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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교사들의 열정, 교육의 경계를 허물다

한국-프랑스 공동수업 이끈
김병수·김동은 교사

한국 방문한 프랑스 학생들과
서울 번동중에서 수업 진행…
세계시민교육에 에듀테크 접목해
연령·세대·국가 초월한 소통 눈길

 

“앙샹떼(Enchante)!”

“반가워요!”

 

지난달 21일 서울 번동중학교에 특별한 손님이 방문했다. 프랑스 클레르몽페랑 한글학교 학생들이 그 주인공. 서울 번동중 학생들이 이들을 반갑게 맞이했고, 일요일이라 적막했던 학교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프랑스 학생들이 한국 학교를 찾은 건 ‘메타버스 역사 게임 수업’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이날 처음 만난 양국 학생들은 간단한 게임을 통해 친해지는 ‘아이스 브레이킹’ 시간을 가진 후 본 수업에 들어갔다.

 

이날 수업은 ‘1940~1945년 프랑스와 한국의 독립운동’을 주제로 진행됐다. 수업은 김동은 서울 번동중 교사가 맡았다. 에듀테크 교사연구회 회장이기도 한 김 교사는 역사를 연계한 세계시민교육에 에듀테크를 접목한 수업을 선보였다.

 

특히 메타버스 방 탈출 게임을 직접 제작하고 모둠별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구성했다. 모든 수업 자료는 한국어와 프랑스어를 병기했다.

 

그는 “한국과 프랑스의 역사를 살피다 보니 식민 지배를 겪은 시기가 정확하게 겹친다는 걸 발견했다”면서 “양국 모두 자유와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저항했고 독립을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한국과 프랑스는 오랜 시간에 걸쳐 교류해 왔고, 앞으로 세계시민으로서 어떤 태도로 교류하면 좋을지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고 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양국 학생들은 금방 가까워졌다. 김 교사는 “프랑스 학생들의 연령대가 다양해서 모둠을 구성하는 것부터 고민이 많았지만, 오히려 학생들은 연령과 세대, 국가를 초월해 수업에 참여하고 어우러졌다”고 귀띔했다.

 

“한 프랑스 학생이 했던 말이 기억에 남아요.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던 성인이었는데, 우리 학생들이 친절하게 알려줬다고요. 수업 자체도 의미 있지만, 한국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어서 좋은 기억을 갖고 돌아간다면서요.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더 나누고 싶다며 SNS 아이디까지 주고받더군요. 제게도 의미 있는 수업이었습니다.”

 

수업에 참여한 한국 학생들은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재미있었다”, “한국과 프랑스의 역사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국경을 넘어 협력하는 것이 즐거웠다. 프랑스와 한국 사이에 공통의 역사가 존재한다는 것이 특별하게 느껴졌다. 훌륭한 수업 진행 덕분에 모두가 행복한 시간이었다”, “다음에도 참여하고 싶다”며 소감을 전했다.

 

 

한국-프랑스 공동수업은 수개월에 걸쳐 기획됐다. 프랑스 공립국제중에서 3년간 파견 근무했던 김병수 경기 호수중 교사의 제안에서 비롯했다. 김 교사는 “해외 파견을 갔다 오고 나서 두 나라 교육의 장점을 나누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전 세계 학교로 무작정 이메일을 보내 ‘국경 없는 교육’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교사로서 가치 있는 일, 설레는 일이 뭘까 고민했어요. 국경 없는 교사가 되고 싶었습니다. 100통 넘는 이메일을 보냈고, 프랑스 한글학교 협회장인 박선영 프랑스 클레르몽페랑 한글학교 교장 선생님에게 답신이 왔죠.”

 

김 교사는 개인 유튜브 채널 ‘조매꾸 지덕체로’에서 ‘꿈터뷰’를 운영하고 있다. 꿈을 꾸는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코너다. 김동은 교사가 이 코너에 출연한 걸 계기로 함께 공동수업을 준비하게 됐다.

 

김 교사는 “학생도, 교사도 쉽게 할 수 없는 경험이었다”며 “앞으로도 국경 없는 교육, 국경 없는 수업의 다리를 놓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프랑스는 한국의 에듀테크 활용 능력을 부러워합니다. 우리는 유럽 아이들이 어떻게 배우고 자라는지를 궁금해하고요. 아이들이 큰 세상을 볼 수 있게 하고 싶어요. 경계를 허무는 글로벌 인재 교육을 기획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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