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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스쿨메이트 사업’으로 이지메 예방

오사카교육위, 대학생 중학교에 파견 프로그램 시행
“나이차 적어 진솔한 대화…집단 따돌림 조기 발견”

작년 일본의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지메로 인한 자살 문제가 사회적으로 이슈화되고 나서 전국 각 지역 교육위원회는 이지메와 관련한 다양한 대책 마련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 가운데 대학생을 중학교에 파견하여 이지메를 예방하고자 하는 독특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지역이 있어 눈길을 끈다.

오사카부(大阪府) 교육위원회는 교사를 지망하는 대학생을 중학교에 파견하여 학생들의 속마음를 이끌어 내는 ‘스쿨메이트 사업’을 올 해부터 시작했다. 학교 교사의 고령화가 진행되어 가는 시점에서 학생들과 가까운 세대의 협력을 통해 이지메를 조기 발견하고자 하는 것이 이 사업의 취지라 할 수 있다.

‘스쿨메이트 사업’의 응모자를 위한 연수회가 지난 6월에 오사카 시내에서 열렸는데, 이 날 강사는 인간관계 형성의 노하우에 밝은 민간 전문가가 맡았다. ‘학생들은 자기에게 호의적인 사람에게는 마음을 연다’, ‘칭찬에 능해야 한다’ 등 실천적인 말들에 참가자들의 반응도 진지했다.

오사카부에서 ‘스쿨메이트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작년 11월, 오사카부내 한 시립중학교 1학년 여학생이 자살한 사건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여학생은 평소, 키가 작다고 동급생으로부터 ‘꼬마’라고 놀림당한 일이 있어 학교에서의 이지메도 자살 원인의 하나로 보고 있다. 자살 후의 조사에서 65명의 학생이 여학생에 대한 이지메를 알고 있었던 것이 판명되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이지메 존재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스쿨메이트’의 파견 대상 학교는 정령시인 오사카시, 사카이시를 제외한 오사카부내의 290개 전 중학교이다. 주 1회 정도 방문하여 이지메 문제를 다루는 수업이나 클럽활동에 참가하거나 쉬는 시간에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도 한다. 현재 심리학이나 교육학을 배우는 대학생 약 270명이 참가하고 있는 상태이다. 일비로서 교통비를 포함하여 3000엔이 지급되지만 사실상 자원봉사라고 할 수 있다.

오사카부 교육위원회의 말에 따르면 이지메 자살의 예방을 위해서는 이지메의 조기 발견이 중요한데, 교사들의 업무가 바쁘고 오사카부내 중학교 교사의 평균 연령이 45세 가까이로 학생들과의 연령 차이가 많아 섬세한 지도가 이루어지기 힘든 상황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 만큼 부교육위원회는 ‘학생들의 작은 소리도 놓치지 않도록’ 대학생들에게 기대하고 있다.

물론 중학교로의 파견을 희망한다고 바로 배속되어지는 것은 아니다. 같은 기술을 가진 대학생을 파견할 수 있도록 응모자 전원에게 6개월 기간으로 총 6회의 연수를 받도록 하고 있다. 이지메 예방을 목적으로 이러한 대규모의 연수를 실시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는 게 현지의 반응이다. 연수와 병행하여 6월부터 이미 각 중학교에서 활동을 시작하고 있는 한 남자 대학생은 ‘지금은 학생과의 사이에 벽이 존재하는 느낌이 들지만 횟수를 거듭하다 보면 그러한 벽이 허물어지지 않을까’ 라고 낙관적으로 이야기한다.

학생들은 젊은 층을 자신들과 가까운 존재로 여기는 것이 사실이다. 연령적으로 자신들과 그다지 차이가 나지 않기에 자신들의 생각과 느낌을 잘 이해해 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부모와 교사에게는 얘기하지 못하는 말들을 자신과 절친한 친구에게는 할 수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가 아닐까 한다.

이러한 면에서 ‘스쿨메이트 사업’은 상당히 흥미로운 시도로 여겨진다. 그러나 대학생들이 고민하는 학생들의 마음을 잘 이끌어내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교사와는 다른 입장에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교사가 학생을 대할 때처럼 정면에서 마주하는 것이 아니라, 친한 친구 사이처럼 나란히 위치하여 옆에서 자신들의 얘기를 들어주기를 절실히 바라고 있을 것이다. 또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 학교나 해당 교위도 모처럼 시작한 새로운 사업에 실제적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대학생들의 사전 연수는 물론이고 사후 지도 및 지원에도 역량을 발휘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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