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작성과 글쓰기 글쓰기는 창조적 표현 행위다. 글쓰기는 쉽고 재미있는 일이기도 하다. 존 스타인벡의 말처럼 ‘첫 문장을 쓰는 것은 가장 두려운 일’인지는 모두 겪어봐서 알 것이다. 글쓰기는 퇴고의 연속이고 거듭이다. 퇴고하려면 일단 무언가 써야 한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꿈을 꿔야 하고, 기억해야 하며, 생각해야 하고, 상상해야 한다. 글쓰기는 적막하고 고독한 공간이 확보될 때, 가속도가 붙는다. 글감은 경험이 토대가 되며, 경험을 통한 느낌과 생각이 한 문장으로 농축되어 표현된다. 펜을 들고 공격하라. 과거와 현재에서 나는 누구였는지, 어떤 경험을 통해 무엇을 기억하고 있는지 써 내려가라. 글쓰기를 결코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지 말고,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 기록하고 좋은 친구에게 편지 쓰듯이 글을 쓰라. 글쓰기에는 지름길이나 왕도가 없다. 반복적으로, 습관적으로 글을 써야 한다. 글 쓰는 사람의 의무는 독자를 사랑하고, 독자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는 것이다. 글쓰기는 공예이고 매직(magic)이다. 산만한 단어는 기꺼이 내려놓아야 한다. 글쓰기는 반복적으로 하는 일이며, 머리보다 몸으로 실천하는 작업이다. 엉덩이로 쓰는 글이 진득하다. 탁월성은
2026-02-04 10:00
‘AI 탈활용 전략’이 필요한 이유 AI가 업무만이 아니라 일상생활에까지 파고들어 우리 삶과 분리하기 어려워졌다. AI 활용 증가에 따라 의존성과 중독증, 나아가 AI 관련 정신질환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를 줄이려면 ‘AI 탈활용법’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탈활용법이란 필요한 구간에만 제한적으로 AI를 투입해 과의존을 예방하면서도 성과의 질은 높이고자 하는 자기조절형 활용 전략이다. 인간이 AI 도구에 급속도로 의존하게 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윤리적 타락이나 게으름이 아니라 인간 뇌의 진화적 생존전략에 있다. 1984년 심리학자 수잔 피스크(Susan Fiske)와 셸리 테일러(Shelley Taylor)가 주창한 ‘인지적 구두쇠(Cognitive Miser)’ 이론에 따르면 뇌의 정보처리 용량 한계로 인해 복잡한 문제에 직면했을 때 논리적 추론보다는 지름길을 택하도록 진화해 왔다(Fiske and Taylor, 1984). AI는 인간의 인지적 구두쇠 본능을 완벽하게 충족시키는 도구이다. 이제 우리는 어떤 과제에 직면했을 때 뇌를 사용하여 신경망을 강화하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치기보다는 AI라는 가장 효율적인 지름길을 택하려는 강력한 생물학적 유혹에 시달리
2026-02-04 10:00
물건을 보지도 않고 돈부터 내는 특이한 시스템, 선분양 청약은 새로 공급되는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일정한 자격을 갖춘 사람들이 신청하는 제도이다. 아직 완공되지 않은 주택에 대해 계약을 먼저 맺고,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나 입주하는, 설계도·입지·분양조건을 보고 미래의 주택을 선택하는 구조를 말한다. 이를 ‘선분양’이라고 하는데, 물건의 완성본을 보지 않고 설계도와 모형만 보고 돈을 내게 되는 방식이다. 언뜻 보면 물건도 안 보고 구매를 하는 독특한 시스템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주택시장의 특수한 환경 속에서 이러한 선분양 제도는 일반적인 분양 방식으로 정착되었다. 선분양 방식이 자리 잡은 결정적 계기는 1962년 「주택건설촉진법」 제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국가 주도의 대규모 택지 개발이 시작되면서 막대한 건설 자금이 필요했는데, 은행 대출이나 공공자금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래서 민간 수요자의 ‘미리 돈을 모으고 계약하는 예약금’을 끌어모으는 선분양 방식을 활용한 것이다. 이후 1970~80년대 고도 경제성장기, 서울 및 수도권으로 주택 수요가 폭발하자 선분양은 더욱 공고해졌다. 건설사는 분양 대금을 미리 확보해 사업을 신속히 추진할…
2026-02-04 10:00
요즘 한국 사회에서 인재양성을 이야기할 때 ‘AI’라는 단어 없이는 곤란하다. 정부 부처는 AI 인재 수만 명을 양성하겠다는 목표를 경쟁적으로 제시하고, 대학은 앞다투어 AI 학과와 전공 트랙을 신설한다. 기업은 AI 역량을 갖춘 인재를 확보하지 못하면 생존이 어렵다고 말하고, 언론은 ‘AI 인재 전쟁’이라는 표현을 되풀이한다. 이러한 흐름만 놓고 보면, 한국이 직면한 인재 문제는 결국 AI 기술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을 얼마나 빠르게, 얼마나 많이 길러내느냐의 문제처럼 보인다. 그러나 필자는 이러한 인식에 동의할 수 없다. AI 인재양성은 분명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국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AI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인재양성 전략은 지금 한국 사회가 직면한 인재 문제의 본질을 가릴 위험이 있다. 현재의 위기는 특정 기술 인력이 부족해서 생긴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역량이 성장하고 축적되며 활용되는 사회적 구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데서 비롯된 위기이기 때문이다. AI 중심 인재양성의 한계 AI 중심 인재양성의 한계는 기술의 성격에서 비롯된다. 기술은 본질적으로 빠르게 변화한다. 오늘의 핵심 기술은 가까운 미래에 자동화되거나 대체될
2026-02-04 10:00
천만 감독 류승완이 돌아왔다 … 조인성·박정민 격돌하는 휴민트 설 연휴를 여는 한국 영화 최고 기대작은 류승완 감독의 휴민트다. ‘휴민트’는 사람을 뜻하는 영어 ‘human’과 정보를 뜻하는 ‘intelligence’의 합성어로 스파이와 같은 정보요원 또는 내부 협조자를 통해 얻은 인적정보를 의미한다. 팬데믹을 통과하는 한국 영화 침체기에도 베테랑2(2024, 752만 명), 밀수(2023, 514만 명), 모가디슈(2021. 361만 명)로 연타석 홈런을 기록 중인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1,341만 관객을 동원한 베테랑(2015) 이후 10년 만에 홈런을 칠 수 있을지 영화계가 주목하고 있다. 휴민트는 비밀도, 진실도 차가운 얼음 바다에 수장되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이들이 격돌하는 이야기를 다뤘다.국정원 블랙요원 조 과장(조인성)이 국제 범죄의 정황을 추적하기 위해 블라디보스토크로 파견되고, 현지에서 북한 식당 종업원 채선화(신세경)와 접선한다. 여기에 지난해 청룡영화상 수상식에서 화사의 축하공연에 여유 있는 눈빛을 선보여 순식간에 ‘국민 전남친’으로 등극한 박정민 배우가 북한 국가보위성 조장 박건 역을 맡아 조인성과 충돌…
2026-02-04 10:00
사회적 갈등과 가치 판단이 첨예해지면서, 어떤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일 자체가 조심스러워진 시대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사회 문제와 쟁점을 객관적으로 다루고, 건설적인 토론을 경험할 수 있는 수업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점점 커지고 있다. 민주시민교육, 자기주도적 문제해결역량 함양, 가짜뉴스에 휘둘리지 않는 정보평가·탐색 능력은 지금 사회가 학교교육에 요구하는 핵심 역량이다. 이러한 역량은 다양한 자료를 탐색하고 비교하며 토론하는 과정에서 길러질 수 있으며, 학교도서관은 이를 학교 현장에서 실현할 수 있는 중요한 교육공간이다. 이러한 취지로 윤리교사와 함께 고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사회문제탐구 과목의 교과협력수업을 2년간 운영해 왔다. 해당 수업사례를 통해 학교도서관이 민주시민교육 공간으로 기능한 과정을 소개하고자 한다. 수업 의도 학생들이 자신만의 관점을 충분히 형성하기도 전에 각종 매체를 통해 이분법적인 사고와 혐오 표현에 노출되는 현실을 마주하며,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세워가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인 ‘정의’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수업을 설계했다.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2026-02-04 10:00
프롤로그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구입한 차종 중 하나로 ‘산타페’가 있다. 그래서 ‘산타페’가 주도인 미국 뉴멕시코주로 떠나는 여행은 출발 전부터 왠지 모르게 친근하게 느껴졌다. 뉴멕시코주는 면적 31만 5천㎢로 남한의 세 배가 넘는 광대한 땅으로, 고원과 사막이 끝없이 펼쳐진 지역이다. 주 대부분에 건조기후가 분포하여, 기후가 만들어낸 지형은 황량함과 쓸쓸함, 그리고 적막함을 동시에 품고 있다. 그러나 바로 그 점이 이 땅을 더욱 새롭고 매력적으로 만든다. 뉴멕시코주는 드넓은 면적만큼이나 깊은 역사의 무대이기도 하다. ‘거룩한 믿음(Holy Faith)’이라는 뜻을 지닌 산타페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주도이자,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가 남아있는 도시다. 나바호족을 비롯한 원주민 자치지역이 지금도 살아 숨 쉬는 이곳은, 동시에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가 사랑했던 땅이자, 맨해튼 계획의 핵심 거점이었던 로스앨러모스가 자리한 장소이기도 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열기구 축제가 열리는 앨버커키와 UFO·외계인 이야기로 잘 알려진 로스웰 역시 뉴멕시코의 다층적인 역사를 이루는 중요한 공간이다. 라틴아메리카와 앵글로아메리카의 경계가 되는 리오그란데강이 흐르는 이…
2026-02-04 10:00
세상과 함께하는 음악수업 ‘어떻게 하면 음악수업이 학생들의 일상과 세상의 문제에 더 깊이 연결될 수 있을까?’ 음악수업을 하며 늘 비슷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음악을 듣고, 부르고, 연주하는 경험만으로도 학생들의 감수성과 표현력은 충분히 자랄 수 있다. 하지만 그 배움이 교실 안에만 머무르지 않고, 학생들의 삶과 사회로 이어질 수는 없을지에 대한 질문이 계속 남았다. 학생들이 평소 즐겨 듣는 음악처럼 수업 속 음악도 삶 가까이에서 기능할 수 있기를 바랐다. 음악은 그 자체로도 가치가 있지만, 음악의 사회적 기능에 초점을 맞추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담아 타인에게 전할 수 있는 매개로서 음악을 바라보게 하였다. 가사와 멜로디, 리듬과 음색이 어우러질 때 음악은 설명보다 먼저 마음에 닿는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사회 문제를 인식하고, 그 문제가 조금이나마 나아진 모습을 상상하며, 그 감정을 음악으로 표현하도록 하면 어떨까. 그 음악이 메아리처럼 다른 사람에게 전해진다면, 음악수업은 사회와 연결되는 또 하나의 통로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러한 고민에서 출발한 수업이 에코(Echo) 뮤직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는 사회정서교육과 행복교육의 흐름 속에서 학
2026-02-04 10:00
메리 카사트(Mary Cassatt, 1844~1926)의 1891년 작품 편지(The Letter)는 책상에 앉은 여성이 편지를 부치기 위해 봉투를 봉인하고 있는 순간을 담은 판화 작품이다. 차가운 겨울 공기 속으로 가늘게 느껴지는 흙 내음이 봄의 소식을 실어 나르는 2월이다. 한 해의 시작이 얼마 전이었건만, 졸업과 종업, 즉 배움의 마감이 있는 시기이다. 우리는 무엇인가를 마무리하느라 여념이 없고, 교실 안의 공기는 달라진다. 아이들은 들떠 있고, 교사는 바쁘다. 그사이 설렘과 허전함이 교차한다. 한 해의 시작을 알렸던 1월의 결연한 다짐들이 조금은 익숙해질 무렵, 학교 현장은 다시 한번 ‘이별’과 ‘정리’라는 거대한 변화의 시간을 마주한다. 졸업장 위에 찍히는 붉은 관인, 아이들의 한 해가 기록된 생활기록부의 마지막 문장들, 그리고 정들었던 제자에게 건네는 짧은 편지까지. 2월의 교실은 마침표를 찍는 동시에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설렘과 긴장이 교차하는 공간이다. 거창한 선언보다 내밀한 진심이 필요한 이 시기에 멈춰보고 싶은 작품이 있다. 미국 출신의 인상주의 화가 메리 카사트(Mary Cassatt, 1844~1926)의 작품은 우리의 의미 있는…
2026-02-04 10:00
1. Free: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기 전통적인 교사의 역할은 국가가 제시한 교육과정을 학생들에게 어떻게 하면 잘 가르치고 전달할 것인가에 집중되어 있었다. 하지만 교육과정에 대한 학교의 자율성이 점차 확대됨에 따라 교사의 역할은 더 이상 국가교육과정의 실행자에만 머무르지 않고, 교육과정의 의사결정자로까지 그 범위가 넓어졌다. 각 학교가 처한 상황과 학생들의 수준 및 흥미가 다르기 때문에, 교육내용과 방법을 결정하고 이를 어떻게 실천할지, 나아가 어떻게 평가할지에 대한 교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것이다. 그렇다면 ‘함께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은 누구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일까? 이 글에서는 두 가지 중요한 측면에서 생각해 보고자 한다. 첫째, ‘학생과 교사’가 함께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이다. 이는 교사가 단독으로 계획하고 실행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수업설계 단계부터 학생들의 필요를 반영하고 그들과 함께 수업을 만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학생들이 교육 경험의 능동적인 주체가 되어 스스로 생각하고 성장하는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둘째, ‘교사와 교사’가 함께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이다. 이는 둘 이상의 교사가 교육내용을 공동으로 설계하
2026-02-04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