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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재정 두 얼굴, 초·중등 ‘넉넉’ 대학은 ‘쩔쩔’

 

지난 2018년 우리나라는 고령사회에 진입했으며, 이르면 올해 연말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될 정도로 고령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1 이에 따라 노인복지지출도 매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재정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반면에 노인세대를 부양하는 생산연령인구(15~64세)와 미래의 생산가능인구가 될 유소년인구(0~14세) 비중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2022년 기준으로 고령인구(65세 이상)가 총인구의 17.4%(898만 명)인데 비해 생산연령인구가 71.1%(3,674만 명)이고, 유소년인구가 11.5%(595만 명)를 차지하였다. 하지만 2072년에는 생산연령인구의 구성비(45.8%)가 고령인구(47.7%)와 비슷한 수준으로 줄어들고, 유소년인구의 구성비(6.6%)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6~21세의 학령인구(초·중·고·대)도 2022년 750만 명에서 2040년 337만 명으로 감소하고, 2072년 278만 명까지 감소할 전망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교육투자가 우리나라의 고도성장과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는 점은 국내외에서 이론의 여지가 없는 국제적 모범사례로 손꼽힌다. 하지만 급속히 진행되는 인구구조의 변화 속에서 지방교육재정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우리나라의 공교육비 규모가 인구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여 적정하게 결정되고 있는가에 대한 비판과 함께 그 구성항목 간 재원 배분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에 대비하여 민간재원을 포함한 전체 공교육비 비율2은 2021년 기준 5.2%로서 OECD 평균 수준(4.9%)보다 높았다. 학생 1인당 공교육비 지출액($15,858)3을 보더라도 OECD 평균 수준($14,209)을 상회한다. 하지만 초·중등교육과 고등교육 단계에 대한 지출이 OECD 대비 수준에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21년 현재 초등교육($14,873)과 중등교육($19,299)에 대한 공교육비가 OECD 평균($11,902와 $13,324)보다 높은 것에 반해 학생 1인당 고등교육의 공교육비 수준($13,573)은 OECD 평균 수준($20,499)보다 약 $7,000 정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초·중등 공교육비용 대비 고등교육 투자 비율을 살펴보면, 영미권 국가인 캐나다(2.00)·영국(1.18)·미국(1.15)이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스웨덴(0.93)·덴마크(0.87)와 같은 북유럽 국가도 OECD 평균(0.81)보다 높은 수준을 보인다. 특이하게도 우리나라에서 고등교육 지출의 상대적 비중(0.4)은 비교 대상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인다([표 2]). 국가마다 교육수준별 학생 비중과 학교급별 교육연한 등의 차이점을 고려한 1인당 수준으로 비교를 해보아도, 우리나라의 고등교육 투자 비중은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더 나아가 정부재원만을 고려한 공교육비 비율을 보면, 전체 교육과정에 대한 지출이 GDP의 4.4%로서 OECD 평균(4.2%)보다 높다. 하지만 초·중등교육에 대한 정부재원 공교육비 비율이 3.5%로 OECD 평균을 0.3%p 상회하는 반면에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재원 공교육비 비율은 0.9%로서 OECD 평균보다 0.1%p가량 낮다. 즉 우리나라에서 초·중·고 학생에 대한 정부 지원이 대학생에 대한 정부 지원보다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왜 우리나라의 초·중등교육과 고등교육에 대한 공교육 지출 간에 이러한 극단적인 불균형이 나타나는가?’라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질문을 포함하여 교육재정에 대한 많은 문제들에 답하기 위해서는 일반지방재정·지방교육재정·고등교육재정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분석이 필요하지만, 이 전부를 아울러 우리나라의 교육재정 구조를 한마디로 평가하자면, 시대의 변화에 정부가 민첩하게 적응하기 위해 필요한 재정의 유연성과 책임성이 부족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지방교육재정은 지방자치단체의 일반회계와 별도로 운영되는 교육비특별회계를 통해 조성되지만, 지방자치단체가 지역별 교육수요에 맞게 자율적인 재정운용을 하기 어려운 구조를 지니고 있다. 또한 초·중등교육에 대한 재정지원 규모는 계속해서 증가하는 동시에 이월액과 불용액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 점을 보면, 지방교육재정의 효율적인 집행과 관리를 위해 전체적인 지방재정구조의 유연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이와 유사하게 고등교육재정의 책임성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재정지원이 다양한 보조사업으로 분산되면서 재정운용의 자율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에 분명한 한계가 존재하므로 대학의 재정책임성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요컨대 우리나라의 교육재정 규모는 전반적으로 OECD 평균을 상회하는 수준이나, 초·중등교육과 고등교육 간의 재정 불균형 문제가 심각하고, 교육재정의 책임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재정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예산 조정이나 증세를 통해 고등교육 재정을 확대하고, 지방교육재정과 일반지방재정 간 연계 및 협력을 강화하며, 전반적인 지방재정의 유연성을 높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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