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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법률] 학교에 대한 정보공개청구의 처리(上)

 

지난 2024년 5월, 한 민원인이 전국의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전교 임원선거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했다는 보도가 화제가 되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2년 전체 정보공개청구가 180만 2,099건 있었는데, 이중 상위 10명의 민원인이 청구한 건수가 57만 9,594건으로 전체의 32%를 웃돈다고 한다. 필자 역시 실무에서 학교에 대한 정보공개청구와 관련된 자문을 하다 보면 민원인이 정말 정보 자체가 필요한 것이 맞는지, 학교에 대한 불만이나 괴롭힘의 목적은 아닌지 의문이 드는 일들을 경험하곤 했다.


그러나 정보가 힘인 시대에서 공공기관이 관리하는 자료를 투명하게 제공하여 국민의 알권리와 참여를 보장하는 정보공개제도의 취지, 국가의 예산으로 운영되는 기관인 만큼 적절한 감시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이 간다. 문제를 축소하거나 은폐한다며 학교행정에 대한 불신을 표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역시 투명한 정보공개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정보공개제도에 관해서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공개법’)이 규정하고 있다. 이번 호와 다음 호에서는 학교에 대한 민원인의 정보공개청구가 있을 때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를 알아본다. 이번 호에서는 학교에서 보유하고 있지 않은 자료인 ‘부존재’ 처리의 예시와 방법을, 다음 호에서는 ‘비공개 대상 정보’의 처리 예시와 방법을 살펴본다.

 

공개 대상이 되는 ‘정보’는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학교로 특정한 통계자료를 공개해달라고 요청하는 일들이 다수 있다. 학교는 학생의 교육과 관련된 많은 자료를 가지고 있으므로, 그러한 자료들에 근거한 통계를 산출해 제공해달라는 것이다. 이 중에는 학교가 상급기관에 보고·관리하기 위해 이미 만들어서 보유하고 있는 자료도 있지만, 개별서류들만 보유하고 있을 뿐 별도의 통계자료를 만들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이렇게 별도의 통계자료가 없음에도 민원인이 이에 대해 공개를 원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개별자료들을 취합해서 통계자료를 만들어서 제공해야 할까?


「정보공개법」에 따른 ‘정보’는 공공기관이 직무상 작성 또는 취득하여 관리하고 있는 문서(전자문서 포함) 및 모든 형태의 매체 등에 기록된 사항을 말한다. 또한 ‘공개’란 이렇게 만들어져있는 문서 등 기록을 열람하게 하거나 사본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정보공개법」 제2조). 따라서 「정보공개법」에 따른 정보공개제도는 공공기관이 보유하는 정보를 그 상태대로 공개하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10.2.11. 선고 2009두6001 판결 참조). 


또 공개의 대상이 되는 정보는 학교의 개별 구성원들이 머릿속에 가지고 있는 정보가 아니고, 매체에 기록된 사항에 한정된다(대법원 2013.1.24. 선고 2010두18918 판결 참조). 즉 학교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자료의 범위에서 공개하는 것이지 없는 자료를 만들어서까지 제공해야 하는 것이 아니란 것이다. 그렇기에 학교에서 보유하고 있지 않은 통계자료를 만들어서 제공해달라고 하는 것은 애초에 「정보공개법」에 따른 정보공개가 아니다. 이 경우는 ‘부존재’로 처리할 수 있다.

 

‘부존재’ 처리의 예시와 방법
「정보공개법」은 이렇게 공개 청구된 정보가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지 않는 정보인 경우, 공개 청구의 내용이 정보에 대한 공개 요청이 아니라 진정이나 질의 등인 경우에는 민원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한다(「정보공개법」 제11조 제5항). 이에 대한 시행령은 정보공개청구에 따를 수 없는 사유와 민원으로 처리함에 따른 처리결과를 통지하라고 한다(「정보공개법 시행령」 제6조 제4항). 구체적인 서식은 「정보공개법 시행규칙」에 [별지 제4호의2 서식]으로 제공되고 있다.


결국 이 서식에 구체적인 내용을 어떻게 채워 넣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이 있고, 업무담당자의 어려움이 생긴다. 아래에서는 특히 ‘부존재’의 유형과 작성 예시를 나누어 설명하도록 한다.

 

가. 공공기관이 청구된 정보를 생산·접수하지 않은 경우
가장 ‘부존재’의 본래 의미에 가깝다. 학교에서 보존하는 기록물과 업무관리시스템에 포함되지 않는 자료, 애초부터 학교의 소관 업무와 관계없는 자료 등이다. 민원인이 공개를 요청하면서 학교가 해당 자료를 보존하고 있다고 볼 근거를 제공하는 예도 있는데, 이때에는 다소 뜬금없는 요청으로 보이더라도 보다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

● 공공기관이 청구된 정보를 생산·접수하지 않은 경우 예시①
1. 부존재하는 정보: 교원 자녀의 대학 재학 현황
2. ‌사유: 귀하께서 청구하신 ‘교원 자녀의 대학 재학 현황’은 학교의 소관 업무와 무관하여 별도로 생산·접수하지 않은 정보입니다. 이에 공개할 대상 정보가 존재하지 않음을 안내드립니다.

 

나. 정보를 취합·가공해야 하는 경우
먼저 예시로 들었던 학교가 보유하고 있지 않은 통계자료도 이에 해당한다. 다만 학교가 별도로 만들어둔 통계자료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개개의 기초정보가 모두 입력되어 있어 간단한 전산처리를 통해 쉽게 분리할 수 있는 경우라면 ‘취합’이나 ‘가공’이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공개의 대상이 되는 점에서 유의해야 한다.

 

● 공공기관이 청구된 정보를 생산·접수하지 않은 경우 예시②
1. 부존재하는 정보: ○○○에 관한 통계자료
2. ‌사유: 귀하께서 청구하신 ‘○○○에 관한 통계자료’에 대하여 우리 학교는 이에 관한 개별서류 자체만을 보유·관리하고 있을 뿐 귀하께서 청구하신 통계를 별도로 보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에 공개할 대상 정보가 존재하지 않음을 안내드립니다.

 

다.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보존기간이 경과하여 폐기된 경우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은 공공기관이 업무와 관련하여 생산·접수한 기록물에 대하여 공공기관이 기록물의 보존기간, 공개 여부, 비밀 여부 및 접근 권한 등을 분류하여 관리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기록물관리법」 제19조 제1항). 이에 근거하여 각 시·도교육청은 ‘기록물관리기준표’ 등을 통하여 보유 기록물의 보유기간을 설정하는데, 예를 들어 학교생활기록부는 준영구 보존, 출장이나 초과근무 등의 교직원 복무관리에 관한 사항은 5년 보존이 일반적이다.

 

●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등의 보존 연한 경과로 폐기된 경우
1. 부존재하는 정보: 2010년 발생한 학교폭력과 관련한 자료
2. ‌사유: 귀하께서 청구하신 ‘2010년 발생한 학교폭력과 관련한 자료’에 대하여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보존기간이 10년으로 보존연한 경과 등으로 폐기되었습니다. 이에 공개할 대상 정보가 존재하지 않음을 안내드립니다.

 

라. 정보를 특정하지 않고 포괄적으로 청구한 경우
학교 외부인은 학교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문서들을 보유하고 있는지 알기가 어렵다. 그렇기에 ‘○○○에 관한 자료 일체’와 같이 포괄적으로 청구해 오는 일이 많다. 


청구된 내용에 따른 정보의 양이 많지 않아 제공에 어려움이 없다면 포괄적인 청구에도 응할 수 있지만, 공개량이 지나치게 과다하거나 범위의 확정이 어려운 경우에는 처리에 어려움이 발생한다. 이에 대해 판례는 청구대상정보를 기재함에 있어서 사회일반인의 관점에서 청구대상정보의 내용과 범위를 확정할 수 있을 정도로 특정함을 요한다고 한다(대법원 2007.6.1. 선고 2007두2555 판결 참조).


이런 때에는 민원인에게 원하는 정보의 내용이나 청구의 취지에 대해 문의하여 학교에서 보유하는 개괄적인 자료의 종류를 소개하고, 이에 대해 특정하도록 보완을 요청할 수 있다(「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 제22조). 그럼에도 이에 응하지 않거나 여전히 특정되지 않는다면 부존재로 처리한다.

 

● 정보를 특정하지 않고 포괄적으로 청구한 경우
1. 부존재하는 정보: 학교가 보유하고 있는 자녀에 관한 서류 일체
2. ‌사유: 귀하께서 청구하신 ‘학교가 보유하고 있는 자녀에 관한 서류 일체’는 청구내용과 범위가 포괄적이고 특정이 되지 않아 청구의 대상을 확정할 수 없습니다. 이에 공개할 대상 정보가 존재하지 않음을 안내드립니다.

 

비공개 대상 정보
민원인이 요청하는 자료가 학교에서 보유하는 정보라고 하더라도 「정보공개법」은 이를 공개하지 않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어렵게 생각될 수도 있지만 교육행정지원시스템인 나이스에서 공문을 기안할 때 표시하는 제1호~제8호 체크박스가 이에 근거하는 것으로, 사실 교원들이 일상적으로 하는 일 중 하나이다. 다음 호에서는 비공개 사유를 잘 익히고 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난감한 개별 청구에 대해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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