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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로 브랜딩하기] 마라탕후루가 교실을 휩쓸다

“탕! 탕!”

두 발의 총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여긴 어디지? 공기마저 얼어붙을 것 같은 하얼빈 역인가?

 

“후루후루”

‘아, 2024년 교실이었구나.’ 작년 대한민국 교실은 탕후루가 휩쓸었다. 학생들은 모두 권총 두 자루를 들고 다녔다. 아이들은 쉬는 시간마다 총을 쐈다. 한 친구가 ‘탕, 탕’을 외치면 다른 친구가 ‘후루후루’를 외쳤다. 열기는 뜨거웠다. 2018년 iKON의 ‘사랑을 했다~ 우리가 만나~’를 뛰어넘는 열기였다. 화제의 주인공이 누구냐고? 그건 바로 ‘탕후루 송’이라고 불리는, 서이브의 <마라탕후루>라는 노래였다.

 

인기 노래의 비결

 

‘도대체 이 노래가 전국 교실을 휩쓴 비결이 뭘까?’ 담임인 나는 너무 궁금했다. 그래서 가사를 찬찬히 뜯어봤다.

 

그럼 제가 선배 맘에

탕 탕 후루후루

탕탕탕 후루루루루

 

바로 이어폰을 꼈다. 탕후루 송을 10번 들었다. 나도 모르게 리듬을 탔다. 노래를 조금 더 들어봤다. 100번을 채웠다. 이젠 고막까지 후루루루 녹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깨달았다. 이 노래가 전국을 강타한 이유를 말이다.

“짧게 끊어 쳐서 그렇구나!”

 

만약 <마라탕후루> 노래 가사가 짧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예시로 알아보자. ‘타아아아아앙 타아아아앙 후우우 후루루루루루루루.’ 으악! 테이프 늘어지는 느낌이 든다. 아, 요즘 학생들은 카세트테이프를 모르겠지? 요즘 식으로 하면 버퍼링 걸린 유튜브 느낌이다. 다시 원본으로 돌아가 보자.

 

‘탕 탕 후루후루’ 역시, 이 맛이다. 가사는 짧은 게 최고다. 그리고 이 원칙은 글쓰기에도 적용된다.

 

문장은 무조건 짧게 끊어야 한다. 블로그를 비롯한 SNS 세상에서는 더더욱 짧게 말이다. 그래야 글에 힘이 생긴다. 사람들은 오직 힘 있는 글만 읽는다. 매가리 없는 글엔 그 누구도 눈길을 주지 않는다.

 

제목도 마찬가지다.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 그래야 읽힌다. 블로그 같은 모바일 세상에서는 더더욱. 필자가 다음 포털 메인에 띄운 글의 조회수를 통해 예시를 알아보자.

 

-월 300 연금이 사람 잡네 (21만)

-1학년 담임입니다. 화난 거 아닙니다. (7만)

-더러운 여신과 결혼할 바엔 차라리 (5만)

 

짧은 문장의 힘

 

원칙은 간단하다. 한 문장에 15자가 넘어가지 않게 하자. 물론 처음엔 힘들다. 글에서 멋을 부리려고 하기 때문이다. 욕심을 내려놓아야 한다. 어깨에 힘을 빼야 한다. 그냥 담담히 적자.

 

“<태백산맥> 같은 명작은요? 거긴 긴 문장 많던데요!”

 

조정래 작가 정도 되면 괜찮다. 그는 경지에 이른 작가니까. 고수는 요리조리 변주를 줘도 된다. 하지만 초보는 무조건 짧게 써야 한다. 문장이 길어지면 탕후루 총에 저격당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 절박한 마음으로 문장을 잘라야 한다.

 

짧은 문장의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주어와 서술어의 위치가 가깝다는 것이다. 둘이 가까우면 글에 힘이 생긴다. 우리는 견우와 직녀처럼 그 둘을 붙여야 한다. ‘마라탕후루’를 떠올려 보자. ‘마라탕’과 ‘탕후루’는 가까워지다 못해 둘이 한 몸이 되어버렸다. 그 힘으로 대한민국을 휩쓸어버렸다.

 

그러니 문장은 짧게 끊어 치자. 탕, 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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