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이나 뮤지컬 등 무대 예술의 매력이 있다면 역시 현장감이다. 어떤 편집도 없는 '날것'의 연기를 만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드라마나 영화로 친숙한 배우들의 또 다른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스타 배우들의 생생한 연기를 만날 수 있는 작품을 소개한다.
연극 <꽃의 비밀>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연극 <꽃의 비밀>은 창작진부터 스타다. 바로 영화 <웰컴 투 동막골> 등을 탄생시킨 영화감독 장진이 대본과 연출을 맡았기 때문. 2015년 처음 무대에 오른 작품은 끊임없이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캐릭터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내 ‘장진식 코미디’ ‘웰메이드 코미디’라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작품에는 일상의 소동을 통해 웃음과 동시에 감동과 공감을 이끌어내는 장진 감독 특유의 장기가 잘 녹아있다. 이야기는 이탈리아 북서부의 작은 마을 빌라페로사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축구에 빠져 집안일을 소홀히 하던 가부장적인 남편들이 하루아침에 사고로 사라지고, 부인들은 보험금을 타기 위해 모두를 속여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이들은 기상천외한 작전을 펼치며 가부장적 사회가 여성들에게 기대하는 전통적 역할에 반기를 든다.
올해 공연에 기대를 더하는 것은 화려한 캐스팅이다. TV와 OTT를 오가며 종횡무진 활약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왕언니’ 소피아 역에는 박선옥, 황정민, 정영주가 캐스팅됐다. 이들은 각자의 남편으로 변장해 모두를 속여보자는 황당한 작전을 주도한다. 이들은 실제 <꽃의 비밀> 팀에서도 맏언니들로, 따뜻하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 장영남, 이엘, 조연진은 술을 사랑하는 술고래 자스민 역을, 이연희, 안소희, 공승연은 예술학교에서 연기를 전공한 모니카 역을 맡는다. 보험공단 의사 카를로 역으로는 조재윤, 김대령, 최영준이 출연해 작품에 활력을 더할 예정이다.
장진 감독은 이번 공연의 캐스팅에 남다른 애정을 보인다. 그는 “처음 이 희곡을 쓸 때 떠올렸던 배우들과 10주년 기념공연을 함께하게 되어 매우 기쁘고 기대가 크다”며 “완벽한 앙상블로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2.8~5.11
링크아트센터 벅스홀
연극 <바닷마을 다이어리>
작품은 바닷가의 한적한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사치, 요시노, 치카는 자매로, 아버지의 외도로 부모가 떠난 집에서 셋이 함께 살고 있다. 어느 날 아버지의 부고 소식이 전해지고, 장례식장에서 이복동생 스즈를 만나게 된다. 스즈는 어릴 적 어머니를 잃어 새어머니와 살아야 하는 처지다. 스즈가 못내 마음에 걸린 세 자매는 함께 살 것을 제안한다. 그렇게 다시 바닷가 마을로 향한 이들은 서로의 상실과 일상을 공유하고 위로하며, 진정한 가족이 돼간다.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일본 영화계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감독한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영화는 세 자매가 이복동생 스즈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담백하게 그려내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고, 산세바스티안 국제 영화제, 일본 아카데미상에서 다수의 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2023년 연극으로 처음 무대에 오른 작품은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특히 세 자매의 맏이인 사치 역으로 배우 한혜진과 박하선이 무대에 올라 주목을 받았다. 한혜진은 이 작품으로 데뷔 이래 처음 연극 무대에 도전했고, 박하선은 13년 만에 연극 복귀를 선언했다.
올해 공연 역시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참여해 기대를 모은다. 초연 무대에 올랐던 한혜진, 박하선, 임수향, 서예화, 강해진, 류이재 외에도 새로운 배우들이 합류해 신선한 호흡을 선보일 예정이다. 첫째 사치 역에는 홍은희, 둘째 요시노 역에는 유이, 셋째 치카 역에는 소주연이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1.15~3.23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