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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많은 이야기가 존재한다.신화, 전설, 민담, 구전 동화 등에는 인간 심리의 기저를 밝힐 수 있는 비밀과 집단 무의식그리고, 오늘날까지 이야기가 흘러올 수 있는 상당한 이유와 배경이 들어 있다. ‘김정금의 옛날 옛날이야기’에서는 그 비밀들을 한 꺼풀 벗겨볼 것이다.왜 동화 속에는 새엄마와 친엄마의 대립구조가 들어 있는지,여자 아이들의 성공담에는 어째서 간난신고의 고생길이 마치 하나의 ‘과업’처럼 열거되고,남자 아이들이 영웅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반드시 집을 떠나는 과정이 들어 있는지 등우리 주변의 이야기 속에 숨겨진 ‘진짜 이야기’를 살펴볼 것이다. 이렇게 세상의 많은 이야기의 비밀들을 열어봄으로써 인간 사회가 면면히 쌓아오고 있는집단 무의식은 무엇이고 어느 부분에서 그것들이 발견되는지, 오늘을 사는 우리 각자의사고와 심리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함께 고민해 볼 것이다. 재투성이 소녀, 고양이 신데렐라, 상드리용(프랑스)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던 동화 신데렐라는 전 세계에 다양한 형태의 판본이 존재할 만큼 널리 알려진 대표적 ‘이야기’다. 특히 신발 모티브로 인해 중국에서 먼저 시작됐다는 뒷이야기부터 한국의 콩쥐팥쥐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유사한 구조와 서사를 가진 이야기들이 지금까지도 많은 나라에서 구전과 가필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왜일까? 왜 세상의 사람들은 이 신데렐라 이야기를 이렇게 읽고 또 읽고, 말하고 또 말할까? 물론 대표적 판본이라 할 수 있는 그림동화의 이야기에는 이 신데렐라 말고도 많은 이야기들이 전해지고 있다. 그림동화는 빨간 망토 이야기부터 장화신은 고양이, 백설공주 등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이야기를 지금의 형태로 전해주고 있다. 다만 신데렐라에는 한 가지 특징이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유사한 이야기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우리나라의 콩쥐팥쥐만 해도 그렇다. 친엄마를 잃고 재혼을 한 아버지, 새엄마와 의붓딸, 우리의 주인공인 박해받는 신데렐라, 콩쥐가 등장한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서사 구조도 매우 비슷하다. 새엄마의 구박이 시작되고 이것을 거드는 못된 언니 그리고, 마을 또는 궁궐의 잔치 또는 파티. 이 파티에 가기 위해 콩쥐나 신데렐라는 섞인 콩을 고르고 동물들의 도움을 받고 화룡점정으로 요정이나 마술 할멈의 마술 덕분에 변신을 하고. 이것뿐인가. 콩쥐나 세계의 모든 신데렐라는 파티에서 멋진 왕이나 왕자를 만나 그들의 ‘한눈에 뿅!’ 점지를 받고 순간 사랑에 빠지지만 이내 헤어지는 아픔을 겪게 된다. 이때 그녀들은 반드시 자신의 흔적 하나를 남긴다. 신발. 그것이 콩쥐의 꽃신이 되었든, 유리구두가 되었든 각 나라의 실정에 맞게 어쨌든 ‘예쁜 신발 한 짝’을 남기고 도망치듯 자리를 나오게 된다. 이어 신발의 주인공을 찾는 왕, 왕자, 고을의 원님 등 이들 남성들은 주인공 콩쥐나 신데렐라의 신발 한 짝을 들고 온 마을을 다 뒤져 지치고 포기할 무렵 드디어 신발의 주인공을 만난다. 그리고 ‘둘은 잘 먹고 잘 살았다’가 이야기의 끝이다. 물론 여기에는 각 나라, 마을, 판본의 차이에 따라 그림 같이 예쁜 동화를 벗어나는 잔혹동화의 면면이 이어지기도 한다. 그림동화의 신데렐라도 신발을 확인하는 과정이나 의붓 언니들의 결말이 좀 잔혹한 면이 있기는 하다. 지금 우리 아이들이 보는 신데렐라는 프랑스의 페로가 만든 이름 하여 ‘페로본’이 전해지는 것이다. 프랑스 궁정에서 이야기나 시를 낭송하던 역할을 맡았던 페로는 시중에 떠도는 이야기들을 모으고 정리해 자기의 입으로 구술하면서 기존의 이야기들을 상당부분 각색하고 정리했다. 특히 잔혹하고 끔찍한 장면들을 일부러 빼고 자신의 임의대로 바꾼 이야기들이 제법 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신데렐라다. 덕분에 아이들은 ‘공포스럽지 않게’ 착한 일을 하면 복을 받는다는 아이들 세상의 ‘만고의 진리’를 체득할 수 있게 됐는지는 모르지만 사실 오랜 세월 신데렐라가 숨기고 있던 진짜 세상의 이야기, 집단의 무의식, 숨겨진 비유를 찾는 묘미를 일부 잃게 되기는 했다. 반면에 19세기 그림형제는 동화 ‘신데렐라’의 잔혹함을 그대로 드러냈는데, 대표적인 것이 신발에 발을 구겨 넣는 장면이다. 언니들은 자신의 집으로 찾아온 버려진 한 짝 신발에 발을 맞추기 위해 발가락과 발꿈치를 자르게 되는데 이때 중요한 것은 이것이 엄마의 요구였다는 것이다. 첫째 딸의 발이 신발에 맞지 않자 엄마는 딸의 다섯 발가락을 자르게 한다. 그렇게 신발을 신고 떠났던 큰언니는 그러나 신발 밖으로 흐르는 피로 인해 발각이 되고 곧 내침을 당한다. 둘째 딸도 마찬가지다. 이번에도 엄마는 발뒤꿈치를 잘라 신발 속에 발을 넣게 하고 궁으로 떠나게 하지만 역시 중간에 이르러 새들의 노래 소리로 왕자(왕)는 곧 이 가짜를 알아챈다. 당시 새들은 이렇게 노래한다. “그 아가씨가 신고 있는 신발을 봐요. 피투성이네요. 아가씨의 발에 그 신발은 너무 작아요. 그 아가씨는 무도회에서 만난 아가씨가 아니랍니다.” 이후 버려진 신데렐라의 언니들은 모두 새에 의해 두 눈이 쪼이고 결국 눈이 먼다. 물론 그렇게 평생을 살았다는 얘기다. 콩쥐팥쥐 이야기에도 이런 잔인한 장면들이 제법 있다. 특히 이야기의 끝에 왕비가 돼 궁에 들어간 콩쥐를 찾은 팥쥐가 동생을 죽이고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데 이후, 연꽃으로 변한 콩쥐가 다시 팥쥐를 죽이게 되는 과정이 거의 괴기스러울 만큼 잔인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어찌 어찌 꽃과 수정으로 모습을 바꾼 콩쥐는 결국 복수에 성공하게 되는데 그 마지막에 언니를 젓갈로 담아 새엄마에게 보내는 장면이 나온다. 여기서도 여러 판본에 따라 젓갈 속 시신을 그대로 보게 했다는 이야기부터 담근 젓갈을 심지어 새엄마가 먹게 된다는 이야기까지 결코 신데렐라에 ‘뒤지지 않는’ 잔혹함을 선사한다. 물론 이 무섭고 끔찍한 부분들은 이후 아이들이 읽는 동화에서는 상당부분 윤색되고 ‘정화’되기는 했다. 그러나 이들 신데렐라‘류’의 이야기들에서 우리가 짚어볼 진짜 재미있는 이야기는 다른 데 있다. 그 첫 번째가 새엄마와 새언니들이다. 아이들의 동화에는 유독 이런 새엄마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이들 신데렐라 이야기에도 마찬가지다. 병으로 일찍 돌아가신 친엄마 그리고 등장하는 새엄마. 이때 새엄마들은 꼭 새언니나 다른 의붓딸을 데리고 들어온다. 그리고 시작되는 간난신고의 고생길과 구박, 눈물. 아이들은 이 동화책들을 읽으며 새엄마의 구박을 ‘마음껏’ 성토하고 미워하며 자신의 감정이 옳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결국 새엄마는 마지막에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이 새엄마가 친엄마라면? 동화나 민담을 연구하는 사람들의 한결같은 주장도 여기에 닿아 있다. 실제로 이 새엄마는 친엄마의 또 다른 얼굴이라는 것이다. 아무 것도 혼자 힘으로 해낼 수 없던 아가였던 시절, 울기만 하면 엄마의 따뜻한 젖과 품을 마음껏 취할 수 있었던 아이들은 곧 유아를 벗어나 어린이로 성장한다. 이때부터 아이들은 낯선 엄마를 만나게 된다. 지금까지 자신의 모든 것이었던 엄마, 자신이 원하면 무엇이든 제공해주던 엄마, 한결같이 자애로웠던 엄마가 갑자기 화를 내고, 야단을 치고, 혼자 힘으로 하라고 ‘과업’을 제시하고 때로는 버린다고 ‘협박’까지 서슴지 않는다. 이때 아이들은 자신의 눈앞에 있는 엄마가 낯설다. 그리고 이내 생각한다. ‘아, 저 사람은 우리 친엄마가 아닐 거야. 우리 엄마는 어디 갔지? 나쁜 요정이 엄마를 데려가고 얼굴만 똑같은 모습으로 데려다 놓은 거야. 아…, 엄마 (훌쩍)’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아이들은 ‘음험하고 때로는 잔혹한’ 상상을 이어간다. ‘저 새엄마는 죽어야 돼. 누군가 몰래 입을 꿰매거나 불에 태워 죽이면 좋겠어. 그러면 아무 말도 못하게 될 것이고 우리 친엄마도 다시 살아올 수 있어. 아…, 저 새엄마를 누가 죽여주면 좋겠다. 친엄마는 어디 있지? 아…, 엄마 (훌쩍)’ 아이들의 마음속에선 이렇게 오만가지 생각이 왔다 간다. 그리고 이내 옆에 있던 동화책을 잡아드니 세상에! 정말로 새엄마들은 이렇게 나쁜 사람이란 것을 확인시켜주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그뿐인가. 새엄마와 새언니들은 모두 불행해지고 결국 주인공은 멋진 사람으로 변해 행복한 삶을 살게 된다. 이때 아이들은 안도한다. ‘아, 내가 옳았어. 거봐, 새엄마들은 모두 나빠. 모두 죽게 될 거야.’ 실제로 이 시기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두 명의 엄마가 살고 있다. 나에게 전적으로 ‘착한’ 친엄마와 온전히 ‘나쁜 새엄마’. 이렇게 두 명의 엄마로 분리하지 않고는 아이들이 해당 시기 엄마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기에 그렇다. 만약 나를 좋아해주는 ‘착한’ 엄마와 저렇게 무섭게 야단을 치고 때로 매도 드는 저 엄마가 같은 사람이라면? (물론 같은 사람이지만, 아이들 무의식 깊은 곳에서) 엄마의 그 정체감을 하나로 통합해 내기가 ‘아직은’ 버거운 것이 이 시기의 아이들이다. 때문에 아이들은 매우 무의식적으로 엄마를 ‘분리’한다. 착한 친엄마와 나쁜 새엄마로. 실제로 누구나 자라는 과정에서 한번쯤은 자기의 엄마를 ‘진짜 우리 엄마일까? 새엄마가 아닐까?’ 하고 궁금해 하거나 의심해 본 일이 있을 것이다. 만약 아이들이 이 같은 ‘엄마 분리’를 제때 해내지 못한다면 아마도 아이들은 그 죄책감을 견디지 못할 것이다. 자신이 ‘엄마 죽어버려’ 라고 속으로 말한 사실이 현실로 이루어질까봐 전전긍긍하고 때로는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게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아이들은 새엄마가 등장하는 책을 좋아하고 자주 읽게 되는 것이다. ‘아, 내가 미워하는 것은 새엄마지 친엄마가 아니야. 그리고 저 새엄마는 저렇게 나쁜 사람이니까 나는 더 맘껏 미워해도 돼. 그것은 나쁜 일이 아니야. 봐봐! 신데렐라에도 그렇게 나오잖아’ 그렇게 성장하며 아이들은 엄마의 결핍, 엄마의 소외, 다시 말해, ‘엄마도 역시 한 사람의 약한 인간이구나…’를 부지불식간 느끼고 알게 되며 드디어 성인으로 자라는 것이다. 이 신데렐라 이야기에서 또 하나 짚어 볼 부분은 ‘새언니들’이다. 콩쥐에게도 팥쥐라는 새언니가 있었듯이 신데렐라에도 새언니는 여지없이 등장한다. 만약 새엄마가 친엄마의 또 하나의 얼굴이라면 이 새언니들은 누구일까? 맞다.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언니나 오빠, 형, 누나가 될 것이다. 엄마에게 느끼는 분리적 감정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은 자신의 동기들에게도 같은 감정을 느낀다. 특히 이 신데렐라 이야기는 동기간 갈등과 혼란을 다룬 이야기로 더 유명할 만큼 동기간의 문제가 극명히 드러나는 대표적 작품이다, 예쁜 옷을 혼자만 차지하는 언니,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언니, 나는 이렇게 힘든데 혼자만 웃고 있는 언니 등등. 아이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손위 동기에 대한 미움과 반감 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이 사실 신데렐라이기도 하다. 그 외도 신데렐라나 콩쥐 이야기에는 생각해 볼 매우 중요한 모티프 하나가 등장한다. ‘신발’. 이 신발은 무엇을 의미할까? 요것은 다음 기회에 한 번 더 살펴보자.
어느 해 봄 결혼식을 치렀고, 그 해 가을 필자는 집과 예단, 혼수 대신 남편과 414일 간의 세계여행을 떠났다. 사진작가로 잘나가던 여자에서 멀쩡히 잘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운 여자가 됐다. 떠나기 위해 집과 자동차를 정리했고, 쓰던 가구와 물건을 모두 팔아 치웠다. 한국에서 우리의 흔적을 찾을 수 없을 거라는 말만 남긴 채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갔다. 배낭 두 개 달랑 메고. 한국을 떠난 지 132일 째, 우유니로 향하는 우리의 발걸음엔 가속도가 붙었다. ‘세상에서 가장 큰 거울’ 또는 ‘지상 위의 천국’이라 불리는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 사막. 때는 3월 말, 우기가 거의 끝나가는 시기였기에 운이 좋아야 물 찬 우유니를 볼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혹여나 물 찬 우유니를 보지 못하게 될까 불안 초조해 하는 우리의 마음과는 다르게 그곳으로 향하는 버스는 느릿느릿 속 터지게 더디기만 했다. 버스로 10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던 라파스에서 우유니까지 가는 구간은 울퉁불퉁하고 질척한 비포장 도로 위를 가다 서다 반복하더니 14시간 만에야 끝이 났다. 게다가 히터 하나 없는 고물 버스 속에서의 긴긴 14시간이 어찌나 춥고 배가 고프던지……. 그렇게 고생, 고생하며 도착한 우유니 마을에 대한 첫 인상은? 세계 최고의 여행지라는 수식어가 전혀 어울리지 않는 가난하고 휑하여 쥐뿔도 없어 보였다. 이 조용하고 한적한 우유니 마을에서 가장 시끄럽고 북적대는 곳이 바로 중앙 거리의 여행사 앞이다. 우유니의 소금 사막은 현지 여행사를 통하지 않으면 여행 자체가 불가능하다. 물 차오른 울퉁불퉁한 소금 결정체 위를 달려야 하기 때문에 커다란 바퀴의 지프차를 타야 하기도 하고, 지표 하나 없는 새하얀 사막에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한 이유도 있다. 사막에서 길을 잃고 5일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는 소문, 혹은 아예 행방불명됐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한두 평 남짓한 허름한 여행사 몇 개가 이 마을 전체를 먹여 살린다 해도 과언이 아닐 듯했다. 우리도 그 중 한 곳에서 투어를 신청했다. 우리를 태운 지프가 호기롭게 소금 사막 한가운데를 향해 달렸다. 아! 드디어 천국의 풍경, 그 미지의 공간으로 향한다는 생각에 심장이 터질 듯 두근거렸다. 우유니 소금 사막의 별칭은 ‘천국’이라 했다. ‘하늘과 소금’, ‘비온 후 갬’, ‘바람은 필요 없음’. 이것이 바로 천국의 조건이다. 최근에 내린 비가 발목 언저리에 찰랑거릴 정도로 차 있어야 하고, 그 물에 비친 상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바람이 불지 않아야 했다. 별것 아닌 이 몇 가지 조합이 딱 맞아떨어져야만 비로소 우유니 사막의 천국이 드러난다. 10시간이면 도착한다던 버스가 14시간이 걸린 이유가 바로 이 천국을 만들기 위해 최근에 내린 비 때문이었다는 건 후에 안 사실이다. 하늘과 땅이 만나는 곳. 하늘이 땅이고, 땅이 곧 하늘인 곳. 지평선 위에 떠 있는 모든 것을 데칼코마니처럼 그려내는 우유니 소금 사막이다. 빛과 소금이 만들어내는 신의 마술, 신의 예술. 온통 새하얀 마른 소금에 공간감도 시간감도 사라질 때쯤, 꿈에 그리던 천국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졌다. 드디어 천국에 도착했다는 환호의 표식으로 우리를 태운 지프는 신나게 원을 그리며 천국의 한가운데에 멈춰 섰다. 당신의 상상 속 천국은 어떤 모습인가? 눈부신 햇살? 하얀 뭉게구름? 사람들의 얼굴에서 피어나는 행복한 미소? 앞, 뒤, 옆을 보고 발아래까지 둘러봐도 온통 천국의 풍경이다. 눈이 부시다. ‘정녕 지구상에 존재하는 곳인가? 보고 있어도 믿을 수가 없다. 우유니 소금 사막은 어떤 상상을 하든 그 이상의 천국을 보여준다. 우유니의 시공간은 우리가 알던 그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손을 뻗으면 잡힐 듯한 지평선, 아니 수평선인가? 원근감이 없어 동서남북 갈피를 잡을 수 없고, 흐르는 시간조차 가늠하기 어렵다. 초현실주의를 대표하는 화가 살바도르 달리도 우유니 여행에서 작품의 영감을 받았다고 하는데……. 그의 작품처럼 ‘초현실’, ‘비현실’이 바로 우유니를 대변하는 단어라 할 수 있겠다. 해가 진 후에도 진한 감동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숙소로 돌아온 우리는 쉬이 가시지 않는 흥분에 좀처럼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어느덧 시계는 새벽 3시를 가리켰고, 그 즈음 지난밤 우리를 숙소에 데려다 줬던 가이드가 다시 돌아왔다. 더 놀라운 광경이 기다리고 있으니 지금 출발해야 한단다. 이보다 더 놀라운 광경이 있다고? 새벽 3시에? 그는 어둠 속에서 지프를 몰기 시작했다. 아무런 표지판이 없는 소금 사막에서 물 찬 우유니를 향해 거침없이 달려가던 한낮의 재주도 신기했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방향을 딱 잡고 차를 모는 건 더욱 신기한 재주였다. 어떻게 길을 찾느냐는 물음에 낮에는 내 눈에는 보이지도 않는 아주 먼 산을 지표로 삼고, 밤에는 하늘의 별을 따라 간다고 했다. 영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방법, 별을 따라 가다니! 그 밤, 그 새벽은 낮의 우유니와는 전혀 다른 매력이 넘쳤다. 낮에 본 우유니가 ‘보고 있어도 믿을 수 없는 경이로움’이었다면, 밤의 우유니는 ‘넋을 놓고 바라보게 되는 아름다움’이었다. 물 맑은 호수 위에 떠 있는 은하수는 평상시 상상할 수 있는 개수의 별을 넘어서 있었다. 어느 누가 머리 위에서 쏟아져 발아래까지 반짝이는 별들을 상상할 수 있겠는가? 어느 누가 까만 눈동자 속을 흘러가는 은하수를 상상할 수 있겠는가? 아마도 태어나서 그 전날까지 본 별을 합친 것보다 그 때 그 순간 떠 있었던 별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어느덧 인생의 삼분의 일을 훌쩍 넘겼다. 하고 싶은 일보다는 해야 할 일이 많아지고, 웬만한 일에는 무심하고 무뎌졌으며 살면서 부딪쳤던 크고 작은 시련에 다쳐볼 만큼 다치고, 구를 만큼 굴러 세상과 맞짱 정도는 뜰 수 있을 만큼 크고 단단한 동그라미가 된 줄 알았다. 어른이 다 된 줄 알았다. 어느 날, 덜컥 만난 거대한 자연 앞에서 나는 그저 아직 ‘작은 점 하나’도 되지 않았음을 알기 전까지. 세 단어로 알아보는 볼리비아 1. 소금 사막 포토시 주에 위치한 우유니 소금 사막은 안데스 산맥이 융기하는 과정에서 바다의 소금과 주변 산지에서 흘러내린 염류가 합쳐져 생성된 분지 지형이다. 면적은 약 1만 2000㎢ 정도로 경상남도보다 약간 넓은 규모. 소금 매장량은 약 100억 톤 이상으로 추정한다. 값비싼 광물인 리튬이 매장되어 있는데, 그 양이 세계 총 매장량의 절반에 해당할 만큼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리튬 개발권을 얻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볼리비아 정부와 협상을 시도하는 중이다. 2. 내륙 국가의 해군 볼리비아는 바다와 접한 면이 없는 내륙 국가지만 현재 해군 5000여 명, 군함 170여 척을 보유하고 있다. 1879년 당시 볼리비아는 바다와 접해 있는 아타카마 사막을 영토로 보유하고 있었으나 자원이 풍부한 이곳에 눈독을 들인 칠레가 볼리비아를 침략함으로써 전쟁이 일어났고 1883년, 결국 이 전쟁에서 칠레가 승리했다. 이후 볼리비아는 바다를 빼앗겼지만 여전히 해군을 유지하고 있으며 그 해군은 현재 티티카카 호수와 볼리비아 영토 내 하천을 지키는 역할을 한다. 3. 가는 길 볼리비아 여행을 위해서는 사전에 비자를 받아야 한다. 볼리비아만 방문한다면 국내 영사관에서도 발급이 가능하지만 다른 나라를 거쳐서 들어갈 경우 해당국의 볼리비아 대사관이나 영사관에서 신청할 수 있다. 준비 서류는 여권, 여권 사진 1장, 황열병 예방접종 증명서, 신용카드 사본, 볼리비아 내 숙소 확인 증명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볼리비아로 가는 직항 노선은 없기 때문에 주로 캐나다나 미국 항공사를 이용해 페루의 리마나 칠레의 산티아고를 거쳐 라파스로 들어가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 라파스에서 우유니까지는 버스로 10시간, 항공으로 50분이 소요된다.
스승이 없는 삶은 무엇으로도 보상 받을 수 없습니다. 좋은 스승 밑에서 음으로 양으로 가르침을 받으며 성장하는 경험이 반드시 있어야지요. 그런데 동양철학자 중에는 위대한 스승이자 교육자였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동양철학자인 제가 그들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그들이 교육자로서 가진 모습을 조명하면서 그들의 사상과 가르침들을 이야기하고 소개해 올리려 합니다. 총 12회에 걸쳐 연재할 것인데 기존에 교육과 동양철학자들을 관계 지어 이야기했던 논문, 저서에서는 하지 못했던 참신한 이야기들을 많이 해보고자 합니다. 學爲人師 行爲世範 학 위 인 사 행 위 세 범 “배움은 사람들의 스승이 되고 행실은 세상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베이징 사범대학의 교훈입니다. 진정한 배움이란 것은 실천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지요. 이것이 배움의 길인데 또한 스승의 길이기도 할 것입니다. 제자들을 단순히 가르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실천으로 나아가도록 이끄는 자, 배운 것을 삶에서 구체화시키고 실천의 장에서 녹여내어 세상을 조금이라도 밝게 만들려 제자들을 이끄는 자, 그런 사람이 바로 스승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그런 스승의 모습은 누가 만들어냈을까요. 바로 공자입니다. 늘 호학하는 삶을 살면서 모범을 보였고 제자들에게 실천의 장으로 나아가도록 자극하고 격려한 사람. 공자 삶의 모습이 저러지 않았나 싶습니다. 안 그래도 저 말은 공자의 수제자 안연의 삶을 중국 남송 시대 황제가 평한 말이지요. 공자가 제일 사랑했던 제자 안연을요. 네, 공자는 스승입니다. 선생님이고. 공자하면 유학, 유교의 종사. 동양철학의 큰 어른이기 전에 스승이고 교육자죠. 안 그래도 많은 이들이 교육자로서 공자를 말해왔지요. 자로가 여쭈었다. “옳은 말을 들으면 그대로 행해야 합니까?” 공자께서 답했다. “아버지와 형이 살아 계시는데 어찌 듣는 대로 바로 행한단 말이냐?” 염유가 여쭈었다. “옳은 말을 들으면 그대로 행해야 합니까?” 공자께서 답했다. “듣는 대로 그대로 행하여라.” 공서화가 묻기를, “자로가 묻기를 ‘옳은 말을 들으면 그대로 행해야 합니까’라고 물으니 선생님께서는 ‘부형이 살아 계신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염유가 똑같이 ‘옳은 말을 들으면 그대로 행해야 합니까?’라고 물으니 선생님께서는 듣는 즉시 행해라고 하셨는데요. 저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아 감히 여쭤봅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염유는 소극적이기에 앞으로 나아가게 한 것이고 자로는 너무 나서는 까닭에 뒤로 물러나게 한 것이다.” 논어 선진편 21장입니다. 유명한 장이지요. 교육자로서 공자를 말해주는 장입니다. 제자 자로와 염유가 같은 질문을 했는데 스승이 각기 다른 답을 하네요. 그러자 옆에서 보던 공서화가 의아해서 물었습니다. 옳은 말을 들으면 그대로 행해야 하냐는 같은 질문을 했는데 왜 자로에게는 한 번 더 생각하라고 했고 염유에게는 들은 즉시 행하라고 하는지. 그러자 공자가 답했지요. 자로는 성격이 급해 신중하라고 한 것이고 반대로 염유는 소극적이기에 분발을 촉구한 것이라고요. 정말 유명한 장인데 스승 공자의 탁월함을 이야기할 때 많이 인용되는 장이지요. 교육자로서 제자들에 맞춤형 교육을 했다는 대목에 많이 언급됩니다. 정말 공자하면 철학자고 사상가고 정치인이기도 했지만 교육자였습니다. 제자들을 키우고 만든 사람이지요. 그래서 교육학 쪽에 공자 관련한 논문이 많습니다. 학위논문들도 적지 않은데요. 제자별 맞춤 교육을 했다, 배움의 문을 열어두어 누구든 제자로 받아주었다,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지향하며 교학상장(敎學相長)과 줄탁동시(啐啄同時)를 지향했다는 등 논문들에서 그러는데 우리가 교육자 공자를 말할 때 잊는 게 있습니다. 바로 사제관계라는 모델을 공자가 처음으로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子曰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자 왈 논어를 보면 많은 절반 정도가 ‘자왈(子曰)’로 시작하지요. ‘자(子)’는 선생님인데 선생님이 말씀하시길이라는 말이지요. 논어 이전의 경전 서경처럼 당대의 권력자의 말이 아니라 정치적 지위와 권력이 없는 어느 선생이 말하고 제자들이 듣습니다. 그렇게 ‘자왈’로 논어 텍스트는 이루어졌는데 그걸 보고 ‘공자가 말하니 제자들이 듣는구나’ 하고 넘어가시면 안 됩니다. 최초로 자왈이라는 형식이 등장한 경전이 바로 논어, 처음으로 스승과 제자. 이 사제관계란 모델을 공자가 만들어냈다는 것까지 생각을 해야지요. 네, 그게 중요합니다. 공자가 처음으로 사제(師弟)라는 인간관계의 모델을 만들어냈다는 것. 기존에는 혈연 집단 내의 관계 아니면 정치의 장에서 군신관계 이렇게 친친(親親)과 존현(尊賢)이라는 말로만 설명되는 인간관계 밖에 없었는데 공자가 최초로 사제관계라는 모델을 만들어냈고 그것이 아주 무거운 의미를 가집니다. 주나라 초기부터 춘추시대 중반기까지 사회 구성의 기본단위는 씨족이었습니다. 혈연밴드 사회였지요. 그러다가 춘추시대 말 철기가 등장하면서 씨족집단이 급속도로 해체되었습니다. 5인에서 6인 규모의 소규모 가정이 만들어져 이들이 사회구성의 기본단위가 되었지요. 씨족질서가 무너지자 사회구성의 기본단위가 사라지고 인간관계란 게 사실상 진공상태에 놓이게 되었는데 그때 딱 어떤 사람이 등장해서 새로운 대안적 인간관계 모형의 틀을 만들어낸 것이지요. 그가 바로 공자입니다. 철기문명의 시작 씨족공동체의 해체 서구의 분과학문적 프리즘을 가지고 동양철학을 연구하다 보니 문제가 많습니다. 문사철(文史哲)이 따로 노는 형편이고 그게 학문을 하는 방법에도 굳어버린 틀이 되었는데요. 많은 동양 고전은 단순히 철학텍스트가 아니라 역사서이기도 하고 문학서이기도 한데 그저 철학적 방법론으로만 접근하는 실정이니 정말 아쉬운 게 역사적 맥락의 접근이 없다는 것입니다.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파고들고 저술과 강의에서 역사적 배경, 환경을 충실히 보여주며 설명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돼 문제가 많지요. 사상가 각자의 문제의식과 당대에 해냈던 역할, 기능을 제대로 사람들에게 알리지 못했지요. 공자 사상을 설명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시대적 배경을 충실히 보여주면서, 특히 철기 문명의 도입과 연관 지어서 설명을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공자가 산 시대에는 씨족공동체가 해체되어가고 있었습니다. 그게 두드러지는 시대적 특징이었지요. 커다란 변화의 시기에 공자가 등장해 대안을 모색한 것인데 본래 춘추시대에는 동일한 조상을 모시고 사는 후손들끼리 읍(邑)이라는 마을에 같이 살았습니다. 같은 조상의 자손이라는 유대감을 가지고 살아가며 같이 노동을 해서 생산의 결과물을 나누고 살았지요. 생산력이 턱없던 시절이었기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면서 공동으로 노동을 해 삶을 영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 춘추시대 말부터 씨족공동체가 급속하게 파괴되기 시작했습니다. 왜 그렇게 파괴되었을까요? 단적으로 말해 철기 때문입니다. 철기가 등장해 철제 농기구가 사용되고 우경이 시작되면서 생산력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씨족공동체가 무너지게 되었습니다. 기존에는 생산이 씨족공동체라는 대가족 단위로 이루어졌는데 철기문명이 시작되면서 대여섯 명 단위의 소가족 단위로 생산단위도 변했습니다. 수십 명이 달라붙어서 하던 일을 몇 명이서도 해낼 수 있게 되자 공동으로 경작하던 사람들은 이제 다른 곳으로 떠날 수밖에 없게 된 것이지요. 기존에는 생존을 위해 그들의 힘이 필요했지만 이제 밥만 축내는 존재가 되었으니까요. 이렇게 씨족공동체는 해체가 되었습니다. 동일한 조상을 모시는 대단위 가족 하에서 혈연관계와 군신관계만이 인간관계의 전부였는데 절반 이상의 축이 무너져 버렸죠.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공자가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나와 피 한 방울 안 섞인 사람들을 밑에 두고 교육하고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공자는 스승이 되었고 공자를 따르던 사람들은 제자가 되어 공자를 섬겼습니다. 피 한 방울 안 섞였는데 자식처럼 아끼며 가르치는 공자, 역시나 피 한 방울 안 섞였는데 공자를 진심으로 따르며 부모처럼 섬기는 제자들. 교육이란 게 가문 내에서 비전(祕傳)의 형태로만 전수되고 혈연관계와 군신관계만이 지배하던 세상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지요. 사람을 가리지 않고 받아 가르치고 사제관계라는 새로운 인간관계의 모델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것은 어마어마한 변화의 시작이고 역사의 물꼬였지요. 생존과 정치적 목적이 아니라 학문을 매개로 한 공동체가 탄생했습니다. 기존에는 볼 수 없는 인간관계의 틀과 모범이 만들어졌고 스승의 상이란 게 처음으로 정립되고 스승과 제자가 가져야 할 덕목이란 게 만들어졌습니다. 가족이 아닌데도 삶을 같이하고 군신관계가 아닌데도 공동체의 내일을 이야기하며 논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인생의 동반자로서 살아갔고 세상을 구할 것을 다짐하며 모두가 구세의 주인공으로서 살기 위해 서로가 서로를 이끌면서 나아갔지요. 스승과 제자 간에는 교학상장하고 제자들 간에 서로 열심히 격려하고 권면하면서요. 공자가 진정으로 위대한 이유, 그리고 교육자로서 공자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짚어봐야 할 사실이 무엇일까요? 그에 대한 답을 했다고 생각하는데, 일단 교육자 공자, 스승 공자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그걸 잊지 말아야 한다고 봅니다. 처음으로 사제관계란 인간관계와 그 틀을 만들어냈다는 것을요. 기존의 인간관계가 진공상태가 된 시점에 등장해 새로운 인간관계의 모형으로 사제관계를 만들어낸 것은 대단한 일이지요. 그때부터 사실상 동아시아 역사가 시작된 게 아닌가 싶은데요. 사제관계란 인간관계의 틀이 만들어지고 정착되고, 그때 문(文)의 세계가 열리고 문의 소프트파워를 기반으로 하는 동아시아 역사가 사실상 시작되었다고 보는 겁니다. 기본적인 것, 아니면 당연한 사실은 이상하게 기본적으로 또 당연하게 망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본질을 보지 못하고 핵심을 비껴나가는 경우가 적지 않고요. 아시는 것처럼 공자는 교육자이고 스승 맞습니다. 그런데 그것보다 중요한 사실이 있고 그걸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야 공자의 위대함, 선구자적인 면이 제대로 눈에 들어오고 교육자로서 공자가 온전히 보입니다.
“The Eagle has landed(이글호 착륙했다).” 인간이 달에 위대한 첫 발을 딛는 순간 닐 암스트롱이 했던 첫마디다. 1969년 7월 16일에 발사됐던 미국의 유인 우주왕복선 아폴로 11호의 닐 암스트롱 함장과 착륙선 조종사 버즈 올드린이 4일 후인 7월 20일에 드디어 달에 발을 딛는 모습을 대한민국 국민도 흑백텔레비전으로 세계인과 함께 시청했다. 미국인의 세기적 성취는 당연히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었다. 미국은 달 착륙, 우리나라는 국민교육헌장 1960년 11월의 미국 대통령 선거는 한 편의 드라마였다. 공화당 후보 리처드 닉슨은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말 그대로 ‘흙수저’ 출신의 정치인으로서 하버드 대학을 나와 정치에 입문한 후 39세에 미국 최연소 부통령이 된 입지전적 인물이었다. 반면에 민주당의 존 F. 케네디는 부유한 가문에서 태어나 하버드대학을 나오고 20대에 하원의원에 당선된 인물이었지만 앵글로 색슨계가 아닌 아일랜드계였고, 미국의 주류 종교 개신교가 아닌 가톨릭을 믿는 구교도였다. 미국 대통령 선거 최초로 TV토론이 생중계된 이 선거에서 연설의 천재 리처드 닉슨을 0.1% 차로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이미지 정치에 강했던 케네디였다. 케네디가 대통령 임기 첫 해를 시작한 1961년 4월 12일 소련은 유리 가가린이라는 최초의 우주인을 태운 유인 인공위성을 쏘아올림으로써 세계를 놀라게 했다. 소련이 인공위성 스푸트니크호 발사에 성공한 ‘스푸트니크 쇼크’ 이후 4년만이었다. 냉전에서의 잇단 패배로 실망한 미국 국민들을 향해 케네디는 1961년 5월 25일 상하 양원 합동위원회에서 행한 연설에서 “나는 이 나라가 1960년대가 지나가기 전에 달에 인간을 착륙시킨 뒤 지구로 무사히 귀환시키는 목표를 달성할 것을 믿는다”고 선언했다. 이 선언은 교육을 변화시켰다. 즉, 미국 교육의 상징이었던 진보주의 교육을 약화시키고 기초 과학 교육을 강화하는 결과로 나타났고, 변화한 교육의 성과 위에서 케네디가 선언한 목표는 달성됐다. 공교롭게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당시의 대통령은 8년 전 케네디에게 패했던 공화당의 리처드 닉슨이었다. 닉슨은 이후 재선에 성공했지만 탄핵에 직면해 1974년에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임했다. 그러나 달세기가 열리는 과정을 통해 정권과 무관하게 국민과 공유할 수 있는 국가의 비전이나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사회적 동력을 총동원하는 모습 속에서 민주주의 국가의 지도자가 가져야 할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케네디 대통령이 달 착륙을 미국의 목표로 선언하던 바로 그해에 우리나라는 5.16 군사정변을 맞았고,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할 즈음에 국민교육헌장이라는 추상적 교육선언의 실천에 모든 교육적 역량을 쏟아 붓고 있었다. 모든 교육내용이나 방법의 설정 기준도, 교육성과의 평가 기준도 국민교육헌장이었다. 그것은 법 이상이었다. 포스트 아폴로 시대 교육 비전 요구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소식은 새교육에도 영향을 미쳤다. 아폴로 달 착륙 후 처음 간행된 1969년 9월호의 권두언 제목은 ‘달세기의 개원과 한국교육’이었다. 이 글은 아폴로 11호의 성공을 이끈 원동력은 “뭐니 뭐니 해도 그러한 과학 기술의 모체인 인간의 창조적 정신을 개발하고 신장케 한 교육”이라고 규정했다. 그리고 아폴로 11호의 성공이 한국 교육에 주는 교훈은 “한국의 교육도 이제 포스트 아폴로(Post-Apollo) 시대에 적응할 수 있을 만한 원대한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이를 위하여 우선 우리나라에 있어서도 정치가를 비롯한 모든 지도층 인사들 사이에 새로운 달세기에 대비한 비전의 확립이 아쉽다”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권두언에 이어 9월호는 특별기획으로 ‘아폴로 시대의 우주과학’을 게재했다. 발사에서 귀환까지의 과정을 다룬 위상규 서울대 공대 항공공학과 교수의 글 ‘신대륙 달을 정복하다’, 달의 지질학적 특성을 다룬 김봉균 서울대 문리대 교수의 ‘달 정복과 우주개발의 가능성-지질학적으로 본 달세계를 중심으로-’, 아폴로 11호 이후 우주개발의 방향을 논한 현정준 서울대 문리대 교수의 글 ‘아폴로 11호의 성공과 전망’, 그리고 아폴로 11호의 성공을 가져온 배경을 설명한 이남규 조선일보 기자의 ‘달 탐험을 가능케 한 미국의 과학정책’ 등이 실렸다. 미래교육 비전보다는 안보에 치중 여기까지였다. 불과 몇 개월 후 1970년대의 문을 여는 신년호도, 몇 개월 후 맞이한 광복 25주년을 기념하는 1970년 8월호도 온통 국민교육헌장 이념의 구현을 향한 목소리만 난무할 뿐 이른바 ‘달세기’에 대비하는 그 어떤 교육적 이상이나 방법도 더 이상 관심 대상이 아니었다. 지도층 인사들 사이에 교육의 비전 마련을 위한 새로운 노력도 없었고, 우주과학 시대에 대비한 과학정책이나 교육정책에 대한 고민도 보이지 않았다. “교육은 70년대의 국운을 좌우한다”는 박정희대통령의 담화는 교사들의 사명감과 책임감을 강조하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하지는 못했다. 광복 25주년 기념호인 1970년 8월호의 내용 구성은 당시의 시대상과 교육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실린 글의 제목을 보면 ‘국가안보와 교육의 역할’ ‘북괴간첩 식별법과 신고요령’ ‘국가사회발전과 사회교육의 역할’ ‘학원소요에 있어서의 교수의 역할’ ‘경부고속도로의 완공’ ‘해군방송선의 납북’ ‘국립묘지에 침투한 공비’ ‘캄보디아 내 미국철수’ 등이 포함돼 있다. 교육전문 잡지라고 말하는 것조차 어색하게 만드는 내용이 많았다. 20년 전 창간 초기와 마찬가지로 교육자들이 긍지와 자부를 지켜줄 것, 우리 민족에게 부과된 추상적인 교훈을 교육자들이 솔선해 실천할 것을 억지스럽게 당부하고 있었을 뿐(솔선과 실천, 김형남) 국민들이 공감하는 교육적 목표를 창출하거나 제시하고자 하는 지도자들의 노력이나 고민은 찾을 수 없었다. ‘달세기’는 더 이상 우리의 것이 아니었다. 해방 25주년을 기념하면서도 아직도 “우선 해방 당시의 정신으로 되돌아가야 할 것” 그리고 반공교육이 “형식에 흐르고, 유야무야의 존재에서 탈피하여 진정한 가치 판단과 올바른 실천으로 학교 교육의 기본 골격을 이루어야” 할 것을 주장하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세계에 있어서 최초로 금속 활자를 발명하였고… 거북선이란 철갑선을 만들어 낸 우수한 문화민족” 타령을 하고 있었다. 교육의 양적 성장 이뤘으나 과학교육 외면 아폴로 11호의 성공 속에 아주 잠시 흥분하던 한국의 교육계는 다시 국민교육헌장 중심의 반공교육, 도덕교육, 민족주체성 교육에 매달리는 모습으로 돌아갔다. 아폴로 11호 발사 이듬해인 1970년에 간행된 열두 번의 새교육 수천 페이지에서 단 한 번도 과학교육이 특집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우주과학 관련 주제를 다룬 글조차도 단 한 편만이 실렸다. 현직 교사 박상인이 쓴 ‘인공위성과 우주여행’이란 글이 1970년 11월호에 실렸을 뿐이다. 1970년을 마무리하는 12월호에도 국민교육헌장 2주년을 기념하며 그 교육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글들은 넘쳐났지만 과학교육을 향한 어떤 대책이나 의지를 보여주는 글은 없었다. 12월호에 게재된 포토뉴스에서는 제18회 학생의 날을 맞아 서울시내 1만 6000명의 고교생들이 효창운동장에서 승공을 다짐하는 합동 교련 훈련을 하고 있는 장면이 눈길을 끌고 있었다. 같은 호의 권두언에서 수학여행 기차사고로 경서중학교와 인창고등학교 학생들이 희생당한 가슴 아픈 사고 소식을 전하면서는 기계문명의 횡포를 경계했을 뿐 과학발전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1970년대 초반 우리나라 인구의 1/4이 학생이었다. 그 비율은 교육선진국 미국과 동일한 수준이었다. 국가의 노력보다는 학부모들의 교육열에 힘입어 이룬 양적 성장이었다. 교육의 질적 발전은 성취해야 할 무거운 과제로 예나 지금이나 교육자들을 괴롭히고 있었지만 지도자들은 시대적 과제를 외면한 채 정치에 몰두하고 있었다.
학교안전공제중앙회는 「학교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29조 제2항에 따라 ‘학교배상책임공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6년 현재 17개 시·도교육청 모두 가입돼 교원의 교육활동 과정에서 제3자가 입은 인적·물적 피해와, 어린이놀이시설 하자로 인한 피해, 학교급식 사고 관련 과태료, 교사가 학생의 휴대품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분실 피해 등에 대해 보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학교안전공제중앙회에서 보장하고 있는 보장내용과 한도, 보상의 제한과 함께 지난 호에서 소개해 드린 각 시·도별 학교안전공제회의 ‘학교안전공제’와의 차이점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학교배상책임공제 내용 보장내용•교육활동과 관련하여 급격하고 우연하게 발생한 사고로 인하여 제3자에게 입힌 생명 또는 신체에 입힌 피해(대인손해)나 재산상의 손해(대물손해)에 대해 교직원 및 학생의 법률상 손해배상책임(당해 학교의 학생, 교직원, 교육활동참여자는 제외)• 어린이 놀이시설의 하자에 의한 사고로 인하여 어린이의 생명 또는 신체에 입힌 피해(대인손해) 또는 재산상의 손해(대물손해)에 대한 유치원 및 초등학교의 장이 부담하는 법률상 손해배상책임• 급식사고와 관련해 학교장에게 부과된 과태료(급식과태료)• 학교관리 하의 학생 휴대폰 등(휴대폰, 태블릿PC, MP3)에 대한 분실 피해• 학교배상책임사고에 대한 상담 및 경호• 법률소송(합의·절충·중재 포함)의 협조 또는 대행보장한도• 대인손해 : 1사고당 20억, 1인당 사망, 부상, 부상후 신체장해별 학교배상책임공제 약관에 기재된 한도내에서 보상 - 사망의 경우 2천만 원~1억 원 - 부상의 경우 부상급수에 따라 60만 원(3일 이하 입원 등)~~1500만 원(분쇄성 골절 등) - 신체장해가 생긴 경우 장해급수에 따라 625만 원(손바닥 크기의 흉터 등)~1억 원(실명 등)• 대물손해 : 1사고 당 1억 원 한도 내에서 보상• 급식과태료 : 500만 원 한도 내에서 학교장에게 부과된 과태료 보상• 학생 휴대폰 등 : 학교당 연간 2000만 원 한도 내에서 감각상각 금액 보상• 학교배상책임사고에 대한 경호 비용 : 500만 원 한도 내에서 지급(자기부담금 20만 원 공제)보상의 제한•학교안전공제회로부터 보상을 받았거나 받을 수 있는 경우•교육시설재난공제회로부터 보상을 받았거나 받을 수 있는 경우•고의 또는 자해, 자살, 자살미수, 학교폭력으로 인한 피해•질병(정신질환 포함)•요양기관의 치료를 방해한 것이 명백한 경우 그로 인하여 늘어난 손해•천재지변 및 자동차·선박·항공기 사고•대물상 간접손해 및 대인상 휴업손해 아래 QA는 학교안전공제중앙회의 ‘안전공제가입안내 매뉴얼’의 사례를 기초로 안내해 드립니다. Q체육시간에 학생이 찬 축구공이 학교 밖으로 나가 지나가던 행인이 공에 맞아 상해를 입히고, 차량에 부딪혀 차가 파손된 경우도 보상받을 수 있나요?A 보상받으실 수 있습니다. 학교배상책임공제에서는 ‘교육활동과 관련하여 급격하고 우연하게 발생한 사고로 인해 제3자에게 입힌 생명 또는 신체에 입힌 피해(대인손해)나 재산상의 손해(대물손해)에 대해 교직원 및 학생의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을 보장하고 있기 때문에 지나가던 행인의 상해피해와 차량파손피해 모두가 보상대상에 속합니다. Q급식시간에 학생이 밀고 가던 급식 카트에 학교 방문객의 발이 끼이면서 골절이 된 사고도 보상이 되나요?A네, 학교배상책임공제에서 보상받으실 수 있습니다. 학교안전공제중앙회는 급식시간에 발생한 사고는 학교 내 교육활동과 관련해 발생한 사고로 다뤄 제3자인 학교방문객의 대인손해를 학교배상책임공제의 약관에서 정한 범위에 따라 보상하고 있습니다. Q교육활동 이외의 시간에 학교 내 놀이시설을 이용하던 학생 및 일반인이 자신의 부주의로 인해 다친 경우에도 보상이 되나요?A 교육활동 이외의 시간에 학교 내 놀이시설을 이용하던 학생 및 일반인이 자신의 부주의로 다친 경우(놀이시설 하자가 아닐 때)에는 학교안전공제와 학교배상책임공제 모두에서 보상대상이 아닙니다. Q교육활동 시간 중에 학교 내 놀이시설을 이용하던 학생이 놀이시설물의 하자(그넷줄이 끊어짐)로 인해 다친 경우에 보상이 되나요?A보상대상입니다.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 제2조 제2호에서 규정한 ‘어린이놀이시설’의 하자에 의한 사고로 인해 어린이의 생명 또는 신체에 피해(대인손해)를 입히거나 또는 재산상의 손해(대물손해)를 발생하게 해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장이 부담하는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에 대해서는 학교배상책임공제의 약관에 따라 학교안전공제중앙회에서 보상하게 돼 있습니다. Q학교배상책임공제에서 보상대상으로 정하는 사고가 발생할 경우 처리방법은 어떻게 되나요?A학교배상책임공제의 보상대상인 사고가 발생할 경우 공제가입자인 학교장은 중앙회 홈페이지(www.ssif.or.kr)에 접속해 사고통지를 해야 합니다. 사고발생 통지의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사고발생통지서 작성 → 사고발생통지서 내부 결재 → 공제증권에 기재된 회원 아이디와 패스워드로 중앙회 홈페이지(www.ssif.or.kr) 로그인 → 사고발생통지서 전자파일 중앙회 송부
기존의 수업이 교사의 질문과 교사의 설명을 위주로 아이들을 이끌어가는 수업이라면 ‘QE(큐앤이)’ 학습은 아이들의 질문과 설명을 위주로 교사와 아이들이 함께 꾸려가는 수업이다. 교사는 아이들이 학습할 주제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지 물어보면서 아이들의 관심과 호기심을 자극하고, 아이들은 학습할 내용에 대해 관심과 호기심으로 서로 질문하고 설명한다. 아이들이 궁금한 점, 이해 안 되는 점, 더 알고 싶은 점에 대해 다른 아이들과 교사에게 질문하고 학습한 내용을 스스로 구조화해서 정리해 내면화하는 수업이다. QE학습의 QE는 ‘Question(질문하다) and Explain(설명하다)’의 약자로 교사가 주도하지 않고 학생 스스로 참여하는 학습을 의미한다. 질문을 만드는 과정에서 메타인지(Meta Cognition) 능력이 향상되고 자기성찰적 학습 역량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교사의 지시에 따라 학습하지 않고 질문을 만들어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하고, 질문하기와 설명하기를 통해 융합적인 사고로 사고의 유연성과 창의력을 기르고 사고를 확장시키며,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바른 인성을 갖게 하는 학생중심 학습이다. QE학습은 질문하고 토론하고 논쟁하는 유대인 학습법인 ‘하브루타’ 학습과 과제를 집에서 해결하고 학교에서 모둠별로 토론하고 학생이 설명하게 하는 거꾸로 학습, 사회적 관계에 중점을 두고 모둠 친구들의 의견을 모아서 적어보고 발표하는 협동학습 등의 장점을 모아 우리 교실 현실과 교육적 상황에 맞게 최적화시킨 학습법이다. QE학습 수업의 원칙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다음 세 가지 원칙을 가지고 수업에 들어간다. 1. 기록하기(Record) : 학생의 질문과 설명을 기록하게 하자.기록하기는 학생이 학습하는 내용과 과정을 상세히 기록하도록 하는 원칙이다. 학생의 질문, 학습 내용, 학습 주제에 대한 설명 등이 잘 기록돼야 한다. 이를 통해 교사와 학생이 학생의 사고 과정이나 이전 학습 내용, 출발점, 학생 개개인의 학습 결손과 학습 저항, 잘못 인식하고 있는 개념, 학생이 궁금해 하는 것, 이해하지 못하는 것, 더 알고 싶은 것을 깨닫고 알고 있도록 해 좋은 수업을 가능케 한다. [PART VIEW]2. 말하기(Remark) : 학생이 생각한 것 느낀 것을 말하게 하자.말하기는 조용히 듣고 있는 학습을 지양하고, 매 시간 달라지는 학습 내용과 주제에 대해 교사의 생각이 아닌 자기의 생각과 느낌이나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말하도록 하는 절차다. 창의력과 자기표현 능력을 길러주자는 것이다. 3. 평가하기(Evaluate) : 학생이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평가하게 하자.평가하기는 메타인지 관점에서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를 평가하고 능력 향상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스스로 결정하고 자신을 절제하고 통제하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과정이다. 이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 성취하고자 하는 것, 목표를 향해 오랫동안 학습할 수 있는 마음의 터를 다지게 된다. QE 과학 수업의 실제 아빠를 졸라 변신 로봇 장난감을 선물 받은 아이가 장난감이 어떻게 변하지 궁금해 하나하나 분해해 보고 이해 안 되는 것, 궁금한 것을 가족들에게 물어서 이해하고 변신 원리를 알게 된 후에 다시 장난감을 조립하고 아빠에게 변신 로봇이 어떻게 변신되는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자랑스럽게 설명한다. 아이는 이제 친구들에게도 변신 로봇에 대해 설명할 수 있게 된다. QE(큐앤이)학습의 원리는 아이가 변신 로봇 장난감을 이해해가는 과정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과학 수업도 아이가 변신 로봇을 배워가는 과정과 같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과학 수업은 실험을 하면서 생기는 궁금한 점, 이해 안 되는 점, 더 알고 싶은 점을 질문하고 교사와 아이들이 같이 생각해보는 실험 과정을 반복해 보고 결과를 분류하고 구조화해 노트에 정리하고 이를 친구와 교사에게 설명하는 체험을 하게 한다.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는 수업 QE 과학 수업은 기존의 과학 수업에서 소홀했던 질문하기와 설명하기의 과정이 있다. 계획한 실험을 한 후에 실험 과정에서 생기는 궁금한 점, 의문점을 해소하기 위한 질문을 하고, 이를 통해 학생과 학생, 학생과 교사가 서로의 생각을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다. 매 시간 질문을 하는 시간이 있어 학생은 교사 주도적인 수업에서는 할 수 없는 질문을 하면서 학생의 개인적인 사소한 의문을 해소할 수 있다. 학생은 무엇이 이해 안 되는지,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등 수업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자연스럽게 호기심을 갖고 학습에 참여하게 된다. 실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의문점을 해소하고 본시 주제에 관해 평소에 갖고 있는 의문점에 대해 질문하고 설명하는 기회를 가지는 것은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된다. 이 실험을 왜 하는지, 실험의 결과가 어떤 이유로 예상과 달리 나왔는지, 조건 통제는 잘 됐는지, 어떻게 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지 등 실험 과정 전반을 성찰하고 본시 학습의 결과를 스스로 평가해서 메타인지(Meta Cognition) 능력을 향상시킴으로써 학생의 학습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 실험 과정이나 결과를 교사가 알려주거나 정리해 주지 않고 학생 스스로 본시 주제나 실험을 통해 알게 된 내용을 노트에 구조화해서 정리하고 구두로 친구에게 설명하는 체험을 통해 학습 내용의 내면화도 이뤄진다. 학습내용 노트 정리 예시
최근 국내 체류 외국인이 170만 명 이상으로 증가했다. 2020년에는 외국인 254만 명이 돼 우리나라도 OECD 기준으로 다문화국가로 분류될 전망이다. 이렇게 한국이 다문화사회로 빠르게 진입함에 따라 2015개정 교육과정 총론에 다문화 교육이 반영됐고 미술 과목에도 다문화교육을 도입하게 됐다. 문화적 가치와 신념을 직접적으로 제공하는 예술작품의 특성상 미술은 다문화교육의 이상과 목적을 실현하는 데 적절한 교과 중 하나다. 다문화미술 감상수업을 통해 자연스럽게 다른 나라, 계층, 인종, 민족 등의 다양한 문화를 배울 수 있다. 다문화미술 감상 수업의 실제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즐긴다미술 수업에서 미술 작품의 제작만큼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감상 영역이다. 감상활동은 작품에 대한 체계적인 탐색으로 작품을 보는 안목을 기를 수 있을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자신의 작품 표현에 대해 재창조를 할 수 있게 해 준다. 미적 감수성이 형성되는 초등학교에서 감상 수업은 다양성이 공존하는 미래사회에서 다양한 예술 작품을 향유하고 생활 속에서 예술을 즐길 수 있는 질 높은 삶을 사는 데 일조할 것이다. 미술 감상 수업은 다음과 같은 시너지 효과도 가져 온다. 첫째, 우리의 시지각(視知覺)을 향상시키고 창의성을 계발할 수 있다. 미술 감상은 일차적으로 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뿐만 아니라 감상을 통해 살펴보게 되는 주제, 표현 방법, 재료 등은 아동의 표현 욕구를 증가시키는 훌륭한 자극제 역할을 하고 나아가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창의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한다. 둘째, 현대 미술의 다양한 흐름을 이해하고 작품을 볼 수 있는 안목이 생긴다. 현대 미술의 다양한 장르(추상, 미니멀아트, 개념미술 , 환경미술, 해프닝 등)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성인에게도 어렵고 알 수 없는 것이란 생각이 들게 한다. 바람직한 감상 교육을 통해 복잡하고 다양한 현대 미술을 이해하고 보는 눈을 길러준다. 다양한 작품을 비교 감상하다 보면 내게 맞는 작품, 내가 좋아하는 작품, 남들이 봐도 좋은 작품을 알아볼 수 있는 안목이 생긴다. 셋째, 다양한 미술품의 가치를 알고 다문화사회를 살아갈 수 있는 역량을 길러 준다. 인지적 접근을 통해 미술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와 비평적인 언어활동을 할 수 있게 하고, 이를 토대로 미술을 사회 문화적 맥락에서 이해하고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를 확장시켜 준다. 교수·학습 과정안 ▶ 주제 : 샤걀의 ‘나와 마을’ 감상하기 ▶ 학습 목표 ▶ 작품 선정 이유[PART VIEW]감상 주제는 마르크 샤갈(Marc Chagall)의 ‘나와 마을’ 작품 감상하기다. 선정 이유는 미술작품 감상을 통해 타문화에 대한 긍정적인 수용과 비평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 목적에 부합되고 예술적으로도 뛰어난 작품이 샤갈의 ‘나와 마을’이다. 샤갈은 초현실주의 작품의 대표적 작가다. 이 작품은 현실세계가 아닌 꿈의 세계를 작가의 상상력을 동원해 그린 작품으로, 학생들의 예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고, 그 시대의 문화와 생활을 유추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다양한 생각이 나올 수 있고, 미술작품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벗어나 다시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타자의 다양한 관점과 존중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다. ▶ 교수·학습 개요수업의 단계는 생각열기, 생각나누기, 정착 단계로 구성된다. 생각열기에서는 그동안 경험했던 작품과 문화에 대해 자유롭게 생각을 말해 보게 한다. 생각나누기 단계에서는 중점적으로 학습해야 할 다문화 미술교육 요소들과 비판적 사고를 위한 질문이 포함돼야 한다. 정착 단계에서는 배운 내용을 성찰하고 실제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의지를 다진다. 전체적인 교수·학습 개요는 다음과 같다. 이 수업에서 감상할 샤갈의 작품은 개인의 관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으며, 학생들의 고정관념과 편견을 감소시키는 데 유용하다. 미술작품 감상을 통해 학생들은 다양한 미술작품에 대해 공부하고 작품을 보는 관점을 토의하면서 자기가 가진 편견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작품에 관해 토론학습을 할 때 자유롭고 허용적인 학습 분위기를 조성해 각자 다양한 생각이 있음을 서로 인정하고 수용할 수 있게 한다. 토론 과정은 작품에 대해 판단하는 과정이다. 작품에 대해 서로 좋고 싫음, 혹은 감동적인지 등에 관해서 그룹별로 토론을 진행하도록 한다. 이때 하워드 가드너 하버드대 교육대학원 교수가 강조했듯이 모둠 토의나 대화를 통해 교사와 학생 간, 학생과 학생 간에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허용적인 교실 분위기를 만든다. 메타 감상은 지금까지의 감상 과정을 되돌아보고 다시 감상해 봄으로써 자기 자신이 가지고 있던 편견과 고정관념 등에 대해 생각을 정리해 보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예술작품을 보다 쉽게 이해하게 되고, 유용한 반성적 사고과정을 기를 수 있다. 메타 감상은 문화의 다양성을 수용하고 타인의 삶의 방식과 나와 다른 관점을 인정하는 등 자신에 대한 성찰을 통해 작품에 대해 재판단하는 과정이다. 메타 감상에서는 자신의 감상을 다시 되돌아보고 자신의 생각이 어떻게 변화됐는지 자기보고서를 작성하게 한다. 학생들은 토론 과정을 통해서 스스로 향상시킨 감상 안목을 갖고 자기 자신을 평가할 수 있다. 자기보고서 작성을 통해 고정관념과 편견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친구들의 생각을 들어보고 보는 관점을 달리하니 작품을 처음 봤을 때와 어떻게 달라졌는지 써 보게 한다. 그리고 다양한 문화와 다양한 사람들이 조화롭게 어울려 살기 위한 방법을 고민해 보고 말이나 글로 표현하게 한다. 교사는 학생들이 메타 감상을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안내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은 수업을 통해서 느낀 점과 알게 된 점 등을 자신만의 수업노트에 작성해 봄으로써 학습을 통해 배운 것이 생활에서 실천될 수 있도록 하는 단계다. 정착 단계에서 자신만의 감상을 정리하는 활동은 미술작품에 대한 인식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다른 미술문화에 대한 수용과 편견 감소로 이어지게 돼 생활에서 예술을 즐길 수 있게 할 것이다. ▶ 참고 자료 및 사이트 이 수업을 위해 초현실주의 작품이나 명화 작품집 등을 준비해야 하는데 작품은 원작품의 색채와 가장 가깝게 인쇄된 것으로 하고, 가능하면 크기가 큰 것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특히 샤갈의 ‘나와 마을’ 작품은 원판에 가까운 화질로 인쇄된 것으로 골라야 한다. 참고 자료와 사이트는 초현실주의 작품, 마르크 샤갈 ‘나와 마을’ 작품, 명화집, 미술 교과서, ‘미술 감상과 미술 비평 교육(박휘락 저)’, 인터넷 미술관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주요 인터넷 미술관 사이트 목록 국립현대미술관 http://www.mmca.go.kr/ 일본교토국립박물관 http://www.kyohaku.go.jp/ 루브르박물관 http://www.louvre.fr/ 뉴욕현대미술관 http://www.moma.org 퐁파두센터 http://www.centrepompidou.fr/ 메트로폴리탄박물관 http://www.metmuseum.org/ 대영박물관 http://www.britishmuseum.org/ 중국역사박물관 http://www.chnmuseum.cn/ 트레티야코프미술관 http://www.tretyakovgallery.ru/ 네덜란드왕립미술관 http://www.mauritshuis.nl/ ▶ 수행평가지아래의 샤갈 작품 나와 마을을 보고 제시된 감상 관점에 따라 수행평가지를 완성해 보시오.
학생이 배움에 동기화돼 스스로 학습을 설계하고 적극적으로 학습의 주인이 되고자 하는 ‘자기주도학습력’을 갖기 위해 교사는 어떻게 수업을 해야 할까? 그동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교수 · 학습 전략 관련 연수가 이뤄지고 방안이 제시됐지만, 전략 수행의 주체는 대부분 교사였다. 교사가 어떤 전략을 순간순간 투입하고 학습을 이끌어가야 하는가에 초점을 맞췄고, 그때 학습자는 어떤 반응과 학습효과를 보이는가에 교실 수업 개선의 중점을 뒀다. 이런 관점이라면 매시간 수업에 적용할 전략을 설계하고 적용해야 할 교사들에게 학습자 중심의 수업을 전개한다는 것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교사가 가르쳐야 할 내용과 이 학습을 통해 학생이 갖춰야 할 역량에 좀 더 집중하고 나머지는 학습자에게 넘겨줘도 되지 않을까? 학습자가 가진 다양한 개성과 능력을 존중하면서 학생의 자기주도학습력을 강화하기 위해 적용할 수 있는 전략이 ‘코넬식 노트법(Cornell Notes System)’이다. 교사는 학습내용의 구조와 학습요소에 집중하고 학습자에게 배운 내용을 표현하기 위한 학생활동(Doing Showing)에 대한 선택권을 주고 열어두는 전략이다. 학습자는 학습 내용을 받아들이며 자신의 생각에 귀를 기울이는 연습 즉, 자기관찰(self-monitoring)을 하게 되고 그것을 노트에 표현하면서 ‘자신의 생각이 담긴 노트’의 소중함을 갖게 된다. 이 코넬식 노트법을 통해 학습자들은 자기주도학습력을 높임과 동시에 포트폴리오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담은 다른 학생과 구분되는 개별화된 노트 결과물을 갖게 된다. 코넬식 노트법 학습 전략 미국 코넬대학교 교수·학습센터에서는 노트 필기 전략과 필기법을 개발해 보급했다. 이 방법은 노트를 크게 3등분해 단서란, 내용란, 요약란으로 나눠 적는 분할식 노트필기법을 제공하면서, 기록하기(Record), 질문하기(Question), 재생하기(Recite), 되새기기(Reflect), 복습하기(Review)의 단계로 자기주도학습력을 갖는 ‘1Q4R’ 전략도 제시하고 있다.[PART VIEW] 이 방법에 따라 학습한 내용을 필기하면 더 체계적으로 필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학습 내용에 대한 학습자의 관심과 자기주도학습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코넬대학교 교수 · 학습센터에서 제시한 분할식 필기법과 그 활용은 교과 특성에 따라 변형해 적용할 수 있다. 역사교과의 경우 학습요소 중심으로 내용란을 다양하게 표현하도록 하면서 단서란에는 주요 핵심 용어를, 요약란에는 역사적 사고를 함양하기 위해 수업 주제와 관련된 자신의 의견을 쓰도록 했다. 학기 초에 코넬 노트 양식을 공지하고 일정한 훈련을 거친 뒤 연간 지속적으로 적용한다. 이런 노트 필기 양식에 따라 산출된 결과물은 내용 표현의 충실성, 내용 정확도, 핵심 학습 요소의 제시 여부, 자신의 주장 논리성 등을 평가 요소로 수행평가에 일정 부분 반영한다. 코넬식 노트 양식 및 활용 사례 코넬식 노트법을 적용한 학습 사례 학생 결과물 ▶코넬식 노트 결과물 ▶학생 활동
지난해 전면 시행된 자유학기제의 질적 제고를 위해 올해 교원 연수가 확대된다. 또 내년부터는 2개 학기 이상 자유학기를 실시하는 ‘자유학년제’가 도입된다. 하지만 도농 인프라 격차, 학력저하 우려가 여전해 보완책 마련에 대한 주문이 나온다. ◆성과와 계획=교육부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2017년 자유학기제 추진계획’을 보고했다. 교육부는 보고에서 “지난해 자유학기제가 전면 시행되면서 학생 1인당 평균 8회 이상 체험활동을 경험했으며 실생활 관련 주제 수업이나 독서 연계수업, 협력 및 소통에 기반한 문제해결학습, 교과융합 수업 등 학생 중심 수업과 과정중심의 평가가 시행됐다”며 “그 결과 학생, 교사, 학부모의 학교생활에 대한 행복감과 만족도가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또한 자유학기제 경험 학생의 국어, 영어, 수학 과목의 학업성취도가 미경험 학생에 비해 높게 나타나고, 중학교의 학교폭력 피해응답률이 감소하는 성과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교육부가 교사, 학생, 학부모 15만 244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학생의 학교생활 행복감운 5점 만점에 3.69에서 4.10으로, 교사의 역량강화 정도는 3.99에서 4.18로 각각 높아졌으며 학부모의 학교 만족도도 3.90에서 3.94로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한국교육개발원(KEDI)의 종단분석 결과, 자유학기제 미경험학생 대비 경험학생의 주지교과 점수는 국어 213.3점/214.4점, 영어 222.4점/223.2점, 수학 213.4점/214.8점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전체 중학교에서 약 45만명의 학생이 자유학기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존 중학교 1학년 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했던 교원연수를 중학교 전체 교원으로 확대한다. 또 교원의 자발적인 수업연구와 역량개발을 위해 전국 700여개 중학교 교사 연구회를 지원하고 자유학기활동 평가 매뉴얼과 주제선택활동 자료집 등 관련 교육자료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밖에 자유학기-일반학기 연계 운영학교를 80개교에서 406개교로 늘리고, 2018년부터 희망 학교에 자유학년제 도입이 가능하도록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 작업을 병행하기로 했다. ◆과제와 해법=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자유학기제 시범운영과 전면시행 1년 실시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 대표적인 사항이 인프라 부족과 도농격차다. 학교와 기업, 지자체 간의 다각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유학기제의 취지에 맞는 소규모 체험활동 공간이 부족한데다 프로그램 수도 부족해 학생들이 제비뽑기를 하거나 가위바위보 등으로 우선순위를 정하고 있다는 것이 학교 현장의 설명이다. 이러다 보니 학생이 원하지 않는 직업체험 프로그램을 듣게 된다는 것이다. 서울 송파구의 한 중학생은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을 만들 때부터 학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체험하고 싶은 프로그램이 없다고 말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밝혔다. 지방의 상황은 더 열악하다. 농어촌지역의 경우 인프라가 부족해 다양한 직업을 체험하기 어려운데다 프로그램 참가를 위해서는 장거리 이동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강원도교육청 관계자는 “도내 학교 특성상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어려워 지역 문화 견학이나 부모님 직업체험 등으로 특화해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학기 동안 지필고사가 없다는 점에서 학생의 학력저하를 방지할 해법 마련도 과제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서울대와 카이스트(KAIST) 등 유수 대학 13곳의 진로캠프를 확대해 참여학생 수를 지난해 2060명에서 35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 원격영상 진로멘토링과 ‘찾아가는 진로체험버스’ 지원 대상도 농산어촌과 중소도시 소재 학교 1500개교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 학력저하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고교 교육력 강화 예산을 지난해보다 194억원 늘린 709억원을 편성했다. 교육부 관계자는“2018년 자유학기제를 경험한 학생들이 고교에 진학하고 2015 교육과정이 적용됨에 따라 올해부터 고교 교육력 제고에 예산을 확대했다”며 “각 시도교육청이 지역 여건에 맞게 사업계획을 마련하면 교육부가 지원하게 된다”고 밝혔다.
순천시 매산등의 매화는 남쪽의 봄소식을 알리는 전령사다. 이곳에 자리잡은 순천매산여고(교장 장용순)는 매화처럼 새 학기 입학식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100년을 훌쩍 넘긴 역사를 간직한 인재의 산실이며, 기독교 정신에 바탕을 둔 이 학교의 입학식은 시작부터 다르다.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자세다. 대부분의 학교가 3월에 입학식을 실시하는 것이 관례다. 하지만, 2월 입학식을 위해서는 2월 중 준비가 이뤄지고, 3월 입학식은 학교의 시작이 분주하기 그지 없다. 예배로 시작된 입학식에서채성은 교목은 신입생들에게 "인생은 누구와 함께 동행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게 된다면서, 상황이나 형편에 의하여 좌우되지 않는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자"고했다. 장용순 교장은 252명의 신입생들에게 환영사를 통해 "인간은 지금 어떤 생각을 하느냐가 중요하며, 영원 불변의 성경과 독서를 통한 창의적 생각이 발현되도록 노력하기"를 강조했다. 2부는 학교규칙 준수 선포식에서 1학년 신입생 주희정 학생이 대표 선서했다.
초·중학생들은 수업이 재미있는 선생님을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부산교총(회장 박종필)이 지난달 13~17일 부산시내 초·중학생 1741명을 설문조사(95% 신뢰수준에 ± 1.02%) 한 결과, 가장 만나고 싶은 (담임)선생님으로 ‘수업을 재미있게 하는 선생님’(33.7%)을 꼽았다. 이어 친구처럼 편안한 선생님(26.6%), 학생을 이해해주는 선생님(20.3%), 실수해도 너그러운 선생님(14.9%) 순이었다.반면 ‘선생님, 이것은 싫어요!’ 문항에는 39.2%의 학생들이 ‘많은 과제’를 1순위로 지적했다. 다음으로는 훈계와 야단(23.2%), 특정학생에게만 관심(14.5%), 무섭거나 엄한 얼굴(13.6%)을 들었다. 부모님께 말하고 싶은 힘든 점은 ‘알아서 할게요. 잔소리 그만’(43.9%)과 ‘공부 잘하는 아이와 비교하고 공부만 강요 마세요’(35.1%)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박종필 회장은 “학생들이 바라는 선생님상과 학부모상을 확인하는 좋은 계기”라며 “수업을 개선하고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교사, 학부모가 되도록 솔선하고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2017년 2월 27일 행복한 교육 명예기자단 공동연수회가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 교사, 학부모, 일반인, 대학생, 교육관계자 80명이 함께 한 이날 공동연수회에서는 이준식 교육부장관의 격려사와 명예기자 활동 사례, 명예기자 활동 방법, 2017 교육부 업무 추진 계획, 뉴스의 이해와 교육뉴스 만들기 등 다양하고 유익한 활동들이 있었다. 교육부 주명현 홍보담당관은 대한민국 구석구석에서 행복한 교육을 위해 열심히 맹활약하는 따뜻한 소식들을 많이 홍보하고 기사로 작성해줄 것을 당부했다. 전국에서 맹활약하는 행복한 교육 명예기자들로 인해 2017년에는 더욱 우리 교육 현장이 행복하고 풍성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보았다.
"초등교사로 근무할 때부터 아이들 인성·진로에 관심이 많아 관련 연구를 많이 했습니다. 퇴임 후에도 지역 아이들의 꿈과 끼를 위해 도울 수 있다니 이보다 더 보람일 수 없네요." 이춘혜(65·사진) 서울 강서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장은 ‘아이들 중심’이란 단어를 늘 입에 달고 산다. 초등교사 때부터 가슴에 품어오던 신념을 퇴임 후에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 센터장은 지난 2013년 2월 서울송화초 교장으로 은퇴한 후 그해 8월부터 센터를 맡아 교육노하우를 더 폭넓게 전하고 있다. 재직시절 도덕 교과 전문가로서 교과서 집필 및 심의 위원, 시교육청 인성담당 장학관, 강서교육지원청 학무국장 등을 지내며 쌓은 풍부한 식견과 능력을 발휘해 센터를 일약 전국에서 손꼽히는 곳으로 끌어올렸다. 2015년, 2016년 연속으로 중학교 자유학기제 운영 활성화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지난해만도 충청, 전라, 경상, 제주 등 각 지역 교육청 관계자와 교사들이 다녀가는 등 매년 전국에서 센터를 방문해 노하우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이는 이 센터장이 현장과의 소통을 무엇보다 중시한 결과다. 관내 학교장·진로진학상담부장 등을 수시로 만나 무엇이 필요한지, 무엇이 문제점인지 꼼꼼히 파악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매월 초·중·고 진로진학상담교사 협의회를 통해 학생, 학교가 요구하는 프로그램을 함께 고민하고 기획한다. 그는 "우리는 학교의견을 먼저 듣고 회의를 거쳐 현장에 필요한 사업을 하고 있다"며 "답은 늘 현장에 있다"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찾아가는 자유학기제 프로그램, 토요 상설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관내 중·고 진로진학상담교사를 주축으로 두레상담교사단을 꾸려 센터에서 상시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센터는 학생들이 언제든 찾아와 진로독서나 진로보드게임 등 진로탐색 활동을 하도록 상시 개방하고 있다. 매년 가을에는 관내 자유학기제 중학생을 대상으로 지역 진로축제 ‘드림잡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 개최한 페스티벌에는 4000여 명이 참여했고 지역 내 150여 개 기관과 500여명의 재능기부자, 10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나섰다. 이 센터장은 아무리 힘들어도 ‘아이들 중심’ 원칙을 지키려 노력한다. 어떤 프로그램에 신청인원이 초과하면 ‘마감됐으니 안 된다’는 답변 대신 모두 수용하는 식이다. 학교가 체험처를 방문하기 힘들다면 찾아가는 서비스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 센터장은 "내 사전에 ‘노(NO)’는 있을 수 없다"면서 "여건상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면 연장할 순 있어도 아이들에게 주는 걸 멈춰선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교사 시절 아이들을 위해 교단에 섰는데 내가 힘들다고 불평하면 안 된다고 스스로 채찍질했다"고 귀띔했다. 사실 현직 교사 때도 아이들 중심에 서서 맞춤형 교육을 해온 것으로 정평이 난 그다. ‘꿈과 끼’를 누구보다 먼저 주창하며 산파역할을 했다. 서울강신초 교장 시절에는 사교육을 받기 힘들 정도로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많은 것을 파악하고 다양한 영어프로그램을 운영해 아이들의 자존감을 세웠고, 서울송화초에서도 매년 아이들이 자신의 자기주도학습 결과를 전하는 발표회를 가져 호평을 받았다. 이 센터장은 계속해서 현장, 아이들을 중심으로 관내 모든 에너지를 교육에너지로 전환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중학교에서 초등교, 고교까지 확대되고 있는 자유학기제와 관련한 다양한 체험처를 발굴하고 프로그램도 늘려갈 예정이다. 21일에는 서울시립화곡청소년수련관과 협약을 맺어 항공·우주전시회, 클라이밍 등 체험의 길을 열었다. 그는 "자유학기제 체험처는 교과서이자 학습 자료"라며 "아이들이 보다 다양하고 생생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밀알이 되겠다"고 말했다.
정병균 경기 시곡초 교장이 경기초등교장협의회 신임 회장으로 선출됐다. 경기초등교장협은 22일 한국교총회관에서 시·군회장 회의를 열고 정 교장을 만장일치로 선임했다. 임기는 3월 1일부터 2019년 2월28일까지 2년이다.
한국중등수석교사회는 이옥영 충북 속리산중 수석교사가 제6대 회장으로 취임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지난 1년간 5대 회장을 지내며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는 평가와 함께 재신임 받았다. 지난해 이 회장은 교원대, 인제대, 프라임사업 대상 대학 등과 협의를 통해 중학교 현장의 자유학기제 지원 확대를 이끌었다. 이 회장은 "수업개선과 교실 문화 개선을 위해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엄미선 경기 일동유치원 원장이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제11대 회장에 취임했다. 엄 회장은 지난해 12월 정기총회에서 신임회장으로 선출됐으며 임기는 3월 1일부터 2년이다. 엄 회장은 "유아학교 명칭 변경, 유보통합, 단설유치원 확대 등 현안을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연합회 창립 이후 20년 간 몸담아 온 경험을 발휘해 임무를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22일, 섬진강 중류 보성강 앞에 위치한 작은 학교 용정중. 고요한 강마을 학교가 시끌벅적하다. 이날부터 3일간 신학기 맞이 연수가 시작된 탓이다. 20명의 교직원들은 보름 앞으로 다가온 신학기를 준비하기 위해 오전 9시부터 학교에 출근했다. 학교장 인사말과 특강으로 출발한 연수는 교무부의 ‘2017학년도 교육계획서 관련 안내’, 교육정보부의 ‘연간 진도계획 및 지도안 작성 관련 협의’로 이어졌다. 오후 1시부터 열린 ‘연간 진도계획 및 지도안 작성 관련 협의’는 원래 정해진 시간을 넘겨가면서 열띠게 진행됐다. 초임교사부터 교장까지 허심탄회한 토론과 논의가 거듭됐다. 이 같은 신학기 연수는 2003년 개교 이후 줄곧 이어지며 용정중의 전매특허로 자리 잡았다. 매년 형식과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전 교사가 열정을 모아 130명 남짓 전교생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계획과 다짐은 변함이 없다. 정안(59) 교장은 "필요에 따라 1차 연수 때 선진학교를 방문하거나 우수강사를 초빙하기도 하고, 친목에 더 주안점을 두기도 한다"며 "그 때마다 어떤 방법이 더 효과적인지 고려해 연찬 계획을 짠다"고 밝혔다. 용정중의 신학기 준비 연수는 매년 세 차례 진행된다. 겨울방학 직후인 12월26일~27일, 그해 교육활동을 반성하는 1차 연수, 이를 바탕으로 이달 13~14일에 가진 수업 개선 및 전문성 신장을 위한 2차 연수, 그리고 이번 신학기 직전에 갖는 3차 연수가 그것이다. 특히 신학기 직전에 돌입하는 3차 연수는 교육과정을 총 점검하고 세세한 부분까지 업무를 협의하는 등 ‘교육과정 리허설’이나 마찬가지다. 학교생활기록부 관련 안내, 지도안 작성, 교육계획서 시안 검토, 수업 장학, 학생 생활지도 등에 대해 꼼꼼히 세부 협의를 한다. 용정중은 인성·특기적성 중심의 특성화 기숙형 자율학교다. 교사들이 생활지도 등 맡아야 할 부분이 많아 더욱 연수에 집중하고 있다. 입학하면 주간생활계획을 연간으로 작성해서 활용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꿈카드, 미래이력서, 학업계획서 등도 챙겨야 한다. 정 교장은 "사교육 없이 다양한 수업방법으로 실력을 쌓게 해야 하고, 특기적성이나 체험활동 등까지 많은 부분을 챙겨야 해 철저한 준비는 필수"라면서 "기숙학교라서 매일 오전 7시부터 밤 11시까지 아이들을 위해 작은 것까지 계획을 짜고 애정을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에는 불만을 갖는 교사들도 있었지만 이제 연수는 꼭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열정을 쏟는다"며 "시작부터 남들과 다른 만큼 아이들에게 주는 가르침 역시 다를 수밖에 없다는 자부심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이런 보살핌에 용정중은 매년 10대1의 경쟁률을 보이고 전교생의 20~30%는 서울·경기지역 유학생으로 채워질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학교설명회 때는 자동차 1000대가 몰리며 작은 운동장을 꽉 채운다. 교사들은 남들이 하지 않는 연수를 거치면서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고 있다. 8년차 조규선(36·국어) 교사는 "초임 때는 이 연수가 매우 부담됐지만 매년 거듭할수록 꼭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며 "이런 연수가 학기중 동료들과 협력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3년차 정혜원(25·과학) 교사는 "학기 중에는 세세한 부분을 결정할 시간 여유가 없다"면서 "선배들에게 조언을 받을 수 있는 이 기간이 매우 소중하다"고 말했다.
새교육 3월호(사진)는 교육부 학교폭력예방 전문강사로 활동 중인 고광삼 서울 경신중 교사의 ‘3월 학기초 학교폭력 예방교육 비결’을 소개했다. 아이들과 학급운영규칙 만들기, 반복해 강조하기, 학교폭력 예방카피 활용하기 등이 그 것. 김 교사는 "신학기 시기 교사는 반 학생들에게 자신의 교육관, 학급경영방침, 규칙과 규율, 질서유지 방안 등을 수시로 설명해 각인시켜야 한다"며 학교폭력, 학생간 싸움, 따돌림 등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긍정적 관계를 정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아이들과 함께 만드는 학급운영규칙= 아이들이 알아야 할 것들, 지켜야 할 학교규칙, 상벌점 관련 내용, 학급운영규칙 등 문서를 교실에 도배하듯 써 붙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 과정에서 수시로 아이들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다. 연구에 의하면 아이들은 담임교사가 제시하는 규칙보다 직접 참여해 만든 규칙을 더 잘 지키는 경향이 있다. 학급회의 시간을 통해 학급운영규칙을 정해보자. ◇망각하는 아이들을 위해 반복 강조 = 교사들은 여러 차례 안내했기 때문에 아이들이 학교폭력의 심각성이나 선도처벌의 준엄함에 대해 대략적으로라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착각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어른들과 달리 규칙을 망각하는 속도가 매우 바르다. 또 전두엽의 미성숙으로 합리적인 판단이 결여될 때가 많다. 학폭에 대해서는 교육당국의 무관용 원칙과 학교의 철저한 조치사항이 있게됨을 수십차례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어울림 프로그램과 영상교재 활용 = 교육부, 한국교육개발원, 대학연구소 등이 손잡고 개발한 학교폭력 예방교육 프로그램인 ‘어울림’도 활용해 볼 만하다. 연령별, 학생·교사·학부모 별로 학습지도안을 제공한다. 영상교재도 KBS 드라마 ‘학교2013’으로 만들어져 보다 재미있게 교육할 수 있다. 이밖에 ‘학생이 알아야 할 학교폭력 예방수칙’, ‘학교폭력 예방 카피’ 등을 교실 내 두세 군데 이상 게시하는 것이 좋다.
2월의 막바지에서 이뤄지는 삶이란 시간의 흐름 속에서 떠나고 새로운 만남이 이뤄진다. 학생들은 과정을 마치면 졸업을하고 새 학교를 향하여 간다. 떠나는 아쉬움과 새 학교에 대한 설렘이 가득할 것이다. 졸업은 다정했던 친구들과 뿔뿔이 흩어져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는 중요한 축제다. 이 가운데 소규모 초등학교에서 공부한 학생들은 큰 중학교에 오면서 위축감을 느끼기도 한다. 너무 큰 학교 시설과 많은 학생 수에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시골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학생들은 너무 큰 대도시 학교에 가면 더 큰 위축을 느낄지도 모른다. 문화적 차이도 피하기 어렵다. 이는 내 자신이 직접 느낀 감정이기도 하다. 한편, 선생님들도 정들었던 교정과 많은 아이들을 가르친 경험 속에서 아이들 하나 하나의 특성이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자신도 학교를 떠나다른 학교에 발령을 받으면 다시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하는 새내기 교사로 변하는 것이 교사들의 일상이다. 모든 것이 새판잡이가 된다. 전입한 학교에서는 발언권도 없어지며 눈치만 보고 새학년을 맞이하는 반복을 하게 된다. 이같은 삶을 반복하면서 정년의 길까지 계속 걸어가는 것이 교사의 삶이 아닌가! 얼마전 자료를 정리하다 깊이 둔 탓에 사라질 뻔한 자료를 발견했다. 한 선생님의 좋은 학교에서 근무한 아름다웠던 추억과 성실했던 삶을 돌아보는 추억의 편지가 나왔다. " --- 학생들도 좋은 학교는 처음이었다"는 아이들에 대한 신뢰가 뭍어 있는 생활모습을 남기신 것이다. 이 선생님은 아침 어둑어둑한 시간에 출근해 학습준비를 하고 학생 개개인에 대한 보살핌을 충실히 하는 생활을 계속했다. 수업은 보살핌의 연속이었다. 자신이 이런 근무를 하고 보니 자신에 대한 정체성이 확실히 보여 누가 보아도 긍정적임을 알 수 있다. 당연히 좋은 학생이 될 수밖에 없다. 학생은 그 학교의 결정물이기 때문이다. 한국교육에서 공교육을 비판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교사문제를 개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21세기가 요구하는 패러다임에 맞는 교육을 위해서는 교사 문제를 해결할 솔루션이 필요하다. 교육문제의 해결 주체는 교사다. 지금은 책임 회피에 익숙해져 교육현장이 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시스템을 바꾸고 의견을 모아 실천해보니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의외로 교사는 바뀔 수 있었다. 쉽지는 않지만 교사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 문제는 유효한 해결 방안이다. 많은 사람이 교육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을 때 수업의 변화를 가져왔고 아이들은 수업에 집중하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과연 가능할 것인가라는 걱정과 불평, 불만에 많은 에너지를 쏟았던 것은 아닌가? 이렇게 행복한 생각을 한 선생님과 근무했다는 것이 나에게도 자랑스럽기 그지없다. 나에게는 이곳에서 함께 의지를 모은 선생님들이 다른 곳에서도 의기를 투합하여 학교를 변화시키는 견인차를 해 나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그 이유는 교육을 제대로 시켜야 가정이 살아나고, 기업이 힘을 얻고, 나라의 기본이 바로 서기 때문이다. 한국의 마지막 선택은 교육에 있다. 이 일을 감당하시면서 아직도 교단을 지키고 계실 선생님이 아름다운 만남을 광양여중에서 처럼 지속해 나가길 기도할 뿐이다. 마지막 정년의 그날까지 건강하게 교단을 지키시면서 ....
앞으로는 보금자리, 국민임대주택 등의 개발사업에도 학교용지부담금이 부과된다. 또 지자체에 학교용지부담금특별회계가 설치돼 부담금이 교육청에 제때 전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교문위는 21일 전체회의를 열어 학교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학교용지법) 개정안을 가결시켰다. 이는 정부와 자유한국당 조훈현·국민의당 송기석 의원이 대표발의한 3개의 개정안을 통합조정한 대안이다. 이에 따르면 학교용지부담금 부과 대상 개발사업에 최근 제·개정된 공공주택특별법, 신행정수도법, 혁신도시법 등 9개 법률에서 명시한 주택개발사업이 추가된다. 이에 따라 100가구 규모 이상의 대규모 공동주택이 들어서는 보금자리주택지구나 혁신도시지구 사업 등도 학교용지부담금을 부과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는 셈이다. 이번 법안 처리는 지난해 11~12월 대법원이 현행 학교용지법에 명시되지 않은 새로운 개발사업에는 학교용지부담금 부과, 징수가 불가능하다는 판결(본지 1월 23일자 8면 보도)에 대한 대응조치다. 대법원 판결로 경기 국민임대주택단지, 경북 보금자리 주택지구, 세종 행복도시지구 등 5개 사업지구에 대해 해당 지자체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총 39억 원에 이르는 부담금을 반환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현재도 16건에 이르는 행정·민사 소송이 진행 중이고 전국적으로 유사 사례가 많아 재정 대란을 우려한 교육계에서 시급한 법 개정을 요구해왔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송기석 의원은 법안 발의 취지와 관련해 “대법원 판결에 따라 법을 개정하지 않으면 앞으로 새로운 사업지구에서 학교용지 확보나 학교 증축에 필요한 경비를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개발사업 범위를 추가로 명시해 적기에 학교를 신설하려는 게 취지”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동안 교육청과 지자체의 갈등 요소로 작용했던 학교용지부담금 전출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학교용지법은 신설 학교 용지 금액의 절반을 지자체가 교육청에 전출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지자체는 재정 부담을 이유로 학교용지부담금을 교육청에 제때 주지 않고 있어 마찰을 빚어왔다. 전국적으로 지자체가 교육청으로 주지 않은 학교용지부담금은 1조 1757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용지부담금특별회계가 설치되면 학교용지 확보나 학교 증축에 필요한 경비로만 부담금을 사용할 수 있게 돼 전입금이 원활하게 지급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분양 자료를 정해진 일자에 제출하지 않거나 허위 제출할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조항도 신설됐다. 법 집행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한 조치다. 학교용지법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와 국회 본회의 의결 절차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