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선거와 관련한 비리 문제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15일 치러진 제주도교육감 선거에서 금품 살포, 향응 제공 등의 비리가 경찰 조사에서 드러난 것은 어느 선거보다도 깨끗하고 모범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교육감 선거라는 점에서 교육계는 물론 국민들로부터 지탄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문제는 이 번 제주도교육감 선거에서만 비리 문제가 발생된 것이 아니라는데 있다. 어느 시도의 교육감선거를 막론하고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선거 때마다 각종 부정과 관련한 의혹들이 제기되고, 선거 후에도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앞으로 이같은 부정과 비리의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현행 교육감 선거제도를 주민 직선으로 바꾸는 등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교육감 선거 때마다 비리가 불거지고 있는 것은 후보자 개인의 의식에도 문제가 있지만 학교별 운영위원이 선출하게 되어 있는 현재의 선거제도에 문제가 있다. 현재 학운위 위원은 주민이 직접 선출하여 선거인단을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단위학교에서 선출하고 있기 때문에 선거인단의 대표성이 결여될 수밖에 없다. 또한 당선을 위해서라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후보자에게는 몇 명의 선거인단만 자기편
2004-02-06 00:57우리나라 대입전형제도는 늘 전국의 모든 초·중·고등학교를 긴장시켜 왔다. 한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일률적 입시제도가 교육 3주체보다 항상 상위에 군림하였다는 느낌도 부인할 수가 없다. 입시생들의 모든 사정을 외면한 체 치러지는 입시 전형일은 국경일이나 광우병보다 중요한 뉴스로 취급되었다. 전형일 앞에서는 아비의 장례식도 밀려나야 되고 부러진 다리를 질질 끌면서 시험장에 나타나는 것을 대단한 의지의 표상으로 미화되기도 했다. 그간 개혁을 빙자한 입시제도의 수시 변화는 입시생을 위한 발전적 제도보다는 모두를 곤경에 빠트리는 혼란의 제도라는 인식이 더 뿌리깊게 박히게 되었다는 중론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나타난 '수시 모집'이라는 제도는 입시생 선택의 폭을 넓혀주게 되어 조금은 다행스럽다 할 것이다. 그러나 갑자기 1년 내내 수시로 모집을 하는 너무 풀어진 대입전형제도는 수시합격 이후 학교 생활이 흐트러지는 또 다른 바이러스로 전이되면서 '수시모집증후군'이라는 신종 병명을 등록하고 말았다. 1학기 수시전형에 합격한 학생들이 겪는 일반적인 증후는 급작스런 긴장 해소로 인한 학습의욕상실증, 결석지각과다증 등이다. 이런 증세들은 본인은 물론 학교 전체의 정상적인…
2004-02-06 00:55교육은 교육의 눈으로 미래를 보아야 하고 경제는 경제의 눈으로 세계를 보아야 한다. 그래야만 21세기형 교육의 문제가 해결되고 비전 있는 경제의 성장도 제대로 될 것이다. 이는 상식이고 철칙이다. 그러나 어느 한 시대의 위정자들은 교육의 특성을 간과한 채 교육개혁과 경제개혁 모두를 그들의 정치적 방식으로 해결하리 위해 초·중등 교원의 정년을 단축시켰다. 교원들은 불시에 3년 앞당겨 아무런 준비 없이 눈물을 머금고 말없이 정든 교단을 떠났다. 퇴직교원들은 물론 60대 교원들의 불만과 탄식이 고조됐을 뿐 아니라 교단공백의 혼란이 야기됐다. 이로 인해 우리의 교육은 수십년 후퇴된 것 같다. 이제 4·15 총선을 앞두고 교원들은 참여정부의 교원정책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 국민의 정부는 공교육 붕괴요인을 교육정책 입안부서나 교육 종사자들에게 미루려는 것 같았다. 참여정부는 우리나라의 공교육이 왜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를 심사숙고해야할 시점에 왔다. 교육개혁의 첫 단추로 교원의 정년단축을 급진적, 획일적으로 단행하면 될 것이라는 가정은 실책이었음이 날이 갈수록 반증되어가고 있다. 교단에서 교육이 붕괴되도록 만든 것은 향후 5년도 내다보지 못한 단견이다. 교원정년의…
2004-02-05 13:41새 장관이 욕을 듣더라도 교사평가제를 실시할 생각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아마 그분은 그것이 공교육을 살리는 길이라고 확신하고 있는 모양이다. 현장에 있는 교사로서 참 걱정스럽다. 그들의 표현대로 한 번 임용되면 정년까지 보장되는 철밥통이 떨어질까 하는 걱정이 아니다. 그런다고 공교육이 일어설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다. 장관의 말대로 교육의 마지막 책임자는 현장의 교사이다. 그래서 교사의 질을 올려야 공교육이 산다는 지론도 맞다. 여기에서 다시 생각해야할 일들이 생긴다. 우리가 말하는 교육이란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주는 것인가와 교사의 질을 높인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항간의 주장대로 능률적이고 최첨단의 능력을 가진 경제논리에 맞는 인간을 양성하는 것이 교육의 목표라면 공교육도 지금의 사교육처럼 바뀌어야하고 교사들도 학원강사처럼 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면 교사평가도 좀 더 쉬울 것이다. 아이들이 얼마나 공부를 잘하게 가르치는가에 초점을 맞춘 평가가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좀 더 이웃을 배려하는 따뜻한 인간다운 인간을 키워내는 것이 교육의 목표라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우리의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인간상은 전
2004-02-05 11:16그 동안 바늘방석에 앉아있는 기분이었다. 공교육 부실이, 교육개혁이, 교육계의 제 문제가 마치 교장, 교감이 교사평가를 잘못하여 생긴 것처럼 교사들은 교사들대로, 학부모들은 학부모들대로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 새로 부임하신 안 교육부총리께서 이 문제를 해결하신다고 하니 여간 반가운 게 아니고, 또 고맙기까지 하다. 사실 그랬어야 했다. 교장, 교감 둘이서 아무리 정확하게, 또 공정하게 잘 한다해도 교사들 입장에서 보면 객관성이나 공정성 측면에서 의문의 여지가 충분했다. 그러나 꼭 염두에 둬야할 중요한 사실이 있다. 바로 교사 평가에 있어 평가를 누가 하느냐가가 아니라 무엇을 평가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이다. 즉 평가 항목이 문제라는 것이다. 교감 시절, 교원 성과급 문제로 문제가 생겼을 때였다. 교장과 교감이 평가하는 것보다 어차피 교사들에게 돌아갈 돈이니 교사 상호간에 수평적 평가를 시도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결과는 실패였다. 평가 항목을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또 객관성 있게 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육부, 또는 교육청 권장 항목을 제시했더니 이 모두가 부적절하여 결국은 학연, 지연, 또는 동학년 등의 이유가 좌우했
2004-02-05 11:16어느 과학시간의 일이다. 다섯째 시간에 실험을 할 예정으로 점심을 먹고 나서 실험기구를 모두 갖춰 놓았다. 아이들은 밖에 나가 놀고, 나는 이 닦고 화장을 고치며 나머지 시간을 편히 쉬었다. 이윽고 과학시간! 실험을 하기로 하였다. 실험기구를 조작하며 실험결과를 관찰장에 기록하는 것이다. 첫 번째 실험은 처음의 온도를 기준으로 물을 가열하면서 2분마다 기록을 재는 것이었다. 실험은 아주 흥미롭고 조용히 진행됐다. 두 번째 실험은 물을 냉각시킬 때의 온도변화를 2분마다 재어 보는 것이었다. 미리 얼음을 갖다 놓은 것은 아니었지만 급식실에 가면 얼음이 있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반장을 시켜 얼음 좀 얻어 오라고 했더니 없다는 것이다. 12월 초순이라 얼음 쓸 일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하는 수 없이 학교 앞 가게로 아이스크림을 사러 보낼까 하고 고민을 했다. 얼음 준비를 해놓지 않은 것도 문제였지만 아이들에게 교문밖에 나가지 못하도록 엄명을 내린 터라 심부름시키기도 어려웠다. 잠시 고민하고 있는 사이에 해결사가 나타났다. 우리 학급 회장인 동용이었다. 점심시간 밖에 나가 뛰어 놀던 동용이는 운동장 어느 구석이 움푹 패여 물이 고여 얼어 있는지 잘 알고 있었던 것
2004-02-05 11:15요즘처럼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리노라면 따스한 봄날이 한없이 기다려진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봄날을 기다리고 있을 사람들을 꼽아보라면 첫 출근을 기다리고 있을 새내기 선생님들이 단연코 수위에 꼽힐 것이다. 가득한 설레임으로 첫 출근을 준비하고 있을 새내기 선생님들, 어려운 관문을 뚫고 교직에 입문하신 예비 선생님들께 우선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 새내기 선생님 중에는 어릴적 꿈을 좇아 착실한 준비를 거쳐 교단에 입문했을 선생님도 있을 것이고, 어떤 이는 안정된 직업이라는 막연한 기대로 교단에 첫발을 내딛었을 수도 있다. 저마다 특별한 사연으로 시작하는 교직 생활, 이제 선생님들은 교직의 명(明)과 암(暗)을 몸소 체험하게 될 것이다. 나의 가르침과 보살핌 속에 나날이 성장할 아이들로 보람과 가슴 벅찬 행복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때로는 예상치 못한 어려움으로 인해 한숨짓고 슬퍼할 날도 있을 것이다. 순수한 열정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학부모로부터 어이없는 항의를 받을 때, 쏟아지는 잡무로 수업준비에 소홀해지는 자신을 발견할 때, 그릇된 교사 하나의 실수로 전체 교사집단이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을 때, 문득문득 내가 택한 이 길이 과연 제대로 된 선택이었는지
2004-02-02 13:28▲현행 고교 평준화 체제에서 능력별 반편성은 불가피하다. 다만 수준이 떨어지는 반에 배치된 학생들이 열등감을 갖지 않도록 생활지도 하고 반 편성을 1년에 한 번 하지말고 여러 차례 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도 수준별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므로 우열반을 편성해 운영하는 것은 교육현장에서도 별로 저항이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렇게 해서라도 공부하는 풍토를 조성해야할 것이다. ▲현행 고교평준화 제도의 골격은 그대로 유지돼야 하지만 학교 안에서 학업 성취도의 수준에 따라 우열반을 편성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7차 교육과정에 따른 수준별 교육과정 운영과 학생의 진로선택에 부응하는 선택 중심 교육과정 운영의 내실을 기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교실 내에서의 다양한 수준별 수업은 거의 불가능하다. 수준별 학급을 편성해 수업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입학 당시나 학년초에 수준에 따라 반을 편성, 1년 혹은 2,3년간 지속적으로 지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평준화를 유지하면서 학부모들과 학생들의 수요에 부응하는 대책이라고 본다. ▲어찌 보면 수준에 맞는 교육을 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우등생과 열등생을 차별화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2004-01-29 16:43입시철이다. 요즘 대학입시에서 교육대학이 상한가를 치고 있다. 어느 교육대학교 총장의 말로는 요즘 교대지원 수험생의 수능성적은 의대수준이란다. 이렇게 교대가 인기학교가 된 것은 졸업 후 취업이 잘되기 때문이다. 한국인재연구원에서 2004학년도 수험생(고3 및 재수생)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학에 가는 가장 큰 이유는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서라고 대답한 학생이 43%로 가장 많다. 여기서 교대가 상한가를 치는 까닭이 드러났다. 요즘 대학을 나와서 취직을 하기란 하늘의 별을 따기처럼 어렵다. 대학교육의 목적이 학문탐구에 있는 것이지 취직이 목적이 아니라고 하는 말은 억지소리다. 직업을 삶을 지탱하는 버팀목이다. 사람은 직업을 통하여 자신과 식구들의 삶을 유지하고 이웃과 사회에 봉사하게 된다. 옛날부터 내려오는 우리나라 전통의 직업관은 사농공상이다. 사는 지배계층으로 말이 좋아 학문하는 사람이고 실지로는 놀고 먹는 사람들로 인식되었다. 농·공·상은 생산과 산업에 종사하는 계급으로 이것만을 직업으로 인식했다. 고등학교는 인문계와 실업계로 나뉜다. 인문계는 사에 해당하는 계급이고 농공상은 실업계급이다. 아직도 아니 학생들은 갈수록 실업계 학교를 더욱 기피한다. 이것은 사
2004-01-29 16:411월19일자 한국교육신문, 그 중에서 '유아교육 100년사 큰 획 그었다'는 제목의 3면을 정독하고 나서 감회가 새로워 펜을 들었다. 여러분들이 많이 수고한 끝에 7년만의 유아교육법 제정이라는 성공적인 수확을 얻게 돼 참으로 다행이고 박수를 보낸다. 이원영 유아교육대표자연대의장, 정혜손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장, 김정숙 한나라당 의원, 김동석 교총 정책교섭부장 등에게 격려와 치하의 뜻을 보낸다. 장관 재임시절 나는 유아교육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교육법과 유아교육진흥법을 개정하고 유치원 입학연령을 만 3세로 낮추며 교육부에 유아교육전담장학관을 신설한 것도 그래서였으며 유치원을 공교육 구조 속에 포함시키고 의무교육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그래서였다. 유아교육진흥위원회를 구성하고 장관 주재 하에 정책연구를 추진한 것도 그 때의 일이었다. 유아교육담당 장학관은 일간지에 공고를 내어 널리 인재를 구해 선발했다. 요즘 말하는 정부 고위직의 개방임용제가 바로 그것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한번은 노태우 대통령과 독대한 자리에서 농어촌 읍면지역의 중학교 의무교육이 완성되면 바로 고등학교 의무교육을 구상해 보라는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 그 자리에서 나는 그럴
2004-01-29 16: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