객의 표정이 금새 펴지곤 한다고 한다. "너 왜 그렇게 한국말을 배우려고 안달을 하니?" 어느 날 한국어 책에 매달려 있는 딸을 보며 엄마가 물었다. "시집 잘 가려고." "네 신랑도 어차피 미국에서 공부한 사람을 얻을 것 아니니?" "시아버지, 시어머니가 영어를 모르면 어떻해. 나는 시부모님 모시고 살 거야. 결혼은 둘 이만 하는 게 아니잖아. 한국어 열심히 배워서 시부모님하고 잘 지내야지." 기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엄마뿐만이 아니다. 전해 듣는 우리들도 가슴 훈훈하기 그지없다. 평소에 보아온 그 학생의 사람됨됨이로 보아 시부모 모시고 착하게살아갈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선다. 우리 말 사랑, 시부모 섬김, 나라 사랑하는 마음, 한국의 젊은이들에게서 살아져 가고 있는 이런 아름다운 것들을 그 학생은 어디에 그리도 곱게 간직하고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