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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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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함께 읽어요] 어떤 책을 읽어줘야 할까?

학부모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만화책을 많이 읽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그다음이 ‘어떤 책을 읽어주는 것이 좋으냐?’는 겁니다. 책을 읽어주거나 권해주고 싶은데 ‘정답을 알려달라’는 답답한 심정이 담긴 질문입니다. 충분히 이해합니다. 인터넷을 뒤지거나 어린이도서관, 학교 도서관, 독서 단체에서 배포하는 책 목록을 활용하면 됩니다. 조금만 발품을 팔면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마음입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한 권

 

질문하는 학부모의 마음을 살펴보면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게 만들기보다는 특효 처방을 찾는 환자들처럼 ‘우리 아이들의 증상과 수준에 딱 맞는 책을 알려달라’는 것 같습니다. 마치 알약 몇 개를 처방해 달라는 건데요. 그런 책이 있을 리 없습니다. 특히 어렸을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읽어주기 좋은 책, 소개하거나 권해주기 좋은 책은 아주 많습니다.

 

물론 우리나라 학부모에게도 어려움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체계적인 연구를 기반으로 하는 권장 도서 또는 필독 도서가 없다는 점, 아이들의 성장·발달·학습에 필요한 어휘와 문장의 수준, 그리고 책의 수준, 연령대의 적합성 등을 기반으로 한 책 분류가 없다는 점입니다. 미국에서는 AR(Accelerated Reader, 책의 수준별 분류) 지수와 SR(Start Reading, 독자의 읽기 능력 분류) 지수를 활용하고, 렉사일(Lexile, 영어 읽기 능력 분류) 지수 등을 개발, 활용해 학생들의 읽기 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미국처럼 시스템을 갖춘 나라와 우리나라를 비교하면 부족한 점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체계적인 연구도 부족하고, 시스템도 없습니다. 이런 이유가 모여 우리나라 아이들, 학생들, 나아가 국민이 책을 덜 읽게 되는 것입니다.

 

읽어줄 책을 고르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몰라서, 두려워서, 낯설어서 등의 핑계를 대면서 읽어주지 않는 부모가 있을 뿐입니다.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서 책을 한 권 골라서 읽어주세요.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기 어렵거나 두렵다면(?) 아이 친구네 집에 가서 적당한 책을 빌려와 읽어주면 됩니다. 기준은 아이가 좋아할 만한 책이면 됩니다. 이야기책이 가장 좋다고 누누이 말씀드렸습니다. 너무 쉽거나, 너무 어렵지 않다면 다 괜찮습니다. 읽어주는 책은 1학년에게 3, 4학년이 읽을 만한 책을 읽어줘도, 6학년에게도 3, 4학년이 읽을 만한 책을 읽어줘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아이가 재미있어하면 말이죠. 물론 처음부터 재밌어하지는 않습니다. 시간도 필요하고, 과정이 좀 필요합니다. 읽어주는 책을 들을수록 수준이 올라가면서 좋아하게 됩니다.

 

우선 재미있는 이야기책을 구하십시오. 아이의 나이를 고려해 10권 정도 필요합니다. 점점 늘려가면 100권, 200권, 300권 정도는 금방 마련할 수 있습니다. 한꺼번에 구하지 않아도 됩니다. 계속 책을 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고, 얻고, 빌리면 됩니다. 헌책을 사는 것도 좋습니다. 아이가 커감에 따라 먹는 음식이 달라지듯 책도 그렇습니다. 수준에 따라 계속 책을 마련해주는 것입니다. 아이가 어렸을 때 읽었던 책도 버리지 않고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손때가 묻어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전집류를 사지 말라고 하는 독서전문가(?)도 있지만 독서 흥미를 자극하고, 닥치는 대로 많이 읽을 때를 대비하려면 전집류, 백과사전류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편견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스스로 고를 때까지 읽어주기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게 만들려면 책을 읽어줘야 합니다. 꾸준히 읽어주다 보면 자연스럽게 책과 친해집니다. 책 몇 권을 읽어주는 것을 약 처방처럼 생각하면 절대 안 됩니다. 책 읽어주는 일을 기쁘게 생각하며 꾸준히 읽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읽어준 책을 또 읽어줘도 크게 관계없습니다. 그러다 보면 책을 좋아하게 되고, 읽는 힘이 길러지면 읽고 싶은 책을 골라 읽는 수준까지 갑니다. 읽어주기를 멈추지 않는다면 아이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골라 읽기 시작할 것입니다. 우리의 역할은 거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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