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6·13교육감선거가 보름 정도 남은 상황에서 보수, 진보 교육감 후보들이 단일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선거 막판 후보 단일화가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진보진영은 대부분 지역에서 단일화에 합의한 상태지만 경기, 대구, 경남, 울산에 이어 텃밭인 전북에서도 막판 협상을 진행 중이다. 전북에서는 후보등록 개시 전날인 23일 도교육감 예비후보로 나섰던 천호성 전주교육대 교수가 사퇴하면서 3선에 도전하는 김승환 후보를 지지해 힘을 실어줬고, 진보끼리 맞붙는 광주에서는 장휘국 예비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이정선 후보가 최영태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했다.
특히 보수 교육감 후보들은 단일화가 더욱 절실하다. 지난 2014년 교육감 선거에서 17개 시·도 중 진보교육감이 13곳을 차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보수후보의 분열이었기에 이번에는 반드시 단일후보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좋은교육감추대국민운동본부(교추본) 등 보수 후보 단일화를 이끌고 있는 단체들은 선거 후보등록일이 지난 상황에서도 보수 후보가 분열된 지역에서 단일후보를 추대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교추본은 선거 후보등록 첫날인 24일 서울 종로구 소재 자유민주국민연합에서 보수 단일화 후보와 대리인들과 함께 보수우파 사회의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이날 교추본은 “서울 박선영, 경기 임해규, 인천 최순자, 부산 김성진, 대구 강은희, 경남 박성호, 충남 명노희, 강원 신경호, 경북 안상섭, 울산 김석기 등 후보들을 단일화 후보로 추대했다”며 “아직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은 지역일지라도 우리의 여론조사 결과 가장 높게 나온 이들을 지지해달라”고 밝혔다. 또한 “저희와 생각이 다른 분들도 많겠지만 이번만큼은 저희의 호소를 경청해달라”면서 “표가 나눠지면 이 나라 교육을 바로 세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에는 현직 프리미엄을 업은 진보교육감 11명이 재선에 도전, 이전 선거보다 더 높은 득표를 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가운데 표가 나뉜다면 더욱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정당별 공천이 없어 교육감 후보들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데다 ‘북미 정상회담’, ‘드루킹 파문’ 등 대형이슈에 지방선거 열기가 올라오지 못해 유권자들의 ‘깜깜이 선거’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보수 후보들의 단일화는 필수나 다름없으며, 단일화 후보들 간 ‘공동벨트’ 형성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설령 단일화를 이루지 못하더라도 최대한 유력후보에 표가 몰릴 수 있도록 해야 승산을 따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보수 후보 측은 단일화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충분히 해볼 만 하다는 입장이다. 현 정부의 ‘교육 실정’이 이어지는 있고 진보교육감들에게도 일부 책임이 전가되고 있어 표 이탈 가능성은 농후하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갤럽이 이달 초 진행한 조사에서 교육 분야 국정 운영에 대해 ‘잘했다’는 응답은 30%에 그쳤다. 새 정부 출범 1년을 넘어선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는 70~80%를 웃돌고 있지만, 교육은 분야별 평가 가운데 긍정적 평가가 가장 낮다. 지난 1년간 교육부가 내놓은 정책이 이해관계, 여론 등에 휘말려 결정을 미루거나 변경하는 문제 탓에 학생, 학부모들의 신뢰도가 대폭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교총은 “교육 정책은 백년지대계를 세워 불필요한 혼란을 막고 안정적으로 추진해야 하는데, 잇따른 보류 선언에 고교 각 학년마다 대입정책이 모두 다른 ‘일년지소계’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진보 교육단체들도 현 정부가 대입제도 개선을 공론화 과정에 넘긴 부분, 유치원 방과후학교에 영어교육을 금지시킨 문제, 학생부 기재 개선을 숙려제로 넘긴 것 등을 문제 삼고 있다.
때마침 수도권 보수 단일화 후보를 중심으로 공동벨트가 형성될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다. 임해규 경기 보수 단일화 후보가 박선영 서울 보수 후보 개소식에 참여해 함께 승리할 것을 다짐하는 등 향후 외연을 넓혀가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교육본질을 회복시키자는 뜻에 동의한 후보들이 함께해 범우파진영 교육감 후보의 공동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