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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로 브랜딩하기] “귀신이 마우스를 움직여요!”

“선생님, 귀신이 마우스를 움직여요!”

 

평소처럼 블로그 글쓰기 교육을 할 때였다. 그런데 한 학생이 소리를 지르는 게 아닌가. 자신은 마우스에 손을 대지 않았는데 화면 속 마우스 포인터가 움직이더란다. 담임교사인 내가 바로 출동했다. 정말로 마우스 포인터가 춤을 추고 있었다. 이게 무슨 귀신이 곡할 노릇이람?

 

눈을 질끈 감으며 심호흡했다. 그리고 어릴 때 읽었던 추리 만화를 떠올렸다. 이야기 속 소년 탐정은 항상 이렇게 소리쳤다. “범인은 이 안에 있어!”라고 말이다. 나도 오른손으로 안경테를 잡으며 학생들에게 외쳤다. “손 머리 위로!”

 

수업 중에 일어난 일

 

모든 학생이 손을 머리 위로 올렸다. 그랬더니 귀신같이 마우스 포인터가 멈췄다! 학생들에게 다시 손을 내려보라고 했다. 그러자 다시 마우스 포인터 귀신이 등장했다. 이제 확실히 알겠다. 범인은 유령이 아니었다. 진짜 범인은 바로바로 ‘무선 마우스’였다.

 

필자는 학기 초에 반 학생 수만큼 마우스를 주문했다. 예산은 한정적이었기 때문에 비싼 제품을 사줄 순 없었다. 그래도 필자가 누구인가. 명색이 ‘알뜰살뜰 구구샘’ 아닌가. 온갖 사이트를 뒤져 가성비 좋은 제품을 찾았다. 마지막으로 유선과 무선 중 무엇을 선택할지 정하면 됐다.

 

‘이왕 사는 거, 무선이 낫겠지?’

 

요즘은 휴대전화 충전도 무선으로 한다. 음악도 무선 이어폰으로 듣는다. 심지어 전기자동차 충전도 무선으로 할 수 있는 세상이다. 그러니 마우스도 무선이 좋을 것 같았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반 학생들의 무선 마우스 신호가 충돌한 것이다. 1번 마우스가 5번 수신기와 연결되었다. 3번 마우스는 17번 수신기와 연결되었고. 심지어 수신기를 꽂을 때마다 각기 다른 마우스와 연결됐다. ‘소중한 세금 이렇게 녹는 건가’ 눈앞이 깜깜해졌다.

 

다행히 세금은 잘 지킬 수 있었다. 마우스 회사에서 바로 조치를 해줬기 때문이다. 구매자인 내 책임은 전혀 없다면서, 추가 비용 없이 모든 제품을 유선으로 교체해 주었다. 덕분에 아이들과 수월하게 블로그 글쓰기 수업을 할 수 있었다.

 

블로그 글쓰기를 하려면 디지털 기기가 필요하다. 지금부터 필자가 4년 동안 블로그 수업을 하면서 깨달은 팁을 공유하겠다. 이것만 잘 기억해도 좌충우돌 시행착오를 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5가지 꿀팁을 알아보자.

 

디지털 기기와 블로그 글쓰기

 

첫째, 휴대전화보다는 노트북이 좋다. 글쓰기를 오래 하다 보면 눈이 쉽게 피로해진다. 타자를 치기에도 노트북이 더 편하다. 필자가 근무하는 경상남도 교육청에서는 ‘아이북’이라는 노트북형 단말기를 모든 학생에게 나눠줬다. AI 디지털교과서 수업을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혹시 근무하는 지역에서 학생들에게 노트북형 단말기를 배부했다면 블로그 글쓰기에도 적극 활용해 보자.

 

둘째, 무선보다는 유선 마우스가 낫다. 가끔 마우스 USB 단자와 디지털 기기가 호환되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럴 땐 USB 변환 젠더를 사용하면 된다. 인터넷에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셋째, 블로그 명과 닉네임에 학생 이름을 넣지 말자. 학생이 쓴 글은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된다. 그때 학생의 실명이 노출된다면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 필자가 추천하는 것은 ‘번호+초성’ 조합이다. 예를 들어 1번 학생이 이순신, 2번 학생이 유관순이라면 [01ㅇㅅㅅ], [02ㅇㄱㅅ] 이렇게 설정하면 된다. 그러면 교사와 같은 반 학생들끼리만 은밀하게 구분할 수 있다.

 

넷째, 민감한 포스팅은 우리 반끼리만 볼 수 있게 하자. 네이버 블로그에서 글을 발행할 땐 공개 범위를 설정할 수 있다. 기본값은 ‘전체 공개’다. 하지만 우리끼리만 보고 싶은 글은 ‘서로 이웃 공개’로 선택하자. 물론 사전에 같은 반 친구와 담임교사가 서로 이웃을 맺어놓았어야 한다.

 

다섯째, 얼굴에는 전부 모자이크를 걸자. 타인 얼굴은 물론이고 학생 본인의 얼굴도 마찬가지다. 이 과정에서 초상권의 중요성도 설명하면 좋다. PC 버전으로 글을 작성할 때, 사진을 더블클릭하면 각종 효과를 적용할 수 있다. 얼굴에는 아낌없이 모자이크를 걸자.

 

곧 AI 디지털교과서가 전국에 도입된다. 이제 우리는 싫든 좋든 수업 시간에 디지털 기기를 마주해야 한다. 이왕 이렇게 된 이상, “컴퓨터 하지 마!”에서 “쓸 거면 현명하게 써!”라고 학생들에게 외쳐보자.

 

현명한 디지털 기기 사용법을 익히는 덴 블로그 교육이 딱이다. 고사양 기기도 필요 없고, 저작권과 초상권의 소중함도 알 수 있으며, 글쓰기 실력도 팍팍 늘기 때문이다. 오늘 수업 시간엔 학생들과 블로그에 글 한 편 발행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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