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위 공직자들이 ‘사교육 카르텔’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는 의혹이 나왔다.
한반도선진화재단, 미래교육자유포럼, 한국청년정책학회 등이 1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사교육 카르텔 타파, 이젠 제대로 하자’ 주제로 교육현안 연속세미나를 개최한 가운데 발제를 맡은 양정호 성균관대 교수는 정부 고위 공직자의 사교육업체 주식 보유, 퇴직 관료의 사교육업체 활동 등을 근거로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양 교수는 ▲고위 정책입안자들의 사교육업체 주식 보유 ▲퇴직 고위 정부관료의 사교육업체 취업 ▲국가대표 격의 유명인 사교육업체 광고모델 진출 ▲교육부 장관, 대학 교수들의 사교육업체 사외 이사 활동 ▲학원-교원 교재 출제 ▲학원-대학 배치표 담합 ▲사기업이 대입 원서접수 담당에 학생 정보까지 독점하는 상황 ▲사교육 업자들의 정계, 학계, 기업계, 시민단체 진출 등을 문제 삼았다.
전국의 초·중·고교 학사업무시스템인 나이스(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 구축한 업체, 그리고 유명 국가대표 축구선수 손흥민을 광고모델로 내세운 학원플랫폼 ‘공부선배’의 투자회사가 같다며 공교육과 사교육의 경계를 넘나드는 업체가 존재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문항에서 사설 모의고사와 유사한 문항이 출제된 것과 관련해 카르텔과 연결됐을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양 교수는 이를 두고 2022학년도 수능에서 ‘생명과학 문항 논란’과 비슷한 사례로 봤다. 그는 당시 재판 상황을 설명하며 “당시 평가원과 자문 학회는 같은 편이었다”고 떠올렸다.
수능 출제위원들이 특정 대학에 집중된 사실도 주목했다. 양 교수는 연도별 출제위원 출신 대학들을 정리한 표를 공개하고 “출제위원들의 졸업 대학은 물론, 졸업 대학이 다르더라도 석사와 박사까지 살펴보면 겹치는 경우가 매우 많다”고 말했다.
근절 대책으로 일관성 있는 정책, 사교육업체에 대한 투명성 확보 및 상시 세무조사, 교원의 입시역량 향상, 출제위원 풀 확대 및 상시 모니터링 등을 거론했다. 양 교수는 “교육부와 교육청 공무원의 주식 보유를 전수조사, 재산 공개 강화, 정부 고위직의 사교육업체 취업심사 강화, 퇴직 공무원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 사교육업체의 정치권 진출 차단 등 교육정책 영향력 축소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