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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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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창가에서] 마음은 비우고 지혜를 채우다

정신없이 1학기를 보내고 여름방학을 앞둔 시점이었다. 한국교총에서 주관하는 템플스테이에 선정되었다는 반가운 문자를 받았다. 경남 산청에 있는 문수암을 신청했다. 문수암이 대구에서 가깝기도 했고 ‘바보(바라보기) 여행’이라는 프로그램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1박 2일 문수암에서의 소중한 체험

8월 5일과 6일, 1박 2일 일정으로 템플스테이 체험을 했다. 지리산 천왕봉이 보이는 문수암은 존재의 자유에 대한 강한 확신을 갖고 진실한 수행을 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도량이라고 했다. ‘문수암’이라는 절의 이름은 문수보살의 지혜가 깃든 곳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참가자들은 문수암에서 하룻밤을 보내면서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수행자로의 삶을 잠시 경험할 수 있었다.

 

첫날 일정은 오후 3시 30분부터 시작됐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10명 이내의 선생님들이 숙소를 배정받고 간단한 안내 사항을 들었다. 이어서 관해 스님과의 만남이 있었다. 문수암의 역사부터 법당을 만드는 과정에 있었던 여러 에피소드를 재미있게 들려주셨다.

 

스님과의 대화를 마치고 첫 식사인 저녁 공양을 함께 했다. 뷔페식으로 밥과 반찬을 접시에 담아 먹는데, 취나물무침, 고구마튀김, 콩나물무침, 망고 소스가 듬뿍 들어간 샐러드, 도토리묵 등 반찬 가지 수만 열 개가 넘었다. 고급 한식 뷔페에 온 건지 잠시 헷갈릴 정도로 정갈한 반찬은 맛 또한 일품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문수암은 특히 사찰 음식이 맛있기로 유명하다고 했다. 덕분에 템플스테이를 하면서 맛본 세 끼 식사는 그동안 수고한 나를 토닥여주는 힐링 음식이 됐다.

 

식사를 마치고 약간의 휴식 뒤에는 108배 절 명상이 있었다. 희망하는 사람만 하면 되는데, 대부분 함께해서 더욱 뜻깊었다. 절 명상 후에는 바디스캔을 하면서 누워서 하는 명상을 했다. 명상을 마치고 눈을 떴는데 잠이 들지 않았는데도 몸이 개운하고 머리가 명료해져서 신기했다. 맛있는 식사와 명상 덕분인지 첫날 밤, 꿀잠을 잤다.

 

다음 날은 새벽 4시 30분에 시작되는 새벽 예불에 참여하려고 일찍 일어났다. 이 또한 자율이었지만, 소중한 경험을 놓치기 싫어서 알람을 해놓고 일찍 일어났다. 참석자 대부분이 새벽예불을 함께 했다. 새벽 예불 후에는 아침 공양을 하고 나서 바보 숲길 걷기 명상에 참여했다.

 

좋은 기회 준 교총에 감사해

지리산 천왕봉이 보이는 정자까지 올라가는데 왕복 2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함께 산길을 걸으면서 고단했던 학교생활에 대해 이야기 나누다 보니 목표 지점까지 금세 다다랐다. 흠뻑 흘린 땀만큼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쏟아내고 다시 절로 돌아오니 몸과 마음이 가붓했다.

 

주지 스님께서 손수 만드신 점심 공양을 마지막으로 함께하고 관해 스님과의 차담을 나누고 문수암을 떠났다. 짧은 1박 2일이었지만 답답했던 마음을 쏟아내고, 스님께 좋은 말씀을 들으면서 지혜를 듬뿍 채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좋은 기회를 주신 한국교총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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